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 - 중동 경제·관광의 새로운 오아시스
- [Travel]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 - 중동 경제·관광의 새로운 오아시스

에티하드항공을 타고 출발해 한숨 자고 일어나니 9시간이란 시간이 훌쩍 지났다. 이제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수도, 아부다비에 도착할 시간. 아부다비의 현재를 보여주는 야스(Yas)섬의 중심 야스 호텔로 먼저 간다. 다이아몬드 형태의 유리조각이 빼곡하게 덮고 있는 야스호텔의 지붕은 5000개가 넘는 LED조명으로 화려하게 빛나고 있다. 세계 최대의 LED프로젝트 호텔이라 불릴 만하다.
아부다비는 두바이, 샤르자, 아지만, 움알카이와인, 라스알카이마, 푸자이라의 토후국과 함께 아랍에미레이트연합국가를형성하고 있는 도시이자 국가다. 이 7개의 토후국 중에서 가장 면적이 큰 도시가 아부다비다. 세계 5위의 매장량에 해당하는 석유를 보유한 오일머니의 도시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세계 8위를 기록할 만큼 잘 사는 나라다. 2007년 미국 포춘지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로 선정했다. 또 영화 ‘섹스앤더시티 2’에서 주인공들이 떠난 여행지로 등장하며 인기를 더했다. 최근 ‘꼭 가봐야 하는 10대 도시’에 아부다비가 있다. 이처럼 아부다비가 중동의 새로운 여행지로 떠오른 데에는 두바이의 ‘몰락’도 영향을 미쳤다. 세계적인 금융위기에 직격탄을 맞은 두바이가 주춤하는 사이, 아라비아반도의 새로운 경제·관광 중심지로 아부다비가 떠오른것.
야스호텔 지붕에 화려한 LED조명UAE 정치·행정·비즈니스의 중심지인 아부다비는 이제 중동의 ‘문화 메카’까지 자처하며 엄청난 도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 문화 개발의 중심에 있는 곳이 바로 사디얏(Saadiyat) 섬이다. 이 인공 섬 안에 세계의 유명 건축가들이 참여해 건설 중인 자이드국립박물관을 비롯, 공연예술센터, 해양박물관 등이 건립 중이다. 그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2013년 완공 예정인 파리 루브르박물관의 첫 해외 분관과 뉴욕 구겐하임미술관 분관이다. 세계의 미술계가 중동의 야심찬 계획을 눈 여겨 보는 중이다. 사디얏섬에 있는 전시관 ‘마나랏알사디얏’에 가면 사디얏섬의 프로젝트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사디얏 섬이 아부다비의 미래를 대변한다면 야스 섬은 아부다비의 현재를 보여준다. 야스섬의 핵심 시설인 야스호텔을 비롯해 세계 최대 규모의 실내 테마파크인 페라리월드아부다비, 매년 F1에티하드항공아부다비그랑프리가 열리는 야스마리나서킷, 세계적인 골프코스 설계자인 카일 필립스가 디자인한 야스링크아부다비골프장 등이 들어서 있다. 스코틀랜드 해안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통적인 링크스 코스를 현대적으로 옮겨놓은 야스링크에서는 18홀 모두에서 바다를 보며 골프를 즐길 수 있고,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출발하는 롤러코스트(포뮬러로사)를 페라리월드에서 만끽할 수 있다. 이탈리아를 제외하고 세계 최초이자 세계 유일의 페라리테마파크인 이곳은 2010년 말 공식 개장하면서 아부다비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세계 최대와 세계 최고의 수식어를 위해 과감한 투자와 개발이 이루어지는 사이, 아부다비는 전통의 모습을 많이 잃어버린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약간 흥미를 잃으려는 찰나, 1000개의 순결한 기둥이 눈부시게 빛나는 셰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와 매 병원, 사막 사파리 등으로 아부다비의 색다른 여행을 이어갔다. 우선 셰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는 아랍에미리트에서 가장 대표적인 종교적 건축물로 통한다. 아랍에미리트연합의 아버지로 추앙 받는 셰이크 자이드 빈 술탄 알 나흐얀 전 대통령이 잠든 곳으로, 한번에 4만명이 기도를 드릴 수 있을 만큼 큰 이슬람 사원이다.
