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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ERATURE] 엄마도 엄마가 필요해

[LITERATURE] 엄마도 엄마가 필요해

소설 ‘엄마를 부탁해’로 지난해 미국을 감동시킨 신경숙, 전통사회에서 현대사회로 오면서 잃어버린 소중한 그 무엇을 말하다



작가 신경숙(49)은 자신의 어머니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안다. 또 자신이 그렇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아주길 바란다.

지난 3월 신씨는 소설 ‘엄마를 부탁해(영어 제목 ‘Please Look After Mom’)’로 맨 아시아 문학상(Man Asian Literary Prize)을 받았다. 일본의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와 요시모토 바나나, 인도의 아미타브 고시와 라훌 바타차리야 등의 기라성 같은 작가를 제치고 한국인으로서, 여성 작가로서 처음 그 상을 탔다. 2011년 영어로 출판됐고 32개 국어로 번역된 ‘엄마를 부탁해’는 시골에서 올라온 글 모르는 어머니가 번잡한 서울역에서 길을 잃어버리는(아마도 영원히) 잔잔하면서도 충격적인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다 자란 자녀(대기업에 다니는 큰 아들과 작가인 딸로 부모에게 무심하다)를 보러 서울로 갔다가 생긴 일이다.

2011년 양장본에 이어 지난 4월 ‘엄마를 부탁해’의 영어판 페이퍼백도 출간됐다. 북투어 때문에 미국을 방문한 신씨를 뉴욕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녀는 통역을 통해 이렇게 회상했다. “그 소설이 나온 뒤 한국의 한 여성 작가가 내게 전화를 걸어와 ‘이제 엄마를 찾았어요?’라고 물었다. 내 소설이 실화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겸손하면서도 자신 넘치고, 길고 부드러운 머리결과 부드러운 태도를 가진 신씨는 “이 소설에 나오는 엄마가 내 진짜 어머니와 비슷한 면이 있을지 모르지만 한마디로 허구적인 인물(a fictional creation)”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실제 어머니도 소설에 나오는 것처럼 깻잎 김치, 갈비찜, 된장찌개를 잘 만들지만 글을 모르진 않는다. “어머닌 늘 성경을 읽으신다”고 신씨가 말했다. 그러나 어머니가 자신의 소설을 읽었는지는 잘 모른다. “너무 부끄러워 내 소설이 괜찮은지 물어보지 못했다(I was too shy to ask her if she liked it).”

‘엄마를 부탁해’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쉽지만 신씨는 문자 그대로의 해석을 경계한다(It would be easy to take the story of Please Look After Mom at face value, but Ms. Shin warns against over-literal interpretation). “내 소설에서 실종되는 사람이 엄마이지만 그건 은유다(but that’s a metaphor). 사라지는 사람이 반드시 엄마가 아닐 수도 있다. 우리가 전통 사회에서 현대 사회로 옮겨가면서 잃어버린 소중한 그 무엇이든 될 수 있다(it could be anything precious to us that has been lost, as we’ve moved from a traditional society to a modern society).” 서방에서는 그런 이동이 반 세기 훨씬 이전에 일어났다. 그러나 신씨의 소설이 그리는 변화는 한국에서 민주주의와 번영이 꽃피면서 일어난 더욱 최근의 일이고, 작가의 생애에서 일어난 일이다. 그러나 신씨는 동양과 서양 문화 사이에는 중복되는 부분이 많아 그 주제가 세계적인 공감을 이끌어낸다고 믿는다(But she believes that enough overlap exists between Eastern and Western cultures to give her themes global resonance). “요즘 아이들은 전통적인 세대와 전혀 다르다. 하지만 그게 한국 사회에 국한된 현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신씨는 소설에 나오는 딸처럼 10대 시절 학비를 벌기 위해 전라북도 정읍에서 농사를 짓는 가족을 떠나 서울로 갔다(구로 공단에서 일하며 야간부로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그녀는 “열여섯 살에 시골을 떠나 서울에 갔다”고 돌이켰다. “집을 떠나던 날 밤 엄마가 바래다줬다. 그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작가가 되면 엄마를 기억할 수 있는 무엇을 써야지(I thought to myself then that, one day, when I became a writer, I would write something to remember my mother by).’ 하지만 이 책이 나오기까지 너무 오래 걸렸다(But this book was a long time coming).”

