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S 50 RICHEST - KCC 일가 재산 2조원 넘어
KOREA'S 50 RICHEST - KCC 일가 재산 2조원 넘어
정몽진 KCC 회장이 1조원 클럽에 들어섰다. 지난해부터 주식이 급상승한 덕분이다. 그가 보유한 KCC 주식은 올 1분기에만 19% 상승했다. 3월말 기준 주식평가액으로 1조원이 넘는 총수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정몽구 현대차 회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 30여 명이다.
재산 상승률에서는 4등이다. 지난해 3월 포브스코리아 조사 당시 5789억원이던 정 회장의 지분가치는 올 3월 24일 종가 기준 1조418억원으로 두 배로 뛰었다. 같은 기간 그가 17.76%를 보유해 최대 주주로 있는 KCC 주가가 20만원대 후반에서 50만원대로 급상승했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2013년 주식평가액이 4분기 연속 상승세를 탄 유일한 30대 그룹 총수라는 기록도 남겼다. 정몽진 KCC 회장의 동생인 정몽익 KCC 사장도 KCC 주가 상승으로 재산이 급증하면서 부자 순위 53위에 이름을 올렸다.
KCC의 주가가 이처럼 뛴 것은 지난해 사업 구조 재편 등을 통해 뚜렷한 수익 개선 흐름을 보였기 때문이다. KCC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도료와 판유리 등 기업 대상(B2B) 사업군의 안정적인 성장을 이루고 있다”며 “지난해부터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건자재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는 등 건자재 부문의 유통채널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KCC는 2013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조2329억원, 231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은 0.41% 감소, 영업이익은 16.46%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만 놓고 보면 완연한 회복세다.
오너 일가 3대 KCC 주식 39% 소유정 회장과 정 사장은 배당금도 두둑이 챙겼다. 그동안 건자재기업 중 후한 배당금을 지급해왔던 KCC는 올해도 주당 7000원의 고배당을 실시했다. 이에 따라 총 배당금 685억원 중 정몽진 회장은 130억원, 정몽익 사장은 64억원을 받았다.
지난해 정 회장의 연봉은 7억6500만원, 정 사장은 7억800만원이었다. KCC 주식을 상당량 갖고 있는 정상영 명예회장, 정몽열 KCC건설 사장도 고배당금 순위에 올랐다.
KCC그룹은 창업자 정상영 명예회장이 1958년 세운 금강스레트공업을 모태로 성장했다. 정 명예회장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의 막내 동생으로 현대그룹 계열사인 현대건설, 현대자동차 등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사세를 키웠다.
KCC그룹은 지주사인 KCC를 축으로 수직계열화를 이루고 있다. 그룹의 주요사업은 도료·폴리염화비닐(PVC)·실리콘 등을 생산하는 유기화학 부문과 건축자재·유리 등을 만드는 무기화학 부문, 건설 부문으로 구분된다. 2000년 정 명예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뒤 장남 정몽진 회장이 그룹을 이끌고 있다. 차남 정몽익 사장은 KCC를, 3남 정몽열 사장은 KCC건설을 담당하고 있다.
KCC는 국내 계열사로 금강레저(지분율 20.5%), 코리아오토글라스(40%), KCC건설(36.03%), 케이에이엠(100%), KCC자원개발(60%) 등을 거느리고 있다. 정몽진 회장과 정몽익 사장은 금강레저, KCC자원 등 비상장기업의 주식도 상당수 보유하고 있다. 정상영 명예회장과 3남 정몽열 KCC건설 사장이 지분 30.49%를 갖고 있는 KCC건설은 완주흰여울(지분율 3.5%), 보령흰여울(6%), 미래(23.57%) 등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경영 일선에 나선 형제들뿐 아니라 가족들도 돈방석에 앉았다. 정상영 명예회장부터 3대에 이르는 KCC그룹 오너 일가 11명은 KCC 주식의 38.55%, KCC건설 주식의 30.49%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의 주식가치는 3월 24일 종가 기준 2조2268억원으로 집계됐다. 정몽열 KCC건설 사장이 3330억원, 정 명예회장이 2911억원, 정 회장의 장남인 명선 씨가 243억원, 정몽익 사장의 장남인 제선 씨가 150억원, 정몽열 사장 도선 씨가 98억원으로 나타났다.
정몽진 회장은 경영에 나선 이후 실리콘 사업에 큰 열정을 쏟아왔다. 1990년대 초부터 부친의 뜻에 따라 유럽과 러시아, 중국에 있는 실리콘 공장을 찾아다니며 기술을 익혔다. 사업 구상 초기에 로열티를 주면 기술이전을 하겠다는 외국 기업의 제의를 물리치고 경기 용인시 마북의 KCC중앙연구소에서 독자 기술 개발에 들어가 성공한 것은 잘 알려진 일이다. 정 회장은 “유가가 계속 오르면 석유화학 제품이 누리던 지위를 실리콘이 차지할 것”이라며 실리콘이 미래의 먹거리라고 매번 강조했다.
그는 올해도 모든 역량을 세계 최고의 기술 개발에 집중할 방침이다. 지난해 세계 유일의 원천 기술을 가진 ‘원앤온리(One & Only)’ 제품을 개발하는 데 근간이 되는 기술융복합화에 힘써온 만큼 올해는 기술 경쟁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다는 포부다. 최근엔 인테리어 전문 브랜드 ‘홈씨씨인테리어’를 통해 B2C 인프라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KCC의 유동성이 높아지면서 정 회장의 투자 계획도 주목받고 있다. 건축자재 등 주력 상품의 불황, 태양광사업의 시황 악화로 고전 중이지만 KCC가 새로운 미래 성장 동력을 위한 투자 여력이 확보됐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KCC가 인수합병(M&A)을 통해 기존 사업을 강화하거나 신사업에 진출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특히 정 회장은 “다른 기업과 마찬가지로 우리도 매년 수십 개의 국내외 기업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할 정도로 M&A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 왔다.
일감 몰아주기, 즉 내부거래 해소는 KCC의 숙제다. 지난 2월 14일 총수일가의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골자로 하는 경제민주화법이 논란 끝에 시행에 들어갔다. 상호출자제한 대기업집단 51개사 중 총수일가의 지분이 일정 기준(상장사 30% 이상, 비상장사 20% 이상)을 초과할 경우 내부거래를 규제하기로 했다. KCC는 10개 계열사 가운데 5곳이 규제대상에 포함돼 규제비중이 50%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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