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인기 끄는 창작뮤지컬 3선 - 작품성·흥행성 갖추고 국내 시장 지킨다
- [Culture] 인기 끄는 창작뮤지컬 3선 - 작품성·흥행성 갖추고 국내 시장 지킨다

지난해 한국 뮤지컬 시장은 불황에도 성장세를 보였다. 시장의 성장을 주도한 것은 라이선스 뮤지컬이었지만 대형 창작뮤지컬 ‘광화문연가’가 전체 티켓 판매 10위 안에 드는 등 예년에 비해 창작뮤지컬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졌다. 현재 공연하고 있는 창작뮤지컬 중 주목할 만한 작품 세 편을 소개한다.
코난 도일의 인기 추리소설 『셜록홈즈』에서 캐릭터와 사건의 아이디어를 차용해 창작한 뮤지컬 ‘셜록홈즈’는 지난해 창작 초연으로서는 이례적인 흥행을 거둔 작품이다. 지난해 한국뮤지컬대상에서 극본상·작곡상·작품상 등 세 개 부문을 수상했다. 뮤지컬 시리즈로 기획한 세 편의 작품 중 첫 작품인 ‘셜록홈즈-앤드슨가의 비밀’은 영국의 명망 있는 가문인 앤더슨가(家)에서 벌어진 괴사건을 다룬다. 크리스마스 이브 때 앤더슨가에서 두 발의 총성이 울리고 루시 존스가 사라진다. 루시 존스는 앤더슨가의 유일한 상속자인 아담 앤더슨의 아내이다. 그녀를 찾기 위해 앤더슨가의 세 남자가 비밀리에 셜록홈즈에게 사건을 의뢰한다. 앤더슨 가문의 쌍둥이 형제, 아담과 에릭 앤더슨 그리고 둘 사이에서 갈등하는 루시 존스 사이에는 어떠한 비밀이 있었던 것일까.
판소리와 록 음악의 조화뮤지컬 ‘셜록홈즈’는 세 가지 다른 장르의 양식을 조합했다. 기본 이야기 틀은 쌍둥이 형제와 루시 존스의 삼각관계로 하는 멜로물의 구조를 띠고 있다. 홈즈가 치밀한 계획을 파헤치고, 한 남자가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자신까지 희생한 지고지순한 사랑이 밝혀진다. 유산을 둘러싸고 삼촌과 아담 앤더슨이 정치적인 갈등을 빚고, 이 이야기들이 추리극이라는 형태로 벌어지면서 극은 더욱 흥미진진해진다. 추리 과정은 다양한 형식으로 표현되는데, 사건을 이해하기 쉽도록 매우 지능적으로 구성됐다. 그리고 기벽을 가진 홈즈의 캐릭터나 홈즈의 친구 와트슨을 여성으로 설정하는 등 원작을 새롭게 비튼 구성도 흥미롭다. 이번 앙코르 공연은 무대를 중극장으로 옮겨 원래 작품의 스케일이 충분히 살아날 수 있도록 했다. 소극장에서의 초연 공연은 작품의 규모와 맞지 않아 우겨 넣은 듯한 느낌이 없지 않았다. 송용진, 조강현, 방진의 등 초연 때 활약했던 멤버들을 거의 그대로 볼 수 있고, 셜록홈즈 역에 김도현, 쌍둥이 와트슨 형제 역에 테이 등이 추가 캐스팅 됐다. 5월 13일까지 숙명아트센터 씨어터S에서 관람할 수 있다.
국내에 있는 두 개의 뮤지컬 시상식 중, 2011년 한국뮤지컬 대상에서 ‘셜록홈즈’를 주목했다면, 더 뮤지컬 어워즈는 ‘서편제’에 극본상, 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한 다섯 부문의 상을 안겼다. 초연 공연에서는 작품에 대한 평단의 호평에도 관객의 호응을 불러일으키지는 못했다. 이번 재공연에서는 달라진 무대와 캐스팅으로 새롭게 다가간다.