82개의 흰대리석으로 장식된 돔천장과 약 1000개의 기둥이 순결하고 눈부시게 빛난다. 안으로 들어서면 순금과 대리석, 크리스탈과 세라믹으로 장식된 내부 전체가 호화스럽고 아름답게 꾸며져 있다. 브라질에서 가져온 꽃장식마블, 오스트리아의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과 이탈리아의 유리공법으로 독일에서 만든 7개의 샹들리에, 이란에서 1200여명의 장인을 동원하여 수공예로 만든 세계 최대 규모의 손매듭 카페트까지, 전 세계 곳곳에서 공수한 건축 자재와 노하우가 집약된 결정체다.

이슬람교도뿐만 아니라 일반 관광객에게 개방되는 사원이다 보니, 이 엄청난 건축물을 보려는 사람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는다. 모스크를 들어가기 위해서 여성은 검은 아바야를 입어야 한다. 얼굴만 내놓은 채 모스크안을 둘러보자니 중동의 다른 여성들과 전혀 구별이 되지 않는 존재가 되었다. 눈이 파란 서양 여자도, 머리가 까만 동양 여자도 구별되지 않고, 그냥 다 똑 같은 검은 아바야를 입은 여성일뿐이었다. 그 묘한 평등감에 잠시 마음이 평안했다. 검은 눈만 내놓은 아부다비의 여성들을 보는 것도 신기했지만, 그들처럼 입는 자체도 매우 색다른 경험이었다.
아부다비가 현재의 모습을 갖추는 데에는 사실 50년도 걸리지 않았다. 개발되기 전 아부다비 사막에는 베두인이 유목생활을 하고, 바다에는 고기를 잡던 어부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들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전통을 남겨두지 않은 신도시에는 빌딩만이 신기루처럼 남았다. 하지만 중동의 오랜 전통 중 하나인 매 사냥을 경험해볼 수 있는 매병원과 사막 사파리로 아쉬움을 달랠 수 있다.
아랍에미리트의 국조이기도 한 매는 옛부터 베두인에게는 생존의 수단이자 귀족들에게는 고급 스포츠로 통했다. 매는 지금도 특별한 대접을 받는데, 아랍에미리트에서는 세계 최초로 매여권을 만들었으며, 비행기로 이동시킬 때도 짐칸에 태우지 않고 매를 승객이 앉는 좌석에 함께 앉힌다고 한다. 물론 이것은 아랍에미리트에서만 가능한 일이고, 에티하드항공에 한해서만 이루어지는 일이지만. 1999년에 문을 연 아부다비 매병원은 현재 60여 마리의 매를 관리, 치료, 훈련시키며, 일반인에게 투어프로그램으로 공개하고 있다. 매를 직접 팔 위에 앉혀 보고, 먹이도 주는 등 매의 성격과 생태를 알아 보고, 박물관도 둘러볼 수 있다. 2007년부터 일반인에게 선보이기 시작해 지금은 중동에서 가장 흥미로운 문화생태프로그램으로 각광 받는다.
사막의 밤하늘 가득 별이 쏟아지고…아부다비에서 며칠을 묵는다면 그중 하루는 사막투어를 해볼 만하다. 시내에서 40분만 벗어나면, 기다렸다는 듯이 중동의 사막이 드러난다. 사륜구동 차 바퀴의 바람을 적당히 빼고 본격적인 질주에 나서면,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울렁임과 짜릿함이 한꺼번에 몰려온다. 구불구불한 모래언덕을 올라가고 내려가기를 반복하며 괴성을 지르는 사이, 일행을 태운 차는 사막 한가운데에 있는 캠프에 도착한다. 저녁을 먹고 밤늦게 돌아오는 투어인데, 운이 좋다면 아름다운 일몰과 함께 사막의 밤하늘 가득 쏟아지는 별무리도 만날 수 있다. 사막 한가운데에서 저녁을 먹고, 물담배를 피우며, 밤하늘을 본다는 건 분명 인생에서 한번쯤 해볼 만한 경험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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