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와 4만 명의 도적
알리바바와 4만 명의 도적
세계 최대 온라인 오픈마켓 타오바오는 ‘짝퉁’ 천국이다. 유명 브랜드나 중국 정부, 미국의 압력도 별다른 효과가 없다. 아시아에서 최고의 영향력을 가진 사업가 마윈만이 할 수 있다. 하지만, 모조품과 가짜를 몰아낸다면 알리바바 제국이 흔들릴 수 있다.미리 경고해 둔다. 세계 최대 온라인 오픈마켓을 손에 쥐고 포브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World’s most powerful people)’ 22위를 차지한 마윈(영문명 Jack Ma, 51) 알리바바 회장은 변호사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자신이 만든 2000억 달러 제국의 근간을 뒤흔드는 변호사는 특히 더 싫어한다. ‘잘 나가는’ 뉴욕 변호사들이 구찌와 입생로랑 등을 보유한 프랑스 명품 회사 케링(Kering)을 대신해 상표권 침해와 모조품 유통으로 알리바바를 고소한 이야기가 거론되자 어느 때보다 말라 보이는 마윈은 항저우 사무실 소파에서 점프하듯 몸을 일으키며 “합의는 없다”고 외쳤다.
“(차라리) 소송에서 지겠다. 그리고 돈을 내겠다”고 마윈은 말했다. “대신 우리의 존엄성을 지키고 존중을 받겠다.”
여기서 존중을 받겠다는 건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온라인 장터 타오바오(Taobao)에서 생계를 이어가는 소상공인 수십만 명의 존중을 뜻하는 거다. 이베이 거래량의 5배나 되는 중국 온라인 쇼핑몰(지난해 거래액 3940억 달러 돌파)의 판매업자들은 마윈의 생명선과도 같다. 반대로 판매업자 입장에서 마윈은 중산층을 향한 길을 열어 준 자본주의 영웅이다. 하지만 이런 사회적 계약의 중심에는 누구도 대놓고 인정하지 못한 진실이 있다. 알리바바라는 엄청난 거함이 상당 부분 불법 ‘짝퉁’ 거래를 바탕으로 성장했다는 사실이다.
모조품 거래의 규모는 엄청나다. 타오바오에서는 핸드백, 자동차 부품, 스포츠 의류부터 보석까지 짝퉁으로 의심되는 제품 수백만 개가 판매된다. 진품 브랜드가 온라인 모조품을 퇴치하도록 돕는 넷네임즈(NetNames)는 브랜드 기업들이 타오바오 판매 제품의 최대 80%를 모조품으로 추산한다고 설명했다. 스니커즈 브랜드 뉴발란스(New Balance)의 글로벌 브랜드 이미지 총괄을 담당하는 댄 맥키논도 맞는 말이라고 주장했다. 보스턴에 기반을 둔 뉴발란스는 타오바오의 어떤 판매자도 공식 판매업체로 승인한 적이 없다. 그러므로 타오바오에서 뉴발란스라 주장하며 판매되는 제품의 80% 이상은 짝퉁이거나 짝퉁이 의심되는 제품이라고 맥키논은 믿는다. 지난해 알리바바는 뉴욕 증시에서 250억 달러를 모집하며 사상 최대 IPO를 진행했다. 알리바바 매출은 지난 회계연도 2년간 2배 이상 증가하며 123억 달러를 기록했고, 순수익은 거의 3배 증가하며 39억 달러를 기록했다. 마윈의 개인자산은 무려 218억 달러에 달한다. 가능성은 차치하더라도 만약 알리바바가 쇼핑몰에서 모조품을 모조리 없앤다면 어떻게 될까? 맥카너&잉글리쉬의 지적재산권 전문 변호사 할리 르윈은 이렇게 말했다. “파산할 거다.”
