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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屋 ‘비즈니스’에 눈뜨다 _ 홀대 받던 한옥 ‘유망 산업’으로 귀빈 대접

韓屋 ‘비즈니스’에 눈뜨다 _ 홀대 받던 한옥 ‘유망 산업’으로 귀빈 대접

서울 종로구 삼청동 ‘연 카페’에서 바라본 풍경.



비즈니스에 눈뜬 한옥 열풍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호텔·게스트하우스·홈스테이와 같은 숙박시설을 비롯해 병원·레스토랑·와인바에 이르기까지 한옥을 활용한 비즈니스의 형태는 다양하다. 주민센터와 미술관, 도서관, 유치원, 기업 사무실 등도 속속 한옥으로 옷을 갈아입고 있다. 한옥마을이 유망 관광지로 떠오르면서 최근에는 한옥 뉴타운 등 대단위 한옥촌 건설도 활발하다. 한옥 전문 설계·시공 업체는 물론 조경, 원목, 기와, 창호 제작 업체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추석을 맞아 한옥 비즈니스 현황을 취재했다. 몸값이 치솟고 있는 한옥 부동산 시장도 알아봤다. 한옥마을 복원에 앞장선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도 만났다.낮 최고 기온이 섭씨 32도까지 올랐던 8월 30일 서울 가회동, 삼청동 일대 북촌한옥마을. 2~3분만 걸어도 땀이 비 오듯 흐르는 더운 날씨에도 양산을 쓰고 북촌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는 관광객이 많았다. 북촌미술관 근처에서 만난 일본인 메구미(28)는 “한국에 세 번째 왔는데 북촌 근처에 예쁜 카페와 옷가게가 많아 자주 온다”고 말했다. 관광버스에서 내린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옥 기와집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모습도 자주 보였다. 재동초등학교 근처 관광안내소 주위에는 빨간색 모자와 티셔츠를 입은 안내원들이 국내외 관광객에게 길을 안내해주고 있었다. 가회동 ‘사진관 티카페’ 직원 정찬경(43)씨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다양한 나라의 관광객이 온다”며 “북촌은 서울의 대표적 관광코스로 자리를 잡았다”고 말했다. 관광객이 몰리면서 북촌에는 주거용을 화랑, 카페, 음식점, 병원, 도서관, 소품 가게 등으로 개조한 한옥이 늘고 있다.



‘한옥의 질’ 높여야한옥마을은 한옥의 인기는 물론 비즈니스에 눈뜬 한옥의 무한 변신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이다. 국내에서는 전주한옥마을과 북촌한옥마을이 유명하다. 전주한옥마을의 경우 지난해에만 약 300만 명이 다녀갔다. 관광객이 늘면서 2000년 초 20여 개에 불과하던 한옥 음식점은 100여 개로 늘었다. 단순 관광이 아니라 숙박을 하는 관광객도 급증하고 있다. 전주시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한옥마을 체험숙박 관광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늘어난 2만4000여 명이었다. 북촌한옥마을의 경우 2006년 1만 명을 갓 넘은 방문객이 지난해에는 32만 명으로 늘었다.

관광·숙박업계도 한옥 비즈니스를 주도하고 있다. 특히 드라마의 촬영지로 등장한 고급 한옥 호텔이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제주 씨에스호텔과 경주 라궁이다. 제주 서귀포시 중문단지에 위치한 씨에스호텔은 제주 전통 가옥인 초가를 복원해 만들었다. 이 호텔은 국내에서 한국전통호텔업으로 등록된 첫 호텔이다. 라궁은 신라 궁궐 건축양식을 본떠 만든 한옥 호텔이다. 이 두 호텔은 올 상반기 70~80% 이상의 객실 점유율을 유지했다고 한다. 일반 호텔에 비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성수기인 7~8월 씨에스호텔의 객실 점유율 90%에 달했다. 라궁 역시 올해 상반기 내내 객실 점유율 80% 이상을 유지했다. 주말에는 예약이 넘쳐 손님을 받지 못할 때가 많았다고 한다. 한류 바람을 타고 한옥 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외국인 예비 부부도 등장했다. 씨에스호텔 측은 “지난 8월 19일에 러시아 예비 부부가 가족, 친지와 함께 방한해 결혼식을 올렸다”며 “9월에는 중국인 커플과 일본인 커플이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의료관광 목적으로 우리나라를 찾아 한옥 호텔에서 묵는 외국인도 늘어나는 추세다. 라궁 홍보팀 민대식 과장은 “서울, 부산에서 진료 받고 라궁에서 묵는 외국인 손님이 최근 1~2년 사이 100여 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한옥 호텔은 일반 호텔에 비해 자연경관을 가까이서 볼 수 있고 흙, 나무 등 건강에 좋은 재료로 지어져 치료 후 지친 몸을 회복하려는 투숙객이 많다는 분석이다. 한옥 호텔이 인기를 끌면서 호텔신라가 한옥형으로 신·증축을 추진하고, 전남개발공사가 직영하는 한옥 호텔 영산재가 9월 중순 개관하는 등 관련 업계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의정부와 전남 여수 등에도 한옥 호텔이 들어설 예정이다.



