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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혁명 속도 내는 중국 - 알리페이 앞세워 고속성장

핀테크 혁명 속도 내는 중국 - 알리페이 앞세워 고속성장

근거리무선통신기술을 갖춘 기기에 알리페이 애플리케이션을 가까이 가져가면 원하는 사람에게 쉽게 송급할 수 있다.
올해 우리나라 금융산업에서 가장 큰 화두는 아마도 핀테크가 아닐까. 현재 핀테크가 가장 대중적으로 활용되는 영역은 모바일을 활용한 전자결제 분야다. 특히 세계적으로 O2O(Online-to-Offline) 비즈니스가 활발해짐에 따라 온라인 결제시장이 동반 성장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IT기술과 금융 간의 융복합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보급이 확대되면서 모바일 결제시장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관련 시장 규모는 2010년 529억 달러에서 2013년 2354억 달러로 3년 만에 4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오는 2017년에는 7200억 달러로 예상된다. 그야말로 폭발적인 성장세다. 중국의 온라인 소매시장 규모 역시 비약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13년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42% 급증한 1조9000억 위안에 이르렀다. 전체 유통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 또한 2011년 4.3%에서 지난해 7.7%까지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알리페이 이용자만 8억명 넘어
중국 온라인 제3자 결제시장 규모(B2B 포함)는 2013년 5조4000억 위안에서 작년 7조4000억 위안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 2013년 3분기 이후 매분기 60% 이상 고속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2분기 결제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한 1조8000억 위안을 기록했다.

애플과 구글이 각각 ‘애플페이’와 ‘구글 월렛’ 서비스를 제공중인 가운데 지난해 미국 증시 상장으로 대박을 터뜨린 알리바바는 중국 최초의 제3자 온라인 금융결제 시스템 플랫폼인 ‘알리페이’를 내놓았다. 별도의 결제시스템 구축 여력이 없거나 사업 영역이 다양하지 않은 수많은 중소 사이트들은 앞다퉈 알리페이를 선택하고 있다. 알리페이는 2014년 7월 기준 8억2000만 명의 사용자를 보유해 중국 온라인결제 시장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연간 결제액도 3조6000억 위안에 달해 후발주자임에도 규모면에서 페이팔을 압도한다. 페이팔의 1억8000만 명 회원이 전 세계에 분포돼 있는 것에 비해 알리페이는 중국 고객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독보적인 1위 업체 알리페이 다음으로 차이푸통(TenPay)이 19.8%로 2위, 중국 인롄(UnionPay)이 11.4%로 3위, 콰이치엔이 6.8%로 4위를 기록했다. 이 외 중국 최대 검색엔진인 바이두의 바이푸바오, 중국 최대 SNS 및 포털사이트 시나의 신랑쯔푸 등 다양한 IT기업이 핀테크 시장에 진출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중국 핀테크의 대표주자 알리페이가 경쟁사보다 한발 앞서 치고 나가는 이유는 뭘까. 전자상거래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타오바오를 거느리고 있다는 이유 외에도 여러 가지 장점이 있어서다. 특히 은행을 대체하는 편리한 결제시스템과 송금 기능은 단연 돋보인다. 알리페이 계정에 돈을 충전하면 전자지갑이 돼 다양한 제휴사에서 온라인 결제할 수 있고 원하는 알리페이 계정으로 타인에게 손쉽게 송금할 수도 있다. 수많은 식당과 쇼핑몰 등 제휴 매장에서 신용카드처럼 결제할 수 있으며, 공공요금·교통요금도 지불할 수 있다.

