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3.0시대(6) 건설업계] 최종만 강강술래 대표
[재계 3.0시대(6) 건설업계] 최종만 강강술래 대표
강강술래는 ‘불경기에도 고객을 줄 세우는 음식점’으로 소문난 명소다. 최종만 대표는 늘봄농원점을 시작으로 한식과 레저를 접목한 외식테마파크 조성에 나섰다. 지난해 4월 최종만(51) 대표가 한식전문점 강강술래를 운영하는 ‘전한’의 사장으로 취임하자 건설업계나 외식업계 모두 의아하다는 반응이었다. 건설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그는 호반건설 대표로 있으면서 회사를 전국구 스타로 만들었다. 특히 그가 경기도 판교에 선보인 스트리트형 상가 ‘아브뉴프랑’은 디벨로퍼(개발업자)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힌다. 이렇듯 잘 나가던 그가 돌연 외식업에 뛰어들었으니 업계에서 화제가 된 것은 당연했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강강술래 늘봄농원점에서 만난 그는 “아파트를 지어 분양하거나 음식을 만들어 손님상에 내놓은 것 모두 소비자 니즈 파악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에선 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식과 개발 사업이 접목된 신개념의 외식테마파크를 이곳 늘봄농원점에서 시작했다”며 “도심에서 20분 거리의 교외에 15개 외식테마파크를 만들어 한국을 대표하는 외식그룹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5월의 오후에 찾은 늘봄농원점은 한옥 건물 정비와 조경 작업이 한창이었다. 식사를 마친 손님들은 야외정원에서 커피를 마시며 통기타 가수의 라이브공연을 즐기고 있었다.
1989년 설립된 강강술래는 한식전문점이다. 서울 역삼점에서 시작해 서초, 신림, 상계, 여의도, 홍대, 청담, 시흥, 늘봄농원점 등 서울과 수도권에 9개의 직영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전통 한옥을 모티브로 한 인테리어와 자연친화적인 분위기가 특징이다. 360만 명이 찾은 지난해 매출은 800억원으로 웬만한 중소기업을 능가한다. 그중 늘봄농원점의 매출이 135억원으로 가장 많다.
최 대표는 늘봄농원점의 외식테마파크 조성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약 4만㎡(1만2000평) 대지에 450억원을 투자하는 명실공히 국내 최대 규모의 외식프로젝트사업이다. 1단계 대지 정비 공사에 이어 최근 2단계 공사로 갈비구이 전문관을 완공했다. 전문관은 지하 2개 층을 포함해 총 6개 층으로, 동시에 식사할 수 있는 인원이 1000명에 달한다. 최 대표는 “한옥의 전통미와 현대건축의 고급스러움을 인테리어에 담았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2017년까지는 3단계 공사를 진행한다. 한국 전통의 디저트음식을 제공하는 한옥카페, 전국의 전통식품제조 명인들이 만든 된장·간장·고추장 등을 파는 유기농식품코너, 프리미엄 한우정육매장, 고양시 유기농 농식품을 판매하는 로컬푸드 매장을 리뉴얼한다. 또 전통주점·스시뷔페·커피숍도 새로 들일 예정이다. 최 대표는 “조성이 최종 완료되는 2017년에는 하루 매출 1억 3000만원, 연매출 450억원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매출 목표 450억원을 객단가 2만원씩으로 따지면 1년에 225만 명이 방문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주말이면 1만 명 이상이 방문해야 하는데 입지가 다소 불리하지 않느냐’고 묻자 그는 웃으며 “갈수록 외식문화가 우리 라이프스타일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가개발 성공모델로 꼽히는 아브뉴프랑의 핵심은 패션이나 공산품 매장이 아닌 F&B(식음료) 매장을 주력으로 했다는 것입니다. 도시민의 경우 일주일에 두 번 이상은 외식을 하는데, 음식점을 중심에 두고 오가는 시간에 다른 곳에 들리는 스케줄을 짭니다. 우리는 이런 트렌드를 주목했어요. 자연 속에서 먹고 마시고 즐길 수 있는 테마파크를 조성하는 이유입니다.” 식사하러 온 손님을 테마파크에서 반나절 동안 머물게 하겠다는 전략이다.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최 대표는 미국 선더버드국제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플로리다주립대 대학원에서 부동산개발 및 금융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동원 F&B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해 동아건설, 국제연합개발계획(UNDP)을 거쳐 2004년 호반건설에 부장으로 입사한 그는 디벨로퍼로서의 능력을 나타내며 5년 만에 대표이사에 올랐다. 특히 주택시장 불황에도 누적 분양률 90%를 달성하며 호반건설을 국내 최고 건설기업으로 성장시킨 주역이다.
