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여행이 뜬다
‘지속가능한’ 여행이 뜬다
대니 하인리히는 여행 전문가이자 여행 블로거다. 그녀는 비행기를 타고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는 것이 ‘탄소중립적 행위’(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양만큼 나무를 심거나 대체에너지 개발에 투자하는 것)는 결코 아니라고 인정한다. 하지만 될 수 있으면 ‘지속가능한 여행’을 하려고 애쓴다. “아무리 ‘책임 있게’ 여행하려 해도 탄소 발자국이 남는다”고 하인리히는 말했다. 그래도 여행을 시작할 때 선택해야 하는 모든 것에 관해 깊이 생각한다.
“무엇보다 ‘책임 있는’ 운영으로 알려진 호텔을 찾는다”고 그녀는 말했다. “예를 들어 몇 달 전 태국에 갔을 때 코끼리 농장을 소유한 호텔은 아무리 멋지고 편리해도 거들떠 보지 않았다.” 하인리히는 코끼리를 착취하는 데 돈을 쓰고 싶지 않다고 설명했다.
책임 있는 여행자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은 하인리히 외에도 많다. 온라인 호텔예약 사이트 부킹닷컴(Booking.com)의 조사에 따르면 지속가능하거나 책임 있는 여행에 관심이 커지는 추세다. 여행지의 생태와 문화 보존에 초점을 맞추는 관광을 말한다. 반드시 자연보호에만 초점을 맞추는 건 아니다. 부킹닷컴의 토드 던랩 이사는 “지속가능한 여행은 친환경을 넘어선다”고 말했다. “여행하면서 현지 문화, 경제, 환경을 지원하고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활동을 추구한다.”
부킹닷컴의 조사에 응한 16개국의 여행자 3만2000명 이상은 사회적·환경적 파급효과에 근거해 여행지를 정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여행 시장의 ‘틈새’로 알려진 개념치고는 상당히 높은 관심이다. 세계관광기구(WTO)에 따르면 에코투어리즘(ecotourism, 생태관광)이 요즘 관광 산업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시장이다.
여행 전문 사이트 스마터트래블닷컴(SmarterTravel.com)의 편집자 앤 바나스도 “에코투어리즘이 급성장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갈수록 많은 사람이 생태의식적이고 지속가능한 여행에 관심을 갖는다.”
그 결과 호텔이나 여행사도 신경 쓴다. 호텔과 리조트는 지속가능한 영업을 홍보한다. 또 에코투어부터 팜스테이(farm stay, 농장 체험), 볼런투어리즘(voluntourism, 자원봉사 활동이 포함된 여행)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여행업체가 대거 등장했다. 스타우드 호텔 앤 리조트는 2008년 북미·아시아·유럽에서 ‘엘리먼트’로 이름 붙인 녹색 호텔 브랜드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운영 중이거나 건설 중인 엘리먼트 호텔이 15개이며 2016년까지 19개가 추가될 예정이다. 그 호텔은 열선반사 지붕과 자연 채광을 위한 대형 창 등 전부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 기술로 지어진다. 또 체육관의 특수 자전거를 사용해 전자기기를 충전시키거나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주차 우선권을 제공하는 등 친환경적인 정책을 실시한다. 엘리먼트 호텔은 미국 그린빌딩위원회의 친환경 건물 인증(LEED)을 목표로 한다.
항공예약 서비스 업체 스마트플라이어의 여행 컨설턴트 진 피커드는 “호텔이 친환경에 점점 더 신경 쓴다”고 말했다. 그는 일류 호텔도 서서히 변화를 꾀한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프랑스 파리의 풀만 호텔은 온실을 만들어 직접 재배한 채소를 손님에게 제공한다.
물론 지속가능한 체험을 약속하는 건 호텔만이 아니다. 인트레피드 트래블 같은 여행사를 통해 예약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여행 프로그램이 수없이 많다. 지속가능한 사파리에 관심이 있다고? 친환경에 초점을 맞춘 수많은 산장 중에서 고르면 된다. 예를 들어 케냐의 캄피 야 칸지는 태양에너지만 사용하며 현지인만 직원으로 채용한다. 찰스 다윈처럼 갈라파고스 섬을 여행하고 싶다고? 방문지의 환경보호에 초점을 맞춘 린드블래드 엑스페디션 같은 업체에 탐사 크루즈 관광을 예약하라.
현지의 소규모 프로그램도 많다. 여행 작가 겸 사진 작가로 40개국을 방문한 짐 오도넬은 그런 프로그램도 참여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뉴멕시코주타오스에 살며, 포 코너스 리전 지오투어리즘 맵가이드 개발에 참여했다. 방문객을 현지 가이드와 연결시켜주고 현지의 지리적 특성을 보존하는 프로젝트다.
