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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UTION - 온라인 성범죄자 꼼짝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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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초 일리노이주 교외에 있는 AMC 영화관에 브라이언 월드먼이 나타났다. 그는 12 소녀와 성적인 만남을 가지리라는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대신 그 36세의 개인 트레이너는 내퍼빌 경찰서의 첨단기술 범죄수사대에 체포됐다.

수사대는 레이더(RADAR)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월드먼이 그 미성년자 소녀와 주고받은 통신 내역을 추적했다. 모바일 치안업체 e에이전시의 CEO 로버트 로터가 경찰 수사용으로 개발한 기술이다. 지금까지 그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유죄판결을 얻어낸 성범죄자가 2000명을 넘는다.

그 기술은 월드먼의 유죄도 이끌어냈다. 그는 유죄를 인정하고 2년간의 보호관찰 외에 향후 10년간 성범죄 전과자로 등록하라는 선고를 받았다. 에릭 하칼라의 검거에도 한몫 했다. 그 37세 남성은 ‘마이크 에반스’라는 이름으로 페이스북 계정을 열었다. 그리고 15세 고등학생으로 신분을 위장했다. 십대 소녀들에게 접근해 섹스를 얻기 위한 방편이었다. 한 소녀가 하칼라를 경찰에 신고했다. 그가 실제론 “훨씬 더 나이가 들었다”고 털어놓으며 그것이 “부담스러운지” 물은 뒤였다. 경찰당국은 소녀의 휴대전화에서 레이다 기술을 이용해 함정수사에 착수했다. 결국 하칼라를 체포해 미성년자의 부적절한 유혹(indecent solicitation), 유해자료와 아동 음란물 유포 혐의로 그를 기소했다. 그 사건은 아직 계류중이다.

로터가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해는 2008년. 캘리포니아주 남부 오렌지 카운티 보안관 사무소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할 때였다. 그의 친구가 아동대상 인터넷 범죄 특별수사반의 수사관이었다. 11세 소녀가 관련된 사건을조사 중이었다. 한 워터파크에서 29세 남성이 소녀에게 접근했다. 아이를 꾀어 전화번호를 교환하고 나중에는 사진을 보내도록 했다. “어린이를 착취하기가 얼마나 쉬운지 알고는 이런 악행의 예방을 내 평생의 개인적인 사명으로 삼게 됐다”고 로터가 설명했다.

“당시엔 사법당국이 유죄확정은커녕 그런 범죄를 모니터하거나 보호할 솔루션이 없었다”고 그가 말했다. “아동 착취에 휴대전화가 사용됐을 때 증거를 수집하는 통신규약이나 검증된 방법이 없었다. 내가 갖고 있던 모바일 앱 플랫폼을 손 보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첨단기술 팀에 그 아이디어를 전달했다. 그래서 레이더가 탄생했다.”

레이더는 기본적으로 모바일 모니터링 기술이다. 모바일 기기 상의 문제 메시지, 소셜미디어 대화, 전화통화를 추적하고 기록한다. 경찰관들이 복수의 용의자와 수사를 동시에 총괄하면서 담당 사건을 관리하도록 돕는 도구들이 내장돼 있다. 함정수사가 끝나면 레이더를 이용해 모든 증거의 관리연속성(chain of custody)을 확립한다. 최초의 불법행위로부터 유죄판결까지의 과정을 유기적으로 연결한다. 이는 필수적인 조치다. 이 같은 시간대별 증빙자료가 없으면 피고인의 변호팀이 증거조작이나 직권남용을 주장하기가 쉽다. 유죄가 확실한 사건에 물타기를 하는 수법이다.

소프트웨어는 사법당국에 무료 제공된다. 불과 몇 년 사이에 벌써 수천 건의 사건에 사용됐다. 그 소프트웨어로 수집한 데이터는 법정에서 전적으로 인정된다. 그리고 100% 유죄를 끌어냈다. 콜로라도주 제퍼슨 카운티 지방검찰청 소속 수사관 마이크 해리스가 이끄는 첨단기술범죄수사단이 대표적이다. 그 앱을 이용하는 동안 750건에 가까운 사건을 다뤘다. 5건을 제외하고 모두 피고인의 유죄인정 답변으로 종결됐다. 그리고 “재판으로 넘어간 5건에서도 배심원들이 피고인의 유죄를 인정했다”고 그가 말했다.



첨단기술 역사에서 중요한 시점에 레이더가 등장했다. 휴대전화를 가진 초등학생과 십대 수가 급증하고 있다. 퓨리서치 센터의 2005년 ‘십대와 기술’ 조사에 따르면 휴대전화를 가진 십대는 45%에 불과했다. 2013년의 후속 조사에선 12~17세 십대 중 78%가 휴대전화를 보유한다. 그중 절반 가까이(47%)가 스마트폰 소유자다. 정기적으로 인터넷을 이용하는 미국 십대 7명 중 1명 꼴로 온라인에서 원치 않는 성적 유혹을 받았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 같은 접촉이 발생할 때 75%의 아동이 부모에게 알리지 않는다. 아동대상 범죄 조사 센터의 통계다.

