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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과 ‘주변인’갈림길에 선 아이들

‘한국인’과 ‘주변인’갈림길에 선 아이들

전문가들은 흔히 다문화 가정의 2세들을 부르는 ‘혼혈’ ‘코시안’ ‘아메라시안’ 등의 용어는 차별적 단어라고 지적합니다. 이번 특별기획에서는 다문화 가정 2세를 자세하게 설명하려고 부득이 그런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독자들의 양해를 바랍니다.
▎광주광역시의 중도입국 청소년들이 다니는 다문화 대안학교인 새날학교에서 만난 학생들.

▎광주광역시의 중도입국 청소년들이 다니는 다문화 대안학교인 새날학교에서 만난 학생들.

어느 날 갑자기 이국 땅에 툭 떨어졌다. 말도 안 통하고 친구도 없다. 왜 이렇게 살아야 하나? 알 수 없는 분노마저 치미는 열다섯. 거리를 다니기도 낯설어 집에 틀어박혀 지낸 지 6개월이 흘렀다.

어느 소설의 첫 대목 같다. 그러나 한국인 새 아빠와 재혼한 엄마를 따라 온 기호(15)의 이야기다. 5년 전 먼저 한국에 온 엄마가 올 2월 기호를 불러들였다. 중국 산둥(山東)에서 부산광역시로. 한국 국적을 얻을 계획이지만 기호는 아직 중국인(한족) 신분이다.

큰 키(183㎝)에 건장한 체격. 외모로 봐선 보통의 한국 청소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한국어는 많이 서툴러 서너 살 아이 같다. 그와의 대화는 중국어를 할 줄 아는 학교 친구의 도움을 받았다.

갑자기 한국에 살게 됐더라도 나이가 어리니까 적응하기도 비교적 빠르지 않겠느냐고 짐작한다. 그런데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몸은 이미 사춘기인데 한국어를 못하니 어린아이 취급 받기 일쑤다. 선생님이나 친구들과 의사소통이 어려워 학교에 가기도 꺼려진다. 어린 나이에 부모의 이혼을 겪으며 마음은 언제나 불안했다. “한국에 처음 와서는 많이 우울했다. 친구도 없고 말도 안 통해 온종일 집에서 중국 웹사이트만 돌아다녔다”고 기호는 말했다.

다행스럽게 부산의 다문화학교인 아시아공동체학교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 학교에 다니면서 한국어도, 친구도 늘었다. 기호는 “이 학교가 아니었으면 죽을 때까지 집에서만 지냈을지도 모른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 학교의 이성옥 교사는 “두 달 전 학교에 처음 들어올 때만 해도 툭 치면 와락 달려들겠다 싶을 정도로 예민했으나, 이젠 곧잘 웃는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기호의 경우가 별난 사례일까? 다른 중도입국 청소년들도 똑같은 경험을 했다고 고개를 끄덕인다. “한국말도 잘 못하고, 중국 친구들은 보고 싶고… 그래서 매일 컴퓨터만 했어요. 화상 채팅으로 얼굴을 볼 수 있으니까요. 엄마는 내가 잘 적응하는 줄 알았지만, 정말 집 밖으로 나가기조차 싫었어요.” 기호와 같은 학교에 다니는 나형(17)이 얘기다. 나형이는 엄마가 한국인 아빠와 재혼하게 되면서 2년 전 한국에 왔다. 지금은 한국어로 생활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지만, 당시를 떠올리면 끔찍하기만 하다. 나형이는 “집 근처에 있는 일반 학교에 갔다가 포기했다. (한국어를 못해) 놀리는 아이들이 무서웠다”고 말했다.

기호나 나형이 같은 아이들을 ‘중도입국 자녀(또는 청소년)’라고 부른다. 정부는 그 수가 현재 9000여 명쯤이라고 추산한다. 실태조사를 하지 않아 정확한 통계는 없다. 2001년부터 해까지 외국인 자녀를 입양한 건수에 미뤄서 그렇게 예상할 뿐이다.

이 같은 중도입국 자녀는 최근 급증하는 추세다. 2008년 말 대법원이 밝힌 아시아계 미성년자의 한국국적 취득 건수에 따른 추론이다. 2003년 329명, 2004년 876명, 2005년 1691명, 2006년 2210명, 2007년 2409명으로 빠르게 늘어간다. 국제결혼 중 재혼가정이 늘었기 때문이다.