마윈은 그런 결과를 원치 않는다. 그러나 중국의 거인에서 글로벌 쇼핑몰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 소비자들과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 “마윈은 엄청난 돈을 벌었다”고 일본 자동차업체 닛산모터의 북미지부 브랜드 총괄 매니저 윌리엄 포사이드는 말했다. “그러나 세계시장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글로벌 오픈마켓으로 성장하려면 국제 상표권 보호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결국 마윈이 풀어야 할 수수께끼는 다음과 같다. 판매 브랜드의 가치와 존엄성을 지켜주고 기업가로 존중받기 위해 짝퉁을 몰아내되, 자신의 밥그릇이 되어주는 소상공인이 굶어 죽지 않도록 강도를 조절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마윈과 인터뷰를 진행할수록 그의 마음이 어느 쪽으로 쏠리는지 분명해졌다. 중국 제2위 재벌인 그는 벨트나 액세서리를 수천 달러에 판매하는 명품 브랜드의 판매 전략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구찌든 뭐든 아무리 브랜드라도 가방 하나를 그렇게 비싸게 판다고? 말도 안 된다”고 그는 말했다. “명품 브랜드 업체의 심기가 불편하다는 걸 안다. 그러나 그들의 사업모델 또한 문제가 있다.” 마윈의 성장은 중국의 발전과 불가분의 관계로 얽혀 있다. 영어 교사였던 그는 1999년 중국 동부의 저장성 항저우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동료 17명과 함께 알리바바를 창업했다. 2003년, 그는 타오바오를 시작했다. 중국이 세계 제2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하면서 ‘보물찾기’란 뜻을 가진 타오바오 또한 중국 최고의 인터넷 쇼핑몰로 성장했다. 마윈은 원래 공산주의 중국에서 기업인으로 성공할 수 없는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정치적 끈도 없었고 엘리트 교육을 받지도 못했다. 그러나 그에게는 행운이 따랐다. 하위 관료로 근무하면서 만리장성 여행 가이드를 맡게 됐는데, 야후의 공동창업자 제리 양과 시간을 함께 보낸 것이다. 제리 양은 결국 알리바바의 초기 투자자 중 한 명이 되었다.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과 골드만삭스 또한 마찬가지다. 마윈은 중국 정부를 다루는 데에도 능숙한 수완을 보여줬다. 중국에서는 아직도 정부가 민간기업의 운명을 결정하는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한다. 마윈은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과 영국 방문길을 함께 하기도 했다.
‘짝퉁 천국’이라는 비난은 처음부터 알리바바와 타오바오를 끈덕지게 따라붙었다. 그동안 마윈은 계속해서 강경한 조처를 취해 해결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쇼핑몰 규모가 커질수록 기존 브랜드의 항의 또한 거세졌고, 결국 2008년 미 무역대표부는 타오바오를 바이두, 프라이빗베이와 나란히 ‘악명 높은 시장(Notorious Markets)’에 포함시켰다.
마윈은 짝퉁 문제를 중국 경제 성장의 어쩔 수 없는 부산물로 본다. 잠자던 거인이 깨어나면서 전국 곳곳의 논밭에 온갖 종류의 소비재를 생산하는 공장이 들어섰다. 지식재산권 보호에 대한 중국 정부의 무관심과 빨리 부자가 되려는 중국 대중의 열망이 더해지면서 중국은 짝퉁 스니커즈부터 가짜 처방 약, 할리우드 영화 해적판까지 온갖 모조품의 피난처가 됐다. 미 국토안보부에 따르면, 2014년 회계연도에 미국이 통관 절차에서 압수한 모조품의 88%는 중국 및 홍콩에서 들어온 제품이었다. 금액만 해도 11억 달러에 달한다.
