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CEO를 위한 보양식 4선
[FOOD] CEO를 위한 보양식 4선
이장희 시인의 ‘봄은 고양이로다’라는 시다. 봄을 맞은 고양이가 한 낮에 졸음에 겨워 기지개를 켜는 모습이 그려진다. 고양이도 사람도 춘곤증을 겪는 봄은 입맛이 떨어지는 계절이다. 활동량이 늘면서 단백질·비타민·미네랄 등 각종 영양소의 필요량이 증가하는데 이를 충분히 섭취하지 못해 생기는 영양상의 불균형이 봄철 피로로 이어지기도 한다. 온 몸이 나른해져 피로를 쉬 느끼게 된다. 심해지면 신경이 예민해지고 무기력감에 우울증까지 찾아온다. 봄에 맞는 음식 네 가지를 소개한다.
오색 도미찜 도미는 겨울잠을 자다가 얼음이 녹고 물이 따뜻해지면 깨어나 알을 낳는데 이때 가장 맛있고 영양이 풍부하다. 산란기가 끝난 뒤엔 몸이 여위어 “5월 도미는 소가죽 씹는 것만 못하다”고 했다. 도미는 ‘백어
(白魚)의 왕’으로 통한다. 우리 조상은 예부터 제사상에 참조기·민어와 함께 도미를 올렸고 이중 도미를 최고로 쳤다. 도미는 흔히 줄여서 돔이라 부른다. 참돔·감성돔·돌돔·벵에돔·옥돔·자리돔·호박돔 등 종류가 다양하다. 참돔을 ‘도미 중 최고’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만 실상은 감성돔·벵에돔·돌돔보다 가격이 싸다.
도미에 각종 고명을 얹고 양념한 뒤 찐 도미찜이 대표적인 도미 요리다. 도미와 표고버섯·석이버섯·붉은 고추·미나리·달걀 등이 식재료로 쓰인다. 1940년 홍선표의 『조선요리학』에서 도미찜은 승기악탕(勝妓樂湯)으로 표현된다. 맛이 주는 즐거움이 기녀의 노래보다 낫다는 뜻이다. 조선시대 성종 때 허종이란 장수가 북방 오랑캐의 침입을 막기 위해 의주에 도착했는데 백성들은 그에게 도미찜을 만들어 바쳤다. 맛에 놀라 음식 이름을 묻자 “장군을 위해 처음 만든 음식이라 이름이 없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허종이 승기악탕이란 음식명을 붙였다고 전해진다. 도미찜은 단백질·비타민·미네랄이 풍부한 도미에 채소·버섯·국수를 곁들인 음식이므로 한 그릇만으로도 맛과 영양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는 일품요리다.
도다리 쑥국 ‘봄 도다리, 가을 전어’라는 속담이 있다. 도다리는 봄기운이 완연해지는 4∼6월에 많이 잡힌다. 영양적으로 보면 여느 흰 살 생선과 마찬가지로 고단백·저지방 식품이다. 맛은 담백하며 비린 맛이 거의 없다. 쑥갓·쑥 등 향채와 함께 먹으면 비린 맛을 거의 느끼지 못한다. 영양상의 장점은 타우린·비타민 A(시력 보호와 면역력을 높이는데 기여)·칼륨(혈압 조절)이 풍부하다는 것이다. 소화도 잘돼 노인이나 환자의 영양식으로 추천된다.
동지로부터 105일째 되는 날인 한식(寒食)은 설·단오·추석과 함께 우리 민족의 4대 명절 중 하나다. ‘찬밥을 먹는다’는 한식의 절기 음식은 쑥떡·쑥탕 등 주로 쑥을 재료로 해서 만든 음식이다. 단군신화에도 등장하는 쑥은 각종 미네랄이 풍부한 채소로 식욕을 북돋고 소화를 촉진하며 몸을 따뜻하게 한다. 특히 여성에게 유익해 ‘봄 쑥은 처녀 속살을 키운다’는 속담도 있다. 담백한 도다리와 향이 강한 쑥은 ‘환상의 커플’이다. 둘을 함께 사용하는 도다리쑥국은 서로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한다.
경남 해안지역(거제·통영·고성 등)에선 도다리쑥국이 최고의 봄철 별미다. 쌀뜨물에 된장을 풀고 도다리와 갓 뜯은 쑥을 넣어 끓여낸 뒤 마늘·소금으로 간을 하면 조리 끝이다.
