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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with bike | 제주 해안도로 일주(中) - 제주에서 만끽하는 아열대 풍광

Travel with bike | 제주 해안도로 일주(中) - 제주에서 만끽하는 아열대 풍광

광치기 해변에서 바라본 성산 일출봉.



모슬포에서 송악산을 돌아가면 이제 제주도의 남해안이다. 제주 남해안은 이 땅에서 가장 먼 곳이다. 제주시는 한라산을 뒤로 두고 북면하고 있어 북풍이 거세고 겨울 기온은 서귀포보다 2~3도 낮다. 서귀포 일대의 한라산 남쪽이야말로 가장 따뜻하고 햇살 밝은, 남국의 정취가 물씬한 본격적인 아열대 풍광이 펼쳐진다.

1. 중문관광단지를 지나면 곧 나오는 약천사는 제주 제일의 대찰이다. 높이 29m의 대적광전은 위용이 대단하다. 2. 서귀포항 맞은편의 작은 섬인 새섬에는 절경의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항구와 새섬을 연결하는 새연교도 아름답다. 3. 남원항 직전의 아름다운 해안도로. 4. 섭지코지 안쪽의 산책로. 30m 높이의 선녀바위가 바다 깊숙이 우뚝하다. 5. 계곡을 이룬 하천 하구인 쇠소깍은 놀잇배를 즐기는 관광명소로 변모했다.
하지만 해안도로는 아름답다기보다 일상의 모습으로 회귀한다. 외지인들에게 그토록 아름답고 설레는 이 섬도 주민들에게는 생활의 터전일 뿐이라는 것을 새삼 절감한다. 작은 포구마다 흔들리는 어선들의 불안, 해변마다 들어선 양식장의 소음에는 생활인의 땀 냄새만이 묻어난다. 특히 중문에서 표선해수욕장 사이가 그러한데, 표선을 지나면 다시 비현실적인 몽환경이 펼쳐지고 섭지코지와 성산 일출봉에서는 이국풍을 넘어 지구의 경관이 아닌 것 같은 절정의 경관이 기다린다.



◇중문~법환포구~서귀포 15km◇ 일곱 번째 해안도로는 화려하게 시작해서 조금은 쓸쓸하게 마무리된다. 특급호텔과 고급 유흥시설이 밀집해 있는 중문관광단지를 관통하면 관광지가 아닌 생활터전으로서의 제주도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일상 속으로 접어든다.

길은 내륙과 해안을 오락가락 하고, 반듯한 아스팔트 도로와 허술한 시멘트길을 반복하며 서귀포까지 15㎞를 이어진다. 해군기지가 들어서는 강정포구 일대를 우회하고 법환포구를 지나면 삼매봉 고개를 넘어 서귀포 시내로 접어든다. 차량에 도로가 많고 길도 들쭉날쭉해서 해안도로 코스 중 가장 불편하고 경치도 그저 그렇다.



◇서귀포~쇠소깍~남원 28km◇ 서귀포에서 남원읍 신흥리까지 28㎞의 해안도로는 흔히 말하는 ‘서귀포 칠십리’ 에 해당하는 ‘가장 서귀포다운 길’이다. 특별한 볼거리는 많지 않고 작은 포구와 어촌, 사람들이 힘들여 일 하는 양어장들을 거쳐 가는 일상의 길이다. 한때 외진 곳이던 쇠소깍 계곡이 몇 년 만에 관광지로 번화해진 것이 이채롭다고나 할까. 화려하고 인공적인 볼거리에 식상했다면 평이한 해변의 한가로움도 위안이 된다. 다만 제대로 길을 찾아가기는 만만치 않다.



◇세화~표선 6km◇ 여덟 번째 코스로 지나온 ‘서귀포 칠십리’ 해안길은 좋게 말하면 정겹지만 새침때기 관광객 눈에는 별 볼 것 없는, 조악한 풍경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이제 표선면으로 접어들면서 분위기는 일신해서 다시 관광지 모드로 바뀐다. 표선면으로 접어든 해안도로는 점점 동해 분위기를 띤다.

바다 색깔은 짙어지고 해안선은 단순해진다. 해안도로 초반은 여전히 양식장이 즐비하지만 산뜻하게 정비된 노면과 해면보다 약간 높은 길은 탁월한 청량감을 준다. 한적한 도로 끝에 만나는 표선해수욕장의 거창한 백사장과 에메랄드 빛 바다는 별 세계에 온 것만 같다.



◇신산~일출봉 19km◇ 이제 해안도로는 완연한 제주의 ‘동해’로 접어든다. 제주 동쪽 해안의 대표적인 절경은 성산 일출봉과 섭지코지. 섭지코지는 일출봉과 대칭을 이루며 바다로 뻗어나간 반도지형이다. 이곳을 무대로 찍은 영화와 드라마 덕분에 덩달아 유명해졌다. 예전에는 말들이 뛰노는 한가로운 바닷가 언덕으로 이국적인 목가풍이 농염했지만 지금은 대형 리조트가 들어서서 도시적인 세련미와 황량한 풍광이 어색하게 공존한다.

섭지코지를 돌아서 제주도의 상징 중 하나인 일출봉으로 향한다. 일정을 어떻게 잡든 일출봉 아래에서의 하룻밤은 차마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다. 다음날 새벽 근근이 일어나 힘들게 산을 올라 왕관 장식 같은 뾰족 봉우리 사이로 떠오르는 해를 보든 보지 말든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 일출봉 아래에서 내일의 일출을 기대하며 하룻밤을 보낸다는 그 자체가 가슴 벅찬다.



숙박 포구횟집민박: 표선포구와 해수욕장을 함께 볼 수 있는 위치에 있다. 1층은 횟집, 2층은 민박집으로 깨끗하고 전망이 좋다(064-787-7557).

바닷가식당민박: 섭지코지 입구에 있는 신양해수욕장 바로 옆에 있어서 조망이 일품이고 방에서도 파도소리가 들린다. 1층에는 횟집이 있다(064-782-4724).

해뜨는 성: 성산일출봉의 거대한 북벽을 마주한 바닷가 절벽 위에 있어서 일출봉과 일출 전망이 단연 일품이고 성처럼 우뚝한 건물도 특이하다(064-784-3380).



맛집 하영:흑돼지구이 전문점으로 중문관광단지 입구 사거리 주변에 밀집해 있는 식당가에 있다(064-738-6011).

어진이네 횟집:한치물회로 유명한 집이다. 서귀포시에서 동쪽 첫 번째 포구인 보목포구의 제지기오름 남쪽 해변에 있다(064-732-7442).

지귀도섬마을:위미항 서쪽 부둣가에 있으며 갈치와 고등어 조림, 각종 생선회가 전문으로 아침도 된다(064-764-7177).

해녀의 집:해안도로 초입에서 2.3㎞ 들어간 외딴 바닷가에 있다. 분위기와 조망이 좋고 전복죽과 갈치조림이 맛나다(064-787-4917).

탐라흑돼지:제주 토종 흑돼지 구이 전문. 성산 일출봉 아래 농협 근처 도로변에 있다(064-784-3678).



여행 일정 3일 일정으로 제주도를 일주할 경우, 첫 날 모슬포나 산방산까지 왔다면 둘째 날은 성산 일출봉까지는 가야 마지막 날 다소 여유롭다. 코스가 가장 길고, 중문과 서귀포 주변은 길도 다소 복잡하며, 오르막도 몇 곳 있어 제일 힘든 일정이다. 가능하면 아침 일찍 출발해서 낮 시간을 버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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