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인 3대 컬트, 알바로 팔라시오스

알바로 팔라시오스는 와이너리 이름이자 창업자 이름이기도 하다. 1964년생인 팔라시오스는 스페인 고급 와인 산출지인 리오하에서 7대를 이어온 와이너리인 ‘팔라시오스 레몬도’ 일가다.
그는 20대에 전통에 얽매이지 않고 도전과 혁신을 거듭한다. “스페인 와인도 프랑스 보르도의 특등급인 그랑퀴르가 될 수 있다”며 프랑스 유학길에 오른다. 보르도 최고 와이너리인 샤또 페트뤼스에서 2년간 연수를 마쳤다. 이후 미국 최고의 와이너리가 모여 있는 나파 밸리로 건너가 신세계 와인에 대한 경험을 쌓는다. 그가 전략적 비전을 갖고 알바로 팔라시오스를 단기간 내 명문 와이너리로 도약시킨 게이런 폭넓은 시야 덕분이다. 와인 업계의 혁신가로 꼽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알바로 팔라시오스의 와인을 설명하는 데 중요한 포인트는 스페인에 숨겨진 와인 산지에 대한 이해다.보나르 담당은 “팔라시오스의 가장 큰 공로는 스페인의 전통 와인 산지가 아닌 프리오랏(Priorat)과 비에르조(Bierzo)라는 숨겨진 땅을 세계 와인 지도에 올려놓은 것”이라고 말한다. 팔라시오스가 프리오랏의 포도밭을 매입했던 1989년만 하더라도 이 지역은 저가의 벌크 와인을 생산하던 변두리에 불과했다. 그는 이 지역에 심어진 70∼100년 수령의 포도 나무의 잠재력에 주목했다. 고목에서 생산되는 응집된 풍미의 포도로 레르미타, 핀카 도피 같은 수준 높은 와인을 만들었다. 이런 와인으로 이들 지역은 불과 10여년 만에 세계적인 와인 산지로 명성을 얻게 됐다.
보나르는 “와인 한 병마다 세 지역의 기후적 특징이 요약돼 있다”며 “와이너리 대부분이 수도원이나 예배당, 성지 순례 길과 가까워 아름다운 풍경뿐 아니라 고대 토양에서 나오는 미네랄과 같은 자연적 요소가 풍부하다”고 설명한다. 팔라시오스가 주목한 비에르조는 스페인 북서쪽 해발 500∼900m에 조성됐다. 깎아지른 포도밭에 60∼100년 수령의 멘시아 품종이 자란다. 이 고목에서 열린 포도는 향긋한 꽃과 허브 향을 낸다.
알바로 팔라시오스에서 생산하는 유일한 화이트 와인인 ‘플라셋(Placet)’은 신선하고 풋풋한 흰 꽃, 백도, 카모마일, 루이보스 향이 섬세하게 입안에서 번진다. 완숙한 자두 과육, 서양배, 일본 사과 풍미에 드라이하지만 시럽 같은 달콤한 뉘앙스가 남는다. 오직 비우라 품종만을 사용해 전통 방식으로 양조한다. 매년 2만 병 정도만 생산한다.
한국에도 꽤 많은 애호가가 있는 레드와인 페탈로스(2012 빈티지)는 장미·바이올렛·블랙베리와 향긋한 솔잎,라벤더 아로마가 느껴진다. 여기에 가벼운 스파이스와 라즈베리 같은 붉은베리의 풍미가 입안까지 이어진다. 부담없는 산미를 지닌 미디엄 풀바디 와인이다. 멘시아 품종으로 양조한다.
핀카 도피(2011 빈티지)는 담배, 농익은 검은 과일 아로마가 특징인 프리미엄 레드와인이다. 입에 넣으면 탄닌의 벨벳 같은 질감이 우아하게 다가온다. 단단한 구조와 높은 밀도가 바디감을 풍성하게 해준다. 시간이 지나면 모카 커피향이 아련한 여운을 남긴다. 가르나차 품종 95%에 ‘카리냥’이라는 스페인 토착 품종을 가미했다.
- 김태진 포브스코리아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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