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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충북 제천 산야초마을 - 청풍호반서 벚꽃에 취하다

[Travel] 충북 제천 산야초마을 - 청풍호반서 벚꽃에 취하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올 봄만큼 이 표현이 딱 들어맞는 때도 없는 것 같다. 4월인데도 꽃샘 추위와 찬바람이 상춘객의 발목을 붙들고 있어서다. 이상기온으로 남도에서는 꽃 없는 봄꽃 축제가 이어지고, 각 지자체의 가슴앓이는 날로 깊어지고 있다. 전남 순천·광양·해남 등에서 매년 열리는 매화 봄꽃축제는 소리 소문도 없이 지나가 버릴 것 같다. 그래서 꽃을 바라는 마음이 더 간절해 지는지 모르겠다.

이제 봄꽃의 대명사 벚꽃이 온다. 예년보다 다소 늦은 4월 중순 이후에 필 예정이다. 충북 제천시 청풍호반은 전국에서 손꼽히는 벚꽃 군락지 중 하나다. 예정보다 열흘 가량 늦은 4월 20일부터 벚꽃을 테마로 한 축제가 열린다. 청풍호반 벚꽃은 봄날에 피어 오르는 아지랑이만큼 연하다. 터널을 이루는 꽃길, 그리고 꽃이 지고 나면 두드러지는 연둣빛 새순으로 호반은 수줍게 피어난다.



자드락길 개통 기념 가족등산축제 열려때마침 3월부터 청풍호반에 걷기길이 개통됐다. 일명 자드락길이다. 자드락은 ‘야트막한 언덕이나 야산’을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총 연장 59㎞로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없이 걸을 수 있는 편안한 길이다. 작은동산길·정방사길·얼음골생태길·녹색마을길·옥순봉길·괴곡성벽길·약초길 7개의 코스가 있다. 청풍면 교리 ‘만남의광장’이 자드락길의 시발점이다.

트레킹을 좋아하는 사람은 능강교에서 출발해 정방사까지 간 뒤,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오는 2코스가 좋다. 티셔츠가 살짝 젖을 정도로 걷고 나면 정방사에 닿는다. 가람 앞마당에 서면 청풍호를 비롯해 비봉산·금수산·월악산 등 백두대간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4코스 녹색마을길은 하천리 산야초마을을 지나 상천 산수유마을과 용담폭포를 돌아볼 수 있는 느긋한 코스다. 곳곳에서 벚꽃과 산수유가 상춘객을 맞는 봄길이다.

7코스인 약초길은 호반 주변에 자리한 산마을을 둘러보는 구간이다. 충주댐 건설로 수몰된 실향민이 살고 있는 지곡리 고수골에서 출발해 도전·서곡·율지리를 거쳐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다. 4월 22일에는 자드락길 개통을 기념해 가족등산축제가 열린다. 트레킹을 좋아하는 사람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행사 당일 현장 접수(문의 043-641-4871·제천산악연맹)도 가능하다.

산야초마을은 제천의 허파라고 불린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마을 앞으로는 청풍호가 흐르는 천혜의 환경을 뽐낸다. 산야초마을이라는 이름답게 매년 봄부터 가을까지 약초를 테마로 한 체험 프로그램이 열린다. 아직 산천초목이 잿빛이라 ‘약초꾼체험’은 좀 더 기다려야 하지만 가족 단위로 참여할 수 있는 약초떡·약초주머니·약초베개만들기 등이 진행된다.

직접 농사지은 특산품으로 만드는 약초장아찌담그기 체험행사도 열린다. 체험에 참가하려면 미리 예약하는 게 좋다. 마을에서 민박을 하게 되면 시골에서 맞는 여유 있는 하룻밤과 함께 산야초 밥상이 기다리고 있다. 특히 어느 민가를 가도 늘 ‘산야초백반’을 맛볼 수 있다. 산야초·나물 뿐만 아니라 양념과 기름 등 거의 모든 메뉴가 마을에서 생산된 것으로 채워진다. 환절기에 잃어버린 입맛을 이 마을에서 찾아갈 수 있다.

자드락길과 함께 건강과 문화프로그램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에코힐링코스’ 길도 생겼다. 드라마 ‘시크릿가든’의 촬영지로 알려진 리솜포레스트는 최근 리조트 내 산책로와 박달재휴양림으로 이어지는 오솔길을 연결해 1.4㎞의 걷기길을 열었다. 박달재휴양림은 수령 100년 이상의 노송이 빽빽하게 자리를 잡은 한적한 삼림욕장으로 유명하다. 또 봄이 되면 이름 모를 야생화가 오솔길에 얼굴을 내민다. 에코힐링 프로그램은 숲 해설사와 함께 하는 삼림욕을 포함해 야외 명상·나무체험·티타임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포함돼 있다. 매일 2회씩 진행된다. 토요일 오후에는 야외공연장에서 진행되는 힐링콘서트가 열린다.

제천에는 ‘약채락’이라는 음식 브랜드가 있다. 제천시가 만든 공동브랜드로 식재료와 조리법·그릇 등을 표준화했다. 약채락 브랜드를 내건 일부 음식점에서 산야초를 테마로 한 비빔밥과 한정식 메뉴를 낸다. 비빔밥은 오이·무생채·당근·숙주·표고·애호박·다시마부각·달걀지단·잣 등 비빔밥 재료에 오가피잎·뽕잎·황기잎 등 약초를 가미했다. 양념을 적게 넣어 산야초 특유의 향을 살린 게 특징이다. 취향에 따라 약초와 나물만으로 비빔밥을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제천시내 태정(장락동 043-645-6965)·현대갈비(청전동 043-652-3566·노다지맛찜(화산동 043-648-8865)·제주숯불갈비 (명동 043-647-4456)·원뜰(금성면 구룡리 043-648-6788) 5곳에서 맛볼 수 있다.



입맛 살려주는 산야초백반약채락 한정식은 약정식을 비롯한 채정식·락정식·특정식 등 4가지 메뉴가 있다. 이 중 약정식 메뉴는 한방약선차·약선샐러드·뽕나물전병·약초장아찌·산야초 지짐·약초나물묵회 등 약초 특선 음식이 10여 가지나 된다. 비원(천남동 043-644-2577)·성현(모산동 043-645-3319)에서 맛볼 수 있다. 1인분 1만5000원(1인 기준)∼3만원이다. 리솜포레스트 내 레스토랑 해밀(043-649-8000)도 곤드레나물밥을 비롯한 유기농 식단으로 유명하다. 밥을 지을 때 콩·표고버섯 등을 한꺼번에 넣어 푸르스름한 빛깔이 도는 곤드레나물밥이 인기다. 산야초 등을 구입하려면 제천약초영농조합(043-646-2320)에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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