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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 차, 별별 마케팅 - 일회성 시승 넘어 품질·문화 체험

별별 차, 별별 마케팅 - 일회성 시승 넘어 품질·문화 체험

현대차는 서울 강남에 브랜드 체험관 ‘현대 모터 스튜디오’를 운영중이다. / 사진:전민규 기자
“건널목에 사람이 보이네요. 어떻게 해야 하지요?” “멈추고 사람이 건너갈 때까지 기다려요.”

11월 25일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센터 2층. 유치원생들이 BMW 미니카를 운전하고 있다. BMW 드라이빙 센터는 이달부터 미취학 어린이를 대상으로 운전교실 운영을 시작했다. 드라이빙 스쿨에 참여한 어린이들은 스토리텔링을 통해 교통표지판 읽기와 교통사고 발생 상황 교육 등 다양한 교통 법규를 배울 수 있다. 별도의 예약 없이 현장에서 선착순 접수한다. 체험 교육을 이수한 어린이에겐 키즈 드라이빙 라이선스를 발급한다. 보호자들은 야외 교육장에 마련된 대기 공간에서 참관 할 수 있다.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센터는 전시장과 공원·체험시설외에 주행트랙까지 함께 갖춘 복합문화공간이다. 수입차는 물론 국산차를 통틀어 BMW가 처음이다. BMW그룹 내에서도 개별 국가에 드라이빙센터를 세운 것은 독일과 미국에 이어 세 번째이며 아시아에서는 최초다. BMW의 이안 로버슨 세일즈· 마케팅 총괄사장은 “한국은 BMW 입장에서 전 세계 ‘톱10’에 드는 시장”이라며 “인천 드라이빙센터는 한국 시장을 경쟁 회사에 뺏기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고 강조했다.

2014년 국내 수입차 업체들이 꺼내든 카드는 ‘체험 마케팅’이다. 시승의 기회를 늘려 고객과의 거리를 줄이는 동시에 브랜드 홍보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한국에서 유난히 발달한 입소문 마케팅을 활용하는 전략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주요 수입차 브랜드는 체험 행사와 커뮤니티 공간을 늘리고 나섰다. 일회성 시승에 그치지 않고 자동차 품질과 문화 등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독특한 마케팅 경쟁을 시작한 것이다.

BMW에 이어 도요타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에 복합 브랜드 체험공간인 ‘커넥트 투(CONNECT TO)’를 10월에 개장했다. 전체 면적 876.5㎡로, 책과 영상을 볼 수 있는 ‘라이프 스타일존’, 자동차를 주제로 한 ‘갤러리 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강사로 참여해 소비자가 직접 참여하고 체험할 수 있는 ‘커뮤니티 존’으로 구성했다. 흔히 볼 수 있는 시판차 쇼룸, 자동차 주행 공간과는 차별화된 문화 요소를 즐길 수 있는 복합체험공간이라는 것이 특징이다.
 재규어·포르쉐 레이싱 체험 프로그램 큰 인기
도요타가 서울 롯데월드에서 운영 중인 자동차 문화 체험 공간 ‘커넥트 투’. / 사진:도요타코리아 제공
재규어코리아는 10월 10~13일까지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서 ‘재규어 레이스 아카데미 라이브 어드밴스’를 진행했다. 재규어 레이스 아카데미는 영국에서 개발한 서킷 주행 체험 프로그램으로 2013년 세계 처음으로 한국에서 열렸다. 올해는 재규어의 고성능 차량인 ‘R’과 ‘R-S’ 모델로만 구성된 ‘재규어 레이스 아카데미 라이브 어드밴스’를 추가해 관심을 모았다. 30만원의 참가비를 내야 했지만 160여명의 지원자가 몰려 조기 마감됐다. 재규어코리아 관계자는 “1박2일 간 ‘F-TYPE R 쿠페’부터 ‘XFR’ ‘XFR-S’ ‘XKR-S’ 등 고성능 라인업을 시승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인기가 많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포르쉐코리아는 지난 5월 ‘2014 포르쉐 월드로드쇼’를 성황리에 치렀다. 포르쉐 월드로드쇼는 독일 본사가 주관하는 포르쉐의 대표적인 체험행사로 포르쉐 전 차종을 마음껏 타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이번 행사는 포르쉐 차량을 소유한 고객과 잠재 고객을 대상으로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치러졌다. 최근 출시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마칸은 물론 911, 파나메라 등 독일에서 직접 공수한 22대의 차량이 동원됐으며 참가비는 50만~60만원이었다. 다소 비싼 참가비였지만 예상보다 일찍 모집이 마감됐다. 400여명이 참가했다.

