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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우 태블릿PC 생산성과 이동성 한몸에

윈도우 태블릿PC 생산성과 이동성 한몸에

직장인 김민수(가명) 씨는 1년 전 다섯 살 된 아이를 위해 이베이에서 안드로이드 태블릿을 직구했다. 아이패드나 삼성갤럭시탭과 같은 유명 태블릿은 가격 부담이 컸다. 김씨가 구입한 제품은 30만원 정도의 9인치 태블릿이었다. 김씨는 아이폰 유저였지만 지메일과 구글 캘린더 등 구글서비스를 이용했기 때문에 태블릿 세팅에 어려움은 없었다. 구글플레이(구글 앱 마켓)에서 다양한 앱을 다운받아 설치했다. 아이도 “큰 스마트폰을 달라”면서 태블릿으로 뽀로로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을 좋아했다. 하지만 김씨는 한 달이 지나면서 태블릿에 관심이 떨어졌다. 구입한 태블릿이 생산성 도구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문서를 작성하거나 이메일을 보낼 때 태블릿은 무척 불편했다. 블루투스 키보드를 따로 구매했지만 노트북처럼 편하지 않았다. 키보드가 또 하나의 짐이 됐다. “키보드와 태블릿이 따로 있다는 게 무척 불편하다는 것을 알았다.”

노트북과 비교할 때 태블릿의 최대 강점은 이동성이다. 버스나 지하철 안에서 노트북을 꺼내 인터넷을 하거나 게임을 하기는 어렵다. 태블릿은 노트북을 이용하기 불편한 환경에서 빛을 발한다. 하지만 생산성 도구로는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한다. 블루투스 키보드가 있어야만 그나마 생산성 도구 역할을 할 수 있다. 태블릿과 블루투스 키보드를 갖고 다니는 것은 각각 다른 디바이스 두 개를 갖고 다니는 셈이 된다. 차라리 노트북이 편하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불만을 해결하기 위해 윈도우 진영의 PC업체는 윈도우를 운영체제로 하는 태블릿PC를 내놓고 있다. 블루투스 키보드를 태블릿과 한몸처럼 만들어 ‘노트북을 대체 할 수 있는 태블릿’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터치 화면에 맞는 윈도우용 운영체제 윈도우8(화면 터치 기반의 노트북이나 태블릿 환경에 알맞은 운영체제로 흔히 메트로로 불리는 인터페이스를 갖고 있다)을 내놓았다. 과연 태블릿PC가 노트북을 대체할 수 있을까. 윈도우 태블릿PC를 대표하는 MS의 서피스 프로 3와 델래티튜드7350을 체험해봤다.
 서피스 프로 3…디자인 뽐내는 윈도우 태블릿PC
서피스 프로 3 탈부착이 쉬운 키보드 커버 하나로 노트북을 대체할 수 있는 태블릿PC란 평가를 받는다.
2008년 1월, 스티브 잡스가 서류봉투에서 맥북 에어를 꺼내는 장면은 PC 시장에 일대 변혁을 가져왔다. 삼성, LG, 델, 레노버 등 제조업체는 맥북 에어에 대응하는 얇고 성능 좋은 울트라북을 내놓기 시작했다. 지금은 태블릿PC 쪽으로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지난 8월 MS의 서피스 프로 3가 국내에 공식 출시됐다. 서피스 2 대비 1.4인치 커진 12인치 화면, 필기감이 뛰어난 서피스 펜, 800g에 불과한 무게는 태블릿의 장점이다. 8~10인치가 보통인 태블릿 시장에서 12인치 화면은 크다고 생각했지만, 키보드를 연결해 문서를 작성할 때는 화면이 넓은 것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 금방 느낀다. 태블릿 옆면에는 USB 3.0포트, 마이크로SD 메모리슬롯 등이 있어 확장성도 좋아졌다. 외장하드를 연결하고, USB를 이용해 포토샵이나 한글오피스 등의 프로그램을 직접 설치 할 수 있다. 두께가 9㎜로 어떤 울트라북보다 날렵하다는 느낌이 든다.

