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iscope THE WHISTLEBLOWER - 독재자는 스노든을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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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가안보국(NSA)의 기밀정보를 언론에 누설한 에드워드 스노든은 중국에서 러시아로 갔다. 거기서 독재 국가 쿠바를 거쳐 에콰도르나 베네수엘라로 갈 생각인 듯하다. 전부 민주주의 기준에 부합하는지 의심스러운 국가들이다. 왜 그랬을까? 궁금해하는 우리에게 일각에서는 스노든에게 관심을 갖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셜 미디어 버즈피드(BuzzFeed)의 벤 스미스 편집장은 “일시적인 내부정보 누설자는 기자들의 취재원”이라고 말했다. “기자는 취재원의 도덕성에 신경을 써선 안 된다.” ‘정부 책임성 확보 프로젝트(GAP)’의 국가안보·인권 담당 책임자 제슬린래댁도 스노든이 아니라 문제 많은 국가안보국(NSA) 감시 프로그램이 미디어의 초점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 스노든도 이렇게 불평했다. “주류 언론은 인류 사상 최대의 무작위 감시 프로그램보다는 내가 17세 때 무슨 말을 했고 내 여자친구가 어떻게 생겼는지에 훨씬 관심이 많은 듯하다.” 합당한 이의 제기다. 하지만 절반만 옳다.
NSA 외주업체 직원으로 스노든의 연봉이 얼마인지, 하와이의 섹시 곡예사였던 여자 친구의 경력이 어땠는지는 대부분 관음증에 해당하는 관심일 뿐이다. 그러나 우리들 사이에선 NSA 감시 프로그램에 관한 논쟁도 치열하다. 스노든이 그와 관련해 기이한 주장을 했고 오바마 행정부는 강하게 부인했다. 기술 전문가들도 그의 주장을 의심한다.
NSA 스캔들을 처음 보도한 영국 신문 가디언의 글렌 그린월드 기자는 뉴욕타임스에 스노든이 수천 건의 문서를 갖고 있으며 그중에서 수십 건만 뉴스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다른 자료는 어떻게 될까? 그 기밀정보가 쿠바, 베네수엘라, 중국의 정보국에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믿을 수 있어야만 우리는 스노든에게서 초점을 다른 곳으로 돌릴 수 있다. 그 나라들은 스노든 자신이 중대한 문제라고 생각하는 사생활 보호와 정탐 문제에서 결코 떳떳하지 못하다.
스노든은 비미국인의 사생활 권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미국은 사람이 아니라 법이 지배하는 합헌적인 정책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물론 좋은 지적이다. 그러나 스노든은 민주주의의 결여를 폭로하기 위해 희한하게도 민주주의를 업신여기며 법이 아니라 사람이 지배하는 나라들의 도움을 받기로 결정했다. 그 점을 어떻게 지적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더구나 스노든은 모스크바에서 어쩌면 아바나를 거쳐 에콰도르로 갈 생각인 듯하다. 국제 인권단체 프리덤 하우스에 따르면 에콰도르는 “자유롭지 못한(unfree)” 언론을 가진 “부분적으로 자유로운(partially free)” 국가로 분류된다. 국제 언론단체 언론인보호위원회는 에콰도르의 새로운 미디어법에 “경악”을 표했다. 정부의 “자의적인 언론 제재와 검열”을 허용하는 내용이다.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이 자신의 멘토였던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에게서 배운 바를 실천에 옮긴 것이다.
우리가 투명성의 중요성을 이야기할 때는 에콰도르 국회(137석 중 100석을 집권여당이 장악하고 있다)가 아무런 심의도 없이 그 논란 많은 법을 통과시켰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또 국제 사면위원회는 2012년 보고서에서 “에콰도르의 지역사회 지도자들은 평화 시위에 참여했다가 근거 없는 혐의를 쓰고 임의적으로 체포 당했다”고 지적했다.
코레아 대통령이 스노든의 망명을 받아들이는 것은 미국이 에콰도르 신문 칼럼니스트 에밀리오 팔라치오에게 망명을 허용한 것에 대한 보복인 듯하다. 팔라치오는 정부의 명예를 훼손한 죄로 3년 징역형에 어마어마한 4200만 달러의 벌금을 선고 받았다.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미 국무부 외교전문에 따르면 에콰도르 정부 수반은 “자국을 쿠바의 절친한 동맹국이라고 선언하고 쿠바 혁명의 업적을 칭찬했다.”
물론 오바마 행정부는 NSA가 무고한 국민에게서 어떤 정보를 얼마나 수집했는지 자세히 밝히고 투명성을 강화하라는 압력을 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그 때문에 스노든의 잘못을 그냥 넘겨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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