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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시장의 문지기, 단고테

아프리카 시장의 문지기, 단고테

21세기 위대한 성장의 기회는 아프리카에서 발견될 것이다. 그중에서도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의 신흥 경제 대국으로 자리매김 중이다. 나이지리아 시장을 열어줄 열쇠는 최대 부호 알리코 단고테의 손에 쥐어져 있다.
나이지리아가 엄청난 부를 약속하는 기회의 땅인 건 분명하다. 단고테가 바로 살아있는 증거다. 그는 아프리카 최대 경제국 나이지리아의 성장을 견인하는 중이다.
테러단체 보코하람(Boko Haram)이 골머리를 썩이는 나라, 나이지리아에서 살아가는 아프리카 최고 갑부 알리코 단고테(Aliko Dangote, 57)의 집은 예상대로였다. 항구도시 라고스(Lagos)의 부촌 빅토리아 섬 중에서도 석호 모양의 해자가 있는 대서양 극동 해변 지역에 위치한 그의 저택은 육중한 검은색 대문, 방탄 유리창, 빅브라더처럼 저택 곳곳을 살피는 감시 카메라, 경비원, 비밀 통로까지 모든 걸 갖추고 있었다.

취재팀과 함께 저택에 들어서자 집사가 응접실로 안내했다. 3층짜리 요새는 에어컨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풍으로 32℃가 넘는 바깥의 열기로부터 완벽히 보호받고 있었다. (전기는 자체 보유한 디젤 발전기로 공급해서 걸핏하면 단전되는 걸로 유명한 나이지리아 배전망으로부터도 보호받고 있다.) 둥근 얼굴에 단정하게 정리한 회색 콧수염을 기른 단고테가 카키색 바지와 편해 보이는 푸른색 와이셔츠를 입고 위층 계단에 모습을 보였다. 낮은 목소리로 웅얼거리며 이야기하는 단고테는 통상적 이미지의 거물급 기업인은 아니었다.

아침 식사가 접시에 가득 담겨 나왔다. 플랜테인(바나나와 비슷한 과일)과 칠리소스로 훈제한 치킨, 네모나게 잘린 고구마, 송어, 소시지 등이었다. “아직 세상에 알려지진 않았으나 최고의 잠재력을 가진 국가 중 하나가 바로 나이지리아”라고 단고테는 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알맞은 시기를 기다리느라 투자를 미루는데 알맞은 시기란 없다.”

나이지리아가 엄청난 부를 약속하는 기회의 땅인 건 분명하다. 단고테가 바로 살아있는 증거다. 올해 포브스 세계 억만장자 순위 67위에 등극한 그의 재산은 무려 147억 달러(2015년 2월 기준)에 달한다. 증시 상장된 시멘트, 설탕, 밀가루, 3개 업체에서 보유한 과반수 지분이 재산 대부분을 차지한다. 단고테 혼자 여기까지 온 건 아니다. 포브스 아프리카 부자 순위에서 나이지리아인은 남아공 사람보다 많다. 이는 나이지리아의 급부상을 보여주는 또 다른 증거다. 2014년에는 무려 13명의 나이지리아인이 순위에 이름을 올렸고, 이 중 처음 입성한 억만장자도 3명이나 된다.

단고테를 비롯한 나이지리아 갑부들은 아프리카 최대 경제국 나이지리아의 성장을 견인하는 중이다. 원유가격 하락으로 지난해 산유국 나이지리아의 주가는 40%나 급락했고, 단고테의 순자산도 함께 하락했다. 그러나 펀더멘털은 아직 강하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 나이지리아 GDP는 연평균 5%씩 성장했다. (현재 GDP 총 규모는 5000억 달러로 남아공보다 33%가량 더 많다.) 올해 성장률도 5%를 웃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계 투자자의 구미를 당길 만한 이유는 이 외에도 많다. 중동 안정을 뒤흔드는 이슬람 무장세력의 그림자가 아프리카 일부 지역까지 위협을 가하는 상황에서 오바마 미 대통령은 미 재계 총수들에게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 국가와 교역을 강화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투자자위원회에는 월마트, G.E., 맥킨지 등의 글로벌 대기업이 포진해 있다.) 그 전인 2014년 5월에는 페니 프리츠커(Penny Pritzker) 미 상무장관이 20년 만에 처음으로 나이지리아를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미국의 나이지리아 직접투자액은 가장 최근에 통계자료가 발표된 2012년에 82억 달러로 증가하며 아프리카 기록을 경신했다. 이와 함께 미국과 나이지리아의 전체 교역규모는 지난해 98억 달러를 기록했다.