한옥 게스트하우스 급증한옥에 대한 높은 관심은 외국인뿐만이 아니다. 서울 종로구 계동에서 게스트하우스 만해당을 운영하는 이유리 대표는 “지난해만 해도 전체 손님 중 외국인과 내국인 비율이 8대 2였는데 최근엔 내국인 비율이 50%까지 늘었다”며 “서울 여행을 하고 한옥을 체험하기 위해 지방에서 올라오는 분이 많다”고 말했다. 같은 지역에 위치한 봉산게스트하우스의 조우희 대표는 “지난해에는 내국인이 전체 손님 10명 중 3~4명에 불과했지만 올해의 배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대구에서 온 정지혜(26)씨는 “한옥에서 살아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어서 한옥도 체험하고 서울 명소를 구경하기 위해 한옥 게스트하우스를 찾게 됐다”고 말했다.

한옥 게스트하우스의 수도 크게 늘었다. 2009년 서울 종로구에 등록된 한옥 게스트하우스는 2곳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0년 말엔 25곳, 올해는 8월 말 기준으로 42곳에 이른다. 종로구청 한옥문화과 관계자는 “지난해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에서 북촌한옥마을을 소개한 것이 한옥 게스트하우스 붐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매출도 좋은 편이다. 객실이 6개인 만해당의 경우 한 달 평균 1000만원의 매출을 올린다. 이유리 대표는 “남편이 은퇴한 후에 함께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 게스트하우스를 열게 됐다”며 “한옥 수리 보수에 3000만원, 에어컨·냉장고 등 가전기기 구입에 2000만원 등 모두 1억3000만원을 투자했다”며 “2년 후면 투자비를 회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옥을 입힌 양방병원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서울 종로구 가회동의 ‘이 해박는 집’ 치과가 대표적이다. 이 치과는 관광객 사이에선 이미 명소로 자리 잡았다. 8월 31일 이 치과에서 만난 송원성(81)씨는 “미국에 사는 가족들과 함께 한국을 방문했다가 한옥 치과에 대한 얘기를 듣고 구경 왔다”며 병원 구석구석을 둘러봤다.

한옥 병원은 환자들에게 심리적인 안정감을 준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이지원 원장은 “아이들은 치과에만 오면 우는 경우가 많지만 한옥에 있다 보니 병원에 온 지도 모른 채 편안히 진료를 받을 수 있어 의사 입장에서도 부담이 덜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2004년 문을 연 이 치과는 환자들의 반응이 좋아 2007년 서울 성북구 혜화동에 2호점을 열었다.

한옥 카페·와인바·레스토랑 등도 증가 추세다. 한 달에 3~4번은 한옥 음식점을 찾는 직장인 김혜미(28)씨는 “음식점을 고를 때 맛도 중요하지만 분위기를 생각해 고풍스러운 한옥 음식점을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한옥 레스토랑 민가다헌의 신용철 지배인은 “한옥 문화를 경험하기 위해 음식점에 오는 내국인 손님 외에도 사업이나 관광차 한국에 방문했다 찾는 외국 손님이 전체 손님의 절반을 차지한다”고 전했다. 민가다헌의 경우 전체 좌석의 80~90%가 늘 차는 편이다.

한옥이 수출 상품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시도도 있다. 한옥건축 전문업체인 이연한옥과 종합건축사무소 간삼건축이 중국 헤이룽장성 닝안시에서 공동으로 추진하는 ‘밍싱촌 한옥마을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닝안시 밍싱촌 330만㎡(100만 평) 부지에 한옥형 호텔 한 곳과 일반 한옥주택 1500여 채를 짓는 한옥 신도시 계획으로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연한옥 측은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조선족이 많이 사는 선양시도 한옥마을 프로젝트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관광명소 된 한옥 치과최근에는 전문직을 중심으로 30~50대 한옥 건축주들이 늘고 있다. 구가도시건축의 조정구 대표는 “단순한 개·보수를 넘어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한 한옥을 원하는 추세”라며 “앞으로 더욱 다양한 현대 한옥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한옥 설계 관련 문의가 예전에 비해 3~4배 늘었고 발주 역시 두 배 정도 늘었다”고 전했다.