다문화 사회 정착에 노력하는 민간기구인 무지개청소년센터의 김재우 다문화 역량강화 팀장은 “중도입국 청소년의 대부분이 중국 출신이며 한족보다는 한국계 중국인인 조선족이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들도 한국어나 한국문화에 서투르긴 마찬가지라서 적잖이 어려움을 겪는다”고 덧붙였다.
▎부산의 아시아공동체 학교에서 만난 양기호(15)·김나형(17) 학생. 재혼한 엄마를 따라 고향인 중국을 떠나서 한국에 들어와 살게 된 중도입국 청소년들이다. 이들이 한국살이에 적응해 지금처럼 밝게 웃게 되기까지 6개월~1년이 걸렸다

▎부산의 아시아공동체 학교에서 만난 양기호(15)·김나형(17) 학생. 재혼한 엄마를 따라 고향인 중국을 떠나서 한국에 들어와 살게 된 중도입국 청소년들이다. 이들이 한국살이에 적응해 지금처럼 밝게 웃게 되기까지 6개월~1년이 걸렸다

그런데도 이들의 한국사회 편입을 돕는 곳은 민간 단체 서너 곳에 그친다. 광주광역시 삼도동에 있는 새날학교는 중도입국 청소년만을 받아 교육하는 다문화 대안학교다. 2007년 문을 열었고 현재 8~20세 중도입국 청소년 85명이 재학한다. 중국(한족과 조선족), 일본, 몽골, 베트남, 필리핀, 우즈베키스탄 등 10여 개국에서 온 아이들이다. 기초적인 한국어를 비롯,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 교과과정까지 가르친다. 그러나 아직 정부 인가를 받지는 못했다. 따라서 “교과과정을 다 마쳐도 검정고시를 치르거나 진학을 포기해야 한다”고 이 학교의 김영경 교감은 말했다.

부산시 문현동의 아시아공동체 학교도 다문화 대안학교다. 중도입국 청소년을 비롯해 한국학생이나 다문화 가정 2세 45명이 통

합교육을 받는다. 중도입국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한 ‘디딤돌반’도 운영한다. 이 학교는 내년 3월부터 대안학교 위탁교육기관으로 운영 돼 이곳에서 교과과정을 밟으면 정식 학력이 인정된다. 원적학교에서 아시아공동체 학교로 교육을 위탁하는 형식이기 때문이다. 그 밖에 민간기구인 무지개청소년센터가 있다. 중도입국 청소년을 포함한 다문화 가정 2세들과 새터민 2세를 후원한다. 대학생과 중도입국 청소년을 묶어주는 ‘멘토링’, 비(非)다문화 가정 청소년들과 또래 관계형성을 돕는 통합프로그램인‘무지개문화 탐험대’, 초기적응 프로그램 등을 운영한다. 센터는 전국에 여섯 군데(서울·부산·안산·홍성·익산·나주)에 있다. 서울에서 25명, 안산과 수원에서 각각 20명과 10명의 중도입국 청소년이 이 센터의 각종 활동에 참여한다.

1만 명 가까이 추산되는 중도입국 청소년이 있는데도 이들의 한국사회 편입을 도와주는 정부의 노력은 전혀 없다. 민간 부문만이 고작 200명이 채 안 되는 학생들을 보살필 뿐이다. 한국다문화교육학회 회장인 차윤경 한양대 교수(교육학)는 중도입국 자녀들을 “교육 소외자”라고 말했다. 차교수는 “부모 때문에 갑작스럽게 한국에 들어와 학교 밖에서만 맴돌게 된다면 성인이 돼서도 사회의 그늘에 방치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또 “지금은 숫자가 적고 연령대가 어려서 그 심각함을 깨닫지 못할지 모르지만 이들이 성인이 되면 프랑스와 같은 문제가 나타나지 말라는 법도 없다”고 말했다. 원만한 한국사회 편입이 좌절된 중도입국 청소년들의 불만과 좌절이 집단폭동으로 나타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단 얘기다.

교육의 사각지대에 방치된 대다수 중도입국 청소년의 삶은 고달프기 짝이 없다. 중도입국 청소년들은 소통 부재로 좌절하고 일반학교 교사들이 그런 학생을 보듬기는 버겁기 때문이다. 안산의 한 초등학교에서 다문화반을 맡고 있는 교사는 “학생 가운데 태국인 어머니가 한국인과 재혼하면서 15살에 한국으로 건너 온 아이가 있었다. 중학생 나이지만, (한국어를 못하니) 학년을 낮춰 초등학교 아이들과 어울리려니 많이 힘들어 했다”고 전했다. 그는 결국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하고 학교를 그만뒀다. 또 다른 초등학교 교사는 “중도입국 아동들은 한국어를 말하지도 알아듣지도 못하다 보니 성격이 예민해지게 마련이다”고 말했다. 그는 “모국에서는 성적이 우수했던 학생들조차 한국에서 놀림감이 될까 봐 자격지심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 중학교 교사는 “1년에 한두 명의 중도입국 학생이 학교를 그만뒀다”고 말했다.

