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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NORMAL INVESTMENT - ‘뉴노멀’ 장기 침체로 투자 트렌드 지각변동
- NEW NORMAL INVESTMENT - ‘뉴노멀’ 장기 침체로 투자 트렌드 지각변동

이제 우리 경제에서 저성장·저금리라는 말이 낯설지 않다. 그나마 1~2년 전에는 위기감으로 나온 말이지만, 이제는 어느새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모습이다. ‘뉴노멀’ 시대가 도래했음을 의미한다. 뉴노멀은 극심한 저성장과 저소비 등이 일상화돼 새로운 표준이 된 상황을 뜻한다.
문제는 뻔한데 이를 타개할 마땅한 호재는 보이지 않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는 세계 각국이 위기 극복을 위해 보조성장할 곳이 보이지 않으니 투자가 마땅치 않다. 2000년대와 같은 ‘묻지마 투자’로 성장에 기댄 고수익을 내기는 힘들어졌다. 성장할 곳이 보이지 않으니 투자가 마땅치 않다. 2000년대와 같은 ‘묻지마 투자’로 성장에 기댄 고수익을 내기는 힘들어졌다.
그렇다고 안전한 예·적금만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최근 한국은행은 경기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치인 2%로 인하했다. 이자소득세와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예금금리는 사실상 마이너스다. 은행에 돈 맡기면 손해 보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에 따라 금융투자 시장에도 변화가 생겼다. 안전자산에도, 위험자산에도 투자가 내키지 않는 상황에서도 몇몇 상품은 인기를 끌었다. 금융소비자 역시 통해 뉴노멀 시대의 생존법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한 우물 파는 가치주펀드
장기수익률도 눈에 띈다. 최근 3년간 한투밸류운용은 48.85%, 신영운용은 36.05%의 수익률을 올렸다. 2년, 3년, 5년 수익률에서 신영운용과 한투밸류운용은 항상 5위권 안에 올라 있다. 가시적 성과가 나오면서 금융소비자도 가치투자를 찾기 시작했다. 신영운용과 한투밸류운용의 설정액은 10월 16일 기준 1년 사이에 각각 4조 원, 2조 원가량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이들 운용사의 높은 수익률 비결로 ‘한 업계에 오랜 기간 몸담은 장인 정신’과 ‘일관성 있는 운용철학’을 꼽는다. 신영운용을 이끌고 있는 허남권 부사장은 1996년 신영자산운용 창립멤버로 합류해 26년 동안 한 회사에 몸담고 있다. 이채원 한투밸류운용 부사장도 ‘27년의 우직한 한 투맨’이다.
이들은 국내 가치투자 1세대 매니저로 분류된다. 가치투자에 대한 명확한 개념이 없던 시절부터 저평가된 주식을 찾아 장기투자함으로써 시장을 이기는 투자전략을 펼쳐왔다. 업계에서는 “두 부사장 모두 뚜렷한 투자철학을 유지해 온 사람들”이라며 “오랜 시간의 기다림이 이제야 성과로 인정 받는다”고 평가한다.
가치투자 전략은 이렇다. 해당 회사의 과거·현재·미래 수익으로 기업가치를 평가하고, 이를 현재 주가와 비교해 가치에 비해 주가가 싼 주식을 산다. 주가가 충분히 올라 가치와 비슷한 수준이 되면 주식을 판다. 주가가 쌀 때 사서 적정 가치까지 도달할 때를 기다리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장기 투자 성격을 지닌다.
가치투자의 수익률은 드라마틱하지 않다. 예를 들어 성장주펀드가 10점과 -10점을 오가는 사이 가치주펀드는 3점을 꾸준히 받는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저성장 시기에는 오히려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성장주의 경우 경기의 영향을 크게 받지만, 가치주는 전체 성장과는 관계 없이 저평가된 우량 기업을 통해 수익을 내기 때문이다.
투자자의 인식이 달라진 점도 인기몰이의 원인으로 꼽힌다. 이 부사장은 “단기 모멘텀(추동력) 투자로 수익을 내지 못하면서 장기투자로 안정적이고 꾸준한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1%라도 더…배당주펀드와 ABCP

롱숏펀드 대표 운용사로 자리매김한 트러스톤 자산운용 역시 ‘트러스톤밸류웨이 펀드’를 출시해 좋은 성과를 냈다. 허남권부사장은 “최근 10여 년간 가치주의 실적이 좋았던 것에 비하면 지금 가치투자 바람이 부는 건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고 말했다.
단 전문가들은 가치투자에서도 유의할 점이 있다고 충고한다. 가치투자는 가장 보수적인 투자 방식이다. 그러나 지금의 가치투자 붐은 저성장 국면에서 수익률이 높게 나오자 부플려진 기대감으로 형성된 측면이 있다.
허 부사장은 “고수익을 기대하고 가치주에 투자하는 것은 잘못됐다”며 “기대수익률을 낮춘 후 투자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채원 부사장은 “최근 가치주펀드가 우후 죽순 생기면서 성격이 다른 가치주가 많이 등장했다”며 “투자자 본인과 운용사의 철학을 투자 전에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배당주펀드의 인기도 만만치 않다. 연초 이후 ‘미래에셋고배당포커스’(16.52%), ‘한국투자 셀렉트배당’(10.6%), ‘신 영고배당’(9.11%) 등이 높은 수익을 냈다. 배당주펀드는 저성장 시장에 기업의 배당정책을 강조하는 정책적 수혜가 가미된 투자 상품이다. 주가의 상승 동력이 약한 상황에서 배당을 통해 ‘+α’ 수익을 내려는 것이다.
게다가 정부의 배당 확대 의지가 확고하고, 연말배당 시즌이 다가오면서 우량주를 중심으로 추가 배당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이미 배당주펀드로의 자금 쏠림이 나타나고 있지만 앞으로도 초저금리 시대를 이겨낼 효자상품으로 매력을 발산할 것으로 보인다.
구조화 상품 중에서는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이 ‘+α’ 수익을 올릴 저금리 시대의 대안으로 꼽힌다. ABCP는 예금·매출채권 등 만기가 비교적 짧은 자산을 기초로 발행하는 기업어음(CP)이다. 투자자 입장에선 비교적 안정적인 자산을 근거로 발행되는데다 단기상품이기 때문에 안정성과 동시에 단기자금을 확보하려는 투자자가 많이 찾는다. 특히 올해에는 낮은 국내 금리보다 높은 중국은행의 금리를 이용한 위안화예금 ABCP가 급증하기도 했다.
원금 지키고 싶은데…ELS와 롱숏펀드
다만 증시 상승국면에서는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을 수 있다. 실제로 올해 들어 잇단 정부정책 호재로 증시가 상승하면서부터 롱숏펀드의 이익 실현폭이 제한돼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 가운데서도 KDB자산운용의 ‘KDB코리아베스트 하이브리드’펀드는 높은 수익률(연초 이후 11.48%)을 기록하기도 했다.
주가연계증권(ELS)도 뉴노멀 시대에 주목 받는 대표적인 중위험·중수익 상품이다. 9월 ELS 판매액은 7조 원을 넘어서 월간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ELS는 코스피지수 등 기초자산 가격이 만기 때까지 계약 시점보다 40~50% 이상 하락하지 않으면 대개 계약 때 약속한 연 6~7%를 받을 수 있다. 과세표준 분산 등 필요에 따라 월 지급식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그러나 롱숏펀드와 마찬가지로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 원금을 날릴 수도 있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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