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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지리산 형제봉 >> 지리산 품에 안을 수 있는 천혜의 전망대

Travel 지리산 형제봉 >> 지리산 품에 안을 수 있는 천혜의 전망대

형제봉에서 바라본 지리산 전경.

지리산(1915m)은 단풍철이 되면 인산인해를 이루는 산 중의 하나다. 지리산을 즐기는 방법은 다양하다. 산정이 올려다보이는 장터목산장에서 하룻밤을 묵고 이튿날 아침 천왕봉에 올라 일출을 맞는 것은 일반적이다. 지리산을 조금 멀리서 관망하는 방법도 있다. 경남 통영 앞에 떠 있는 작은 섬, 지리망산은 지리산이 보인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하지만 이름만큼 현실적이지는 않다. 실제로 지리산을 볼 수 있는 날이 많지 않아서다. 관망 위치를 좀 더 북쪽으로 옮겨 경남 하동군 화개면 형제봉(1105m) 정상에 서면 장엄한 지리산 주능선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하동군 화개와 악양의 경계를 이루는 형제봉은 지리산 남부 능선이 섬진강으로 떨어지기 전 마지막으로 솟구친 봉우리다. 천왕봉에서 뻗어 내린 능선은 시루봉(1113m)을 거쳐 형제봉·형제2봉(1117m)의 등을 타고 내려와 섬진강에서 막을 내린다.

형제봉은 차로 갈 수 있다. 패러글라이더를 위해 차로 장비를 싣고 갈 수 있도록 임도를 열어뒀다. 화개면 부춘리를 지나는 19번 국도상에서 마을로 진입하는 포장도로가 있다. 이 길을 따라 4㎞ 정도 들어가면 부춘리 마을 최상단이다. 여기서부터는 구불구불한 콘크리트길이다. 찻길은 두 대의 차가 지나기 어려울 정도로 비좁다. 드나드는 차도 많지도 않다. 드라이브가 목적이 아니라면 여기에 차를 세워두고 걷는 게 좋다. 마을 뒤편에서 산 정상까지는 6.5㎞. 빠른 걸음으로 두 시간 정도 걸린다. 산비탈엔 감나무·밤나무가 빼곡하다. 계곡에는 펜션을 겸한 음식점 카페가 여러 곳 있다. 그러나 번잡하지는 않다. 정상을 3.5㎞ 앞두고 임도를 표시하는 이정표가 있다. 차량 출입을 제한하는 차단 시설이 설치돼 있지만 문은 열려 있다.



정상에 잔디 깔아 패러글라이더에게 인기형제봉 정상에는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이 있다. 그래서 주말이면 산행객 못지않게 패러글라이더가 많이 모인다. 활공을 위해 정상 부근의 잡목은 베어지고 바닥에는 잔디가 깔려 있다. 바람 방향을 알 수 있는 깃대가 박힌 정상에 서면 거대한 무덤을 밟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산에서 내려다보는 조망은 지리산 어느 산정 못지않다. 평사리로 유명한 악양의 너른 들판이 눈 아래다. 시루봉에서 시작해 악양 들판을 거쳐 섬진강으로 스며드는 작은 물길의 실루엣까지 선명하다. 섬진강과 합수한 물길은 광양을 거쳐 남해로 흘러들어간다.

형제봉은 지리산 주능선을 조망할 수 있는 천혜의 전망대다. 천왕봉에서 서쪽으로 촛대봉·반야봉·노고단까지 약 25㎞의 산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지리산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최고의 장소다. 정상에는 주능선에 솟은 봉우리의 이름을 알리는 안내판이 있다. 지리산을 잘 모르는 사람도 누구나 사진과 실제를 대조해 알아볼 수 있다. 그만큼 사진과 실제 모습이 별 차이가 없다.



지리산 대봉감축제 색다른 볼거리형제봉에서 북쪽으로 바라보이는 동그란 봉우리가 시루봉이다. 눈에 잡힐 듯 가까운 곳에 있지만 형제봉에서 3.5㎞나 떨어져 있다. 왕복하면 3시간 정도 걸린다. 산 정상까지 차로 왔다면 한나절 가벼운 산행으로 제격이다. 다니는 이들이 많지 않지만 안내판은 잘 설치돼 있다.

봉우리가 우뚝 선 지리산 능선(위)과 하동 특산물 대봉감(아래).

부춘리 마을에서 걸어 올라왔다면 형제봉에서 남쪽으로 길을 잡아 형제봉 능선을 타고 형제2봉을 거쳐 악양으로 내려가는 하산 코스가 좋다. 능선을 걷는 하산 길은 가볍다. 좌우로 시야가 확 트여서다. 이 길 또한 악양의 들판과 화개의 섬진강변이 좌우로 펼쳐진다. 그러나 부춘리 마을 입구에 차를 세워뒀다면 택시나 다른 차량을 이용해 내려가야 한다.

악양면 평사리로 내려가면 박경리의 소설 『토지』의 배경이 살아 있다.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드라마 세트장은 최 참판댁을 비롯해 다양하다. 세트장이지만 실제로 사람이 살고 있는 것처럼 생생하다. 최 참판댁 뒤로는 고소성공원·고소대 등 볼거리가 다양하다. 추수가 한창일 때 평사리 마을 앞 논길을 걷는 시간도 평화롭기 그지없다. 바둑판처럼 잘 정리된 논길은 걷고 싶은 충동을 일으킨다. 평사리가 있는 악양은 중국의 악양과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전에는 모래밭 안에 있는 호수를 동정호라고 불렀다. 지금은 인공으로 만든 호수가 마을 앞에 있다.

하동은 가을에 나는 제철 산물이 많다. 배와 대봉감이 대표적이다. 하동의 배는 일조량이 많은 섬진강변에서 자라 단물이 가득하다. 특히 올해는 배가 풍년이라 가격 또한 부담이 없다. 배 한 상자 값이 2만원대다. 악양의 대봉감은 재첩과 함께 하동의 으뜸 산물이다. 예부터 임금님께 진상했다는 귀한 감이다. 어른 주먹만 한 크기의 감이 식욕을 돋게 한다. 거대한 감이 노랗게 익었을 때 따뒀다가 홍시가 될 때 먹어야 제맛이다.

밭에 있는 것은 떫다. 11월 5일부터 대봉감축제가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공원 일대에서 열린다. 악양 일대 감 농장에서는 축제기간을 전후해 대봉감을 직접 따서 담아갈 수 있는 체험행사를 열고 있다. 가족 여행객에게 만족도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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