한창 주가가 오르던 2013년 말 그는 ‘의외의’ 목표를 갖고 호반건설을 나왔다. 바로 사회복지재단 설립이다. 하지만 생각처럼 속도가 붙지는 않았다. 그 무렵 전한의 오너이자 친구인 심태업 부회장이 “경영을 맡아 달라”며 손을 내밀었다.
심 부회장은 광주 충장로에서 돼지갈비집 ‘민속촌’과 족발집 ‘무진주’로 이름을 날린 인물. 1999년 동업자 간에 지역적으로 분리를 단행해 심 부회장은 서울로 입성했다. 그가 선보인 강강술래는 합리적 가격에 충분한 양의 고기를 제공해 인기를 얻으며 승승장구했다. 회사 규모가 커져 감당하기 어려워지자 전문경영인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전한은 한식전문점 강강술래 외에도 돼지갈비전문점 술래촌, 정통스시전문점 스시유, 육류유통가공업체 테슬러, 식자재유통전문 프레시라인, 헤어&메이크업 작은차이 등을 운영하고 있다.
건설업과 외식업, 선뜻 공통분모가 떠오르지 않는 분야지만 최 대표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리테일 마케팅’이란 범주에서 같다”고 말했다. “아파트는 우리가 구입하는 가장 비싼 소비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격대가 높은 만큼 고객의 선택은 꼼꼼하고 단호하죠. 결국 누가 더 소비자의 니즈와 트렌드를 빨리, 제대로 읽어내느냐가 관건입니다. 외식업 창업이 많아 경쟁이 심하지만 블루오션도 있습니다. 우리는 한식에서 정답을 찾았고, 테마파크를 통해 이를 구현할 것입니다.”
그는 몇 가지 트랙이 있다고 밝혔다. 첫 번째가 바로 외식테마파크다. 그는 “늘봄농원점이 성공하면 제주, 부산, 대구, 인천 등지에 외식 테마파크를 만들 계획”이라며 “테마파크 한 곳 조성에 450억원 정도가 드는데, 매장당 연 100억원 정도의 수익을 남길 수 있기 때문에 향후 매장 확대와 성장성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기업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고 단지 수익만을 목적으로 자금을 조달해 주는 ‘재무적 투자자’ 유치다. 현재 서초점이 그렇게 운영되고 있다. “신림점, 상계점 등 수익이 확실히 검증된 매장의 노하우를 스피드 있게 확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부동산 비용이 큰 외식산업은 늘 재원이 발목을 잡죠. 자체 투자를 줄이면서 직영체제를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은 결국 외부투자를 끌어 들이고 그에 대해 합리적인 수익률을 보장하는 것입니다.”
그는 지역적 특성에 맞는 이벤트도 선보이고 있다. 강강술래는 지역 매장 9곳을 지역 성격에 맞게 오피스 상권, 레지던스(주거) 상권, 학교상권 등 3가지로 구분한다. 최 대표는 “상대적으로 레지던스 상권의 매출이 좋다. 강강술래가 직장인 회식자리가 아니라 가족 외식 장소라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 때문에 오피스 상권에 맞는 프로모션을 보강하게 됐다”고 말했다. ‘해피아워 이벤트’가 대표적이다. 직장인이 많은 여의도와 서초동에서는 점심시간 이후나 주말·공휴일에, 거주민이 많은 신림 상계 등에서는 저녁 9시 이후에 방문한 고객에게 ‘2+1’ 서비스를 진행한다.