알리바바는 2011년 초 거대한 스캔들에 휘말린 적이 있다. 알리바바의 영업직원 100명이 알면서도 사기 판매 업자를 내세웠고, 업자들은 노트북이나 평면 모니터 등 인기가 높은 소비자 가전의 주문과 결제를 진행한 후 물건을 배달하지 않았다. 사기꾼들이 챙겨간 돈은 200만 달러 정도였지만 스캔들에 가담한 업체는 무려 2300여 개였다. “눈앞의 이익을 위해 어떤 대가도 마다치 않는 문화가 생겨날 수 있었다”고 당시 사건 조사를 진행했던 사비오 콴은 말했다. 당시 데이비드 웨이 알리바바닷컴 CEO와 엘비스 리 COO는 어떤 혐의도 받지 않았지만 스캔들의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같은 해 알리바바는 모조품 판매업자 상당수를 퇴출했다. 이를 인정한 미 무역대표부는 2012년 악명 높은 시장 명단에서 타오바오를 뺐다. 하지만 서구의 브랜드 다수가 보기에 알리바바의 노력은 아직 미흡한 점이 많다. 2014년 케링이 상표권 침해와 모조품 유통으로 알리바바를 첫 고소했지만, 알리바바는 케링을 만나 합의안과 모조품 퇴치 전략을 논의했고 이후 케링은 고소를 취하했다. 그런데 1년이 채 지나기도 전에 회담은 수포로 돌아갔고 결국 케링은 알리바바를 다시 고소했다. 지난 10월 전 세계 온라인 쇼핑몰 조사에서 미국의 유명 브랜드사를 포함해 익명의 브랜드 25개를 회원사로 두고 있는 TWG(Trademark Working Group)는 타오바오를 아직도 ‘최대의 모조품 판매 온라인 플랫폼’이라고 파악하고 있었다. 중국 모조품으로 피해를 본 브랜드가 회원의 다수를 차지하는 전미의류신발협회는 ‘악명 높은 시장’ 명단에 타오바오를 다시 포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쯤 되자 모조품 유통을 못 본 체하던 중국 정부도 마윈에게 문제 해결을 하라고 압박을 가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 1월 시장 규제를 담당하는 중국 국무원 국가공상행정관리총국(공상총국)은 타오바오에서 이들이 직접 조사한 제품 중 진품은 37%밖에 없었다는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그리고 알리바바 경영진과 함께한 2014년 회의에서 알리바바의 짝퉁 퇴치 노력 부족과 사업 방식을 비난하는 기록을 웹사이트에 게재했다. 알리바바는 해당 조사 결과에 이의를 제기했다. 투자자와의 수익 결산 회의에서 조 차이(Jae Tsai) 부회장은 제품 조사에 “결함이 있으며 객관적이지 않은 기준을 차용했다”라며 맹비난했다. 결국 정부는 보고서를 웹사이트에서 내렸다. 일단은 알리바바의 승리라고 할 수 있지만, 결국 알리바바도 모조품 퇴치를 위해 공상총국과 협조하는 데 동의했다. 1만6000명의 직원이 다니는 알리바바의 본사는 항저우시 외곽에 있다. 본사 건물에 위치한 작전실 ‘워룸’은 마윈의 사무실에서 3층 아래에 있다. 워룸에 가면 중국 전역의 지도를 보여주는 대형 평판 스크린을 볼 수 있다. 1~2초마다 지도의 곳곳에서 불이 깜박거린다. 바로 모조품 유통을 잡아내기 위한 세계 최대의 작전팀이다. 무려 2000명으로 구성되어 있고, 모두 알리바바 정직원이다. 2013년과 2014년에는 이를 위해 총 1억6000만 달러를 지출했다. 말보다 행동을 기준으로 마윈의 의지를 평가한다면, 시작점은 바로 이곳이다. “모조품을 절대 허용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마윈은 말했다.
마윈의 ‘국방부 장관’은 바로 20년간 중국 공안에서 근무한 베테랑 수사관 폴로 샤오다. 그는 알리바바가 짝퉁 판매 감별에 사용하는 컴퓨터 스크린의 빅데이터를 자랑하듯 보여줬다. 저렴한 가격과 저질 사진, 제품 설명 등의 특징에 따라 의심이 가는 거래가 있으면 지도에서 불빛이 깜박인다. 그러면 거래 중지 결정을 내리기 전 면밀한 조사를 하게 된다. 컴퓨터는 타오바오에서 거래가 정지된 모조품의 수를 집계해서 보여줬다. 그날 하루만 수만 개가 넘었다. 판매업자가 사이트에 올린 사진과 진짜 브랜드의 공식 사진을 비교하는 소프트웨어도 있다. 샤오는 알리바바가 지난 한 해에만 타오바오에서 1억 개의 위반 제품을 거래 중지시켰다고 주장했다. 2010년의 1400만 개보다 많이 늘어난 수치다. 이 중 90%는 명품 브랜드가 아닌 알리바바 작전팀이 발견한 것이다. 물론, 이는 2014년 기준 민원의 92%를 접수 12시간 이내 처리했던 이베이에 비하면 발끝에도 못 미친다. “우리는 파트너들을 향해 열려 있다”고 마윈은 말했다. “우리는 모조품 테러리스트와의 전쟁에 나선 군대다. (브랜드들은) 군인을 죽여 없애는 대신 우리와 손을 잡아야 한다.”
뉴발란스 역시 ‘선의’ 프로그램에 가입한 이후 훨씬 효율적으로 의심 제품의 거래를 중지시킬 수 있게 됐다고 댄 맥키논은 말했다. 그 결과 판매업체 수천 개가 영업 정지됐다. 그러나 그는 이를 두고 “새 발의 피”라고 했다. 타오바오에서는 어느 때고 모조품, 혹은 모조품으로 강력히 의심되는 판매 글이 평균 13만 건이나 게시된다고 맥키논은 주장했다. 닛산의 윌리엄 포사이드는 그리 감명을 받지 않은 눈치다. 그는 안전 문제를 내세워 모조품 척결에 나섰다. 알리바바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자동차 모조부품이 소비자 안전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오른손으로 눈을 가리고 왼손으로 돈을 센다”고 포사이드는 말했다.
