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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 따라 찾는 호텔도 다르다 - 中 명동, 美 강남 선호… 비즈니스호텔 급부상

국적 따라 찾는 호텔도 다르다 - 中 명동, 美 강남 선호… 비즈니스호텔 급부상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관광객은 모두 1420만 명. 중국인관광객은 서울 명동의 호텔을, 미국인관광객은 코엑스 주변 강남권 호텔을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타깃을 향한 맞춤서비스가 돋보이는 호텔들이다.
프랜차이즈 커피점과 갤러리가 공존하는 라마다호텔&스위트 서울남대문 1층 로비. 비즈니스호텔의 합리성을 제대로 보여준다.
서울 중구 순화동에 위치한 라마다호텔&스위트 서울남대문. 1층에 들어서자 프론트와 함께 프랜차이즈 커피점이 먼저 눈에 띈다. 로비는 갤러리로 꾸며져 있다. 사진작가 김종범 초대전으로, 그가 3년여에 걸쳐 렌즈에 담은 뉴질랜드의 풍경이 펼쳐진다. 합리적인 가격대의 F&B(식음료)와 갤러리의 조화, 비즈니스호텔다운 모습이다.

60개의 레지던스형 객실과 50개의 스위트룸 등 331개의 객실을 갖춘 이 호텔은 최근 중국인관광객이 크게 늘면서 객실 점유율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박종모 라마다호텔&스위트 서울남대문 총지배인은 “서울역, 남대문이 가까워 관광은 물론 비즈니스 목적의 고객도 많이 찾는다”며 “전체 투숙객 중 중국인관광객 비중이 20% 이상으로, 서울 지역 호텔의 평균치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방문 목적 따라 선호 지역 달라
중국인관광객이 이 호텔을 선호하는 이유는 크게 3가지로 꼽을 수 있다. 우선 브랜드 효과다. 라마다는 글로벌 호텔체인 윈덤그룹이 운영하는 브랜드로, 중국 전역에 725개나 운영되고 있다. 중국인들에게 낯익은 브랜드인 것이다. 쇼핑을 좋아해 짐이 많은 중국인관광객들에겐 넓은 객실도 선택의 기준이다. 서울시내 호텔의 스탠다드룸 평균 크기는 23㎡(7평) 남짓이지만 이 호텔은 평균 35㎡로 10평이 넘는다. 인천공항 리무진버스가 호텔 바로 앞에 정차하는 등 편리한 교통도 한몫 한다. 박 총지배인은 “낮엔 남대문, 밤엔 동대문 주변에서 놀고 쇼핑하는 중국인관광객을 위해 이 라인에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다”며 “개별관광객(FIT)이 많아지면서 교통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에 비즈니스호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신라호텔, 롯데호텔, 파르나스호텔, 아코르그룹 등 주요 호텔 브랜드가 서울을 찾는 관광객과 비즈니스 고객을 잡기 위해 호텔 설립에 잇달아 나서고 있다. 특급호텔에 숙박할 수 없는 개별 관광객이나 패키지 관광객의 수는 늘어나지만 이들을 수용할 비즈니스호텔 객실 수는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정부가 마이스(MICE) 산업 활성화에 나서면서 호텔 인허가 규제를 완화한 것도 비즈니스호텔 건립 붐의 원인으로 꼽힌다. 이에따라 올해 서울에만 50여개 호텔이 새로 생길 전망이다.

