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우리 기업에 구글의 ‘20% 룰’을 적용하면 어떻게 될까. 근무시간 중 20%를 자신이 하고 싶은 연구나 활동, 프로젝트 수행에 쓰도록 하는 구글의 파격적 업무규정 말이다.

처음엔 모두 당황스러운 시간을 보낼 게 뻔하다. 우리는 주어진 100% 시간에 120%의 일을 하는 ‘한국판 20% 룰’에 더 익숙해져 있는 판 아닌가. 인터넷을 서핑하며 시간을 때우기는 민망하고 손톱을 만지작거리며 눈치를 볼 수는 더욱 없는 일이다. 하지만 그것이 구글이 추구하는 아이디어 찾기의 시작이다.

“이 제도를 만든 이유 중 하나는 권위주의에 빠지지 않겠다는 생각에서다. ‘20% 룰’로 관리자는 부하직원이 무엇을 원하며 어떤 연구를 하고 있는지 확실하게 커뮤니케이션 해야 했다. 부하직원이 관리자의 요구와 지시를 읽어내야 하는 것과는 거꾸로다. ‘20% 규정’이 질서를 역전시킨 것이다.”(83쪽)

일본의 저명한 컨설턴트 구와바라 데루야는 근작 『구글을 움직이는 10가지 황금률(Google’s 10 Golden Rule)』에서 ‘20% 룰’에 주목하며 글을 써 내려간다. “다른 이유 중 하나는 부하직원에게 자유를 줌으로써 관리자들만으로는 탄생하지 않는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서다. 이 규정으로 ‘구글 뉴스’를 상품화한 크리슈나 바라트는 경영진의 명령보다는 부하직원의 아이디어가 탐구의 목적에 걸맞고 더 강한 혁신을 부르는 것으로 믿고 있다.”(84쪽)

구글의 ‘20% 룰’은 독창적 제도가 아니다. 3M은 이미 오래 전 ‘15% 제도’를 통해 ‘포스트잇’을 고안했다. 정작 구글은 소프트웨어 전문회사 SAS를 벤치마킹 해 이 규정을 만들고 제도를 정착시켰다. 저자는 구글이 이렇게 회사를 ‘엔지니어의 놀이터이자 낙원’으로 만들어 간 것에 방점을 찍는다. “예비지식이 많은 인문·사회과학 전공자는 혁신을 방해할 수 있다”는 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의 경영철학 때문이다.

“구글은 직원들이 단순한 엔지니어나 비즈니스맨이 되길 원치 않는다. 대신 자유롭게 상상하고 건전한 의문을 품으며 세상을 바꿔나갈 과학자이자 예술가가 되길 바란다. 그것은 페이지와 브린의 강한 바람이기도 하다.”(127쪽)

따지고 보면 그리 엄청난 생각도 아니다. 저자는 “혁신적 아이디어는 대개 다양한 상상력이 화학 반응을 일으키면서 생겨난다. 회의를 형식화하고 혁신을 체계화한 조직에서 아이디어는 고갈된다”고 전제하면서 “복도에서 이뤄지는 짧은 대화, 아니면 한밤중 우연한 전화통화 등 일상적인 소통을 중시하는 구글에 답이 있다”(182~3쪽)고 강조한다.

[ 신간 ]

『경제학자의 인문학 서재』


김훈민 박정호 공저, 한빛비즈, 336쪽

경제학자의 프레임으로 인문학을 해석한 책이다.

인문학과 경제학의 낯선 조우를 쉽게 풀어냈다.

에컨대 최근의 저축은행 사태는 엔론사태의 데자뷰와 같고,

프랑스혁명은 분식회계라는 꼼수로 일어났다는 해석이다.



『사장실로 가는 길』


아담 브라이언트, 윤영삼 옭김, 가디언, 312쪽사장이 되고 싶은가.

MS의 스티브 발머, 포드의 앨런 멀렐리,

야후의 캐롤 바츠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뉴욕타임즈 부편집장인 저자는 세계적인 CEO 74명을

인터뷰해 성공의 열쇠를 찾았다.

결론은 누구든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생명의 기적』


스티브 맥커리 외 공저, 유로크레온, 92쪽세계 사진계의 살아있는 전설, 매그넘 사진작가들의

생명과 사랑을 노래하는 사진집이다.

에이즈 환자 30여 명치료 전과 치료 후 4개월의

극적인 변화 모습이 리얼하게 담겨있다.

3월4일까지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전시회 작품 가운데 61점이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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