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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ny] 휴대용 대공 무기로 세계를 겨냥

[Company] 휴대용 대공 무기로 세계를 겨냥

LIG넥스원이 생산한 휴대용 대공 무기 신궁.

산악지형을 이용해 저고도로 적 전투기와 헬기가 침투한다. 이때 발생하는 적외선을 추적해 이들을 격추한다. 명중률 90%를 자랑하는 국산 무기 ‘신궁’이다. 휴대용 대공 무기인 신궁은 700억원을 투입해 개발했다. 신궁의 개발로 한국은 적외선 유도식 대공 무기를 자체 개발한 다섯 번째 나라가 됐다.

신궁을 생산한 회사는 토종 방위산업체 LIG넥스원이다. 1976년 금성정밀공업으로 시작해 LG정밀, LG이노텍 등을 거쳐 2007년부터 LIG넥스원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LIG넥스원은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상대를 정밀 타격하는 현대전에 필요한 거의 모든 무기를 개발·생산한다. 2008년 국방과학연구소가 선정한 10대 명품 무기 중 4개를 생산했고, 5개 품목의 개발과 생산에 참여했다. 우리 군이 보유한 국산 정밀 유도무기는 대부분 LIG넥스원의 손을 거쳤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이 회사가 만든 대표 무기로는 대잠 유도무기 홍상어와 대공 유도무기 신궁을 비롯해 해성, 현무, 청상어 등이 있다. 이 밖에 각종 전자전 장비와 다수의 레이더 장비, 각종 무선장비와 위성통신장비를 만든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9430억원, 영업이익은 440억원이었다. 국내에서는 삼성테크윈 다음으로 규모가 큰 방산업체다.

LIG넥스원 기술력의 바탕은 R&D(연구개발)에 있다. 전체 사원 2700명 중 1200명이 R&D 인력이다. 이 중 석·박사 학위 소지자가 55%에 이른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568억원을 포함해 해마다 경상이익의 30% 가 넘는 돈을 연구개발에 투입하고 있다. 이 회사의 김호성 전략사업본부장은 “R&D 인력 전문화와 핵심역량 강화를 통해 글로벌 방위산업 전문기업으로 도약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국책기관과의 활발한 교류도 LIG넥스원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한몫한다. 이 회사는 5월 24일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함께 ‘첨단 국방과학기술 공동 개발을 위한 협약’을 맺는 등 다양한 국가 방위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효구 대표는 “국책기관을 비롯한 다양한 기관과의 협약을 계기로 윈윈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대잠 무기 홍상어.
그동안 LIG넥스원은 수출로 글로벌 방위산업체로서 가능성을 인정받아 왔다. 2006년부터 인도네시아군에 FM무전기 PRC-999KE를 수출하고 있다. 올해는 인도네시아 경찰청과 700만 달러 규모의 주파수공용통신시스템 구축사업 계약을 했다. 미국의 항공 전자장비업체 록웰 콜린스와 계약을 맺고 F-15K 전투기의 HUD(전방시현장비)도 생산해 납품하고 있다.

LIG넥스원이 동분서주하지만 국내 방위산업은 아직 미국과 유럽 등 방산 선진국과 경쟁하기에는 부족한 게 적지 않다. 이런 이유로 LIG넥스원은 동남아시아, 중동, 중남미 등의 틈새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인도 시장에 오랜 공을 들인 덕에 휴대용 대공 유도무기 신궁이 시험평가를 거치는 단계까지 발전했다. 2014년께 수입 여부에 대한 최종 결론이 날 전망이다. 또 콜롬비아를 전초기지 삼아 중남미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콜롬비아 대홍수 이재민 돕기’ 모금 행사를 여는 등 콜롬비아 정부와 국민의 마음을 여는 작업부터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

세계 방위산업 시장 규모는 약 500조원이다. 그중 국내 방산매출은 약 9조원으로 세계 13위 수준이다. LIG넥스원은 2020년까지 글로벌 선도기업이 되겠다는 중장기 목표를 설정했다. 30여 년의 짧은 기간에 많은 무기체계를 국산화한 한국 방위산업의 저력을 생각하면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다.

박성민 기자 sampark2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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