하지만 현장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지난 2월 중국 춘절 연휴기간에도 명동 일대 호텔 객실 점유율은 70%를 갓 넘는 수준에 불과했다. 외국인관광객이 늘어났지만 이들이 숙박비용이 저렴한 게스트하우스나 모텔급 숙박업소만 찾으면서 비즈니스호텔마저도 공실의 어려움을 겪는 분위기다. 이런 사정 때문에 점유율이 높은 비즈니스호텔의 유리한 입지와 차별화한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중국인관광객(유커)은 서울 명동의 호텔을 주로 이용한 반면 미국인관광객은 코엑스 일대를 비롯한 강남권 호텔을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온라인 여행사 익스피디아가 3월 발표한 ‘2014년도 중국·미국인이 가장 많이 이용한 국내 호텔 톱10’에 따르면 유커는 서울 소공동의 롯데호텔 서울을 가장 많이 이용했다. 2위는 중구 인현동의 호텔PJ, 3위는 중구 명동의 스카이파크센트럴 명동이었다. 유커들이 즐겨 찾은 호텔 10개 중 8개는 서울 중구에 몰려 있다. 특히 쇼핑을 좋아해 세종호텔, 퍼시픽호텔 등 명동에 있는 호텔이 인기를 끌었다.
 특별한 맞춤 서비스로 투숙객 유치
이와달리 미국인은 주로 강남을 선호했다. 서울 삼성동의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서초동 서초아르누보시티 등 상위 10개 중 6개 호텔이 강남 지역에 몰려 있다. 반면 서울 중구 지역 호텔은 3개만 순위권에 들었다. 익스피디아 관계자는 “명동 주변 호텔은 쇼핑 및 관광을 하기 쉬워서 중국인관광객이 가장 좋아한다”며 “반면 비즈니스가 주요 목적인 미국인 방문객은 MICE 행사가 잦고, 글로벌 기업이 다수 입주한 강남권에 머무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들 호텔의 공통점은 타깃에 맞춘 차별화한 서비스다. 명동 일대 호텔은 체크인을 할 때 중국어로 제작한 호텔 이용 안내문을 제공하고 중국인이 좋아하는 메뉴를 추가한 조식, 고급 차(茶)와 찻주전자를 갖춘 객실 등을 선보이고 있다. ‘저렴한 숙박요금’을 좋아하는 중국인들을 위해 룸 하나에 최대 4개의 침대를 구비한 곳도 많다.

2012년 11월 오픈한 스카이파크 센트럴 명동은 ‘코스메텔(코스메틱과 호텔의 합성어)’을 지향한다. 특히 15층 중 6층부터 12층까지 레이디스 플로어로 지정해 여성 고객을 배려했다. 특히 에뛰드하우스, 더 페이스샵 등 국내 유명 화장품 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객실을 꾸미고 투숙객이 써 볼 수 있도록 이들 브랜드의 제품을 비치했다. 한류에 이은 K-뷰티(Beauty) 열풍을 겨냥한 것이다.

성형을 위해 한국을 찾는 관광객이 늘면서 세종호텔은 아예 의료관광객만을 위해 ‘환자식’을 개발했다. 객실에는 의료관광객을 위한 진정 마스크 팩도 비치했다. 병원에서 제공되는 서비스를 호텔로 옮겨오면서, 객실을 단순히 잠을 자는 공간이 아닌 의료관광객의 사후관리에 꼭 맞는 맞춤형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이런 서비스가 적중하면서 세종호텔 투숙객 중 중국인관광객이 30%에 이른다.

강남 일대 서초아르누보시티, 강남아르누보시티, 역삼아르누보 등은 장기 투숙객을 위한 레지던스호텔이다. 삼성타운 등 빌딩군이 이어진 강남역~삼성역 일대는 바이어들뿐만 아니라 의료관광, 유학생, 각종 국제회의 등으로 인해 외국인 방문이 많은 곳이지만 비즈니스급 호텔이 부족하다는 점이 지적됐다. 그 대안으로 최근 호텔급 시설과 운영시스템에 조리가 가능하며 저렴한 객실료가 특징인 서비스드 레지던스가 대체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객실의 클래식한 고급인테리어에 시스템에어컨, 냉장고, 드럼세탁기, 개인금고, 비데, 전기쿡탑 등 빌트인 시스템이 갖춰져 있고 주방은 홈바형태로 설계되어 장기 투숙객들이 선호한다. 박 총지배인은 “대기업까지 비즈니스호텔 건립에 뛰어들면서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도 높다”며 “유리한 입지 선정과 함께 타깃에 맞춘 특별한 서비스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 조득진 포브스코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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