캐롤 토드는 딸이 속내를 말했더라면 하고 안타까워한다. 아만다는 2012년 자살했다. 온라인 성범죄자가 그녀에게 카메라 앞에서 옷을 벗도록 강요한 뒤였다. 그뒤 사진을 더 찍지 않으면 그녀의 상반신 노출 사진들을 학교 친구들에게 보내겠다고 윽박질렀다. 집중적인 사이버 괴롭힘에 더해진 그런 공갈 협박에 견디다 못해 결국 그 15세 소녀는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다. “아만다는 방에서 채팅을 하고 있었는데 또래 아이들과 대화한다고 생각했다”고 토드가 뉴스위크에 말했다. “딸아이는 자신이 카메라에 찍혀서 공갈 협박을 당하리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일정 부분 토드는 자신을 탓한다. “부모가 자녀의 스마트폰을 모니터해야 한다”고 그녀가 말했다. “하지만 한때 십대 딸을 뒀던 엄마로서 그것이 불가능에 가깝다는 걸 안다. 아이들이 휴대전화를 밤낮으로 끼고 살기 때문이다.”

부모들은 자녀의 온라인 및 모바일 행동을 감시하려 애쓴다. 퓨리서치가 2012년 ‘부모, 십대, 온라인 프라이버시’에 관한 조사를 실시했다. 온라인 활동을 하는 십대 부모의 절반이 미성년자 사용제한 기능(parental controls) 또는 기타 온라인 행동을 차단·여과 또는 모니터하는 수단을 사용했다.



온라인에서 성적 접촉이 발생할 때 75%의 아동이 부모에게 알리지 않는다.
온라인 성범죄자와의 싸움에서 첨단기술이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토드는 믿는다. 그녀는 스톱잇(STOPit)의 열성 팬이다. 학생들이 사이버 괴롭힘(cyberbullying) 행위를 학교 당국이나 사법 당국에 익명으로 신고할 수 있도록 돕는 앱이다. “표적이 되어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들이 스톱잇 같은 앱으로 더 많은 지원을 받는다고 느낄 수 있다면 괴롭힘을 당할 때 신고할 용기를 얻을지도 모른다. 또는 온라인에서 다른 사람이 괴롭힘 당하는 광경을 목격할 때 구경꾼의 입장에서 벗어나 신고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그녀가 말했다.

로터의 회사는 현재 ‘마이 모바일 와치독(My Mobile Watchdog)이라는 개인 소비자용 제품도 생산한다. 낯선 사람이 자녀에게 접근할 때 부모에게 통보하고 자녀의 문제 메시지, 소셜미디어 대화 그리고 기타 휴대전화 앱의 내용을 볼 수 있도록 하는 앱이다. 또 다른 모니터링 앱 틴세이프(TeenSafe)는 부모가 삭제된 문자 메시지를 보고, 웹 브라우저 사용기록을 검토하며, 연락처와 통화기록을 모니터할 수 있도록 한다.

이론상 이들 모니터링 앱은 부모들에게 유용한 도구다. 그러나 커다란 걸림돌이 하나 있다. 자신의 휴대전화가 엄마와 아빠에게 모니터되는 걸 원하는 14세 아이가 어디 있겠는가?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상시 모니터링은 필요하지 않다고 보는 온라인 전문가도 있다. “부모에게 그럴 만한 이유가 없다면 일반적으로 초등생과 십대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해 주는 편이 대체로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ConnectSafely.org의 공동 대표이자 SafeKids.com의 개설자인 래리 매지드가 말했다. “아이들 방을 뒤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자녀가 뭔가를 숨기거나 해서는 안될 일을 한다고 의심할 만한 이유가 없다면 아이 방을 검사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휴대전화와 온라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정말로 문제가 있다고 의심할 만한 이유가 있다면 그들의 정보통신기술 사용을 모니터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그냥 물어봐야 한다.”

그러나 부모가 언제 물어야 할지 모를 때도 있다. 그리고 그에 따르는 위험을 감안해야 한다. 따라서 십대 자녀가 부모를 찾아와 정보통신 기술 프라이버시를 요구할 경우 “안 됐지만”이라고 대답해야 한다고 베테랑 사법당국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내 입장에선 아이들 프라이버시 같은 건 없다고 부모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내퍼빌 첨단기술범죄수사대의 릭 위스토키 형사가 말했다. “자녀의 현실생활뿐 아니라 온라인 생활도 부모에게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아이들의 장례를 치르거나 평생 정신과 치료를 받느니보다 자식들로부터 프라이버시 침해 소송을 당하는 쪽을 택하겠다.” 온타리오 경찰서 형사 출신의 사이버안전 전문가 롭 니켈이 말했다. “온라인 성범죄자와 괴롭힘 가해자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목격했다. 7년 동안 함정수사를 하면서 온라인에서뿐 아니라 직접적으로 성범죄자들과 어울렸다. 내 딸들이 온라인에서 누군가에게 해코지 당해 평생 가는 고통을 겪지 않도록 할 수 있다면 기꺼이 아이들과의 우정을 포기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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