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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nd] 생활소비재 펀드 급락장에서 선방

[Fund] 생활소비재 펀드 급락장에서 선방

삼성전자를 앞세워서 잘 가는가 싶던 국내 증시가 다시 고꾸라졌다. 코스피 지수 2000선 회복만 바라보고 있었건만 회복은커녕 1800선으로 뒷걸음질 쳤다. 장기 투자를 마음에 되새기며 버틸까 싶다가도 한 순간에 수익을 날려버리는 장이 반복되다 보니 지수 2000선에서 서둘러 환매에 나선 투자자들이 오히려 현명해 보인다. 금융정보 제공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5월 22일 기준 한 주간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평균 -5.86%를 기록했다. 5월 들어서만 10%에 가까운 수익률을 날렸으며, 연초 이후 기준으로도 마이너스(-) 수익률이다. 해외 주식형 펀드도 상황은 비슷하다. 한 주간 평균수익률은 -4.23%며, 연초 이후 기준으로는 0.46%로 간신히 플러스(+)만 유지 중이다.

코스피 지수가 하락세로 방향을 튼 최근 한 달간 플러스 수익을 낸 펀드는 단 한 개도 없었다. 그나마 방어주로 꼽히는 생활소비재 종목을 많이 편입한 펀드가 상대적으로 선전했다. 미래에셋TIGER생활소비재 ETF와 미래에셋TIGER중국소비테마 ETF가 최근 한 달간 각각 -0.84%, -1.58%로 하락폭이 가장 적었다. 미래에셋TIGER생활소비재 ETF는 음료나 식료품, 가정 생활용품 등을 생산하는 기업에 투자한다. 현재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오리온, CJ제일제당, 롯데제과, CJ, 롯데칠성, 아모레G, 농심, 하이트진로 등을 편입하고 있다.



한 달간 모든 펀드 마이너스 수익률오리온은 하락장이 시작된 이후 오히려 주가가 상승했으며, 아모레G 역시 30만원선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미래에셋TIGER중국소비테마 ETF 역시 편입 종목은 비슷하며, 에이블씨엔씨와 코스맥스 등 화장품주를 비롯해 파라다이스와 GKL 등 관광 관련주에도 투자했다. 화장품 OEM 업체인 코스맥스의 경우 52주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하락장 영향에서 자유로운 모습이다.

섹터가 아닌 일반 펀드로는 중소형주 펀드와 삼성그룹주 펀드가 맷집이 좋았다. 삼성중소형FOCUS펀드가 한 달간 -3.75%를 기록했으며, KB중소형주포커스펀드, 한국투자KINDEX코스닥스타 ETF가 각각 -5.50%, -5.54%다. 최악은 상승장에 베팅한 레버리지 펀드다. 지수 상승률의 배 이상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인 만큼 하락장에서는 수익률 손실 폭이 더 확대될 수밖에 없었다. 한화2.2배레버리지인덱스펀드는 한 달만에 수익률이 -19.73%나 급락했으며, 한국투자KIDEX레버리지 ETF와 삼성KODEX레버리지 ETF가 각각 -17.94%, -17.93%다.

해외 주식형 펀드는 중국과 동남아 관련 상품이 선전했다. 중국 본토 증시에 투자하는 이스트스프링차이나드래곤AShare펀드가 최근 한 달간 2.17%로 국내외를 합친 전체 주식형 펀드 중에서 1위를 차지했고, 동양차이나본토펀드와 한화꿈에그린차이나A주펀드가 각각 1.12%, 0.77%로 그 뒤를 이었다. 베트남 증시에 주로 투자하는 IBK베트남플러스아시아펀드도 0.76%로 플러스를 기록했다.

섹터별로는 원자재 펀드가 가장 부진하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금과 원유 가격은 올2월 고점을 찍은 뒤 10% 이상 하락했다. 유로존을 둘러싼 불안감이 원자재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성과회복이 점점 요원해지고 있다. 블랙록월드광업주펀드가 한달 수익률 -17.28%로 집계됐고, 산은S&P글로벌클린에너지펀드와 JP모간천연자원펀드 역시 -15% 안팎으로 원금을 까먹고 있다. 양봉진 한국투신운용 글로벌AI부문장은 “현재 대외 여건을 고려할 때 당분간 금값이 급격히 반등할 것으로 기대하긴 어렵다”며 “원유 역시 추세적으로 추가 하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가격 회복에는 상당히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자재 가격이 불안해지면서 관련 기업이 많이 포함된 러시아와 중남미 펀드 수익률이 악화됐다. 러시아펀드인 미래에셋러시아업종대표펀드(-18.97%), 신한BNPP더드림러시아펀드(-17.97%), KB러시아대표성장주펀드(-17.68%) 등의 수익률이 악화됐고, 미래에셋브라질업종대표펀드도 -16.15%로 하위권이다.

코스피 지수 1800선마저 위태로워지면서 국내 주식형 펀드로 자금이 활발하게 유입되고 있다. 국내 증시 주가수익비율(PER)이 저점인 8.5배 안팎까지 내려오면서 펀드투자자들도 주가하락을 공포보다는 기회로 삼고 있는 분위기다. 이번 주에만 국내 주식형 펀드로 8284억원이 순유입 됐으며, 최근 한달간으로 보면 1조8888억원의 뭉칫돈이 들어왔다. 김순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코스피 지수가 하루 30포인트 이상 급락하는 경우 1000억원대에 가까운 자금이 유입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신규 투자가 강하게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며 “또 시기적으로 월말이 다가오면서 주초에 적립식 펀드 자금 유입도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주식형 펀드로 뭉칫돈 들어와해외 주식형 펀드에 대한 투자심리는 여전히 냉랭하다. 수익률 급락에도 자금 유출세는 지속됐다. 최근 한달간 4766억원이 순유출 됐으며, 연초 이후로는 총 2조4699억원이 빠져나갔다.

전문가들은 지금이 펀드 저가매수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 불확실성은 여전하지만 유로존 위기가 사상 최악으로 내몰리진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자산에 대한 기피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우려하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추가 자금지원책을 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 “현재 코스피 지수 낙폭은 그리스의 퇴출 가능성이 선반영된 것”이라며 “한국은 국내 기업 이익 모멘텀이 점진적으로 회복돼 향후 증시가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현 시점을 주식형 펀드, 주식 관련 상품에 대한 비중을 확대하는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수익률에 대한 기대치는 낮춰야 한다. 시간도 좀 길게 봐야 한다. 유로존 우려는 한 순간에 쉽게 풀릴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서 연구원은 “유로존 위기가 해결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지금 당장 비중을 늘리기보다는 시간을 길게 두고 점진적으로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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