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선봉장’이 달린다…현대차 넥쏘가 여는 ‘수소 시대’ [타봤어요]
- 현대차 ‘디 올 뉴 넥쏘’ 시승기
7년 만에 돌아온 넥쏘, 디자인·성능 모두 잡아
보조금 최대 적용 시 가격 3800만원대로 내려가

‘현대차, 칼을 갈았다.’ 주행 중 기자의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이다. 기자는 수소 시대의 선봉장, 신형 넥쏘와 함께 서울과 인천 일대 약 120km를 달렸다. 도심의 혼잡한 교통 흐름부터 고속도로의 직진성 테스트까지, 넥쏘는 모든 상황에서 묵묵히 앞으로 나아갔다. 조용하고·빠르고·단단했다.

수소는 여전히 가장 ‘이상적인’ 에너지로 불린다. 충전은 짧다. 주행거리는 길다. 배출되는 것은 오직 물뿐이다. 그러나 ‘이상’은 대체로 현실과 간극이 크다. 충전소는 여전히 부족하고, 차량 가격은 쉽게 접근하기 어렵다. 현대차의 넥쏘는 그 현실과 이상 사이를 7년간 집요하게 파고든 결과물이다. 2세대 넥쏘는, ‘수소차의 표준’을 다시 쓰겠다는 선언에 가까웠다.
넥쏘의 첫 인상은 ‘강하다’였다. 디자인 언어는 ‘아트 오브 스틸’(Art of Steel)이다. 금속의 자연스러운 탄성과 소재 본연의 힘을 강조했다는 설명은, ‘투박하지 않은 견고함’으로 다가왔다. 전면부의 조형은 굵직하지만 얇고 정교한 디테일을 얹었고, 측면부는 근육질 스포츠유틸리티차(SUV)처럼 당당했다.
차체 비율은 정제돼 있다. A필러부터 C필러까지 이어지는 루프라인은 자연스럽게 리어 스포일러로 연결된다. 무엇보다 시선을 끄는 건 루프 전체를 덮은 고정형 비전루프다. 햇살이 실내를 관통하면서도, 지나치게 개방적이지 않다. SUV 특유의 실용성과 실내 채광을 조화시켰다.
운전석에 오르면 디지털 사이드미러(DSM)가 가장 먼저 시선을 잡는다. 크래시패드와 일체화돼 거슬림 없이 시야를 넓힌다. 기자는 이날 DSM을 처음 경험해 봤는데, 기존 사이드 미러보다 더 넓은 시야각을 제공해 운전이 더욱 편안했다. 기자에게 더 정확하고 더 똑똑한 ‘눈’이 생긴 셈이다.
넥쏘의 첫인상이 강하다 였다면, 주행 중 느낀 인상은 섬세하다였다. 즉, 외강내유다. 겉은 강인해 보이지만, 차량 내부에 앉은 운전자의 입장에서는 모든 순간 섬세했다. 시트의 착좌감, 조작계의 직관성, 전방 차량 출발 알림까지 기자는 매 순간 ‘보살핌을 받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넥쏘를 몰며 가장 먼저 느낀 건 주행 질감의 부드러움이었다. 전기모터 특유의 무단 가속감은 익숙하지만, 넥쏘는 거기에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의 정제된 힘 전달이 더해진다. 급가속이든 완만한 크루징이든, 속도 변화가 매끈하게 이어진다. 단순히 힘으로 움직이는 차량이라는 표현보다는 물 흐르듯이 달리는 차량이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고속 주행 성능도 인상적이다. 차량의 심장은 94kW급 수소연료전지 스택, 80kW 고전압 배터리, 그리고 150kW급 전기모터의 조합으로 구성돼 있다. 이 시스템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7.8초 만에 도달하는 성능을 낸다. 수소전기차로는 빠른 편이다. 트랙 주행이 아닌 일상 주행 환경에서는 충분하고도 남는 수준이다.
조작도 마찬가지다. 스티어링은 예민하지 않고 손에 감기듯 돌아간다. 브레이크 페달은 밟는 깊이에 따라 정직하게 반응하고, 회생제동 강도도 거슬리지 않는다. 모든 동작이 운전자의 의도를 조용히 따라오는 느낌이다. 기계가 아니라 파트너 같은 반응이다.
차 안은 정숙하다 못해 고요하다. 엔진 소음도, 진동도 없다. 고속 주행 중에도 실내는 귓속말을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로 조용하다. 고요한 실내를 감싸는 것은 단지 정숙성만이 아니었다. 뱅앤올룹슨 스피커에서 흐르는 음악도 주행의 즐거움을 더해주는 요소로 작용했다. 주행 소음의 방해 없이 높은 음질의 음악과 함께하는 운전은 내내 즐거웠다.
기자는 겨우 120km를 주행했지만, 넥쏘는 5분 내외의 충전으로 최대 720km를 달릴 수 있다. 이는 18인치 타이어 기준 산업부 신고 복합연비인 107.6km/kg을 기반으로 한다. 여전히 충전소 수는 한계지만, 전국 219개 수소충전소 정보를 반영해 최적 경로를 안내하는 ‘루트 플래너’ 기능이 그런 불편을 상당 부분 상쇄시켜준다.
가격은 세제혜택 적용 기준 ▲익스클루시브 7644만원 ▲익스클루시브 스페셜 7928만원 ▲프레스티지 8345만원이다. 여기에 정부 보조금 2250만원, 일부 지자체 최대 1500만원의 추가 지원까지 적용되면, 실 구매가는 3800만원대까지 내려간다.
또한 현대차는 ▲2년간 수소충전비 55% 지원 ▲기존 넥쏘 인증중고차 보유 고객에 300만원 트레이드인 보상 ▲중고차 잔존가치 보장(3년 내 최대 68%) 등 구매 이후의 비용까지 촘촘하게 설계했다. ‘전기차의 후회’를 수소차에선 줄이겠다는 의지다.
모든 것이 완벽에 가까웠지만, 단 하나 아쉬운 점을 꼽자면 인프라였다. 넥쏘에 탑재된 루트 플래너는 전국 219개 수소충전소의 실시간 정보를 제공하며 이 불편을 일정 부분 해소해준다. 하지만 내연기관차나 전기차와 비교하면 수소 충전 인프라의 절대적인 부족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이 부분만 보완된다면, 넥쏘는 망설임 없이 선택할 수 있는 후회 없는 선택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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