최 대표는 사장 취임 후 사명을 강강술래에서 전한으로 변경했다. 식당에서 기업으로 거듭나는 차원이자, 중국을 겨냥한 것이기도 하다. 최 대표는 “전한(全韓)은 대한민국을 대표하고 신한류(新韓流)를 지향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며 “이것이 세 번째 트랙인 해외진출 전략”이라고 말했다. “국내 외식산업이 어려운 이유는 우리끼리 경쟁이 너무 치열하기 때문이죠.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해결책이에요. 특히 한식은 해외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리 것으로 승부를 걸어야지 그들의 것으로는 우리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전문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요.” 해외 진출의 전초기지로 지난 3월 강강술래 해외진출 1호점을 중국 톈진에 오픈했다. ‘톈진 시대오성점(톈진점)’은 연면적 1487㎡(약 450평)에 260석 규모의 4층 단독 건물이다. 인근 1만 가구 이상의 고급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는 중상류층 주민과 외국 주재원, 화이트컬러 계층이 주 타깃이다. 붉은색과 황금색을 내부 인테리어에 활용하는가 하면 좌석 전체를 룸 또는 파티션으로 구분해 프라이빗한 공간을 제공하는 등 현지화, 고급화에 주력했다. 국내에서 조리장과 조리파트, 서비스파트의 직원 3명을 파견했고, 종업원은 현지 채용했다.
최 대표는 “톈진점 매출은 하루에 4만 위안 이상, 우리 돈으로 800만원으로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에 중국에서 사업을 하면서 세운 원칙이 있다. 고정부분에 대한 투자는 하지않는다는 것”이라며 “대신 현지 업체에 가맹비를 받고 매출에 따른 3%의 러닝개런티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가맹비를 다소 높게 받고 있는데 이는 중국시장의 불공정성을 반영한 안전장치라는 설명이다.
“중국은 절대 수치가 상당한 의미를 갖는 나라입니다. 부자 비율은 높지 않지만 그 절대 수는 상당하죠. 객단가가 우리보다 높은 반면 원재료 값과 인건비는 현저히 낮아 이윤을 많이 낼 수 있습니다. 중국 상류층은 가능성이 큰 시장이에요. 호텔 내 한식당으로 입점할 계획을 갖고 중국 내 여러 호텔그룹과 논의하고 있습니다.”
해외 진출이 답이라고 생각하지만 서두르지는 않는다. 체계적인 시스템과 인력, 재무적인 투자능력 등이 탄탄하게 뒷받침되어야 하는 만큼 아직 준비 과정을 갖겠다는 판단이다. 톈진의 강강술래 1호점은 가능성을 시험하는 무대인 셈이다. 최 대표는 앞으로 매장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우선 기존의 강강술래 점포를 수도권 남부까지 확장하고 시내 중심가의 오피스 타운 및 쇼핑몰 안에 입점 시키는 다변화 전략을 염두에 두고 있다. 가맹사업(프랜차이즈)도 목표다. 그는 “우리 사업에서 잘하는 부분을 선별해서 새로운 형태의 가맹사업을 하겠다”며 “탕, 반, 냉면을 중심으로 터미널, 쇼핑몰 등에 소규모 매장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순대국밥 체인, 돼지갈비 체인, 돼지껍데기 체인 등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육류유통가공업체 테슬러, 식자재유통전문 프레시라인 등 자회사가 있어 사업 인프라는 이미 조성된 상태다. “다(多) 브랜드화는 시장 부침에 대비하는 전략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브랜드 관리에 공을 들어야 합니다. 숙련된 우리 직원을 파트너로 삼아 지속가능하고 건전한 모델을 만들 계획입니다.”
