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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순 테클라코리아 사장 - 3D 입체 설계로 건설업계 새 바람

박완순 테클라코리아 사장 - 3D 입체 설계로 건설업계 새 바람

테클라 한국법인 문 열어 철골 구조 설계 세계 1위



“조만간 BIM(3D 입체 설계)이 건설업계의 판도를 뒤흔들 겁니다.” 박완순(54) 테클라코리아 사장은 자신감이 넘쳤다. 3월 4일 한국법인 출범식에서 만난 박 사장은 “한국에서는 아직 복잡한 디자인과 고도의 공학기술을 요하는 빌딩에만 BIM을 사용하지만 곧 민간 주택이나 아파트 건축에도 BIM이 널리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건축 엔지니어 출신으로 오토테스크·인터그래프와 같은 3D 입체 설계 소프트웨어 기업에서 20년 넘게 일했다.

일반적으로 건물 설계도는 평면 위에 그린다. 이와 달리 BIM은 3D 가상 환경에서 건물 설계와 디자인, 시공까지 미리 해보는 시스템이다. 설계 변경을 최소화하고 시공 오류를 방지하는 효과가 커서 선진국을 중심으로 도입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네덜란드·영국·싱가포르 등이 앞서 있다.

얼마 전 문을 연 동대문디자인플라자와 서울 잠실에 신축 중인 롯데월드타워는 BIM을 적용한 대표적인 건물이다. 테클라(Tekla)는 BIM에 필요한 3D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회사다. 세계 23개국에 지사를 두고 있는데 철골 구조 설계 분야에서 세계시장점유율 1위다. 2011년에 미국의 GPS 전문업체인 트림블 내비게이션(Trimble Navigation)에 합병됐다.

세계 최고층 빌딩 두바이 ‘부르즈 칼리파’와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호텔’ 등에 테클라의 BIM 기술이 쓰였다. 테클라는 2012년 한국에 연락사무소를 열고 시장 진출을 타진한 뒤 올해 공식적으로 법인을 설립했다. 연락사무소 대표를 맡았던 박 사장이 초대 사장에 선임됐다.

박 사장은 “테클라의 본사가 있는 핀란드는 일반적인 민간 건축 사업에도 BIM이 널리 보급돼 있다”며 “한국은 본격적으로 시장이 열리는 단계여서 선점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본격적인 밥그릇 싸움은 2년 뒤에 시작된다. 우리나라에서도 2016년부터 조달청이 발주하는 모든 공공 건축물에 BIM 적용이 의무화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테클라를 포함해 레빗(Revit)·오토데스크(Autodesk)와 같은 해외 BIM 업체들이 이미 한국 시장에 진출해 있다. 국내 대형 설계업체들도 BIM팀을 꾸리고 대응에 나섰다.

테클라의 주력 상품은 ‘테클라 스트럭쳐스(Tekla Structures)’다. 뼈대와 내부 설비, 디자인 등 다양한 건축 정보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시설물의 초기 설계부터 준공 후 유지관리 단계까지 발생하는 모든 정보를 종합적으로 생산·관리할 수 있다.

박 사장은 “건물주 입장에서는 건물에 대한 정보를 CAD(평면 설계)로 받는 것보다 통일된 BIM으로 받는 것이 유리하다”며 “빌딩을 짓는 비용보다 향후 관리 비용이 10배 더 많은 점을 감안하면 건물 전체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BIM이 새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은 “많은 전문가들이 ‘BIM이 건설업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지만 자리를 잡으려면 엔지니어들이 3D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테클라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테클라 유저데이’를 개최하기로 했다.

테클라 유저데이는 국내 20여 건설사와 엔지니어링, 설계 사무소 관계자 등이 참가해 BIM 솔루션의 업계 동향과 향후 계획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자리다. 테클라 본사에서 분야별 전문가가 방한해 최근 기술 동향 등을 전하는 역할도 한다. 지난해 9월 ‘Tekla Campus 프로그램’을 시작해 대학생들과의 연계 활동을 강화한 것도 같은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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