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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l the Euro Zone Go Up in Smoke? 유로존 결국 실패하나

Will the Euro Zone Go Up in Smoke? 유로존 결국 실패하나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Barring a miracle)그리스는 파산과 유로존 퇴출이라는 결과를 피할 수 없을 듯하다.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쫓겨날 경우(if Greece is kicked out the door) 부채 위기에 처한 다른 유로존 국가들의 정치·경제적 지속력이 시험대에 오르게 될 것이며 파멸에 이를 가능성도 있다.

그리스와 스페인, 이탈리아, 심지어 네덜란드에서도 구조요청(Mayday calls)이 울려퍼지고 있다. 유로존에 경제위기가 몰아닥친 뒤 이 지역 정치 지도자 10여 명이 자리에서 밀려났다.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한 게 가장 최근의 사례다. 느리게 진행되던 유럽의 경제위기가 갑자기 다급한 국면을 맞았다.

이젠 각종 협정에서 합의된 사항을 편법으로 회피하거나 결정을 미룰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Deals cannot be fudged or decisions postponed). 문제가 매우 복잡해지고(exceedingly complicated) 전문적인 해결책이 필요한(technical) 단계에 이르렀다. 위기가 시작된 이후 유럽의 지도자들이 전체적인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without considering the big picture), 그때그때 지엽적인 조치만(only incremental steps) 취해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들은 여론을 무시했다.

현 상황에서 무엇이 위험하고 개혁을 하면 어떤 이점이 있는지를 국민들에게 거의 설명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런 태도는 정치적 불안정을 초래했다. 그들은 이런 결과를 미리 내다봤어야 했다.최근 그리스 총선에서 젊은 선동가(firebrand) 알렉시스 치프라스가 이끄는 급진좌파 정당 시리자가 제2당으로 올라섰다.

그는 “부채를 상환할 능력도, 의사도 없다(can’t pay, won’t pay)”는 강령으로 ‘썩은 사과 수레(the cart of rotten apples)’로 통하는 그리스 기성 정계를 뒤엎었다. 하지만 이 일은 유럽의 나머지 국가들을 당황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 6월 17일 실시되는 재총선에서 시리자가 제1당의 지위를 차지해 구제금융에 반대하는 강경좌파 연정(a hard-leftanti-bailout coalition government)을 형성

할 경우에 특히 그렇다.

치프라스는 지난 3월 체결된 “터무니없는(usurious) 구제금융 협정을 백지화한다(tear up)”는 공약을 내세웠다. 그리스가 유로화를 계속 사용하면서 지출을 대폭 삭감하고 구조개혁을 단행하는 조건으로(contingent on deep spending cuts and structural reforms)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이 그리스에 1300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치프라스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그리스인들의 삶을 놓고 포커 게임을 벌이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만약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탈퇴해 유로존의 생존이 위협받는다면 독일 정부도 별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리스가 “궁극적인 무기(ultimate weapon)”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탈퇴할 경우 극심한 재정적 혼란을 감당해야 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리스가 드라크마화로 회귀하리라는 전망이 유로존 전체에 자신감의 상실을 초래해 단일통화 체제를 붕괴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치프라스는 그리스를 큰 위험에 빠트리고 있다. EU 국가들이 그리스 구제금융 협정의 어떤 사항도 재협상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건 허세(bluffing)라는 그의 말이 옳을지 모른다. 현재의 협정 조건은 그리스를 더 깊은 불황의 늪에 빠트려 부채의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만들(leave the country still more deeply mired in debt)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이 협정이 시장에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the deal is unraveling on the markets)는 사실이 이미 드러나고 있다. 불과 두달 전 민간 투자자들이 75%의 헤어컷(haircut, 자발적 손실부담)을 수용한 뒤 새로 발행된 그리스 국채의 투매 현상이 빚어져(are trading at distress levels) 10년물(on 10-year debt) 국채 금리가 21%까지 치솟았다.

구제금융의 조건을 조정하면(Tweaking the bailout terms) 불가피해 보이는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의 시기를 늦춰 나머지 유로존 국가들이 그 영향을 덜받도록 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게다가 사실상 그리스를 유로존에서 쫓아낼 ‘합법적인(legal)’ 방법이 없다. 법적으로 유로화는 EU의 통화이며, 유로존 회원국의 자격을 박탈할 이론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EU 조약에는 유로존 탈퇴 조항이 없다.하지만 단순히 협정의 조건을 조정하는 것과 협정의 즉각적인 취소(to cancel the deal outright), 부채 상환의 중단(halt debt repayments), 연금 및 연봉 삭감의 백지화(reverse pension and salary cuts)를 주장하는 시리자의 요구는 완전히 다른 문제다.EU는 그리스 정부가 특혜 집단(a pamperemultitude)인 79만 명의 공무원 중 단 한명도 해고하지 않고 긴축의 고통을 일반 시민들에게 고스란히 넘긴 데 분개한다.

