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섹스를 하는가
점잖은 사람은 ‘섹스’나 ‘성’이란 말을 입에 올리기를 꺼린다. 양반은 음탕한 언어나 문자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교육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40억 년 전 지구가 생긴 후 생물이 생겨났다. 15억 년 전 처음으로 분할이나 출아에 의한 생식수단으로 새로운 개체를 만들어 종족을 이어갔다. 그 전까지는 완전한 무성생식이었다고 알려져 있다.
지구의 생성에서 인간의 탄생에 이르는 진화의 과정을 요약하면 유성생식이 그것을 이끌어온 원동력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지구상의 인구가 지구 표면을 뒤덮을 만큼 수백억 명으로 불어나고 그중 노벨상을 줘야 할 만큼 각계의 지성이 배출되었다는 점에서 보면 섹스만큼 담대하고 집요한 번식의 방법은 없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형질을 개선하는 방법으로서 애초 유전자 교환에 섹스의 주안점을 두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그런 관점에서 섹스를 보면 섹스야말로 인류를 번영하게 만든 요소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그런 논리적 기반에서 섹스가 바로 종족의 번식욕구라고 단정하는 사람이 날로 늘어간다. 지금까지도 변하지 않은 것은 인간이 번식을 목적으로 섹스를 한다는 종족보전의 욕구론이다.
오늘날 찬란한 인류문화를 창출한 원동력은 모두 형질변경의 방법을 너무 자주 이용하는 인류의 호색성이 가져다준 에너지다. 현대사회에서 섹스가 범람한 것도 그런 진화의 원동력을 추구하는 인간의 잠재의식에 대한 그리움의 일부분일 수 있다.
유성생식은 바람직한 상대를 만나 보다 열악한 환경을 이겨내는 데 그 목적이 있었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 담수에 사는 우렁이는 마을 앞 논에 있는 사이즈가 큰 우렁이와 산속 실개천 속에 사는 우렁이 등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아랫마을에 사는 우렁이는 물이 마르지 않는 상태에서 살고 또한 먹이도 풍성해 발육상태가 아주 훌륭하다. 그러나 고지대에 서식하는 놈은 열악한 환경, 하류보다 건조한 일기와 맑은 물에 먹이 부족으로 몸집이 좀 작다.
이 둘 사이에 건기라는 불리한 조건을 잘 이겨내는것은 고지대에 사는 우렁이고, 저지대에 서식하는 몸집이 큰 우렁이는 습도가 높은 환경에 적응력이 높은 종이라는 체질을 가졌다.
그런데 우렁이라는 동물은 제한된 서식환경으로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의 이동이 어렵다는 핸디캡을 가진 생물이므로 종족의 멸종을 방지하기 위해 한 개체에 남성과 여성의 성기가 함께 달려있다.
이런 동물을 자웅동체라고 하는데 자기가 가진 암수의 교미기로 교미하는 것이 아니라 이웃의 우렁이와 서로 성기를 바꿔 교미하는 방식으로 몸의 형질을 물물교환하므로 양자의 특성을 함께 가진 새로운 유전자를 가진 2세가 출생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만 된다면 어떤 악조건에서도 생존이 가능한 신품종의 탄생이라는 형질상의 변화가 일어난다.
먹이를 먹고 체중이 증가한 동물이 스스로 자기 세포를 둘로 쪼개 두 개의 세포가 되는 무성생식은 결국 선친과 똑같은 유전자를 가진 복제품만 만들어 재해나 전쟁 등으로 삶의 조건이 변동하면 한 마리도 생존하지 못하는 참사가 생길 수 있다. 그래서 분할이란 방식으로 증식하는 세균도 가끔 다른 개체의 유전자를 공급받는 접합이란 섹스 유사행위로 변종을 빈번하게 만들어낸다.
이상의 설명으로 불 때 성이 존재하는 이유는 좀 더 나은 생활을 위해 체질개선을 도모한다는 것에 최대의 목표를 두고 있다. 결국 섹스는 쾌락 추구가 아닌 자기 형질의 개선과 보완에 목표를 두어야 성공적이라는 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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