화면 터치 기능은 서피스 펜과 찰떡 궁합이다. 키보드로 문서 작성을 하다가 그림이나 도표를 문서에 첨부하려면 서피스 펜만 있으면 된다. 서피스 펜에 있는 버튼을 클릭하면 메모 애플리케이션 원노트가 실행된다. 그림과 도표를 펜으로 조작하고 오려붙이면서 문서를 완성할 수 있다.

서피스 프로 3를 노트북으로 변신시켜 주는 것은 키보드 커버다. 탈부착도 쉽다. 태블릿 밑에 붙이기만 하면 된다. 무게도 가볍다. 키보드 커버를 부착한 후 태블릿 무게를 재보면 1㎏이 조금 넘는다. 키보드 커버는 태블릿 화면의 흠집을 방지하는 효과도 있다. 키보드의 키감도 일반 노트북처럼 상당히 좋다. 태블릿 각도를 0도에서 150도까지 조절할 수 있어 태블릿 뒷면에 있는 킥스탠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운영체제는 윈도8.1을 채택했다. 윈도8과 달리 PC용 인터페이스와 태블릿PC용 인터페이스를 분리하려고 신경썼다. 하지만 메트로 UI에 익숙하지 않다면 적응시간이 필요하다.

서피스 프로 3의 가격은 사양에 따라 98만~240만원. 가격은 일반 노트북보다 부담스럽다. 여기에 서피스 프로 3를 생산성 도구로 만들어주는 필수품인 키보드 커버와 오피스프로그램이 유료라는 점도 구입을 주저하게 만든다.
 델 최초의 2-in-1 PC ‘래티튜드 7350’
델 래티튜드 7350 13.3인치 풀 HD 터치 디스플레이와 오래 유지되는 배터리 성능이 장점이다
지난 10월 30일, 델은 최초의 태블릿PC ‘래티튜드 7350’을 출시했다. 델은 ‘울트라북과 태블릿을 결합한 제품’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델 래티튜드 7350의 외양은 마치 노트북 같다. 키보드에 붙어 있는 분리버튼을 왼쪽으로 밀면 태블릿이 분리되면서 태블릿PC라는 정체를 드러낸다. 블루투스 키보드의 반응은 즉각적이다. 서피스 프로 3의 키보드 커버와 비교해도 자판 성능은 래티튜드 7350이 좋다. 다만 델은 노트북과 같은 키보드를 구현하기 위해 가벼움은 포기해야만 했다.

이 제품의 화면은 13.3인치다. 13인치 노트북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 때문일까. 무게는 1.6㎏으로 무거운 편이다. 넓은 화면을 얻는 대신 태블릿의 이동성은 줄어들었다. 래티튜드 7350 태블릿을 이동 중에 보는 것은 무게 때문에 노트북 만큼 불편한 일이다. 배터리는 1시간짜리 동영상 4~5편 정도를 볼 수 있을 정도. 외부 작업을 할 때 마음 졸이면서 배터리 양을 체크할 필요가 없다. USB 포트가 있어 외장하드나 USB로 새로운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것도 일반 노트북과 똑같다.

운영체제는 서피스 프로 3와 마찬가지로 윈도 8.1을 탑재했다. 그래픽카드는 인텔 HD 그래픽스 5300으로 향상된 그래픽 성능을 제공한다. 델은 이 제품을 우선 기업용으로 자리매김하고, 이후 소비자 시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6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발표한 ‘인터넷 이용환경 현황’에 따르면 PC 운영체제 점유율은 MS의 윈도우가 98.57%를 기록했다. PC 시장은 윈도우가 휩쓸지만, 태블릿 시장은 스마트폰처럼 안드로이드와 애플의 iOS가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분석기관인 IDC가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3년 태블릿 시장에서 안드로이드 점유율은 60.08%, iOS는 35%였다. 이에 반해 윈도우는 3.4%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7년에는 안드로이드와 iOS의 점유율은 떨어지고, 윈도우 점유율이 10.2%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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