주꾸미 쌀밥 주꾸미는 봄철에 충남 서천·전북 군산 등 서해안을 대표하는 해산물이다. ‘봄 주꾸미, 가을 낙지’라는 말이 있다. 주꾸미는 봄바람이 살랑거릴 때, 낙지는 쌀쌀한 기운이 돌 때 맛이 최고라는 뜻이다. 봄 주꾸미가 입맛을 다시게 하는 것은 산란기(5∼6월)를 앞두고 있어서다.
주꾸미는 저지방(100g당 0.5g)·고단백질(10.8g) 식품이다. 웰빙 성분은 아미노산의 일종인 타우린이다. 살 100g에 1.6g이나 들어 있다. 타우린은 성인의 시력 개선을 돕는다. 2차 대전 때 일본 카미가제 특공대 조종사에게 시력 향상을 위해 주꾸미 달인 물을 먹였다는 기록이 전한다. 타우린은 또 혈압과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간·심장 건강에도 이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도시 식당에선 대개 양념숯불구이·철판구이를 손님상에 올린다. 산지 포구에선 회·전골·샤브샤브가 차려진다. 삶거나 데쳤을 때 가장 부드러운 것이 주꾸미이고 다음은 낙지·문어 순서다. 주꾸미를 탕에 넣을 때는 살짝 데치는 것이 좋다. 너무 오래 열을 가하면 살이 흐물거려(낙지는 질겨진다) 제 맛을 즐길 수 없다.
봄에 잡히는 주꾸미엔 맑고 투명한 알이 가득 차 있다. 잘 익은 밥알 같은 알이다. 이 알을 ‘주꾸미 쌀밥’이라고도 부른다. 몸통을 잘라 통째로 입에 넣으면 찰진 쌀밥을 씹는 듯한 식감이 느껴진다. 주꾸미는 먹물이나 머리를 함께 먹어도 좋다. 먹물은 숙취해소에도 유익하다.
바지락회무침 바지락의 제철은 3∼5월이다. 7~8월 산란기를 앞두고 속살이 탱탱하게 찬다. 산란을 대비해 해수(海水)의 유기물을 흡수하고 자라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6월이 지나 장마철이 오면 젓갈용으로나 쓰인다. 여름 바지락이 ‘속 빈 강정’인 것은 “오뉴월 땡볕의 바지락 풍년”이란 속담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음력 오뉴월에 수온이 오르면 껍데기가 아주 커져 잘 자란 것처럼 보이지만 속은 별로 차 있지 않아 실제로 먹을 것이 별로 없다는 뜻이다. 또 늦봄에서 초여름까지는 피하는 것이 좋다. 바지락은 갯벌에 흘러드는 각종 오염원에 대하여 천연정화조 역할도 하여 독소가 들어 있을 수 있어서다.
저열량(100g당 68㎉)·저지방(0.8g)·고단백 식품(11.5g)이란 것이 영양상의 장점이다. 바지락에 풍부한 아미노산인 메티오닌·타우린은 둘 다 술꾼에게 유익한 성분이다. 술 마실 때나 다음날 숙취로 고생할 때 바지락 국물을 마시라고 권장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바지락은 달고 시원한 감칠맛이 일품이다. 된장국·칼국수 등에 바지락 몇 개만 넣으면 구수하고 시원한 맛이 우러나온다. 베타인·글루탐산 등 아미노산과 유기산들이 섞여 내는 맛이다. 바지락회무침은 봄철 목포의 별미 음식이다. 갓 캐어낸 바지락에 돌미나리·배·오이·양파·참나물 등을 넣고 양념장으로 무쳐내면 바지락 무침이 완성된다. 막걸리식초와 매실 엑기스도 빠지면 안 된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수능 2개 틀려도 서울대 의대 어려워…만점자 10명 안팎 예상
2중부내륙철도 충주-문경 구간 개통..."문경서 수도권까지 90분 걸려"
3경북 서남권에 초대형 복합레저형 관광단지 들어서
4LIG넥스원, 경북 구미에 최첨단 소나 시험시설 준공
5“내 버스 언제오나” 폭설 퇴근대란에 서울 지하철·버스 증회 운행
6안정보다 변화…이환주 KB라이프 대표, 차기 국민은행장 후보로
7 KB국민은행장 후보에 이환주 KB라이프 대표
8한스미디어, ‘인공지능 마케팅’ 기술 담긴 ‘AI로 팔아라’ 출간
9포스코, 포항에 민·관·연 협력 ‘대규모 바다숲’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