신씨는 한국에서는 단편소설(short stories), 수필(essays), 소설(novels), 중편소설(novellas) 등 다작가(a prolific author)로, 또 그녀가 말하듯이 글을 통해 “여성, 어린이, 그리고 소외된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양심의 작가(a writer of conscience who uses the written word to “give a voice to women and children and other people who are marginalized”)로 잘 알려져 있다. 그녀는 공인의 역할은 원치 않는다고 말한다(She insists that she seeks no public role). 그러나 지난 3월 홍콩에서 열린 맨 아시아 상 시상식의 수상 소감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그녀는 중국에서 강제 북송되고 있는 탈북자의 곤경에 주의를 환기시켰다. “한국은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이다. 나라가 둘로 쪼개진 뒤 반 세기 이상이 지났다. 그러나 지금 중국에 도착한 탈북자들이 강제로 북송되고 있다. 정치적 문제가 아니라 사람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 삶을 찾아 나라를 떠난 그들을 북으로 되돌려 보내는 것은 사지로 몰아넣는 일이다. 인도적 차원의 배려와 국제사회의 큰 관심을 바란다.”

신씨는 같은 수상 소감에서 자신이 자라면서 “어렵고 슬픈 시절을 견디게 해 준 것이 문학(it was literature that got me through hard times and sad times)”이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한국 출신 현존 작가는 이창래였다. 그는 세 살 때 한국에서 미국으로 건너갔다. 하지만 신씨는 글로벌한 영감을 바탕으로 모국 땅에서 모국어로 창작활동을 한다(but Ms. Shin is planting laurels in their native land, and tongue, though her inspiration is global). “이창래의 소설 ‘네이티브 스피커(Native Speaker, 한국에서는 ‘영원한 이방인’으로 출간됐다)’를 좋아한다”고 신씨는 말했다. 그러나 그녀가 매년 읽고 또 읽는 소설은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L’Etranger)’이다. “그 책을 읽을 때마다 뭔가 새로운 것을 얻는다”고 신씨가 말했다.

1985년 신씨는 중편 소설 ‘겨울 우화’로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에 당선돼 등단했다. 그런데도 출판사에서 계속 일하며 틈틈히 작품을 썼다. 그러다가 1993년 장편소설 ‘풍금이 있던 자리’를 발표해 문학적 독창성으로 주목 받았다. 그 덕분에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 작가로 활동할 수 있었다.

“미국에서는 그들이 영어로 본 나의 첫 책이 ‘엄마를 부탁해’였기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내가 처음 소설을 썼나 보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고 신씨가 말했다. “한국에서 30년 이상 책을 썼다. ‘스타 탄생’처럼 하룻밤 사이에 일어난 일이 아니다(It’s not something that’s happened overnight, like “A Star Is Born”).” ‘엄마를 부탁해’는 그녀의 여섯 번째 소설이다. 일곱 번째 소설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는 현재 크노프 출판사에서 영어로 번역되고 있는 중이다(잠정적인 영어 제목은 ‘I’ll Be Right There’다).

“’엄마를 부탁해’를 쓸 때 글이 꽉 막힌 기간이 가장 길었다(I was blocked for the longest time on this book)”고 신씨가 말했다. “그러다가 2007년 어느 날 밤 문장 하나가 그냥 떠올랐다. ‘엄마를 잃어버린 지 일주일째다(It’s been one week since Mom went missing).’” 그 문장이 이 소설의 첫 문장이 됐다. “결국 내가 쓴 작품은 처음에 마음 속에 그리던 책과 완전히 다르다(The book I ended up writing turned out to be totally differently than I’d initially envisioned it). 처음에는 엄마를 영웅적인 인물로 만들었다. 그러나 쓰다 보니 엄마를 단점도 있는 진정한 인간으로 그려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영웅적인 엄마가 아니라 인간적인 엄마 말이다.”

‘엄마를 부탁해’를 읽은 사람이라면 그 두 인물 사이에 반드시 큰 차이는 없다고 생각할지 모른다(Anyone who reads Please Look After Mom may conclude that there is not necessarily much of a difference between the two). 소설의 막바지에서 작가인 딸이 꿈을 돌이킨다. 잃어버린 엄마가 내세에서 자신의 엄마(주인공의 외할머니)를 만나는 꿈이다. 그녀는 혼자서 이렇게 생각한다. “엄마는 알까. 나에게도 일평생 엄마가 필요했다는 것을(Did Mom know? That I, too, needed her my entire life?).”

“그 문장을 썼을 때 이제야 해냈다는 느낌이 들었다(When I wrote that line, I felt I had done it)”고 신씨가 말했다. “말하고 싶은 것을 전부 다 말했다는 느낌이었다(that I’d said what I needed to say). 어머니들이 자신이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존재라는 사실을 알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또 엄마들에게도 자신의 엄마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I wanted to show that even moms need moms).”



번역 이원기위 기사의 원문은http://www.thedailybeast.com/에서 보실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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