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섹스는 생명력이다”

섹스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드는가, 그리고 왜 절대 은퇴하지 않으리라고 생각하나?
무엇보다도 섹스는 생명력(life-force)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없었다면 어느 누구도 여기 이 자리에 존재하지 못한다. 그리고 내가 뼈 속까지 유대인이라는 점도 도움이 됐다. 유대 전통에서 섹스가 죄로 간주된 적은 한번도 없었다. 나는 날마다 입버릇처럼 말한다. “은퇴하지 말고 마음의 회로를 바꾸라(Not to retire but to rewire)”고.
성담론에 천착하기 시작한 이후로 섹스에 관한 사회적 담론이 어떻게 바뀌었나?
미국에는 인간의 성적 기능에 관해 그동안 나온 어떤 것보다도 우수하고 과학적으로 검증된 데이터가 있다. 1980년 내가 라디오에서 처음 그 주제를 논하기 시작했을 때 성 관련 용어(가령 오르가슴)를 공개적으로 거론하던 사람은 거의 없었다. 나는 할 수 있었다. 이미 50세였고 독특한 억양 때문에 사람들이 내 목소리를 알아들었다.
그 밖에 무엇이 바뀌었나?
성적 만족을 얻지 못하는 여성이 줄었다.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탁월한 정신분석학자였지만 성적으로는 무지했다. 클리토리스 자극이 필요하거나 성교 중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하면 모두 성숙하지 못한 여성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졌다.
부부가 만족스런 성생활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한 가지만 말하라면?
내가 가장 많이 듣는 그리고 더 많이 논의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한 가지는 지루함이다. 사람들이 성관계를 가질 경우 나중에 오르가슴에 이르는 사람이라도 항상 같은 체위라면, 항상 주중 같은 날 뻔한 방법으로 한다면 싫증난다. 그리고 따분함은 큰 문제다.
그 밖에 성생활을 저해하는 요인은?

영화 얘기가 나온 김에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를 봤는가?
영화는 못 봤지만 책 3권은 모두 읽었다. 필독서는 아닌 것 같다. 하지만 내가 오랫동안 강조해왔던 점을 주장한다. 여성이 성적으로 노골적인 자료에 흥분을 느낀다는 점이다. 전에는 남자만 그런다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다.
뇌가 우리의 주요 성적기관이라고 보는가?
섹스는 허리와 무릎 사이가 아니라 그 위쪽 뇌에서 이뤄진다고 생각한다. 뇌가 중심을 이루지만 몸도 따라줘야 한다. 여성은 소통해야 하고 남성은 발기돼야 성행위에 능동적이 된다. 하지만 뇌가 역할을 해야 한다.
과학이 섹스에 관한 우리의 담론과 관점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오르가슴 반응을 실제로 보여주는 윌리엄 매스터스 박사와 그의 아내 버지니아 존슨의 연구, 그리고 데이터로 뒷받침하는 그들의 과학적인 조사방법이 도움이 됐다. 그래서 내가 위인들의 힘을 빌릴 뿐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제 그와 같은 또 다른 연구, 대학이나 메디컬센터가 과학적으로 검증된 또 다른 연구를 내놓아 윌리엄 매스터스 부부가 한 연구를 뛰어넘어야 한다.
청소년이 어릴 때부터 포르노를 많이 보기 때문에 실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내 생각은 다르다. 성욕(리비도)은 대단히 강한 욕구다. 따라서 어렸을 때 플레이보이 잡지를 즐겨 봤다고 해서 좋은 사랑을 하지 못한다고는 보지 않는다. 나는 자녀가 플레이보이 잡지를 본다는 사실을 알게 되더라도 못본 척하라고 부모에게 일러주곤 했다. 성교육에선 일정 수준의 비밀을 지켜줘야 한다.
섹스와 사랑의 차이는?
마음이 맺어질 때가 최고의 섹스다. 하룻밤의 관계는 안 되고 두 사람 간에 좋은 성경험이 이뤄질 수 없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관계 속에서 이뤄지는 섹스가 더 좋다.
오늘날에도 로맨스가 존재하나?
물론이다. 성생활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 나는 낭만과 그 불씨를 계속 살려 나가는 것 그리고 사랑하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구애와 연애가 중요하지 않다고 사람들이 믿기 시작하는 건 대단히 슬픈 일이다.
미래에는 섹스가 필요 없게 될지도 모른다는 과학자들도 있다. 섹스 없는 미래가 온다고 보는가?
턱도 없는 소리! 사람들이 평생 만족스런 성생활을 누리기 바란다.
[ 이 기사는 뉴스위크 특별판 ‘섹스의 과학’에 실린다. ] - 번역 차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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