공공 부문에서는 도서관, 공원 내 체험관, 어린이 시설을 한옥으로 꾸미는 사례가 늘고 있다. 서울시나 전라남도 등 지자체 차원에서 한옥촌을 건립하려는 움직임도 확산되고 있다. 민간 부문에서도 20호 이하의 한옥단지 계획이나 관광지와 연계한 게스트하우스, 동호인 주택 등의 문의가 많다는 것이 한옥 설계·시공 업계의 얘기다.

한옥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한옥 비즈니스’가 더욱 확산되기 위해서는 ‘한옥의 질’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한옥 음식점 운영자들은 독특한 건축 양식이 갖는 장점이 있지만 냉·난방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을 애로사항으로 꼽는다. 한옥 와인바인 카델루포 이재훈 셰프는 “한옥이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하다고 알려졌지만 창호지 문 등으로 바람이 잘 들어 겨울엔 춥고 여름엔 더운 것이 사실”이라며 “한옥 음식점을 해보려는 사람들은 이 부분을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무분별한 한옥 양산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최근에는 ‘덤핑 수주’ 현상이 일어나면서 무늬만 한옥이고 살기 불편한 집을 양산하는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또한 단열, 방화, 에너지 효율이 강조되면서 한옥이 가진 정체성이 훼손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다. 비싼 건축비도 한옥 확산을 막는 걸림돌로 꼽힌다.

건축가인 조정구 대표는 “한옥 비즈니스가 더욱 확산되기 위해서는 다양하고 창의적인 한옥을 육성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그것이 사람들이 한옥에 관심을 갖고 한옥 건축이 늘어나고 시장이 확대돼 가격과 품질이 향상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국토연구원 부설 건축도시공간연구소 국가한옥센터의 권영상 센터장은 “한옥에 관심이 있는 지자체가 늘고 있다”며 “서울, 전남 등 한옥 비즈니스를 선도하는 지자체의 성공 사례를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권 센터장은 또한 “한옥 설계, 원목·기와·창호 등 재료 수급, 부동산 시장 등을 다방면으로 고려한 종합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며 “건축비를 낮추면서도 품질이 우수한 한옥을 만들기 위한 R&D(연구개발)에도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 한옥 전국에 얼마나 있나?

1990년대 대거 철거…서울에 1만3000여 채


한옥이 귀한 몸으로 대접 받고 있지만, 몇 년 전만 해도 천덕꾸러기 신세였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한옥 지원정책을 발표하기 전까지 한옥은 그저 낡고 오래된 집이었다. 재개발의 대상이었다.

서울시 사정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국토해양부 산하 건축도시공간연구소 국가한옥센터에 따르면 1989년 서울 종로구 주택 1만500여 채 중 약 47%가 한옥이었다. 그중 75%는 상태가 양호했다고 한다. 하지만 1990년대 초 개발이 제한됐던 한옥 보존지구 규제가 일제히 풀리면서 수많은 한옥이 파괴됐다. 1층으로 제한됐던 한옥 보존지구 내 건축물 높이 규정이 1991년 10m·3층 이하, 1994년 16m·5층 이하로 완화되면서 한옥이 철거되고 대신 다세대 주택이 들어섰다. 서울의 주요 관광지로 인기를 끌고 있는 북촌한옥마을의 경우 1985년 당시 1500여 채였던 한옥이 2000년에는 950여 동으로 줄었다. 현재 가회동과 삼청동 일대 한옥이 잘 보존되고 있는 것은 당시 보존지구 해제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1970년대 서울에만 13만여 채에 달했던 한옥은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이 조사한 2006년 기준으로 1만8000여 채까지 줄었다.

이후에도 재개발 등으로 한옥은 많이 사라졌다. 2006년 당시 한옥 밀집지구 98곳 중 전체 또는 일부가 재개발 구역에 포함된 곳은 62곳이었다. 전체 한옥 중 49%가 철거 위기에 몰렸던 것이다. 결국 현재 서울시에 남은 한옥은 1만3000채 정도다. 한옥에 대한 전국 통계도 아직 확실한 게 없다. 국토부가 지난해 9월 조사할 당시에는 4만3000채였다. 그나마 정확한 수치도 아니다. 국토부 건축문화경관팀 황준호 연구원은 “지자체에서 제시한 자료를 종합한 것이기 때문에 실제와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객관적인 데이터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각 지자체를 통해 한옥의 정확한 통계를 수집하고 있다”며 “9월 말께 집계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전국에 약 6만~6만5000채의 한옥이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한 목수가 한옥 개축 공사를 하고 있다.