관건은 지금의 상승세 유지다. 나이지리아는 이미 아프리카 최대의 인구대국이다. 현재 1억7000만 명을 돌파한 인구는 2020년까지 2억1000만 명으로 급증하고, 2050년이 되면 미국을 추월(4억~4억4000만 명 수준)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인구의 과반수는 여전히 하루 1.25달러 미만으로 연명하고 있고, 절반이 문맹이며, 대부분 나이가 아주 어리다. (나이지리아 인구 중위연령은 18.3세다.) 게다가 나이지리아 시골 지역의 50%는 깨끗한 식수에 대한 접근권이 부족하다. 유가가 이전 수준을 회복한다 해도 정부에서 이 모든 문제를 감당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하는 부패인식지수에서 나이지리아는 꾸준히 하위 25%에 속해 있으며, 북동부 지역을 공포로 몰아넣은 보코하람을 쫓아내는 데에는 무력한 모습만 보인다.
 든든한 자금력과 타고난 무역가 기질
단고테 시멘트는 아프리카 최대 공장을 포함한 10개 생산공장을 가동 중이다. 나이지리아 전체 시멘트 공급의 53%를 담당한다.
이런 이유로 탄탄한 인맥과 말도 안 될 정도로 엄청난 부, 언제든 사업을 할 수 있는 자세를 갖춘 단고테는 세계 시장에서 더욱 중요한 입지를 갖게 됐다. “아프리카에서 사업하는 사람 중 단고테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고 칼라일그룹 공동 설립자이자 단고테와 함께 억만장자 순위에 오른 데이비드 루벤스타인은 말했다.

단고테의 성공신화는 사하라에서 남쪽으로 150마일 떨어진 나이지리아 2대 도시이자 그의 고향 카노(Kano)에 뿌리를 두고 있다. 모래먼지가 날리는 도시 카노는 10세기 처음 도시가 조성되기 시작했을 때부터 광대한 사막 끝에 위치한다는 지리적 이점 덕분에 무역 및 상업 중심지로 자리 잡았다.

영국 식민지 시대를 살았던 단고테의 할아버지 사누시 단타타는 귀리와 쌀 등의 상품을 교역하며 부를 축적했고, 카노 최대 부호 중 한 명으로 성장했다. 단타타는 어린 나이부터 사업가적 자질을 키우기 위해 손자를 직접 양육하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북부 나이지리아 문화에서는 조부모가 손주를 돌보는 게 드문 일이 아니었다. 8살 때부터 단고테는 용돈을 모아 사업 자금으로 활용했다. “사탕을 사서 사람들에게 팔라고 주면 수익을 남겨 주었다”고 단고테는 말했다. “기업가 부모나 조부모 아래에서 자라면 비전과 야망을 배우게 된다. 그럼 무엇이든 가능하다고 믿으며 아주 적극적으로 행동하게 된다.”

나이지리아 또한 성장하는 중이었다. 식민지 독립 후 1960년대에는 수없이 많은 쿠데타와 내전이 일어나며 정세가 불안정했지만, 1970년대 시작된 석유붐은 어둠을 가리기에 충분했다. 석유 호황기는 10년간 이어졌고, 같은 기간 나이지리아 경제는 연 18%씩 성장했다. 그러나 전리품의 상당수는 든든한 인맥을 갖춘 엘리트 계층에 돌아갔다. 폭발적 수입에도 세계은행은 나이지리아를 방글라데시와 에티오피아, 차드, 말리 등의 국가와 함께 국제구호가 필요한 ‘저소득국’으로 분류했다.

