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SUSTAINA BILITY - 성큼 다가온 친환경 스마트 주택 시대

SUSTAINA BILITY - 성큼 다가온 친환경 스마트 주택 시대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하고 자가 발전으로 전기요금 제로를 표방하는 ‘제로 하우스’ 표준형 모델 개발돼



환경친화적인 스마트 주택에서의 삶은 대다수 보통사람과는 거리가 먼 사치스러운 발상인 듯하다. 에너지를 적게 사용하는 주택을 건축하려면 비용이 크게 늘어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역설적으로 관리비 저렴한 주택의 상당수가 1% 부자들이나 넘 볼 수 있을 만큼 비싸다.

하지만 서서히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최근 미국 유타주의 두 기업 가벳 홈즈와 비빈트가 이른바 저렴하며 확장가능하고 완전히 지속 가능한 주거공간을 선보였다. 기본 가격이 35만 달러 선인 제로 하우스다. 이 에너지 독립적인 스마트 주택은 결코 싸지않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질 만한 가격인 듯하다.

제로 하우스는 ‘패시브 하우스(단열공법 등을 이용해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한 주택)’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하고 자가 발전으로 전기요금 제로를 표방하는 ‘제로 하우스’ 표준형 모델 개발돼 성큼 다가온 친환경 스마트 주택 시대나 ‘넷 제로(신재생 에너지 발전을 통해 에너지를 자체 충당하는 방식)’ 스타일 주택건축을 모델로 삼았다. 이들 주택은 빈틈없는 단열, 재생가능 에너지원, 전략적 설계를 이용해 전기요금을 거의 물지 않으면서 이산화탄소 배출을 최소화할 수 있다.

추운 겨울과 더운 여름 날씨에도 냉난방의 필요성이 거의 없다. 1990년 독일에서 처음으로 패시브 건축물이 세워진 뒤 유럽에서 인기를 모았다. 현재 유럽에는 2만5000채가 넘는 넷제로 주택과 건축물이 있다. 정부가 막대한 보조금을 지원해 건축비 상승의 부담을 덜어준다. 그러나 미국에선 전력을 자체 생산하는 빈틈 없는 밀폐 공간의 건축에 따르는 높은 비용 때문에 사람들로부터 외면당해 왔다.

가벳과 비빈트가 변화의 기치를 내걸고 패시브 주택의 대중화를 선언했다. 복제 가능한 표준형 모델을 도입하는 방식이다. 솔트레이크시티의 주택건설사인 가벳은 고도로 지속가능한 주택을 전문으로 하는 시공 업체다. 제로 하우스의 골조와 건축을 맡았다.

가벳의 르네 오엘러킹 마케팅 국장은 “전기요금을 제로 수준까지 끌어내리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우리가 하는 일이 화석연료에의 의존을 줄인다고 믿는다.” 지금까지는 성공적이었다고 오엘러킹은 말한다. 가벳 주택 입주자들이 내는 “한 달 전기료가 5달러에 불과하다.”

제로 하우스도 비슷하지만 효율성이 더 뛰어나다. 가벳은 스프레이폼 및 충진 단열을 이용해 주택 안팎의 습기와 공기를 철저히 통제한다. 그에 따라 주택의 냉난방 필요성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 시스템은 친환경 수도꼭지 및 건자재와 결합해 냉난방 폐기물이 거의 없는 환경을 구축한다.

제로 하우스의 에너지 독립에 똑같이 중요한 요소는 유타주 프로보에 있는 비빈트의 기술이었다. 비빈트는 미국 최대의 홈오토메이션 서비스 업체다. 지붕에 태양광발전 시스템을 설치해 모든 전력수요(온수·조명 또는 TV 시청)에 넉넉히 부응할 수 있도록 한다. 스마트 온도조절장치와 터치스크린 패널이 제로 하우스의 전력소비를 실시간으로 모니터한다. 주민들이 에너지 소비에 더 신경을 쓰도록 하는 장치다.

이 모든 지속가능성과 에너지 절약 기능을 갖추는 데 비용이 얼마나 들까? 35만 달러다. 참고로 2013년 6월 미국에서 거래된 신축주택의 중간값은 25만 달러 선이었다. 하지만 주택소유자들이 에너지 소비 절감을 통해 장기간에 걸쳐 초기 비용의 일부를 회수한다는 구상이다.

주민들이 한 달에 300달러가량의 전기요금 절감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가벳과 비빈트는 말한다. 에너지 비용이 상승한다고 가정할 때 그 절감효과는 갈수록 커지게 된다. “전기요금이 제로에 가까운 집에서 살 수 있다면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비빈트의 최고경영자 토드 페더슨의 말이다.

이산화탄소 배출의 40% 이상이 주택의 가스와 전력 사용에서 비롯된다고 환경보호청은 추산한다. 이를 감안할 때 제로 하우스의 대규모 생산 가능성은 기후변화와의 싸움에서 커다란 발전이 될지 모른다. 이들 친환경적인 대안 주택의 가격이 더 낮아지고 부활하는 중산층이 주택에 대한 장기투자를 다시 모색한다면 제로 하우스가 친환경 주거형태의 새로운 표준이 될 수 있다. “우리는 이 모델로 그 초석을 깔고자 한다”고 오엘러킹이 말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트럼프 2기 앞두고…美, TSMC에 최대 9.2조원 보조금 확정

2종로학원 “서울대 의예 294점·경영 285점…눈치작전 불가피”

3의대생 단체 "내년에도 대정부 투쟁"…3월 복학 여부 불투명

4‘5만 전자’ 탈출할까…삼성전자, 10조원 자사주 매입

5하나은행도 비대면 대출 ‘셧다운’…“연말 가계대출 관리”

6 삼성전자, 10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 “주주가치 제고”

7미래에셋증권, ‘아직도 시리즈’ 숏츠 출시…“연금 투자 고정관념 타파”

8대출규제 영향에…10월 전국 집값 상승폭 축소

9“하루 한 팩으로 끝”...농심, 여성 맞춤형 멀티비타민 출시

실시간 뉴스

1트럼프 2기 앞두고…美, TSMC에 최대 9.2조원 보조금 확정

2종로학원 “서울대 의예 294점·경영 285점…눈치작전 불가피”

3의대생 단체 "내년에도 대정부 투쟁"…3월 복학 여부 불투명

4‘5만 전자’ 탈출할까…삼성전자, 10조원 자사주 매입

5하나은행도 비대면 대출 ‘셧다운’…“연말 가계대출 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