중도입국 청소년을 아예 받아주지 않는 학교도 있다. 김재우 팀장은 “고등학교의 경우에는 외국인이라거나 한국어 능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전학을 허락하지 않는 곳이 많다”며 “센터를 찾는 아이 대부분이 거부 당한 경험이 있었다”고 말했다. 현행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는 다문화 가정 자녀들도 거주 확인서류만 제출하면 입학이 가능하게 돼 있지만 강제조항이 아니다보니 학교장의 재량에 따라 입학 여부가 결정된다.

학교에서 밀려난 아이들 가운데 적지 않은 수가 거리를 떠돈다. 평생교육 시설이지만 한국어를 배우거나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중도입국 청소년들을 가르치는 안산 용신평생교육원의 김경옥 원장은 “2006년부터 우리 교육원을 수료한 아이가 100명이 넘지만, 그중 검정고시에 합격하거나 제도권 학교로 들어간 경우는 20명이 채 안 된다”고 말했다. “교육원조차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러나 한국에서 나고 자라는 코시안(아시아계 한국인)들은 상대적으로 상황이 나은 편이다. 2004년 국제결혼율이 11.4%로 처음 10%대를 넘어서면서 2006년 여성가족부를 중심으로 각 부처가 앞다퉈 지원책을 내놓은 덕분이다.

결혼 이민자가 밀집된 지역에선 다문화 가정이 별스럽지 않을 정도다. 경기도가 대표적이다. 결혼 이민자 수가 5만 명에 가까워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가장 많다. 대규모 공단이 위치한 안산시는 ‘다인종 지자체’라고 할 만하다. 이주노동자들이 몰린 원곡동의 원곡초등학교에는 다문화 가정의 자녀 수가 120명으로 전교생 넷 중 하나다.

지난 9월 11일 원곡동의 한 초등학교 앞 PC방에서는 초등학생 예닐곱 명이 게임에 몰두했다. 겉으로 봐선 여느 아이들과 다를 게 없다. 알고 보니 이 가운데 김재민(12·가명)·재영(11·가명) 형제와 이상호(13·가명), 최준민(11·가명) 등 네 명은 부모 중 한쪽이 중국인이거나 몽골인이었다.

어머니가 중국인이라는 재민이에게 “혹시 혼혈이라고 놀림을 받거나 하지 않느냐”고 묻자, “그런 일 없는데…”라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쉬는 시간에는 친구들이랑 서로 치고 박고 놀아요. 다른 남자애들처럼 저도 축구를 제일 좋아하고요.” 함께 있던 재영이는 “학교에서 공부도 잘해요. 수학도 늘 80점 이상”이라며 자랑했다.

아이들끼리는 혼혈이니 뭐니 하는 건 그다지 중요하지 않아 보였다. 그러다 보니 일선 교사들은 “일반 학교처럼 다문화 가정 아이들을 따로 모아 반을 만들기보다는 통합교육을 하는 게 낫다”고 말한다. 박윤경 청주교대 교수는 지난 4월 다문화 교육을 주제로 한 ‘서울 Y포럼’에서 학부모와 교사들의 심층 면담을 근거로 “다문화 가정 학부모들은 별도의 다문화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의도치 않게 다문화 가정 학생이라는 점이 드러나게 된다며 불만을 제기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교사들도 대부분 통합적인 교육 프로그램으로 아이들을 교육하자고 말한다”고 덧붙였다.

중도입국 청소년의 경우엔 이와 달리 그 특수성을 감안해야 한다는 교육현장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정규 교육과정에 들어가기 전에 한국어나 한국문화를 익히는 기초 예비프로그램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중도입국 자녀들보다 상황이 훨씬 나은 편인 다문화 2세들조차도 중·고교 중퇴율이 일반학생의 여섯 배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는 그간 이들의 교육문제에 거의 수수방관했다. 기초적인 현황 파악자료나 통계조차 아직 없다. 올해 들어 교육과학기술부가 내놓은 주요 정책을 꼽아 봐도 시범운영 성격의 ‘취학 전 예비과정’을 경기도에 세 곳 만들고, 전국 다섯 개 학교에서 특별학급을 확대 운영토록 한 게 고작이다. 중도입국 청소년들과 교대생을 묶어주는 ‘1대 1 교육·멘토링’도 확대방침을 밝혔지만 “언론에 공개할 만한 성과는 아니다”고 말했다. 고작 50명 남짓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교과부의 한 관계자는 “현장에서 이런 (중도입국 자녀 교육과 관련한) 어려움이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구체적인 현황을 파악하지 못해 대책을 세우지 못했다”고 말했다. 법무부의 국적과나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행정안전부의 자치행정과는 “중도입국 청소년 집계는 우리 소관이 아니다”라고 중도입국 청소년 문제의 책임 소재를 미루기만 했다.