이슬람 신자인 단고테는 카이로 알-아즈하르 대학(Al-Azhar University)을 다니며 경영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그는 할아버지에게 라고스로 가서 살겠다는 허락을 받았다. 삼촌으로부터 50만 달러를 대출받은 21살의 단고테는 쌀과 설탕, 시멘트 무역사업을 시작했다. 든든한 자금력과 타고난 무역가 기질을 갖춘 그는 브라질에서 수입한 설탕, 태국에서 수입한 쌀에 높은 이윤을 붙여 국내시장에서 판매했다. 한창 전성기에는 하루 1만 달러의 수익을 남겼다고 그는 말했다. “상황이 아주 좋았다”고 그는 말했다. “덕분에 엄청난 현금을 벌 수 있었다.”

정치인과의 교류도 시작됐다.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 국무부 보고서 중에는 단고테가 “설탕과 시멘트, 쌀에서 가진 독점적 수입권으로 규모의 경제를 확보해 경쟁업체보다 저가에 상품을 판매했다”는 내용도 있다. 물론 단고테는 이런 사실을 단호히 부인했다.

엄청난 성공을 거두자 미국도 단고테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1994년 외교 문서에서는 그를 나이지리아에서 반드시 알아야 할 사업가로 선정했으며, 카노와 라고스, 런던, 애틀랜타에 있는 가족의 주거지까지 보고했다. 국무부 보고서에는 그의 가족이 매년 휴가차 미국을 방문한다는 사실도 강조했다.

1995년 브라질을 둘러본 단고테는 무역에서 생산으로 사업을 전환해야겠다고 결심했다. 나이지리아에서 직접 생산하면 훨씬 더 많은 수익을 챙길 수 있는데 굳이 중개사업만 고집할 필요가 없었다. 결심은 나이지리아가 6년 만에 첫 민주대선을 치른 1999년 더욱 강해졌다. 대선 결과, 양계장 농부와 군 지도자 경력을 가진 올루세군 오바산조가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단고테는 오바산조와 1981년부터 인연을 쌓아온 사이였다. 국내산업 보호 및 진흥은 오바산조의 핵심 공약이었다.
 중개사업에서 생산으로 사업을 전환
대서양 연안 지역에서의 정유공장 건설은 이미 시작됐다.
바로 단고테에게 필요한 정책 방향이었다. 확신을 얻게 된 단고테는 2000년 단고테 제당을 설립했고, 라고스의 아파파 항구에 위치한 정제공장의 연 생산능력을 144만 톤으로 확대했다. 나이지리아 국내 수요의 90%는 충족시키고도 남는 양이었다. 단고테 제당은 나이지리아 증시에 상장된 2007년부터 매출이 4배로 급증해 4억 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1999년 설립된 이후 파스타와 면 제품으로 사업을 확장한 단고테 밀가루 또한 상장 후 매출이 폭발하는 비슷한 성장궤도를 걸었다. 공장 하나로 시작했지만, 이후 매출액이 2억7000만 달러로 늘고 생산능력은 150만 톤으로 8배나 늘더니 단고테 제 당처럼 2008년 나이지리아 증권거래소에 상장됐다. 같은 해 단고테는 나이지리아인 최초로 포브스 세계 억만장자 순위에 334위로 이름을 올렸다. 2005년에는 세계은행 산하기관 국제금융공사(International Finance Corporation)가 이끄는 4억8000만 달러 규모의 대출을 확보했다. 나이지리아 금융기관으로선 도저히 감당할 배짱과 여력이 없는 엄청난 규모의 자금이었다. 단고테는 3억2000만 달러의 본인 자금을 보태어 시멘트 공장을 세웠다. 단고테 시멘트는 2010년 NSE에 매출 13억 달러 기업으로 상장됐다. 이 3개 기업의 매출액을 모두 합치면 30억 달러가 된다. 단고테 밀가루는 현재 적자경영 중이고, 단고테 제당의 순이윤은 브라질의 코산 제당과 함께 나란히 하락했다. 그러나 시멘트 사업만은 52%의 마진을 기록하며 엄청난 수익을 남기는 중이다. 그나마 경쟁상대가 되는 라파제 아프리카의 이윤보다 2배는 높다.

