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Travel with Bike | 전남 완도 청산도 - 남도의 정갈함 감도는 서편제의 무대

Travel with Bike | 전남 완도 청산도 - 남도의 정갈함 감도는 서편제의 무대

영화 ‘서편제’ 촬영지 인근에 있는 청산도 특유의 돌담길. 뒤편 언덕 위에 있는 하얀 집은 드라마 ‘봄의 왈츠’ 세트장이다.



2. 영화 서편제의 세트장. 전망 좋은 언덕 위에 자리하고 있다. 3. 청산도의 명소 중 하나인 범바위에서 바라본 범바위 전망대와 작은 범바위.
풍경 측면에서 ‘평범 속의 비범’을 가장 극적으로 경험한 곳이 바로 청산도다. 수많은 섬을 가보았지만 아련한 추억처럼 가끔씩 그리워지는 곳이 바로 청산도다. 사람들이 어떤 섬이 가장 인상적인가 물을 때도 주저 않고 청산도를 꼽는다. 하지만 청산도의 깊은 속내를 이해하려면 약간의 안목이 필요하다. 아무 생각 없이 찾는 청산도는 그냥 평범한 섬일 뿐이다. 그 평범함이 극한에 다다라서 어떤 화학적 변화를 거쳐 엄청난 미학적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만 같다.

4. 계단식 논밭이 산기슭을 오르고 깔끔하고 밝은 느낌의 마을(부흥리). 5. 드라마 ‘봄의 왈츠’ 세트장
면적 41.8㎢의 적당한 크기에 산과 들판, 마을, 길 그리고 바다가 이처럼 멋스럽게 어울린 섬이 달리 있을까. 우리나라의 섬들은 자연은 아름답지만 대체로 낙후되고 노인들만 남아 생활주변이 누추하고 정리되지 않은 곳이 많다. 그런데 도시에서도, 육지에서도 한참 떨어진 이 섬은 마치 섬 전체를 영화 세트장처럼 꾸민 듯 정갈하고 정돈돼 있으며, 마을은 아름답고 해맑다. 마을 주변에서 자연 곡선을 그리며 점층되는 계단식 논은 풍경의 격조를 높여준다. 느림의 미학을 실천하는 ‘슬로우시티’로도 선정됐는데, 가장 잘 어울린다.

영화 ‘서편제’의 촬영무대로 이름이 알려졌으나 가상의 영화가 아니라 실제로도 숱한 사연이 묻어 있을 것만 같은 토속과 민속의 향기가 섬 전체에 감도는 것만 같다.

청산도 앞바다는 서해를 갓 벗어난 남해인데도 코발트블루의 청정해역을 이루고, 주변으로는 다도해의 섬이 많이 보여 뭍에서 한참 동떨어진, 외톨이 느낌은 덜하다.

다만 남쪽 해안으로 가면 수평선이 질펀하고 망망대해가 펼쳐져 이제부터 큰 바다가 시작된다는 쾌감을 준다. 대봉산(379m)과 보적산(330m)을 잇는 매혹적인 능선은 등산이나 산악자전거 싱글트랙 코스로도 일품이다.

대봉산을 중심으로 주변에 마을이 형성돼 있고 일주도로도 나 있다. 선착장에서 해안을 따라 대봉산을 시계방향으로 북쪽으로 돌아 신흥해수욕장을 지나면 길은 작은 섬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산간지역 같은 청계리와 부흥리가 널찍한 골짜기에 분포해 있다.

군데군데 자리한 마을이 그림 같이 예쁘고 길도 아름다우며, 계단식 논은 수채화 속 풍경 같다. 도중에 장기미 해변과 범바위, 서편제 촬영지와 화랑포 등지를 둘러보면 일주 거리는 33㎞ 정도 된다. 하루 종일 여유 있게 구경과 휴식을 겸하며 둘러볼 수 있는 거리다. 몇 개의 고개를 넘지만 초보자도 큰 무리가 없다. 이처럼 다채롭고 아름다운 청산도는 과연, 그 자체로 한편의 영화가 되었고, 그 속을 달리고 있으면 누구라도 영화 주인공으로 변신한다.



코스 <자전거길> 청산항→서편제 촬영지→봄의 왈츠 세트장→화랑포→읍리→권덕리→범바위(험로)→청계리→상서리(돌담길)→신흥 해수욕장→국산리→지리→청산항 33㎞, 4시간 소요



찾아가기 청산도는 완도항에서 들어가야 한다. 완도는 서해안고속도로~영암방조제~77번 국도를 거쳐 진입하면 편하다. 완도항에서 청산도까지는 자동차를 실을 수 있는 카페리가 하루 5번 운항하며 45분 걸린다. 요금 7700원. 겨울과 여름 성수기는 운항시간이 달라지므로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청산농협 061-552-9388~9, 완도항 061-552-0116)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공공기관장 평균 연봉 1.8억...상위권 '국책은행' 집중

2도입 10년 넘었는데...가족돌봄휴가, 직장인 대부분 못쓴다

3'합정역~동대문역' 오가는 심야 자율주행버스, 7월부터 유료화

4LH "출범 이후 최대 규모 청년주택 공급 예정"

5'뉴진스님' 윤성호가 해외 비판 여론에 보인 반응

6여전업계, 2000억원 규모 ‘여전업권 PF 정상화 지원 2호 펀드’ 조성

7강남 아파트 방음벽으로 돌진한 SUV...무슨 일?

8머스크 "슈퍼 충전소 확대 위해 5억 달러 이상 투자"

9티백·동전·비건…세계로 뻗어나가는 ‘K-조미료’

실시간 뉴스

1공공기관장 평균 연봉 1.8억...상위권 '국책은행' 집중

2도입 10년 넘었는데...가족돌봄휴가, 직장인 대부분 못쓴다

3'합정역~동대문역' 오가는 심야 자율주행버스, 7월부터 유료화

4LH "출범 이후 최대 규모 청년주택 공급 예정"

5'뉴진스님' 윤성호가 해외 비판 여론에 보인 반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