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가정, 치과 치료에 주력
다문화 가정, 치과 치료에 주력
연말이 되면서 훈훈한 기부행사가 줄을 잇는다. 그중에서도 라이나생명의 나눔 활동이 눈에 띈다. 이 회사는 포브스코리아와 대한상공회의소가 올해 제정한 ‘포브스 사회공헌대상’을 수상했다. 라이나생명은 210년의 역사를 지닌 글로벌 보험 기업 CIGNA의 한국 계열사다. 1987년 외국계 생보사 최초로 한국에 진출했다.
라이나생명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앤디 댐로우(Andy Damrou) 부사장이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으면서 사회공헌활동에 더욱 관심을 보이고 있다.
경영 컨설팅기업인 어니스트영 컨설턴트, GE캐피탈 재무분석 매니저 등을 거쳐 라이나생명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세계적으로 사회적 책임이 기업의 중요한 자산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돈을 벌고 고용을 창출하는 것은 기업의 기본이죠. 사회로부터 얻은 성공의 일부를 돌려주는 게 책임이자 의무죠. 사회공헌활동은 기업이 당연히 해야 할 일입니다.”
그가 부임하면서 사회공헌 지원 규모를 2배 늘렸다. 올해는 약 10억원을 투자했다. 단순히 기부만 하는 게 아니다.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어려운 이웃이 실질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 게 라이나생명의 사회공헌활동 특징이다. 대표적인 게 올해 6월 시작한 ‘찾아가는 가족사랑 치과 진료소’다.
이 사업을 시작한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어려운 환경에 있는 다문화가정을 돕기 위해서다. 최근 다문화가정이 급격히 늘고 있는데 대부분 가정형편이 어렵다. 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다 떠오른 게 치과 치료다. 라이나생명은 2008년 국내 최초로 치아사랑보험을 선보여 가입자 수가 확 늘었다. 치과진료 사업으로 받은 사랑을 돌려주겠다는 게 둘째 이유다.
치과 치료는 진료비가 부담스러운 편이다. 상대적으로 건강보험 혜택이 적기 때문이다. 더욱이 치료비 부담이 큰 소외계층은 치과에 갈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들을 돕기 위해 무료로 진료하고 치료하는 이동식 치과진료소를 운영하기로 한 것이다. 이 사업에 서울대 치과병원과 여성가족부가 함께했다. 서울대 치과병원은 구강 검진과 치과진료를 맡고, 여성가족부는 치과 치료를 받아야 하는 대상자를 모집하고 이동진료소 운영에 필요한 장소를 섭외했다.
지난 6월 26일 ‘찾아가는 가족사랑 진료소’가 경기도 양주군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처음 문을 열었다. 이후 경기도 수원시, 서울 양천구, 경남 사천, 전북 군산 등 전국을 돌며 진료사업을 펼쳤다. 댐로우 부사장을 인터뷰했던 11월 12일에도 경북 구미시에서 치과 치료 봉사활동이 이뤄지고 있었다. “최근 해외에서 한국에 시집온 이주여성들이 많습니다. 놀랍게도 비싼 치료비 때문에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치과 치료를 받아본 적이 없는 분들도 있어요. 이빨이 썩어 아파도 참거나 진통제를 먹는 게 고작이죠. 가장 큰 문제는 부모가 치아 관리에 대한 상식이 부족하다 보니 자녀들도 치아가 건강하지 않다는 겁니다.”
댐로우 부사장은 치과진료소 사업을 하다 보니 치료보다 예방교육이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요즘엔 이빨을 건강하게 관리할 수 있는 교육도 함께 한다. 앞으로는 치아 구조, 이 닦는 법, 치아 관리 등 기본적인 교육자료를 베트남어·일본어·중국어·영어 등 네 가지 언어로 번역해 나눠줄 예정이다. 6월 이후 여섯 차례 진행해 다문화가정을 비롯한 한 부모 가족, 조손 가족 등 소외계층 750여 명이 치료를 받았다.
댐로우 부사장은 임직원이 적극적으로 봉사활동에 참여한다는 점을 자랑했다. 라이나 자원봉사의 날이나 시그나데이(CIGNA DAY)가 대표적인 예다. 매주 월요일은 라이나 자원봉사의 날이다. 라이나생명 본사 건물이 있는 중구청 일대에는 좁다란 골목길로 이어지는 쪽방촌이 있다. 직원들은 쪽방촌에 살고 있는 분들을 위해 따뜻한 점심 도시락을 배달한다. 댐로우 부사장도 여러 차례 도시락을 들고 혼자 살고 있는 어르신들에게 식사를 가져다 드렸다.
매년 7월 21일은 전 세계 시그나 오피스가 자원봉사 활동을 하는 날이다. 한국에선 은평구 아동보호시설인 ‘서울시 꿈나무마을’ 어린이 189명과 어린이 직업체험 파크인 ‘카자니아’를 다녀왔다. 댐로우 부사장은 사회공헌활동은 기업 경영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다. “봉사활동을 다녀오면 직원들의 눈빛이 달라집니다. 자신이 누군가에게 힘이 될 수 있다는 걸 느끼는 거죠. 반대로 회사는 직원들에게 사회에 나눔을 실천하는 훌륭한 회사를 다니고 있다는 자부심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는 사회공헌활동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진행하는 모든 프로그램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예컨대 한 달에 한 번꼴로 진행한 ‘찾아가는 가족사랑 진료소’는 활동 횟수를 더욱 늘려 전국의 더 많은 소외계층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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