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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ck] 자문사 대표와 차 한잔 - 올 하반기 영국 부채 문제 주목

[Stock] 자문사 대표와 차 한잔 - 올 하반기 영국 부채 문제 주목

올 들어 외국인 투자자가 7조원 넘게 주식을 사들이면서 코스피 지수가 지난해 8월 초 이후 6개월 만에 2000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2월 2일 1984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해 8월 4일 이후 계속 2000선을 밑돌고 있지만 외국인 투자자가 1월 10일부터 2월 2일까지 7조7000억 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이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1월 30일 하루만 빼고 1월 10일부터 2월 2일까지 순매수 행진을 벌였다. 이 기간 동안 코스피 지수는 종가 기준으로 130포인트 넘게 올랐다.

외국인 자금이 국내 주식시장에 계속 들어오고 있는 건 미국과 유럽에서 돈줄이 풀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해 말 은행에 대한 장기 대출 프로그램으로 돈을 풀기 시작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도 1월 말에 2014년까지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3차 양적완화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유럽과 미국에서 넘쳐나는 돈이 투자처를 찾아 한국을 포함한 신흥시장에 몰리고 있는 것이다. 그리스 국채 교환 협상이 원만히 타결돼 그리스가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에 빠질 가능성이 작아진 것도 위험자산인 주식에 돈이 몰리는 이유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PMI) 지수, 독일 제조업 PMI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한 몫 거들었다.

이번 상승세는 지난해 말과 올 초에 많은 증권사가 올해 증시는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 것과 다른 움직임이다. 지난해부터 줄곧 ‘상고하저’를 주장한 김영익(53) 한국창의투자자문 대표는 “당연한 흐름”이라고 말했다. 유럽 재정위기,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 미국 경제 회복의 불투명성 등에 각국 정부와 시장이 미리 대응을 하니까 주가는 오히려 사정이 나아지기 전에 미리 오른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그러나 “2분기를 기점으로 주가가 꺾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럽 은행들이 6월까지 자기자본비율을 9%로 맞춰야 하기 때문에 2분기가 되면 자금을 회수할 것이고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에는 주가가 조정을 보인 사례가 많다는 근거에서다. 김 대표는 특히 “하반기에는 영국 부채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미국에서는 구조조정 영향으로 정부 부채는 여전히 많지만 민간 부채는 줄고 있는 반면 영국에서는 두 부문의 부채가 모두 늘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이 유럽 재정위기의 또 다른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2분기 기점으로 상승세 꺾일 듯“지금은 사실 돈의 힘으로 파국을 막고 있습니다. 유럽 재정위기의 근본 해결책은 재정통합이에요. 그러나 열쇠를 쥐고 있는 독일은 점진주의 정책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재정통합이 이뤄지지 않으면 그리스·스페인·포르투갈 등의 문제를 풀어도 위기의 불씨가 여전히 남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주가가 올라가다 주춤하고 다시 내려가다 올라가는 식의 모습을 반복할 가능성이 큽니다.”

김 대표는 저서 ‘이기는 기업과 함께 가라’에서 2013년까지는 주식에, 2014년 이후로는 채권에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여전히 이런 전망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그는 “일단 올해는 2분기 초까지만 주식에 투자하라”고 권했다. 2분기 이후 큰 조정을 거치고 대선 후 오를 수도 있다는 전망에서다. 올 한해 투자 전략으론 2분기 말에는 주식을 팔았다가 대선 후 다시 사들여 2013년까지 들고 가라는 것이다.

2013년을 투자의 터닝 포인트로 잡은 이유는 세 가지 정도다. 우선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조금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현재 3% 후반이지만 앞으론 3% 초반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여기에 2014년 이후에는 일부 유로존 국가가 탈퇴해 유로존이 붕괴할 가능성을 들었다. 중국 경제가 한자릿수 성장에 머물 확률도 높다고 본다. 그나마 2013년에는 세계 주요 국가의 선거가 마무리 되고, 경제도 어느 정도 회복세를 보일 것이기 때문에 주식에 투자할 만하다는 것이다.

채권에 투자하라는 건 갈수록 오르는 종목 수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봐서다. 경제가 성장하는 과정에서는 코스피 지수가 떨어져도 오르는 종목이 적지 않았지만 앞으론 그럴 확률이 갈수록 낮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그래서 개인 투자자가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본다. 김 대표는 “앞으론 잠재성장률+물가 수준에 만족해야 한다”며 “수익률로 따지면 7, 8% 정도”라고 설명했다. 주식으로는 리스크 프리미엄을 더해 10% 정도면 무난하다고 본다.

자문사 설립 1년 사이에 자문형 랩의 정점과 바닥을 경험한 김 대표는 “지난해 수익률이 나빠 마음 고생이 많았다”며 고객에게 미안함을 전했다. 지난해 수익률로 따지면 자문사 가운데 상위권이었지만 코스피 지수보다는 나빠 결과적으로 시장 평균에도 미치지 못해서다. 그는 “주식은 과대평가 돼야 개인의 돈이 몰리게 마련인데 자문사 시작할 때가 딱 그랬다”며 “나를 포함한 금융인의 책임이 크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론 레버리지·리버스 ETF에 투자현재 한국창의투자의 수탁고는 9000억원 초반이다. 이걸 30여 종목에 투자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부터 비중을 키웠다. 현대자동차는 1년 전 출범 때 사서 한번 팔았다가 올 초에 다시 매수했다. CJ제일제당과 삼성물산도 보유하고 있다. 태양광 대장주인 OCI는 장기 관점에서 본다. 올해 한번은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지만 태양광산업이 회복세를 보이면 장기적으로 유망하다고 본다. 김 대표가 종목을 고르는 기준은 중국의 성장, 기후의 변화, 인구구조의 변화, 컨버전스 등 메가트렌드에 따라서다. 예컨대 컨버전스 관련 종목으론 LG화학을 든다. 화학뿐만 아니라 배터리사업도 유망하다고 보는 것이다.

김 대표는 개인 자산관리 수단으로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고 있다. 비상장 기업과 저축은행에도 약간을 돈을 넣었지만 당장 빼서 쓸 돈은 아니다. 그가 ETF 투자에 공을 들이는 건 자신의 주가예측모형 시험해 보려는 뜻도 있다. 모형의 예측에 따라 올 상반기까지는 장이 괜찮다고 보고 원금보다 더 많은 수익 올릴 수 있는 레버리지 ETF에 투자하고 있다. 그러면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주가가 빠져도 수익을 낼 수 있는 리버스 ETF에도 투자하고 있다. 2분기까지는 장이 나쁘지 않을 걸로 보지만 추세적 상승보다는 박스권을 염두고 두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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