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olf Together] 골퍼의 손과 장갑

타이거 우즈는 오른손 가운뎃손가락 중간 마디에 흰색 테이핑을 했었다. 물집이 잡히거나 피부가 딱딱해지는 걸 막거나 단순히 행운을 위한 표시였을 것이다. 테이프를 감는 게 스윙을 좋게 한다는 이론적인 근거는 없지만, 그는 테이핑하는 습관을 오랫동안 고수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테이프가 없어졌다. 그 때문은 아니겠지만 우즈는 영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역대 최고 부드러운 스윙’으로 골프사에 이름을 남긴 샘 스니드는 대회에 출전할 땐 엄청나게 큰 골프장갑을 꼈다. 정원 손질하는 장갑 같은 우악스러운 느낌을 주었다. 하지만 그가 남긴 명 골프 레슨은 장갑과는 반대였다. ‘어린 새를 쥐듯 살며시 잡아야 한다.’
미국 골프 다이제스트 회장인 제리 타디는 아널드 파머와 처음 악수했을 때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손이 얼마나 큰지 두꺼운 빵 샌드위치가 소시지를 감싸듯 손을 감싸는 것 같았다.” 파머는 키는 보통이지만 장갑은 XL 사이즈를 꼈다. 파머는 그립에 관해서도 ‘그립을 가볍게 쥐려 한 적이 한 번도 없다’면서 샘 스니드의 가벼운 그립론을 반박했다.
1931년 US오픈 우승자 빌리 버크는 왼손 새끼손가락과 약지가 없었다. 잭 니클라우스는 72년 매니큐어 감염으로 PGA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그래서 골프 선수들이 보험을 들 때 가장 비싸게 거는 신체 부위가 바로 손이다.
손에 대해 신봉하는 선수들도 있어 여러 가지 징크스가 나왔다. 닉 팔도는 투어 생활을 할 때 월요일마다 손톱 깎는 습관을 고수했다. 3, 4라운드가 진행되는 주말에 길어진 손톱의 영향을 받지 않기 위해서였다. 벤 호건은 손가락에 기를 불어넣는다는 믿음으로 진저에일(생강맛 들인 청량음료)을 마시곤 했다. 진 사라센은 시합 라운드에 나가기 바로 전에 항상 더운 물에 손을 씻곤 했다.
골퍼에게 그만큼 중요한 손을 보호하기 위해 나온 게 골프장갑이다. 임팩트 때의 충격을 흡수해 부상을 방지할 뿐만 아니라 스윙 중에 클럽이 회전하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회전축의 힘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 해준다. 병 뚜껑을 딸 때 수건이나 고무장갑 등을 사용하면 더 쉽게 열 수 있는 원리와 비슷하다.
골퍼들이 왼손에만 장갑을 끼는 이유는 그립을 잡는 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마추어 여성들은 대부분 양손 장갑을 낀다. 그건
미용상 이유이거나 패션 때문일 것이다. 여름날에 한쪽 손만 검게 태운 모습을 보이기 싫다는 의미도 있다.
그러나 미국의 프레드 커플스, 코리 페이빈이나 멕시코의 골프여제 로레나 오초아는 맨손으로 골프채를 휘둘렀다. 커플스는 고향인 시애틀 날씨가 다습한 탓에 장갑을 벗은 채 스윙을 배웠다. 그는 땀이 날 때면 수건으로 그립을 깨끗이 닦곤 한다.
최근 끝난 미국 PGA투어 웨이스트매니지먼트피닉스오픈에서 특이한 선수가 주목 받았다. 올해 PGA투어에 처음 데뷔한 토미 게이니다. 그는 두 손 모두에 검은 장갑을 낀 채로 야구 배트를 잡는 듯한 베이스볼 그립으로 클럽을 휘둘렀다. 그는 퍼팅 때도 장갑을 벗지 않아 ‘양손 장갑(two gloves)’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브랜드 미디어
브랜드 미디어
큐로셀, 대전지역 토지·건물 자산재평가 실시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이데일리
팜이데일리
일간스포츠
연상호·강타·박창식 “K콘텐츠 미래..예산 증액 필요”
대한민국 스포츠·연예의 살아있는 역사 일간스포츠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일론 머스크 미국에서 추방? 트럼프의 대답은[오늘M7]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마켓인]"이번엔 될까" MG손보, '정상 매각' 재시동...인수자 찾기 '산 넘어 ...
성공 투자의 동반자마켓인
마켓인
마켓인
항생제 사업에 힘싣는 JW중외제약…왜?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