그리스 유권자들이 재총선에서 시리자를 제1당으로 선출할 경우 혼란스러운 디폴트,그리고 드라크마화로의 회귀와 평가절하(devaluation)가 실제로 그리스를 부채의 덫에서 탈출시켜 줄지 여부를 신속하게 확인하게 될 듯하다. 치프라스가 그리스 구제금융의 조건을 재협상할 수 없다는 EU 국가들의 주장을 허세라고 몰아붙이는 것은 구제금융 지원의 주축인 독일의 입장에서 보면 불쾌한 협박(atrocious blackmail)에 지나지 않는다.



몇 달 전만 해도 그 말이 맞았을지 모른다. 모든 일이 앙겔라 메르켈이 말한 대로됐다(what Angela Merkel said, went). 사적으로는 불만을 가졌을지 모르지만 공식적으로는 메르켈을 전폭적으로 지지한 사르코지의 도움도 컸다. 하지만 이젠 사정이다르다. 메르켈은 지난 2년 동안 유럽의 제방에 뚫린 구멍을 자신의 손으로 막아 왔다(has doggedly kept her hand stuck in the European dyke). 구멍이 점점 커져도 모두가 쉬지 않고 힘을 합치면 제방은 홍수를 충분히 이겨낼 만큼 튼튼하다고 주장했다.

1990년대에 독일이 그랬듯이 대대적인 구조개혁을 단행할 용기만 있으면 된다고 했다. 하지만 그녀는 어느샌가 자신의 목숨을 부지하려고 헤엄을 치기 시작했다. 독일의 경제적 영향력은 과거 어느 때보다 더 커졌다. 하지만 샤를 드골 전 프랑스 대통령이 “프랑스 마부가 조종하는 용맹스러운 독일의 일말(a doughty German workhorse controlled by a French rider)”이라고 묘사했던 과거 독일의 모습으로 되돌아갈 위험성이 있다. 현재 유럽 곳곳에서 (특히 프랑스와 심지어 독일 내에서도) 유로존 위기에대처하는 메르켈의 강압적인 해법(tough disciplinary regime)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다.

메르켈과 사르코지(‘메르코지’라는 합성어로도 불렸다)는 결코 어울리지 않는 한 쌍이었다. 사르코지의 개혁 의지는 프랑스경제가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사라졌다. 그리고 차츰 책임분담(burden sharing)에 대한 욕구가 커졌다. 그는 유로존의 부채를 효과적으로 공동 부담하는 데 도움이 될 유로본드에 투자하도록 독일을 설득했다.

반면 메르켈은 EU가 과도한 채무를 진 국가들에 돈을 대주는 ‘송금연합(Transfer Union)’같은 존재가 되는 데 반대했고 지금도 그렇다. 독일이 낭비가 심한(profligate) 국가들과 단일 통화를 유지하는 것보다는 (독일만 안전하다면) 유럽의 심각한 경기침체가 더 낫다고 여길 정도다. 두 사람의 생각은 이렇게 달랐지만 메르코지는 결속을 다짐했다(was determined never to fall out).

그러나 프랑스 대선에서 프랑수아 올랑드가 사르코지를 누를(send Sarkozy packing) 가능성이 높아지자 파리에서는 올랑드와 메르켈의 이름을 딴 합성어를 만들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농담이 돌았다. 사람들은 메르랑드(Merlande)보다 메르드(Merde, 불어와 영어로 ‘대변’이라는 뜻이다)를 더 좋아했다.

그리고 올랑드의 승리를 확인하는 최종집계 결과가 나온 지 몇 시간도 안 돼 문제가 시작됐다.올랑드는 ‘긴축(austerity)’과 ‘성장(growth)’은 공존할 수 없다는 그릇된 주장을 내세우며 유로존에 대한 독일의 비전을 대놓고 비난했다. 그는 재정적자 삭감을 넘어서 유럽 전체의 재정을 구속하고 경기순환과 상관없이 지출을 제한하는 메르켈의 재정협정을 재협상하고 완화할(renegotiate and water down) 것을 요구했다. 그의 이런 요구는 바람직한 성장을 촉구하는 조심스럽고 모호한 성명(a carefully vague communiqué)으로 슬그머니 바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재정협정은 프랑스뿐 아니라 이탈리아 의회에서도 통과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긴축에 반대하는 올랑드의 주장은 프랑스와 독일 간에 뜨거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폴커 카우더 기민당 원내대표는 “독일은 프랑스 대통령이 선거공약을 지킬 수 있도록 자금을 대려고 있는 나라가 아니다(Germany is not here to finance Frenchelection promises)”고 말했다. 그러자 올랑드의 대변인 베누아 아몽은 이렇게 되받았다. “우리는 모든 사람의 운명을 결정할 권력을 지닌 미세스 메르켈을 유럽의 대통령으로 선출한 적이 없다.” 이제 우리는 핵심이 분열된(split right at the core) 새로운 유럽을 대하게 됐다.올랑드의 대통령 당선은 분명히 유럽의 정치 판도(political equation)를 바꿔놓을 것이다.

