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ok West, Young Vintner 부르고뉴 와인의 새 명소
- Look West, Young Vintner 부르고뉴 와인의 새 명소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의 포도원땅은 에이커당 평균 100만 달러에 이른다.세계가 탐내는 와인이 생산되는 곳이다(It gives birth to wines that the world lusts for).코트 도르(디종부터 남쪽 56km 지점까지 이어지는 부르고뉴 와인 생산의 중심지)에는 포도원들이 빼곡하다. 팔려고 내놓은 땅도 아주 드물다. 이곳에선 요즘 새들의 지저귐 대신 트랙터의 윙윙거리는 소음이 요란하다. 도로는 리슈부르나 라 타슈 등 유명포도원을 찾는 와인 관광객들로 혼잡하다.
부르고뉴산 피노 누아르와 샤르도네 와인의 인기가 워낙 높다 보니 가짜가 판친다. 지난 6월 초엔 프랑스의 유명 와인업체 라부레-루아가 부르고뉴산이 아닌 와인을 부르고뉴와인 병에 담아 판매한 혐의로 피소됐다.하지만 코트 도르 서쪽의 목가적인(bucolic) 지역 오트코트에서는 그런 짝퉁이 문제가 아니다. 와인 산지라는 관점에서 이 지역은 얼마 전까지 좀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었다.
토양(geology)과 기온(temperature)이다. 경관은 아름답지만 코트 도르처럼 풍부한 석회암(limestone)과 점토(clay)가 포도 생산에 기막힌 조합을 이루는 토양이 아니다. 과거에는 와인 관련 서적과 수집가들 모두 오트코트 지역의 와인을 무시했으며 가격도 쌌다. 와인업자들은 합당한 가격을 받을 수 없었기 때문에 제조비용을 줄이려고 화학비료와 기계를 사용해 와인을 생산했다.
하지만 자연의 변덕(an erratic Mother Nature)과 좀 더 저렴한 부르고뉴산 와인을 찾는 사람들의 바람이 합쳐져 오트코트는 좋은 기회를 맞은 듯하다.2003년 오트코트 드 본과 오트코트 드뉘 지역은 마치 대역배우가 어느날 갑자기 무대에 오르듯(like an understudy whosuddenly gets to take the stage) 와인업계에서 주목 받기 시작했다.
그해 여름 유럽에 몰아닥친 폭염으로 부르고뉴 지방의 많은 포도원이 농사를 망쳤다. 우아한 맛이 나야 할 와인에서 걸쭉한 덩어리가 씹히는 듯했고 알코올 도수가 너무 높아졌다(tasted cloddy and hot). 반면 기온이 상대적으로 낮은 오트코트에서 생산된 와인은 더 신선하고 알코올 도수가 낮았으며 맛있었다. 가격도 쌌다. 도멘 드 라 로마네 콩티, 도멘 패블레, 자이에-질 등 내로라하는 와인업체들이 이 지역의 와인을 후원하기 시작했다.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다비드 뒤방도 대규모로 투자했다.
이전엔 웃음거리였던 이 지역 와인들은 그 이후 파리와 일본, 영국에 진출했고 최근엔 미국에도 등장했다. 병당 18~60달러로 저렴한 편이지만 아주 싸구려는 아니다. 뒤방은 오트코트에 부동산 과열 현상까지는 아니지만 요즘 포도원 열풍이 분다고 말했다.“다른 지역과 비교할 때 지난 10년 동안 기후가 포도 재배에 더 적합했기 때문에 알맞게 익은 포도를 수확할 수 있었다. 그 덕분에 탄닌 성분이 더 많고 맛이 부드러운 와인이 생산됐다(wines with more tannins, and silkier).또 포도나무를 잘 관리한 덕에 균형 잡히고 과일 향이 진한 와인을 얻을 수 있었다.”오트코트 드 뉘 지역의 뉘-생-조르주에 있는 도멘 패블레는 오랫동안 석회암 성분이 풍부한 레 담 위게트 포도원에서 와인을 생산해 왔다.