최 대표는 이를 위해 직원 복지와 교육, 그리고 비전 제시에 노력하고 있다. 그는 직원들에게 자신의 일터가 ‘식당’이 아니라 ‘직장’이며, 향후 자신이 필요한 기술을 익히는 ‘터전’이라고 늘 강조한다. 청년들에게 창업의 기회를 만들어 주기 위한 노력도 진행중이다. 대표적인 것이 선채용 후교육 인재양성 프로그램인 SMP(Star Manager Program) 과정이다. 신입사원으로 입사 후 6개월 동안 조리와 서비스, 경영, 회계, 마케팅 등 외식관련 이론 교육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현장근무 및 벤치마킹투어 등을 진행한다. 지방에서 올라온 청년들은 서울·경기지역에 운영 중인 16곳의 기숙사를 이용할 수 있다. 그는 “기업의 철학과 비전을 공유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월급만 보고 일하지 말라, 점장이나 창업의 꿈을 가지고 일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전한이 꿈꾸는 외식테마파크, 다브랜드화는 회사의 직원들과 함께 만들어 갈 것입니다.”
그가 구상 중인 외식테마파크의 큰 그림은 2017년이면 그 모습을 드러낸다. 그는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3~4년 내에 주식시장에 상장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유는 ‘답을 알기 때문’이다. “산업에 상관없이 모든 사업의 답은 ‘시장’에 있습니다. 소비자의 니즈를 살피고 그 부분을 충족시키면 손님들이 찾아오게 돼 있습니다. 벤치마킹할 모델이 따로 없어 아쉽지만 우리가 모델이 되자는 각오로 뛰고 있습니다.”
- 글 조득진 포브스코리아 기자·사진 전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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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강강술래 늘봄농원점에서 만난 그는 “아파트를 지어 분양하거나 음식을 만들어 손님상에 내놓은 것 모두 소비자 니즈 파악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에선 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식과 개발 사업이 접목된 신개념의 외식테마파크를 이곳 늘봄농원점에서 시작했다”며 “도심에서 20분 거리의 교외에 15개 외식테마파크를 만들어 한국을 대표하는 외식그룹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5월의 오후에 찾은 늘봄농원점은 한옥 건물 정비와 조경 작업이 한창이었다. 식사를 마친 손님들은 야외정원에서 커피를 마시며 통기타 가수의 라이브공연을 즐기고 있었다.
1989년 설립된 강강술래는 한식전문점이다. 서울 역삼점에서 시작해 서초, 신림, 상계, 여의도, 홍대, 청담, 시흥, 늘봄농원점 등 서울과 수도권에 9개의 직영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전통 한옥을 모티브로 한 인테리어와 자연친화적인 분위기가 특징이다. 360만 명이 찾은 지난해 매출은 800억원으로 웬만한 중소기업을 능가한다. 그중 늘봄농원점의 매출이 135억원으로 가장 많다.
최 대표는 늘봄농원점의 외식테마파크 조성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약 4만㎡(1만2000평) 대지에 450억원을 투자하는 명실공히 국내 최대 규모의 외식프로젝트사업이다. 1단계 대지 정비 공사에 이어 최근 2단계 공사로 갈비구이 전문관을 완공했다. 전문관은 지하 2개 층을 포함해 총 6개 층으로, 동시에 식사할 수 있는 인원이 1000명에 달한다. 최 대표는 “한옥의 전통미와 현대건축의 고급스러움을 인테리어에 담았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2017년까지는 3단계 공사를 진행한다. 한국 전통의 디저트음식을 제공하는 한옥카페, 전국의 전통식품제조 명인들이 만든 된장·간장·고추장 등을 파는 유기농식품코너, 프리미엄 한우정육매장, 고양시 유기농 농식품을 판매하는 로컬푸드 매장을 리뉴얼한다. 또 전통주점·스시뷔페·커피숍도 새로 들일 예정이다. 최 대표는 “조성이 최종 완료되는 2017년에는 하루 매출 1억 3000만원, 연매출 450억원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매출 목표 450억원을 객단가 2만원씩으로 따지면 1년에 225만 명이 방문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주말이면 1만 명 이상이 방문해야 하는데 입지가 다소 불리하지 않느냐’고 묻자 그는 웃으며 “갈수록 외식문화가 우리 라이프스타일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가개발 성공모델로 꼽히는 아브뉴프랑의 핵심은 패션이나 공산품 매장이 아닌 F&B(식음료) 매장을 주력으로 했다는 것입니다. 도시민의 경우 일주일에 두 번 이상은 외식을 하는데, 음식점을 중심에 두고 오가는 시간에 다른 곳에 들리는 스케줄을 짭니다. 우리는 이런 트렌드를 주목했어요. 자연 속에서 먹고 마시고 즐길 수 있는 테마파크를 조성하는 이유입니다.” 식사하러 온 손님을 테마파크에서 반나절 동안 머물게 하겠다는 전략이다.