오도넬은 “지오투어리즘(geotourism, 지리관광)을 통해 방문객에게 이 지역에 무엇이 있는지, 또 무엇이 진정한 체험인지 알려줄 수 있다”고 말했다. “방문객이 현지에 있는 것을 체험하고 그 과정의 지출을 통해 지역 경제에 기여하길 원한다. 이 프로젝트는 우리의 문화 정체성과 지역 경제의 일부인 풍경과 삶의 체험을 제공한다.”
그러나 그런 합법적인 조직을 찾기는 쉽지 않다. 특히 ‘그린워싱(greenwashing)’을 경고하는 전문가가 많다. 여행사나 호텔이 겉으로는 친환경 정책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친환경성이 높지 않거나 오히려 환경 파괴에 기여하는 관행을 말한다. 하인리히는 그런 일을 경험했다. “손님이 요청할 때만 침대 시트와 수건을 교체해준다고 광고하는 호텔에 묵은 적이 있다. 그런데도 외출했다가 돌아가면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시트와 수건이 교체돼 있었다.”
그런 사례는 사소해 보이지만 지속가능한 여행을 위한 사이트(thetravelword.com)를 운영하는 에탄 겔버는 ‘그린워싱’이 만연한다고 말했다. 그런 관행은 더 위험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흔히 ‘에코투어’라고 선전해놓고 가보면 가이드가 숲을 마구 짓밟고 다닌다. 게다가 무엇을 짓밟는지도 모른다.”
또 겔버는 여행사를 통해 가는 여행이나 호텔 숙박이 광고처럼 진정으로 지속가능한 방식인지 확실히 알기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진짜 책임 있는 여행을 하려면 사전 준비가 많이 필요하다.” 지속가능한 휴가를 보내기로 마음먹었다면 인터넷 검색 엔진에 목적지와 ‘책임 있는 여행(responsible travel)’ 또는 ‘지속가능한 여행(sustainable travel)’이라는 단어를 입력하는 일이 우선이라고 겔버는 설명했다. 하지만 그건 시작에 불과하다.
“그런 관광과 숙박을 제공한다는 업체를 찾으면 그들 홈페이지에 들어가 자세히 살펴보면서 정책이 무엇인지 알아 보라. 또 직접 전화를 걸어 꼬치꼬치 캐물어 보라. 예를 들면 ‘현지인만 직원으로 고용하고 현지에서 생산되는 유기농 식품만 사용한다고 하는 데 그 증거가 뭔가?’라고 묻는 것이다. 그런 걸 아무도 확인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사실 확인이 쉬운 일도 아니다.”
겔버는 영국 여행사 리스폰서블 트래블(Responsible Travel) 같은 곳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여행객을 지속가능한 여행 프로그램과 연결시켜주는 이 회사는 매년 ‘책임 있는 관광상’도 수여한다.
오도넬도 “열심히 찾아 보고 조사해야 한다”고 말다. “현지 환경과 경제·문화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관광이나 여행은 없다. 하지만 가장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도록 최선을 다할 순 있다.
- ISMAT SARAH MANGLA IBTIMES 기자 / ”번역 이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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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책임 있는’ 운영으로 알려진 호텔을 찾는다”고 그녀는 말했다. “예를 들어 몇 달 전 태국에 갔을 때 코끼리 농장을 소유한 호텔은 아무리 멋지고 편리해도 거들떠 보지 않았다.” 하인리히는 코끼리를 착취하는 데 돈을 쓰고 싶지 않다고 설명했다.
책임 있는 여행자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은 하인리히 외에도 많다. 온라인 호텔예약 사이트 부킹닷컴(Booking.com)의 조사에 따르면 지속가능하거나 책임 있는 여행에 관심이 커지는 추세다. 여행지의 생태와 문화 보존에 초점을 맞추는 관광을 말한다. 반드시 자연보호에만 초점을 맞추는 건 아니다. 부킹닷컴의 토드 던랩 이사는 “지속가능한 여행은 친환경을 넘어선다”고 말했다. “여행하면서 현지 문화, 경제, 환경을 지원하고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활동을 추구한다.”
부킹닷컴의 조사에 응한 16개국의 여행자 3만2000명 이상은 사회적·환경적 파급효과에 근거해 여행지를 정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여행 시장의 ‘틈새’로 알려진 개념치고는 상당히 높은 관심이다. 세계관광기구(WTO)에 따르면 에코투어리즘(ecotourism, 생태관광)이 요즘 관광 산업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시장이다.
여행 전문 사이트 스마터트래블닷컴(SmarterTravel.com)의 편집자 앤 바나스도 “에코투어리즘이 급성장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갈수록 많은 사람이 생태의식적이고 지속가능한 여행에 관심을 갖는다.”
