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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iness >> 골프장·호수 갖춘 선진국형 산업단지

Business >> 골프장·호수 갖춘 선진국형 산업단지

국내에 대규모 산업단지가 들어선 것은 1960년대 중반이다. 이후 1970~80년대 집중 육성된 산업단지는 현재 전국에 227곳으로 늘었다. 이곳에서 우리나라 제조업 생산의 60%, 수출 72%가 이뤄진다. 국가 경제의 중추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국내 산업단지 환경은 열악하다. 227곳 중 50곳은 조성된 지 20년이 지났다. 최근에 조성된 산업단지 역시 문제는 많다. 국내 산업단지는 공장이 빽빽이 들어서게 설계된 곳이 많다. 단지 내 산업시설 면적 비율이 대부분 70%에 이른다. 이렇다 보니 도로를 새로 놓기 어렵고 지원시설을 세우기도 힘들다. 주거·상업시설 부족도 고질적인 문제다. 단지 내 종사자의 삶의 질을 생각하지 않은 결과다. 교육·보육·상업시설은 없는데 분양가는 비싸고 교통도 나쁘다면 기업이 산업단지로 들어갈 이유가 없다.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현재 전체 산업단지 부지의 20% 정도가 미분양 상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충청남도 당진군 고대면과 석문면 일대에 조성 중인 석문국가산업단지(이하 석문단지)는 이런 산업단지의 문제를 대폭 보완한 ‘복합 산업단지’다. 1200만㎡에 부지에 조성되는 석문단지는 산업시설 비중을 대폭 줄이고 대신 교육연구시설과 상업·지원시설 면적을 늘렸다. 인근에는 대규모 배후주거단지도 조성한다. 단지 내에는 자전거도로와 골프장, 호수도 조성된다. 지난해 말 지식경제부가 낡은 산업단지를 선진국형으로 바꾸겠다며 발표한 ‘QWL(Quality of Working Life) 밸리’ 개념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석문단지는 2013년 말 조성이 완료될 예정이다. LH는 최근 “석문산업단지 내 산업시설 및 일반 상업용지 477필지를 올 상반기 중에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분양되는 용지는 산업시설 179필지, 일반상업용지 153필지다. 지원시설용지 136필지와 주유소 용지도 분양한다.

입지는 좋다. 석문단지는 서울에서 남서쪽으로 약 102㎞, 인천국제공항과는 50㎞ 거리다. 충남 연기군 일대에 들어설 행정중심복합도시와는 승용차로 1시간 거리다. 또한 서해안고속도로 송악IC, 2009년 개통된 당진~대전 간 고속도로 당진IC에서 접근이 쉬워 운송·물류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2020년까지 서울~세종시, 당진~서산·대산, 제2 서해안고속도로, 당진~천안 고속도로가 개통되고 인근에 서해선 복선 전철 합덕역이 들어서면 교통 인프라는 한층 좋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단지 1㎞ 거리에는 120만㎡ 규모의 배후주거단지가 조성된다. 배후주거단지에는 공동주택을 비롯해 다양한 생활 편의시설이 들어선다. LH 측은 “단지 인근에 수준 높은 주거시설을 마련해 우수기업을 유치하고 산업단지 종사자가 출퇴근에 불편이 없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자가치도 높아단지 내에는 교육연구시설(36만6000㎡)과 상업시설(18만4000㎡), 지원시설(12만6000㎡)이 함께 들어선다. LH 당진사업본부 최기선 본부장은 “석문단지는 기존 산업단지와는 다른 새로운 개념의 복합단지”라며 “특히 교육연구시설이 확보돼 단지 내에서 산학연 클러스터 조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단지 내에는 총 연장 135㎞의 자전거 도로가 생기고 113만㎡ 규모의 27홀 골프장도 조성된다. LH 측은 “일산 호수공원 2배에 달하는 크기의 친수공간인 유수지를 조성하는 등 산업단지 종사자가 쾌적한 환경을 향유하도록 하는 데 만전을 기했다”고 밝혔다.

석문단지는 공장가동에 필수시설인 공업용수는 아산호 취수장에서, 생활용수는 보령댐에서 취수해 공급할 예정이다. 전기는 사업지구 안에 위치한 신설 변전소에서 끌어온다. 난방은 환경친화적인 열병합발전소를 건설해 사용할 계획이다. 산업단지에서 발생하는 폐기물과 폐수를 처리하기 위해 폐기물 처리시설과 폐수 처리장도 들어선다. LH 측은 “완벽한 토지이용 계획과 기반시설로 최고의 산업단지를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단지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좋은 기업을 많이 유치해야 한다. 최기선 본부장은 “산업시설 면적을 볼 때 대략 290~300개 기업이 입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치 업종은 크게 9개다. 화학제조, 비금속광물, 1차 금속제조, 금속가공, 전자부품 및 컴퓨터·영상·통신, 전기장비, 기계 및 장비 제조, 자동차 제조, 운송장비 제조 등이다. 440만㎡ 규모의 산업시설 용지에는 첨단생산용지 100만㎡도 포함된다.

석문단지는 투자 측면에서도 눈여겨볼 만하다. 석문산업단지의 산업용지 공급 단가는 3.3㎡당 76만5000원이다. 산업단지를 개발할 때 산업용지를 조성 원가로 공급해야 한다는 ‘산업입지법’에 따라 정해진 가격이다. 조성이 완료된 인근 송산산업단지는 100만원, 고대·부곡산업단지는 160만원대다. 평택포승지구의 경우는 3.3㎡당 200만원에 거래된다. 최기선 본부장은 “지방으로 이전하려는 수도권 기업이나 해외에서 U턴하는 기업은 저렴한 가격에 산업용지를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상업용지 역시 투자가치가 높다는 게 LH의 설명이다. LH 측은 “석문단지는 도로, 용수, 전력 등 기반시설이 잘 갖춰졌고 생산과 유통 활동을 하는 데 적합하게 조성돼 있다”며 “토지이용계획 변경이나 조정을 통해 고객의 수요에 맞게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투자가치는 훨씬 높다”고 설명했다. 금융 인센티브도 마련했다. 최기선 본부장은 “입주하기로 확약한 기업에는 중도금 대출을 알선해 준다”고 밝혔다. 용지를 매입한 뒤 근저당을 설정해 은행에서 돈을 빌릴 필요가 없다. LH 측은 “수도권 규제완화 여파로 지방 산업단지 분양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석문단지의 입지나 가격경쟁력을 봤을 때 분양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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