한식에서 정답 찾고 테마파크로 구현
한창 주가가 오르던 2013년 말 그는 ‘의외의’ 목표를 갖고 호반건설을 나왔다. 바로 사회복지재단 설립이다. 하지만 생각처럼 속도가 붙지는 않았다. 그 무렵 전한의 오너이자 친구인 심태업 부회장이 “경영을 맡아 달라”며 손을 내밀었다.
심 부회장은 광주 충장로에서 돼지갈비집 ‘민속촌’과 족발집 ‘무진주’로 이름을 날린 인물. 1999년 동업자 간에 지역적으로 분리를 단행해 심 부회장은 서울로 입성했다. 그가 선보인 강강술래는 합리적 가격에 충분한 양의 고기를 제공해 인기를 얻으며 승승장구했다. 회사 규모가 커져 감당하기 어려워지자 전문경영인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전한은 한식전문점 강강술래 외에도 돼지갈비전문점 술래촌, 정통스시전문점 스시유, 육류유통가공업체 테슬러, 식자재유통전문 프레시라인, 헤어&메이크업 작은차이 등을 운영하고 있다.
건설업과 외식업, 선뜻 공통분모가 떠오르지 않는 분야지만 최 대표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리테일 마케팅’이란 범주에서 같다”고 말했다. “아파트는 우리가 구입하는 가장 비싼 소비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격대가 높은 만큼 고객의 선택은 꼼꼼하고 단호하죠. 결국 누가 더 소비자의 니즈와 트렌드를 빨리, 제대로 읽어내느냐가 관건입니다. 외식업 창업이 많아 경쟁이 심하지만 블루오션도 있습니다. 우리는 한식에서 정답을 찾았고, 테마파크를 통해 이를 구현할 것입니다.”
그는 몇 가지 트랙이 있다고 밝혔다. 첫 번째가 바로 외식테마파크다. 그는 “늘봄농원점이 성공하면 제주, 부산, 대구, 인천 등지에 외식 테마파크를 만들 계획”이라며 “테마파크 한 곳 조성에 450억원 정도가 드는데, 매장당 연 100억원 정도의 수익을 남길 수 있기 때문에 향후 매장 확대와 성장성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기업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고 단지 수익만을 목적으로 자금을 조달해 주는 ‘재무적 투자자’ 유치다. 현재 서초점이 그렇게 운영되고 있다. “신림점, 상계점 등 수익이 확실히 검증된 매장의 노하우를 스피드 있게 확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부동산 비용이 큰 외식산업은 늘 재원이 발목을 잡죠. 자체 투자를 줄이면서 직영체제를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은 결국 외부투자를 끌어 들이고 그에 대해 합리적인 수익률을 보장하는 것입니다.”
그는 지역적 특성에 맞는 이벤트도 선보이고 있다. 강강술래는 지역 매장 9곳을 지역 성격에 맞게 오피스 상권, 레지던스(주거) 상권, 학교상권 등 3가지로 구분한다. 최 대표는 “상대적으로 레지던스 상권의 매출이 좋다. 강강술래가 직장인 회식자리가 아니라 가족 외식 장소라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 때문에 오피스 상권에 맞는 프로모션을 보강하게 됐다”고 말했다. ‘해피아워 이벤트’가 대표적이다. 직장인이 많은 여의도와 서초동에서는 점심시간 이후나 주말·공휴일에, 거주민이 많은 신림 상계 등에서는 저녁 9시 이후에 방문한 고객에게 ‘2+1’ 서비스를 진행한다.