2003년 재선에 성공한 오바산조는 단고테에 도전장을 던지려는 후발주자에게 엄청난 핸디캡을 안겨주려고 최선을 다했다. 단고테 제당 및 밀가루가 IPO를 할 때에는 흑설탕 세금은 정제 백설탕의 12분의 1밖에 되지 않았고, 밀 곡물 세금은 밀가루 세금의 6분의 1이었다. 단고테 시멘트 또한 사업권 제한으로 크게 발전할 수 있었다. 이들 3대 기업은 지금까지도 시멘트 및 설탕 시장의 절반 이상, 밀가루 시장의 25%를 점유하며 시장 자체를 단단히 움켜쥐고 있다.

이슬람국가(IS)가 북부 이라크를 점령하고 보코하람이 나이지리아에 이슬람 칼리프국가 설립을 선포한 지난 8월, 워싱턴 D.C에서는 미-아프리카 무역 정상회담이 개최됐다. 행사에서 금융 갑부 스티브 슈워츠먼의 블랙스톤 그룹은 단고테와 함께 50억 달러 자금을 공동 출자해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회담의 하이라이트와도 같았다. 이들은 사하라 이남 지역 인프라 기업에 자금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투자자에도 좋고, 투자를 받는 국가에도 좋다”고 슈워츠먼은 말했다. “아프리카에서 사업한다는 건 다른 지역보다 어려울 수 있다. 입지가 탄탄한 현지 파트너가 필요한데, 알리코를 찾은 건 행운이었다. 그는 놀랍게도 많은 도움을 줬다.”

칼라일 그룹의 루벤스타인 또한 2012년 칼라일 그룹 최초로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지역에 집중한 펀드 투자금을 조성하며 단고테에게 손을 내밀었고, 단고테는 최종적으로 7억 달러의 자금을 투자했다. “명성이 대단해서 이름 자체가 엄청난 무게감을 가진다”고 루벤스타인은 말했다. 칼라일 펀드는 지금까지 5개 기업에 투자했는데, 지난 11월 나이지리아 소매금융대출 다이아몬드 은행와 관련된 1억4700만 달러 규모 투자도 이 중 하나다.

단고테는 이 외에도 국제무대에서 활동영역과 입지를 빠르게 다지는 중이다. 다보스포럼 단골 인사인 그는 2014년 나이지리아 굿럭 조나단 대통령과 함께 아프리카 투자 잠재력에 관한 세션에 참여했다. 4년 전에도 그는 같은 곳에서 익숙한 주장을 펼쳤다. “아프리카에 구호품을 나눠주는 건 그만하고 현지 파트너기업에 투자해달라”는 부탁이었다. “투자자는 이익을 얻고 우리는 돈을 벌고, 모두에게 더 좋다.”
 국제무대 다보스포럼 단골 인사
그러나 타인에 의존해 번영을 도모하는 건 단고테의 천성과 맞지 않는다. 그는 대부분 스스로 일을 벌이는 타입이다. 회사에서 그가 실질적 권한을 위임해준 사람은 거의 없으며, 대부분 직감에 의존해 결정을 내린다고 과거 고위 경영진으로 일했던 사람이 말했다. “결국 모든 결정은 경영진이 내리기보다 최고 ‘보스’ 단고테가 내린다”고 그는 말했다.

주체적 자세와 건전하게 자부심 넘치는 자아가 결합하다 보니 단고테의 회사에서는 자연스레 그를 숭상하는 기업 문화가 만들어졌다. 벽에는 그의 초상화가 걸려 있고, 일반 직원들은 말 그대로 그를 숭배하는 듯이 보였다. 시멘트 공장에서 근무하는 연구기술 직원은 “거물이 되고 싶다. 제2의 단고테가 될 것”이라는 말을 기자가 종이에 적는 걸 확인할 때까지 거듭 반복했다. 회의가 예정보다 1분만 늦게 시작해도 단고테는 회의실을 나가 버린다고 한 부관은 경고했다.

단고테는 그 자신이 풍기는 분위기(“은퇴는 절대 안 할 것 같다”)처럼 은둔형 일 중독자가 아니다. “내가 아는 누구보다 많은 파티에 참석한다”고 친한 친구이자 은행가인 짐 오비아는 말했다. 지난달 일요일에는 어머니 이름을 딴 요트 ‘마리야’를 탄 모습이 목격됐고, 바로 다음날인 월요일에는 손주들을 보러 제네바를 방문했다. 그 주 후반에는 프랑스인 대표 변호사를 만나 회의를 했고, 이후 나이지리아 최고 팝스타 다비도와도 만났다.

