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와 고객의 동행] 송준호 메트라이프 FSR & 조재진 축구선수
- [PB와 고객의 동행] 송준호 메트라이프 FSR & 조재진 축구선수

최근 일주일에 두 차례 청담동 고급 사우나 다화열에서 만난다. 알몸으로 세상 사는 얘기를 나눈다. 송준호(40) 메트라이프 FSR(Finance Service Representative)과 조재진(31) 축구선수 얘기다. 조 선수가 고민이 생겼을 때 먼저 찾는 게 송 FSR이다.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는 그에게 자산관리도 맡겼다. 송 FSR은 조 선수가 2009년 감바 오사카로 옮기면서 받은 이적료와 연봉 45억원을 굴린다.
송 대표는 보험업계의 손꼽히는 자산관리사다. 보아, 이효리, 빅뱅의 대성 등 유명 연예인과 최희섭, 김주성 등 스포츠 스타를 포함해 40여 명의 셀레브리티를 관리한다. 고객 수는 무려 500여 명. 4년 연속 보험인 최고 영예인 TOT(Top of the Table)를 달성했다. 지난해에는 보험업계 실적기준 1위를 기록했다.
2월 9일 삼성동 오크우드호텔 1층 비스트로에서 점심을 먹고 있는 두 사람을 만났다. 조 선수는 송 FSR의 강렬한 첫인상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송 FSR은 이목구비가 뚜렷한 데다 머리를 올백으로 넘겨 눈에 띄는 스타일이다. 그에게 조 선수는 힘든 고객 중 한 명이었다. 조 선수가 워낙 낯을 가리는 성격이라 말 붙이기가 쉽지 않았다. 5개월 후 조 선수는 송 FSR을 형이라고 불렀다. 강인한 인상과 달리 일일이 챙겨주는 송 FSR이 마치 친형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송 FSR 역시 조 선수가 편안했다. 여느 운동선수와 다르게 금융지식이 풍부했다. 상품 설명을 할 때면 한두 마디만 해도 바로 이해했다.
조 선수는 재테크에 관심이 많다. 큰누나가 현재 유진투자증권에서 근무해 자연스럽게 주식 투자를 접했다. 실제로 주식 투자도 한다. 하이닉스 등 실적이 좋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종목에 장기 투자한다. 그는 “연간 8% 이상 수익을 꾸준히 내는 게 목표”라고 말한다.
돈 모으는 습관은 초등학교 때 축구를 배우면서 시작됐다. “가정 형편이 어렵진 않았어요. 하지만 운동을 하려면 돈이 많이 들어요. 부모님께 죄송하더라고요. 제가 파주에서 서울로 통학을 했는데 아침마다 어머니가 5000원씩 용돈을 주셨어요. 차비만 빼놓고 나머지를 모았어요. 커다란 트로피 상자가 있는데 중·고등학교 때 6년간 열심히 모았어요. 그 돈으로 큰누나가 대학 들어갔을 때 등록금으로 드렸어요. 한 200만원 넘게 모았을 거예요.”
2008년부터는 직접 자산 관리를 시작했다. 그동안은 부모님께 맡겼다. “이제 결혼할 나이가 되었잖아요. 수익이 나든 안 나든 제가 관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혼자서 하는 건 마음만큼 쉽지 않았다. 그때 소개 받은 이가 송 FSR이다. 송 FSR은 스포츠 선수들은 일반 고객과 자산관리 방식에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보통 스포츠 스타들은 일정기간 동안 한꺼번에 많은 돈을 벌기 때문이다. 수입이 집중되는 시기에 포트폴리오를 잘 짜서 은퇴 이후에도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기존에 조 선수는 전체 자산의 90%를 부동산에 투자했다. 2002년 무렵 포천과 파주에 땅을 샀다. 땅의 가치에 비해 저렴한 가격에 잘 샀기 때문에 부동산 투자 비중은 그대로 유지했다. 대신 조 선수가 감바 오사카로 옮기면서 받은 45억원을 금융자산으로 굴렸다.
송 FSR은 조 선수의 자산을 단기·중기·장기자금으로 나눠 투자했다. 단기자금은 소득세 등 갑자기 자금이 필요할 때를 대비해 은행 저축상품에 넣어뒀다. 안전한 채권과 펀드를 통해 중기 자금관리를 한다. 조 선수가 은퇴 이후 공부하고 싶다는 것을 감안해 유학자금으로 쓸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노후 준비를 위한 장기 자금은 변액유니버셜보험으로 운용한다. 연 수익률을 8%로 잡으면 45세 이후 매달 3000만~4000만원을 받는다.
지난해 자산관리 성적도 좋다. 평균 20% 수익률을 기록했다. 펀드는 25%로 성과가 더 좋다. 조 선수는 “형에게 맡기니 체계적으로 관리해주고 은퇴 이후까지 준비할 수 있게 돼 든든하다”고 얘기했다.
송 FSR은 자산관리뿐 아니라 세심하게 조 선수를 챙긴다. 축구 경기가 있는 날이면 꼬박꼬박 문자를 보낸다. 마치 팬처럼 그를 격려하고 응원한다. 그가 골을 넣으면 자신의 일처럼 기뻐한다. 수십 편의 영화 DVD를 택배로 보냈다. 동생이 좋아할 만한 영화나 신작이다. 일본에서 홀로 지내는 동생이 심심할까 봐 신경 쓴 것이다.
특히 조 선수가 놀라는 점은 목소리 톤이나 몇 마디만 듣고도 자신의 기분을 정확히 파악한다는 점이다. “언젠가 전화로 언뜻 요즘 컨디션이 안 좋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어요. 얼마 후 한국에 잠시 들어왔더니 병원을 예약해 놨더라고요. 제 목소리만 듣고도 몸이 안 좋다는 것을 눈치 챈 거예요.”
조 선수는 작년 말 감바 오사카와 계약이 끝났다. 현재 휴식을 취하면서 앞으로 거취를 협의 중이다. “지금 당장은 더 뛰고 싶어요. 운동선수는 남들보다 배로 뛰지 않으면 안 돼요. 아무리 몸이 아파도 참아야죠. 은퇴하기 전까지는 최선을 다해보고 싶어요.”
송 FSR도 조 선수가 계약이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재진이가 가장 잘하고 즐기는 게 축구예요. 나중에는 공부를 더해 축구 감독을 하면 좋겠어요. 여하튼 지금은 열심히 일하고 10년 뒤에는 함께 여행 다니려고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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