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도 발암물질인데 뭐!
공기도 발암물질인데 뭐!

베이컨 소식이 전해지자 일반 가정과 온라인에선 “우리 주변의 모든 것이 암을 유발한다”는 푸념이 들렸다. 하지만 어쩌면 그게 오히려 사람들이 반길 만한 경고일지 모른다.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이 해방감을 주기 때문이다. 우리가 마시는 공기도 발암물질일지 모르는데(야외 공기오염도 1군 발암물질이다) 무슨 걱정이냐는 식이다.
IARC가 985가지 물질을 평가한 뒤 발암물질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것은 카프로락탐(화학섬유 혼성폴리아마이드를 합성하는 원료)뿐이었다. 504가지에 관해선 확실한 증거가 없다며 판단을 유보했다. 나머지 481가지는 세 가지로 분류했다. 1군은 인간에게 암을 유발할 것이 확실한 그룹이다. 잘 알려진 석면, 비소 등과 함께 베이컨과 소시지가 여기에 속한다. 2A군은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큰 그룹이다. 적색육이 여기에 든다. 2B군은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그룹이다.
그렇다면 어차피 거의 전부가 발암물질인데 다 잊고 인생을 즐기는 게 낫지 않을까? 괜찮은 생각일지 모르지만 명심해야 할 중요한 사실이 있다. 우선 IARC의 평가 대상에 들었다는 것은 상당한 증거가 있다는 뜻이다. 또 같은 그룹에 속한다고 전부 같다는 얘기는 아니다. 1군 발암물질이라는 것은 암 위험이 확실한 물질을 가리킬 뿐이다. 실제로는 위험 수준에서 담배와 석면이 소시지 패티보다 훨씬 높다.
하지만 IARC의 다음 발표 때 신음소리가 다시 들릴 듯하다. 1991년 2B군으로 지정된 커피가 내년에 다시 평가 대상에 올랐다.
- ZOE SCHLANGER NEWSWEEK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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