이 행사에는 운전 교육을 책임질 유명 외국인 강사들이 초빙돼 기본 자세 교육부터 핸들링, 브레이킹 교육을 제공했으며 서킷 주행과 슬라럼(콘을 일정한 간격으로 세워서 연속으로 S자 코너를 달리도록 만든것)이 이어져 흥미를 유발했다. 포르쉐코리아의 김근탁 대표는 “포르쉐 월드로드쇼는 단지 차를 타보는 데 그치는 행사가 아니라 포르쉐라는 브랜드를 이해하고 즐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성능·고가 브랜드는 레이싱 트랙을 마련해 체험 마케팅을 벌였다. 이와 달리 중소형 수입차 브랜드는 독특한 방식으로 체험 마케팅 강화에 나섰다. 바로 카셰어링이다. 시간 단위로 차를 빌리는 주 고객은 20~30대다. 국내 카셰어링 업체들이 운영 중인 수입차 가운데에선 BMW 미니, 피아트 500(친퀘첸토), 포드 머스탱 등이 인기 차종으로 꼽힌다. 가격은 BMW 미니의 경우 한 시간에 1만2500원, 피아트 500은 1만원 선이다. 깜찍한 디자인으로 젊은층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은 미니나 피아트500의 경우 결혼식 웨딩카나 이벤트 차량으로 인기가 높다. 주말이면 예약만 수십 명이 밀려있는 상황이다.
 중소형 브랜드는 카셰어링 활용한 마케팅
인천 영종도의 BMW 드라이빙센터 / 사진:BMW코리아 제공
수입차 업체들은 카셰어링 가격을 인하하며 자사 모델을 업체에 적극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미래 고객이 될 수 있는 카셰어링 이용 고객에게 자사 모델을 홍보해 인지도를 높이면 구매로도 이어질 거라 기대해서다. 피아트 500을 앞세워 카셰어링 마케팅을 강화한 피아트의 경우 올해 3월 94대를 판매해 전년 동월 대비 200%가 넘는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카셰어링 관계자는 “주요 고객층 분석 결과 20~30대가 대부분인데, 이들을 겨냥해 수입차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며 “특히 렌트 비용이 수십만원에 달하는 수입차들을 시간 단위로 저렴하게 빌릴 수 있다는 점이 고객에게 먹히고 있다”고 말했다.

국산차도 수입차 공세에 맞서 고객 체험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서울 강남구 언주로에 브랜드 체험관 ‘현대모터 스튜디오’를 열고 카페도 갖췄다. 또 전국 29곳에 설치된 시승센터 가운데 9곳에 수입차 비교시승센터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시승센터에는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도요타 등의 수입차들을 갖춰 현대차 모델과 번갈아 타보는 비교시승이 가능토록 했다. 기아차는 지난해 6월 서울 강남 드라이빙센터 오픈을 시작으로 올해 10월 서울 강서 드라이빙센터까지, 전국 18곳에 드라이빙센터를 구축 완료했다.

이곳은 고객들의 자유로운 시승 기회를 확대하고, 더 나아가 고객들이 기아차 제품과 브랜드를 직접 느껴볼 수 있는 새로운 고객 소통 공간으로 꾸며 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단순히 차를 잘 만들어 판매하는 것만으로는 고객을 만족시킬 수 없다”며 “자동차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소비자들의 욕구에 맞춰 자동차 문화를 결합 시킨 다양한 체험 마케팅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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