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평판 좋은 기업 <안철수연구소> - 신뢰 두터운 보안업계 강자
대한민국의 평판 좋은 기업 <안철수연구소> - 신뢰 두터운 보안업계 강자
정치권에 불었던 ‘안철수 열풍’이 기업 평판에도 영향을 미친 걸까? 한국기업명성지수(KCRI) 조사 결과 안철수연구소가 6위에 올랐다. 2004년 조사에서 9위에 올랐던 안철수연구소는 2007년에서 순위 밖으로 밀려났다. 이번 조사에서는 예상보다 높은 순위를 기록해 몇 년 사이 평판이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안철수연구소는 이번 조사에서 인지도 1.20점에 각 항목별 속성평가 50.31점으로 총 51.51점을 기록했다. 인지도는 10위 안에 든 다른 기업보다 현저히 낮았지만 속성평가 항목의 점수가 매우 높았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모든 평가항목에서 골고루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것이다. 기업철학 및 문화지수 14.77점, 기업경영전략지수 22.40점, 기업커뮤니케이션지수 13.13점, CEO리더십 5.28점, 인적자산 7.11점, 대외홍보 4.85점, 고객커뮤니케이션 4.13점, 기업이미지 4.16점을 기록했다. 두드러지게 높은 평가를 받은 항목은 조직철학(5.90), 사회공헌(3.59), 경영성과(7.42), 브랜드(7.88)였다. 이번 조사 결과 톱10 기업의 평가항목별 점수가 2007년 조사 때보다 전반적으로 떨어진 것과 달리 안철수연구소는 오히려 항목별 점수가 올라 주목을 받았다. 조사를 진행한 코콤포터노벨리 관계자는 “안철수연구소는 특히 조직철학 사회공헌, 경영성과, 브랜드 요인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세부 요인별로 살펴보면 안철수연구소는 기업경영전략지수 중 브랜드 요인에서 7.88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안철수 의장 이미지 반영기업철학 및 문화 지수 중 조직철학 요인에서 5.90점을 기록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조직철학은 기업의 차별화된 철학과 비전이 있는지, 그것을 사원과 공유하고 있는지를 묻는 요인이다. 이처럼 안철수연구소의 평판이 전에 없이 높아진 요인으로 설립자인 안철수 이사회의장을 빼놓을 수 없다. 국내 최초로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프로그램을 개발한 안 의장은 안철수연구소의 최대 주주다. 그는 기업가로 일선에 있을 당시 투명경영을 내세우며 CEO와 이사회의 역할을 분리하고 사외이사 비율을 높여 호평을 받았다. 회사 설립 10주년인 2005년에는 CEO 한 사람의 영향력이 크다는 이유로 스스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신선한 충격을 주기도 했다. 최근 안 의장은 대학 강단과 외부 강연에서 젊은이들과 만나며 ‘이 시대의 멘토’로 불리고 있다.
보안 문제 터질 때마다 선제적 대응 안철수연구소 내부를 들여다보면 창립 이후 컴퓨터 보급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부진을 겪기도 했지만 기술력과 독보적인 노하우로 업계를 이끌며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최근 IT보안이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도 안철수연구소에 호재로 작용했다. 금융권에서 IT보안 문제로 정보유출 사건이 몇 차례 터져나오며 반사 이익을 누렸다. 전산사고로 거래가 마비되는 초유의 상황을 겪은 농협은 보안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총 51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을 발표하며 안철수연구소와 보안컨설팅 계약을 했다. 강 연구원은 “앞으로 보안시장이 확대되면서 안철수연구소는 가장 큰 수혜를 받는 기업이 될 것”이라며 “보안 제품의 경쟁력과 영업능력이 뛰어나 성장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올해 상반기 안철수연구소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오른 43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92%나 오른 71억원이었다. 회사가 핵심 성장 분야로 꼽은 네트워크 보안 사업의 성장이 견인차 역할을 했고, 산업용 보안 솔루션 등의 신제품도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국내 보안업계 최초로 연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는 게 올해 안철수연구소의 내부 목표다. 현재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무난히 달성할 전망이다.
이번 조사에서 안철수연구소는 ‘사회에 이바지하는 기업’, ‘신뢰가 가는 회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기업 관계자들은 “공익을 중시하는 기업 문화”, “CEO의 사회 환원”, “젊은 사업가에게 역할모델 제시” 등을 안철수연구소가 명성이 높은 이유로 꼽았다. 기자들은 안철수 의장의 영향력을 먼저 들었다. 또 “국가 보안수준 향상에 기여한다”, “기업철학과 설립 목적이 사회에 이익이 되는 방향”, “강소기업으로 성장한 과정, CEO가 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과정이 대기업과 차별화 됐다”고 답했다. 일반인들은 “컴퓨터 보안에 정통함”을 꼽으며 “신뢰가 가는 기업”이라고 답했다.
이처럼 긍정적인 평판을 얻어낸 건 안철수연구소가 제작한 바이러스 백신이 기업에게는 돈을 받지만 일반인에게는 대부분 무료로 배포되기 때문이다. 제품 자체가 공공재적 특성을 지닌 것이다. 국내 선두 보안업체로서 IT보안이 사회 문제로 불거질 때마다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통해 사람들은 안철수연구소에 대한 신뢰를 느꼈다는 평가다. 설립 이후 기업 내부에서 지속적으로 노력한 결과 건전한 지배구조를 확립했다는 평가 역시 안철수연구소의 높은 평판에 기여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으로부터 4년 연속 ‘지배구조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올해 국내 소프트웨어업계를 통틀어 유래가 없는 최대 인원을 채용한 안철수연구소는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이 선정한 서비스업 부문의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도 뽑혔다. 사회 친화적인 기업, 투명한 기업이라는 평판을 바탕으로 성장세를 이어가는 안철수연구소의 내일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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