최 대표는 사장 취임 후 사명을 강강술래에서 전한으로 변경했다. 식당에서 기업으로 거듭나는 차원이자, 중국을 겨냥한 것이기도 하다. 최 대표는 “전한(全韓)은 대한민국을 대표하고 신한류(新韓流)를 지향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며 “이것이 세 번째 트랙인 해외진출 전략”이라고 말했다. “국내 외식산업이 어려운 이유는 우리끼리 경쟁이 너무 치열하기 때문이죠.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해결책이에요. 특히 한식은 해외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리 것으로 승부를 걸어야지 그들의 것으로는 우리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전문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요.”
중국 중상류층 겨냥해 톈진점 진출
최 대표는 “톈진점 매출은 하루에 4만 위안 이상, 우리 돈으로 800만원으로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에 중국에서 사업을 하면서 세운 원칙이 있다. 고정부분에 대한 투자는 하지않는다는 것”이라며 “대신 현지 업체에 가맹비를 받고 매출에 따른 3%의 러닝개런티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가맹비를 다소 높게 받고 있는데 이는 중국시장의 불공정성을 반영한 안전장치라는 설명이다.
“중국은 절대 수치가 상당한 의미를 갖는 나라입니다. 부자 비율은 높지 않지만 그 절대 수는 상당하죠. 객단가가 우리보다 높은 반면 원재료 값과 인건비는 현저히 낮아 이윤을 많이 낼 수 있습니다. 중국 상류층은 가능성이 큰 시장이에요. 호텔 내 한식당으로 입점할 계획을 갖고 중국 내 여러 호텔그룹과 논의하고 있습니다.”
해외 진출이 답이라고 생각하지만 서두르지는 않는다. 체계적인 시스템과 인력, 재무적인 투자능력 등이 탄탄하게 뒷받침되어야 하는 만큼 아직 준비 과정을 갖겠다는 판단이다. 톈진의 강강술래 1호점은 가능성을 시험하는 무대인 셈이다.
多브랜드 만든 후 3~4년내 상장 목표
최 대표는 이를 위해 직원 복지와 교육, 그리고 비전 제시에 노력하고 있다. 그는 직원들에게 자신의 일터가 ‘식당’이 아니라 ‘직장’이며, 향후 자신이 필요한 기술을 익히는 ‘터전’이라고 늘 강조한다. 청년들에게 창업의 기회를 만들어 주기 위한 노력도 진행중이다. 대표적인 것이 선채용 후교육 인재양성 프로그램인 SMP(Star Manager Program) 과정이다. 신입사원으로 입사 후 6개월 동안 조리와 서비스, 경영, 회계, 마케팅 등 외식관련 이론 교육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현장근무 및 벤치마킹투어 등을 진행한다. 지방에서 올라온 청년들은 서울·경기지역에 운영 중인 16곳의 기숙사를 이용할 수 있다. 그는 “기업의 철학과 비전을 공유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월급만 보고 일하지 말라, 점장이나 창업의 꿈을 가지고 일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전한이 꿈꾸는 외식테마파크, 다브랜드화는 회사의 직원들과 함께 만들어 갈 것입니다.”
그가 구상 중인 외식테마파크의 큰 그림은 2017년이면 그 모습을 드러낸다. 그는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3~4년 내에 주식시장에 상장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유는 ‘답을 알기 때문’이다. “산업에 상관없이 모든 사업의 답은 ‘시장’에 있습니다. 소비자의 니즈를 살피고 그 부분을 충족시키면 손님들이 찾아오게 돼 있습니다. 벤치마킹할 모델이 따로 없어 아쉽지만 우리가 모델이 되자는 각오로 뛰고 있습니다.”
- 글 조득진 포브스코리아 기자·사진 전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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