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Tax] 10년 주기로 쪼개서 증여하라

[Tax] 10년 주기로 쪼개서 증여하라

세월이 흐르면서 부모가 자녀에게 재산을 물려주는 방식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옛날 부모는 자녀에게 재산을 미리 주면 버릇이 나빠질까 봐 생전에 재산을 물려주기보다 사후에 상속으로 물려주는 경우가 많았다. 요즘 부모는 다르다. 자녀가 본인 명의로 재산이 이미 상당하다는 걸 알면 행여 학업에 소홀하진 않을까 걱정이 드는 건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지만 그럼에도 자녀가 어릴 때부터 증여하는 부모가 늘고 있다. 그래야 세금을 줄일 수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일찍부터 증여를 서두르면 어떤 이익이 있을까.

증여세는 증여재산 금액에 따라 10~50% 누진세율 구조로 돼 있다. 동일인(부모는 동일인으로 봄)에게 증여 받는 경우 10년간 소급해 합산 과세한다. 따라서 10년을 주기로 몇 번에 걸쳐 나눠 증여할수록 낮은 세율을 적용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자녀가 태어나자마자 한 살 때 1억원을 증여하면 10% 세율로 증여세가 765만원이다. 그리고 10년이 지날 때마다 1억원씩 31세가 될 때까지 네 번에 걸쳐 총 4억원을 증여한다고 가정해 보자. 이전에 이미 증여 받은 재산은 정기예금 이자율 연 4%만큼 상승했다고 가정하면 자녀가 31세가 됐을 때 약 7억3400만원을 증여세 2790만원에 증여한 게 된다. 만약 동일한 금액을 한꺼번에 증여한다면 내야 할 증여세는 약 1억3600만원이다. 계획된 증여를 통해 약 1억800만원의 세금을 아낄 수 있다.

또 하나 큰 장점은 증여재산이 불어나 생긴 수익금에 대해서는 추가로 증여세를 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위 사례에서는 증여 받은 재산이 연 4%만큼 상승했다고 가정했지만 잘 운용해 수익이 많이 생겼다면 그만큼 더 이익이다. 1억원을 증여했는데 수익률이 좋아 나중에 3억원이 됐다면 2억원(3억원-1억원)에 대해서는 별도 증여세 없이 자녀 재산이 늘어난 것이다. 주가가 급락할 때 펀드나 주식에 대한 증여 문의가 많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재산가치가 낮은 시점에서 증여하면 그만큼 증여세를 줄일 수 있고 향후 재산가치가 올라가면 그 이익은 추가 증여세 없이 모두 자녀가 향유할 수 있다.

처음 증여 신고한 계좌에서 이동이 있다면 자금흐름 경로를 잘 파악해 두는 게 좋다. 나중에 이 자금으로 자녀 명의 부동산 등을 취득하는 경우 세무서로부터 자금출처에 대해 소명하라는 요구를 받을 수 있다. 그러면 증여세 신고서와 더불어 증여 받은 자금이 증가한 이동경로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단, 보험으로 증여하는 경우 증여 신고한 보험료 불입액보다 후에 수령하는 보험금이 클 때 그 차익에 대해서도 과세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현금성 자산의 증여는 자녀 명의로 통장을 만들었다고 저절로 되는 건 아니다. 세무서에 증여신고를 해놓지 않으면 효력이 없다. 하지만 증여신고가 모든 경우 필요한 것은 아니다. 생활비나 아이의 유학비 등 교육자금, 혼수비로 사용한다면 증여세가 비과세되므로 애초에 증여신고를 하고 증여세를 낼 필요가 없어서다. 증여신고는 자녀 명의로 부동산 등 재산을 취득할 때를 대비한다든지 재산이 많아 추후 상속세 부담이 클 경우 일찍 증여해 세부담을 최소화하고자 할 때 필요하다. 따라서 증여신고를 하기 전에

는 이 자산을 어떤 목적으로 사용할지에 대한 결정부터 할 필요가 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LG전자, 베스트샵 가전 구매 고객 중 1/3 이상 ‘구독’ 서비스 선택

2“일본서 한글 수입? 말이 되나”…40년 전 탄생한 국내 첫 폰트 기업 ‘산돌’

3자체 기술도 없었는데...국내 1위로 도약한 현대엘리베이터

4카카오뱅크에서 기프티콘 거래한다고? 나만 몰랐던 ‘꿀팁’

5창사 40주년 SKT…글로벌 AI 컴퍼니로 도약 노린다

6‘100년 기업 꿈꾼다’…40돌 국내외 기업들 살펴보니

7독재로 억압받던 1984..위기 속에서 찾은 기회

8100일 넘긴 기후동행카드 누적 판매량 125만장

9국산 카네이션 거래 작년보다 37% 감소…수입산과 가격경쟁 밀려

실시간 뉴스

1LG전자, 베스트샵 가전 구매 고객 중 1/3 이상 ‘구독’ 서비스 선택

2“일본서 한글 수입? 말이 되나”…40년 전 탄생한 국내 첫 폰트 기업 ‘산돌’

3자체 기술도 없었는데...국내 1위로 도약한 현대엘리베이터

4카카오뱅크에서 기프티콘 거래한다고? 나만 몰랐던 ‘꿀팁’

5창사 40주년 SKT…글로벌 AI 컴퍼니로 도약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