저장성 항저우에서 처음 서비스된 콜택시 애플리케이션 콰이더다처는 알리페이와 연동해 서비스되는 대표적인 앱 중 하나다. 이 앱을 이용해 자신의 위치 정보를 보내 가장 가까운 택시를 예약하고 택시기사의 알리페이 계정으로 클릭 한 번에 요금결제를 끝낼 수 있다. 땅미엔푸 앱은 근거리 무선통신기술인 NFC(Near Field Communication)를 활용한 것으로, 앱을 실행시킨 휴대폰을 가까이 두면 자신의 알리페이 계정에서 원하는 사람에게 원하는 금액을 바로 보낼 수 있다. 친구와 같이 식사를 하고 비용을 나눠 계산할 때라든지 지인에게 부조금을 보낼 때, 애들 용돈을 줄 때 등등 보낼 사람이 옆에 있으면 언제든지 땅미엔푸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물론 은행계좌로 보내 언제든지 현금화할 수도 있으며 송금 수수료나 이용 제한 시간이 없다는 점은 덤이다.

이처럼 아직 금융시장을 완전히 개방하지 않은 중국에서 핀테크는 유연하고 실용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 한국 금융회사와 달리 중국에서는 다른 은행, 다른 지역으로 당일 송금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또 항상 많은 사람으로 붐벼 시간을 낭비하게 되는 중국 은행을 생각하면 상당한 편의성을 제공하는 도구다. 많은 사람이 적지 않은 돈을 알리페이 계정에 넣어두면서 잔액을 좀 더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는 새로운 시도도 나타났다. 알리페이는 2013년 6월 현지 투신사인 톈홍펀드와 제휴해 연 6% 이상의 수익을 일일 계산해서 지급하는 위어바오라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단 하루라도, 1위안이라도 계정에 돈이 있으면 은행 대비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해 폭발적 호응을 얻었다. 출시 보름 만에 66억 위안의 자금이 몰렸고, 이용자수는 1년 만에 1억명을 돌파했다.

현재 알리페이는 중국뿐 아니라 34개 이상 국가의 1500개 기업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지난해 7월부터는 글로벌 블루와 협력해 세금 환급 서비스도 시행하고 있다. 중국 고객이 독일·프랑스 등 50여 개국 5000여 매장에서 구매 후 세금 환급서에 알리페이에 등록된 휴대폰 번호와 개인 정보를 입력하면 7일 뒤 알리페이 계좌로 입금이 되는 방식이다.
 택시결제·송금서비스 인기
한국에서도 일부 업체에서 알리페이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중국인 소비자를 대상으로 2013년 문을 연 롯데닷컴 중국어 사이트가 대표적이다. 한국 제휴 기업에게는 중국발 매출 증대를 가져오고, 중국 소비자나 관광객에게는 편리한 결제서비스 환경을 제공하니 서로가 이익이다. 핀테크 혁명에서 한국은 금융 규제와 보안 문제로 미국 등 선진국은 물론, 중국보다 출발이 늦은 편이다. 전자지갑 서비스가 그나마 활발하나 주로 멤버십 포인트 관리에 주로 이용되며 결제 이용률은 낮다. ‘카카오페이’ ‘뱅크월렛카카오’ ‘라인페이’ 등의 서비스가 출시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초기 단계다. 전반적으로 가맹점의 수도 지금보다 훨씬 늘어야 하고, 다양한 생활밀착 서비스 개발과 연계도 필요하다. 수수료 수익을 둘러싼 금융사와의 문제 또한 넘어야 할 벽이다.

그럼에도 한국에서도 본격적인 핀테크 서비스가 무르익을 때가 됐다. 온라인쇼핑 시장 규모는 최근 4년 간 19.1% 성장한 40조원 수준에 이르며, 2015년에는 약 5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모바일뱅킹 등록자 수는 4298만명을 기록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아이폰의 한국 진출이 한국 스마트폰 개발의 촉매가 됐듯이 알리페이의 한국 진출 역시 한국 온라인 결제 서비스 구도에 상당한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알리바바그룹이 사업 범위가 주력 분야인 인터넷 쇼핑과 알리페이 온라인 결제서비스에 그치지 않고, 택배 등 물류사업, 자동차 서비스, 여행 등 서비스산업 전반에 걸쳐 한국 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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