최근 가진 또 다른 사교성 만남으로는 오바산조 전직 대통령과의 조찬이 있었다. 조찬 후에는 바로 아부자(Abuja)에 가서 현직 대통령과 만났다. 조나단 대통령을 만나 보고를 해야 할 이유는 충분히 있다. 단고테 기업의 주력제품과 경쟁하는 수입품에 대해 오바산조 집권 시기 도입된 고관세를 현 정부가 계속 유지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실지로, 미 국무부는 단고테와 나이지리아 정부가 결코 분리할 수 없는 끈끈한 관계에 있다고 파악한다. “그러나 그가 없다면 실업자가 대량 발생할 것”이라고 아프리카에 주재 중인 미 외교관은 말했다. “그럼 나이지리아 국력 또한 약해질 것이다.”

보코하람의 반란은 단고테 입장에서 시멘트 수요 하락을 의미했다. (북부에서는 집을 짓는다는 생각 자체를 안 한다”고 단고테 기업의 한 간부는 말했다.) 지난해 그는 시멘트 가격을 두 번 인하했는데, 가장 최근인 지난 11월에는 인하폭이 14%나 됐다. 그러나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되든, 대통령궁에서 단고테를 냉대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관측가들은 말했다. 그는 나이지리아 경제에 없어선 안 되는 중요 인물이기 때문이다.
 단고테 제국의 또 다른 터전, 석유산업
라고스 설탕 정제공장 생산현장. 단고테 제당은 억만장자 단고테가 소유한 기업 중 가장 먼저 상장됐다.
단고테는 지금 라고스 중부에서 차로 40분 걸리는 교외 지역에 정유시설을 건설 중이다. 최근 유가가 급락하면서 일이 오히려 쉬워졌다고 단고테는 그답지 않게 들뜬 말투로 설명했다. 유가 하락에 절박해진 공급업자들이 자진해서 가격을 깎으면 그는 쉽게 고르기만 하면 된다. “우리는 시장에 남은 유일한 구매자일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칼자루를 쥔 건 우리다. 칼을 뽑아 가격을 잘라 내기만 하면 된다.”

단고테는 유가가 배럴당 70달러 심지어 50달러밖에 안 해도 정유시설이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모든 일이 계획대로만 추진되면 정유소는 휘발유와 디젤, 항공유 등을 포함해 하루 65만 배럴을 생산할 것이고, 단고테는 나이지리아 정유시장 또한 실질적으로 독점할 전망이다. 나이지리아 석유공사 4곳은 이미 유명무실할 정도로 부패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단고테는 해당 프로젝트와 근방의 석유화학 공장에 100~110억 달러의 돈을 투자할 계획이다. 최소 67억5000만 달러는 채권금융으로 조성할 것이다. 채권 계약에 서명한 날 단고테는 아부자 힐튼 호텔에서 성대한 축하 파티를 열었다. 손님으로는 주지사와 은행 간부, 그리고 당연히 대통령도 참석했다.

정유시설이 들어설 부지에 직접 들어가 보니 오두막 몇 채가 눈에 띄었다. 단고테가 정유시설을 짓겠다고 나서기 전 마을을 이루고 살았던 원주민 중 가장 나중까지 남은 사람들이다. 단고테 기업 중역들은 나이지리아 정부에 원주민 보상도 함께할 것을 약속했다. 단고테 기업의 검은색 트럭이 줄을 지어 지나가자 서둘러 오두막 안으로 들어간 한 여성은 안에서 어두운 표정으로 트럭을 노려봤다. 트럭 행렬은 야자수가 줄지어 선변에 멈춰 섰다. 석유화학 정유시설보다 수백만 달러 짜리 콘도가 더 어울릴 법한 열대 낙원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렇게 될 가능성이 없다. 대신 이곳은 단고테 제국의 또 다른 터전이 될 것이다. “정유공장은 2018년부터 가동할 것”이라고 단고테는 말했다. 언제나처럼 낙관적인 자세다. “그때가 되면 거리에서 시신 볼 일도 없고, 모든 골칫거리가 사라질 것이다.”

- ABRAM BROWN 포브스 기자

위 기사의 원문은 http://forbes.com 에서 보실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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