그 결과 호텔이나 여행사도 신경 쓴다. 호텔과 리조트는 지속가능한 영업을 홍보한다. 또 에코투어부터 팜스테이(farm stay, 농장 체험), 볼런투어리즘(voluntourism, 자원봉사 활동이 포함된 여행)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여행업체가 대거 등장했다.
무늬만 친환경 ‘그린워싱’ 호텔 조심해야
항공예약 서비스 업체 스마트플라이어의 여행 컨설턴트 진 피커드는 “호텔이 친환경에 점점 더 신경 쓴다”고 말했다. 그는 일류 호텔도 서서히 변화를 꾀한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프랑스 파리의 풀만 호텔은 온실을 만들어 직접 재배한 채소를 손님에게 제공한다.
물론 지속가능한 체험을 약속하는 건 호텔만이 아니다. 인트레피드 트래블 같은 여행사를 통해 예약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여행 프로그램이 수없이 많다. 지속가능한 사파리에 관심이 있다고? 친환경에 초점을 맞춘 수많은 산장 중에서 고르면 된다. 예를 들어 케냐의 캄피 야 칸지는 태양에너지만 사용하며 현지인만 직원으로 채용한다. 찰스 다윈처럼 갈라파고스 섬을 여행하고 싶다고? 방문지의 환경보호에 초점을 맞춘 린드블래드 엑스페디션 같은 업체에 탐사 크루즈 관광을 예약하라.
현지의 소규모 프로그램도 많다. 여행 작가 겸 사진 작가로 40개국을 방문한 짐 오도넬은 그런 프로그램도 참여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뉴멕시코주타오스에 살며, 포 코너스 리전 지오투어리즘 맵가이드 개발에 참여했다. 방문객을 현지 가이드와 연결시켜주고 현지의 지리적 특성을 보존하는 프로젝트다.
오도넬은 “지오투어리즘(geotourism, 지리관광)을 통해 방문객에게 이 지역에 무엇이 있는지, 또 무엇이 진정한 체험인지 알려줄 수 있다”고 말했다. “방문객이 현지에 있는 것을 체험하고 그 과정의 지출을 통해 지역 경제에 기여하길 원한다. 이 프로젝트는 우리의 문화 정체성과 지역 경제의 일부인 풍경과 삶의 체험을 제공한다.”
그러나 그런 합법적인 조직을 찾기는 쉽지 않다. 특히 ‘그린워싱(greenwashing)’을 경고하는 전문가가 많다. 여행사나 호텔이 겉으로는 친환경 정책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친환경성이 높지 않거나 오히려 환경 파괴에 기여하는 관행을 말한다. 하인리히는 그런 일을 경험했다. “손님이 요청할 때만 침대 시트와 수건을 교체해준다고 광고하는 호텔에 묵은 적이 있다. 그런데도 외출했다가 돌아가면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시트와 수건이 교체돼 있었다.”
그런 사례는 사소해 보이지만 지속가능한 여행을 위한 사이트(thetravelword.com)를 운영하는 에탄 겔버는 ‘그린워싱’이 만연한다고 말했다. 그런 관행은 더 위험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흔히 ‘에코투어’라고 선전해놓고 가보면 가이드가 숲을 마구 짓밟고 다닌다. 게다가 무엇을 짓밟는지도 모른다.”
또 겔버는 여행사를 통해 가는 여행이나 호텔 숙박이 광고처럼 진정으로 지속가능한 방식인지 확실히 알기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진짜 책임 있는 여행을 하려면 사전 준비가 많이 필요하다.”
인터넷 검색도 좋지만 전화로 꼼꼼히 확인해야
“그런 관광과 숙박을 제공한다는 업체를 찾으면 그들 홈페이지에 들어가 자세히 살펴보면서 정책이 무엇인지 알아 보라. 또 직접 전화를 걸어 꼬치꼬치 캐물어 보라. 예를 들면 ‘현지인만 직원으로 고용하고 현지에서 생산되는 유기농 식품만 사용한다고 하는 데 그 증거가 뭔가?’라고 묻는 것이다. 그런 걸 아무도 확인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사실 확인이 쉬운 일도 아니다.”
겔버는 영국 여행사 리스폰서블 트래블(Responsible Travel) 같은 곳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여행객을 지속가능한 여행 프로그램과 연결시켜주는 이 회사는 매년 ‘책임 있는 관광상’도 수여한다.
오도넬도 “열심히 찾아 보고 조사해야 한다”고 말다. “현지 환경과 경제·문화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관광이나 여행은 없다. 하지만 가장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도록 최선을 다할 순 있다.
- ISMAT SARAH MANGLA IBTIMES 기자 / ”번역 이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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