■ 비싼 한옥 공사비 해결책은?

일반 주택의 3~5배…자재 표준화로 30~40% 낮출 수 있어


한옥 확산의 가장 큰 걸림돌은 비싼 공사비다. 일반적으로 전통한옥의 경우 신축하는 데 3.3㎡(1평)당 1000만~1800만원 정도가 든다. 일반 단독주택 공사비 300만~500만원에 비해 3~5배 비싸다. 보급형 한옥도 3.3㎡당 600만~800만원 정도 든다는 게 관련 업계의 얘기다.

실제로 가회동의 유명한 한옥집인 취죽당은 개축하는 데 3.3㎡당 880만원의 공사비가 들었고, 16평짜리 한옥인 쌍희재는 3.3㎡당 657만원이 소요됐다. 대부분 2005~2006년에 신·개축된 곳이다. 재동에 있는 레스토랑인 ‘가회헌’의 경우 신축하는 데 3.3㎡당 1500만원 정도 들었다고 한다. 외빈과 국빈 접견용으로 지난 5월 준공한 국회 사랑재(연건평 446㎡)는 41억원의 공사비가 소요됐다.

SH공사가 은평뉴타운에 짓기로 한 한옥타운도 공사비가 골칫거리다. SH공사에 따르면 은평 한옥타운에 211㎡(64평) 한옥을 지으려면 공사비가 12억원 정도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축하는 데 드는 돈만 그렇다. 3.3㎡당 700만원대인 땅값을 포함하면 약 18억원이 소요된다. 국토해양부가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는 주택에 책정한 기본형 건축비보다 3~4배 비싸다.

한옥 공사비가 이처럼 비싼 이유는 목조, 기와 등 자재가 비싼 데다 인건비도 만만치 않게 들기 때문이다. 한 한옥 시공업체 관계자는 “목수나 와공(지붕공사 인부) 일당이 하루 25만~30만원 정도”라며 “유명한 대목장은 부르는 게 값”이라고 말했다. 인테리어 비용이 만만찮게 들어가는 상업용 한옥 외에 보급형으로 짓는 주거용 한옥의 경우도 일반 주택에 비하면 공사비가 비싸다.

보수·수리 비용도 부담이다. 한 한옥호텔 관계자는 “한옥은 제때 수리하지 않으면 아예 건물 자체가 망가지는 경우가 많아 수리·보수는 일상이며 비용은 1000만원이 훌쩍 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한 한옥설계 업체 관계자는 “한옥 전문가 수가 현대 건축물에 비해 적어 인건비가 비싸고 기와·창호·벽지 등 재료를 수급하는 것도 쉽지 않아 한옥호텔을 유지하는 데 많은 비용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며 “아직은 한옥 관련 시장이 크지 않아 높은 수리비용은 불가피하지만 한옥 건축물을 위한 맞춤형 제품들이 개발되고 있어 앞으로 이런 불편은 얼마든지 개선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최근에는 공사비를 낮추려는 한옥 설계·시공 업체들의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열 채를 동시에 지으면 한 채를 지을 때보다 대략 공사비를 20% 정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공장에서 대량으로 치목을 하면서 인건비를 줄이고 현장 작업도 최소화하면 가능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비싼 국내산 육송 대신 수입목을 사용하면 공사비를 더 낮출 수 있다. 일부 한옥 전문 시공사는 신공법으로 공사비를 낮추고 있다. 이연한옥의 경우 BIM(빌딩건축공법)을 한옥에 도입하고 부품·자재를 표준화해 공사비를 기존보다 30~40% 정도 낮췄다. 충북 제천에 한옥단지를 짓고 있는 홈덱스는 자재와 공법을 표준화하고 시공을 현대화해 건축비를 대폭 줄였다.

한국전통건축학교의 경우 ‘한옥시공 매뉴얼 및 표준공사비 산출시스템’을 특허 출원했다. 이 학교가 제시한 매뉴얼대로라면 국내산 육송을 쓰고 초익공(初翼工: 한옥의 기둥과 지붕 사이를 받치는 나무 조각이 1개가 있는 구조) 겹처마 한옥의 경우 3.3㎡당 420만원, 수입목을 사용하면 366만원에 건축이 가능하다. 이 밖에 대통령 소속 국가건축정책위원회는 지난해 ‘신한옥 플랜’을 통해 설계·성능·시공기술 개발에 2014년까지 360억원을 투입해 현재에 비해 건축비를 최대 40%까지 절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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