‘서편제’는 100만 관객을 모은 한국영화의 대표작인 바로 그 영화를 토대로 만든 뮤지컬이다. 전국을 떠돌며 소리를 하는 소리꾼 유봉과 그의 딸 송화, 의붓아들인 동호가 우리의 소리를 지켜나가며 겪는 예술혼과 한을 노래한다. 원작에서처럼 유봉은 더 좋은 소리를 위해 송화의 눈을 멀게 하고, 동호는 아버지의 강압에 이기지 못하고 떠난다. 뮤지컬에서는 동호를, 전통적인 소리에 몰두하는 아버지와 대척점에 있는 인물로 강조한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록 음악에 심취한 동호는 아버지의 뜻을 저버리고 뛰쳐나가 록 밴드의 일원이 된다. 그는 자신이 하는 록 음악 속에 우리의 소리가 배어 있음을 느낀다. 판소리와, 록 음악의 충돌과 조화는 음악적으로 작품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특히 눈먼 송화가 부르는 소리는 대립을 뛰어넘어 모든 것을 초월하는 예술의 경지를 보여준다.
판소리를 중요 소재로 하지만 판소리 뮤지컬은 아니다. 극중 장면에서 판소리가 나올 뿐 극을 이끌어가는 뮤지컬 넘버는 윤일상이 작곡한 팝과 록 등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이다. 이번 앙코르 무대는 규모를 키워 대극장으로 이동했다. 무대도 달라진다. 초연 공연과는 달리 오케스트라를 무대에 배치하는 등 시각적으로도 음악을 강조했다. 연출 이지나, 극본 조광화, 음악감독 김문정 등 국내 최고의 뮤지컬 스태프들이 손을 잡았다. 초연에서처럼 소리꾼 이자람과 뮤지컬 배우 차지연이 송화 역으로 나와 우리 소리의 아름다움을 선보인다. 초연 때 동호모 역을 맡은 이영미가 이번에는 송화로 출연한다. 새롭게 부각된 동호 역에는 김다현, 한지상, 임병근이 서로 다른 동호의 매력을 보여준다. 4월 22일까지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2000년대 중반 국내 공연계에는 ‘맘마미아’가 흥행하면서 기존 곡들로 뮤지컬을 만드는 주크박스 뮤지컬의 열풍과 함께 7080세대의 열풍이 불었다. 두 가지 트렌드를 결합한 뮤지컬이 바로 2004년 제작된 ‘달고나’였다. 뮤지컬 ‘달고나’는 1970~80년대 가요를 뮤지컬 넘버로 가난했지만 정겨웠던 과거를 회상하게 해주면서 성공적인 주크박스 뮤지컬로 자리 잡았다. 초연 이후 벌써 8번째 앙코르 공연을 하고 있다. 초연 무대는 소극장이었으나, 무대도 대극장으로 커졌고, 새로운 곡들이 추가되는 등 변화를 거쳤다. 추억을 찾아가는 여행이라는 컨셉트만은 변하지 않았다.
추억을 찾아가는 여행시나리오 작가를 꿈꾸다 홈쇼핑 구성작가가 된 세우가 추억이 깃든 구형 타자기를 홈쇼핑에 내놓으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세우가 구형 타자기를 보며 추억에 빠져들면서 관객들을 과거로 안내한다. 이야기의 큰 줄기는 세우와 지희의 사랑 이야기가 중심이지만 둘 사이의 관계에 집중하기보다는 그때그때 추억을 상기시키는 에피소드가 큰 재미를 준다. 집집마다 TV가 없던 시절 만화가게에 몰려가 TV를 보던 기억, 고교 시절 이모 옷을 몰래 빌러 입고 성인 영화관에 숨어들어갔던 기억, 여자친구에게 잘 보이려고 동네 깡패들에게 덤비다 실컷 두들겨 맞았던 기억, 대학 MT에서 좋아하는 후배에게 고백을 못해 애를 태웠던 기억 등 비록 직접적인 경험은 아니지만, 나의 누이나 형들이 들려주었던 경험을 무대에서 만나게 된다. 추억을 이끄는 것은 송창식의 ‘담배가게 아가씨’, 조용필의 ‘여행을 떠나요’, 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노래다.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추억의 노래들이 에피소드들과 어우러져 추억을 되살린다. TV 시청이나 영화 촬영 장면은 연극성을 살려 무대극이 주는 재미를 준다. 주인공 세우 역에는 트로트 가수 박현빈이 캐스팅된 것이 이채롭다. 영화배우를 꿈꾸는 세우의 삼촌으로는 홍록기가 캐스팅 됐고, 세우의 첫사랑 지희 역에는 오진영과 문진아가 더블캐스팅 됐다. 5월 13일까지 코엑스아티움 현대아트홀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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