우리는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주한미군의 존재로 태어난 혼혈아들을 사각지대에 방치했던 아픈 경험이 있다. 우리 정부가 중도입국 자녀들마저 무관심하거나 대책 마련에 늑장을 부린다면 훗날 훨씬 더 큰 대가를 치러야 할지 모른다.

강민정(22) 씨는 우리나라 혼혈 1세대 격인 아메라시안(미국계 한국인)이다. 가장 차별이 심하다는 흑인 혼혈이다. 검은 피부색과 곱슬머리, 그리고 깊은 눈매를 가진 그는 한마디로 ‘얼굴이 곧 정체성’인 삶을 살아왔다.

▎지난 10월 2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서울디자인한마당2010’에서 만난 강민정씨.강씨는 행사 기간 중 열린 청주대 디자인학부 기획전시에작품을 냈다. 그는 흑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태어난 ‘아메라시안’이다.

▎지난 10월 2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서울디자인한마당2010’에서 만난 강민정씨.강씨는 행사 기간 중 열린 청주대 디자인학부 기획전시에작품을 냈다. 그는 흑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태어난 ‘아메라시안’이다.

강씨에게 가족은 어머니뿐이다. 태어나자마자 아버지와 어머니는 헤어졌다. 청주에서 대학생활을 하는 그는 평택에 있는 어머니와 따로 산다. 강씨는 외모를 빼고는 여느 대학생과 다를 바 없다. 악착같이 공부해 장학금을 받는 모범생이고, 홀로 자신을 뒷바라지 해온 어머니를 도우려고 아르바이트로 생활비까지 버는 효녀다. 그러나 10대 시절에는 혼혈이라는 이유로 학교와 사회에서 온갖 수모를 견뎌내야 했다. 강씨는 “초등학교 때는 (아빠를 닮은) 곱슬머리 때문에 애들이 매일 ‘양배추’라고 놀려 항상 빵모자를 쓰고 다녔다. 중학생 때까지도 친구가 거의 없었다”며 눈물을 흘렸다.

주변에서 나락으로 떨어지는 친구도 여럿 봤다. 강씨는 “보통 (혼혈아들이) 사춘기 때 방황을 많이 한다”며 “내 주변만 해도 아예 학교를 그만두고 조직폭력배가 되거나 술집에서 일하는 아이들이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강씨의 삶을 바꾼 건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이 아니라 고교시절 담임 교사의 헌신적인 관심과 민간재단의 후원이었다. “저는 운이 좋은 편이었어요. 고1 때 담임 선생님과 펄벅재단이 없었더라면 아직까지도 방황하는 삶을 살았을지도 몰라요.” 강씨는 “과거에는 혼혈인에 무신경했다가 몇 년 전 하인즈 워드 열풍이 불어닥치고 이후 국제결혼이 늘자 그제서야 정책을 쏟아놓는 정부를 보며 씁쓸했다”고 서운함을 나타냈다.

다행스럽게도 아메라시안 문제의 심각성과 크기는 시간이 갈수록 작아지는 추세다. 우리 사회의 냉혹한 무관심이 그들을 해외입양으로 내몰기도 했고, 미군 기지촌 주변의 한국인 여성도 이젠 거의 사라졌기 때문이다. 반면 중도입국 청소년의 문제는 사정이 다르다. 앞으로 국내 출산율의 변화에 따라, 또 국제결혼의 재혼 비율이 어떻게 증가하느냐에 따라 중도입국 청소년이 얼마나 더 늘어나고 그들의 사회통합 문제가 얼마나 더 심각해질지 지금으로선 알기 힘들다. 따라서 중도입국 자녀들의 문제를 아메라시안의 경우처럼 방치해선 곤란하다. 자칫 하면 2005년 이민자 폭동으로 한 차례 소동을 겪었던 프랑스의 길을 똑같이 걸어갈지도 모른다.

한국은 빠르게 다문화 사회로 변해 왔다. 2002년 전체 혼인 중 1만5202건으로 5%를 차지했던 국제결혼은 2008년엔 11%(3만6204건)로 두 배 이상 늘었고 2009년엔 10%(3만3300건)다. 이들에게서 태어난 자녀 10만3484명이 한국에서 쑥쑥 자라난다. 뉴욕타임스는 지난해 11월 “2020년이면 한국의 어린이 9명 가운데 1명은 다문화 가정의 자녀가 된다”고 예상하기도 했다. 다문화 가정의 2세들은 어떻게 교육되느냐에 따라 오히려 한국사회의 세계적 경쟁력을 높일 ‘세계시민’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이들을 온전히 ‘한국민’으로 길러내느냐, ‘주변인’으로 내모느냐는 나머지 8명과 우리의 몫이다.

[공동취재 김혜민·최진화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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