이 회사는 오트코트의 땅을 사들일 기회가 왔을 때 덥석 붙잡았다(they jumped at the opportunity). 그 프로젝트의 책임자인 에르방 패블레는 오트코트가 장차 와인 생산에 유리한 지역이 되리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구온난화를 생각할 때 이곳이 어쩌면 포도원을 일구기에 더 없이 좋은 땅이 될지도 모른다.”과거 이 지역을 무시했던 일부 와인업체들도 이곳에 포도원을 세울 만한 땅을 눈여겨 보기 시작했다. 반면 오래 전부터 이곳에서 와인을 생산해 오던 업체들은 이 지역의 피노 누아르와 샤르도네, 또 그보다 덜 알려졌지만 가치가 높은 알리고테와 가메이 품종 와인들이 새롭게 명성을 얻으면서 쾌재를 부른다.
뒤방에 따르면 이곳의 우수한 포도원들은 바람직한 방식으로 농사를 짓는다. 손으로 포도를 따고 땅을 아주 소중하게 다룬다.땅을 소중히 다루는 농사법을 처음 실천한 사람 중 한 명이 남부 오트코트 드 본의 장-클로드 라토다. 그는 1979년 수퍼 유기농법인 생물역학적 포도재배학(biodynamics viticulture)을 이용해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이제는 포도를 제때 익히는 데 문제가 없다”고 그는 말했다. 장-이브 드베베도 마찬가지다. 드베베는 훌륭한 포도원들을 운영하면서 신선도가 오래가는 화이트 와인을 생산한다.
이 와인들은 모두 병당 25달러 미만이지만 뫼르소(유명한 부르고뉴산 화이트 와인)보다 더 뛰어난 맛을 내는 경우가 많다. 도멘 노댕-페랑의 클래르 노댕도 땅을 소중히 다루는 와인업자다. 1994년 아버지로부터 사업을 물려받은 그녀가 생산하는 알리고테와 피노 누아르는 품질이 좋기로 유명하다. 이들은 이제 과거처럼 힘든 노동의 결실을 헐값에 넘기지 않는다. 이들이 생산하는 와인은 부르고뉴산 와인의 색다른 면을 보여주는 훌륭한 예다.
와인 애호가들은 그 대가를 기꺼이 지불하려 한다.이런 변화를 잘 보여주는 사례가 얀 뒤리외와 그가 생산하는 와인(브랜드명은 르크
뤼 데 상스)이다. 이 지역이 고향인 그는 타지에 나가 와인제조 도제 생활을 하고 돌아왔다. 뒤리외는 와인 산지 중 최고의 성지(the
holy of holies)로 꼽히는 본-로마네에서 와인을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비싼 땅 값을 감당할 형편이 안 돼 고향에 포도원을 일궜다.
그는 와인 가격과 포도 농사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이 지역 와인의 한계를 극복해 가고있다. 주변의 포도원들은 구태의연한 모습이 역력했다. 잘못된 농업 방식으로 망가진 땅에서 계속 포도를 재배하는 곳이 많았다.하지만 뒤리외의 사례는 이 지역의 미래다. 그의 포도원은 생명력이 넘친다. 아름다운 새가 지저귀는 소리를 들으며 피노 누아르 포도나무를 돌보던 그는 “이곳에선 온종일 자동차 소리를 들을 수 없다”고 말했다.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레게머리를 한(with waist-length dreadlocks) 그는 부르고뉴 지방의 보수적인 시골보다는 뉴욕 이스트 빌리지에 더 잘 어울릴 듯한 모습이다. 하지만 그는 이 땅에 유입되고 있는 새롭고 긍정적인 에너지의 상징이다. 그런 에너지만 있다면 틀림없이 세상의 주목을 받는 와인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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