올랑드가 정부 지출 240억 유로를 삭감해 내년도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3%로 낮춘다는 공약을 지키고 프랑스를 경기침체에서 구해낼 수 있다면 바람직한 변화가 될 것이다. 하지만 그의 당선이 노동시장과 클로즈드 숍(closed shop, 노조의 조합원이 아니면 고용하지 않는다는노사간의 협정) 규정에 꼭 필요한 개혁을 반대하는 대중영합주의자들에게 힘을 실어준다면 좋지 않은 결과다. 그의 선거운동 자체가 그리스 총선에서 구제금융에 반대하는 정당을 제2당에 올려놓는 데 기여했는지도 모른다.

이 새로운 정치 구도에서 메르켈의 영향력은 확실히 줄어들 것이다. 경기침제는 유럽 전역에 걸쳐 독일에 대한 적개심에 다시 불을 붙이고 있다(is reigniting hostility to Germany). 국내에서도 (메르켈의 개인적인 인기는 여전하지만) 그녀가 이끄는 기민당이 고전하고 있다. 지난주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주 지방선거에서 기민당은 막대한 공공부채(formidable debts)에 시달리는 주정부에 긴축재정을 강요하지 않겠다고 공약한 사민당에 참패했다. 이에 용기를 얻은 사민당은 메르켈의 재정협정을 독일 측이 자진해서 완화하도록 요구하고 나섰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도 올랑드의 반긴 축 노선에 동조한다. 예산을 낭비하기로 유명한 EC가 예산 증액을 원하기 때문이다.

마누엘 바로소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회원국들이 멈췄던 성장 엔진에 시동을 거는(to kick-start the stalled engine of growth)새로운 계기가 될 듯해 기쁘다”고 올랑드의 당선을 반겼다. 바로소와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가 강조하는 성장은 투자와 대대적인 구조개혁이 어우러진 형태다. 하지만 올랑드는 이미 막대한 수준에 이른 정부지출을 더 늘릴 계획이다. 세금을 인상해 교사6만 명을 더 채용하고 “미래의 일자리” 15만개를 창출하기 위해 보조금을 지급할 생각이다. 그는 ‘자유화(liberalization)’라는 말을 아주 싫어한다.

경기침제가 심화할수록 메르켈은 더 고립될 듯하다. 지난주 EC는 유로존 17개국의 2분기 경제실적이 2012년 같은 기간보다 0.3% 하락할 것이며 내년엔 1% 성장할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25세 미만 노동력의 절반이 실직 상태인 스페인은 마리아노라호이 총리가 이끄는 정부가 악성부채로 생긴 은행의 구멍들을 메꾸지(to plug the terrifying bad debt holes in the country’s banks) 못할 경우 상황이 급속하게 악화될 전망이다.

당초 유로화는 경제수렴(economic convergence)과 투명한 시장, 정치적 화합을 통해 회원국들의 경쟁력을 증진시킬 것으로 기대됐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회원국들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불안정하게 만들고 갈수록 서로 사이가 틀어지게 만들었다(setting them increasingly at loggerheads).유로존 국가들은 덫에 걸렸다.

개별통화를 평가절하거나 금리를 조절해 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다. 이들 국가가 대출비용(cost of borrowing)을 줄이는 방법은 지출을 줄이고 세금을 올리는 동시에 공공재정을 규제하는 개혁을 단행해 시장의 신뢰를 얻는 길뿐이다. 하지만 만약 시장이 이들의 국민총생산(GNP)이 감소해 부채를 상환할 능력이 줄었다고 판단할 경우엔 자멸을 초래할 수도 있다.

올랑드와 메르켈의 급선무는 과감한 개혁을 경기회복으로 연결시키는 일이다. 인플레 위험을 감수한 유럽중앙은행의 금리인하와 통화공급 증가 등의 조치가 요구된다. 그러려면 독일의 투자가 더 필요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올랑드는 메르켈에게 그 일을 설득하기에 적절한 인물은 아니다. 머빈킹 영국은행 총재의 말대로 “유로존은 확실한 해결책 없이 해체돼 간다(the euro area is tearing itself apart without any obvious solution).” 하지만 유로존의 붕괴가 세계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줄이기 위해 영국이나 미국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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