알리바바가 다루어야 할 유권자는 브랜드 기업, 판매업자, 그리고 최종소비자다. “모조품 1개가 판매되면 고객 5명이 떨어져 나간다”고 마윈은 말했다. “이를 통제하지 못할수록 많은 고객을 잃게 된다.” 이들을 눈에 띄는 방식으로 보호하기 위해 타오바오는 처벌 집행 시스템을 구축했다. 사기 행위 발견을 위한 첨단 소프트웨어와 2000명의 감시 눈길에도 불구하고 알리바바는 세계 최대의 ‘두더지 잡기’ 게임을 벌이는 중이다. 매일 10만 개의 판매업체가 타오바오에 문을 연다. 이들이 실질적으로 판매를 시작하기 전까지는 행동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고 샤오는 말했다. “우리는 절대 완벽하지 않다”고 샤오는 인정했다. 그래서 알리바바는 오프라인 세상으로 싸움을 확대하고 있다. 2년 전부터 알리바바는 위조품 제조 및 유통업자 추적을 돕기 위해 중국 공안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 알리바바 본사에는 항상 경찰관 2명이 상주하고 있으며, 공안 당국은 알리바바 데이터를 기반으로 모조품 생산 및 유통 출처를 파악하는 소프트웨어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수년 전부터 유명 브랜드들이 판매 사이트 폐쇄를 신청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놨다. 7월에는 해외 브랜드를 위한 영어 웹사이트를 개설했다. 이전에는 영어로 되지 않은 부분이 있어 브랜드들이 어려움을 호소했기 때문이다. 4월부터는 짝퉁 판매를 정확하게 잡아낸 브랜드들을 ‘선의’ 프로그램에 포함해 판매 중단 요청을 훨씬 빠르고 간단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알리바바는 ‘선의 프로그램’ 도입으로 판매 중단까지 걸리는 시간을 3~5일에서 1~3일로 단축했다고 말했다.
판매업자가 규범을 위반할 경우 스트라이크와 벌점을 준다. 3~4번의 스트라이크가 선포되면 알리바바는 해당 판매자를 퇴출한다. 그러나 시스템이 혼란스럽다 보니 제대로 집행되지 않아 스트라이크를 받은 판매자가 사업을 계속할 수 있는 기회는 아주 많다. 예를 들어, 1년에 너무 많은 벌점을 받지만 않으면 특정 시간이 지난 후 판매자의 벌점 기록은 말끔히 사라진다. 영업 금지를 당한 판매자라도 다른 이름으로 재등록하면 언제든 판매를 재개할 수 있다.
알리바바 플랫폼에서 모조품을 판매하는 중국 판매상들은 알리바바가 좀 더 강경해졌다고 인정한다. 그러나 영업을 아예 하지 못할 정도로 무서워지지는 않았다는 입장이다. 그들은 여전히 면책권에 가까울 정도로 자유를 누리면서 불법 제품을 판매한다. 판매자 중 하나인 S.자이(Zhai, 30)는 타오바오에서 프라다나 펜디, 발렌시아가의 짝퉁 가방과 의류를 판매하는 쇼핑몰을 2개나 운영한다. 믿기 힘들겠지만, 그녀가 판매하는 제품은 명품 브랜드의 중국 생산공장에서 빼 온 것이다. 브랜드 생산공장의 품질 관리 담당자가 평가기준 미달 제품과 핸드백을 탈락시키면 이들 제품은 뒷문을 통해 자이에게 전달된다. 다른 경우, 명품 생산공장에서 쓰다 남은 섬유나 가죽 등의 재료를 골라서 공식 생산공장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을 고용해 진품과 다름없는 모조품을 만들어낸다. 자이는 이런 제품을 타오바오에서 판매 중이라고 밝혔다. 매출은 아주 좋았다. 반응이 좋은 날은 하루에 1만1000달러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자이가 판매하는 모조품은 쉽게 눈에 띈다. 브랜드 로고나 모양이 진품과 완전 똑같은데 진품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판매된다. 게다가 자이는 타오바오 쇼핑몰 페이지에 정품이 아니라는 사실도 함께 명기한다. 하지만, 알리바바는 자이의 영업을 제대로 막지 못했다. 2010년 자이가 판매를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자이의 협력업체 중 한 곳이 규제당국에 발각됐고 알리바바는 자이의 첫 매장을 퇴출시켰다. 그러나 수개월 후, 자이는 같은 등록자명 및 가게 이름을 내걸고 영업을 재개했다. 알리바바 직원들에게 비싼 저녁과 선물을 사주자 알리바바는 영업 금지를 풀어줬고, 자이는 이전과 똑같은 모조품을 바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알리바바 대변인은 회사가 “알리바바 직원의 사기 가담 행위를 절대 용서하지 않는” 정책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판매 금지를 당한 기록이 있었지만, 쇼핑몰 홍보를 해주겠다는 알리바바 영업직원의 제의를 받기도 했다고 자이는 말했다.
구찌와 닛산, 그리고 수백만 명의 고객 관점에서 자이는 모조품을 판매하는 사기범이다. 그러나 마윈은 수백만 명의 중국 빈곤계층이 자기 사업을 통해 생활을 개선하도록 기회를 주었다는 점에서 큰 자부심을 느낀다. 그는 타오바오에서 판매자로 나선 서민 소상공업자들이 아직 가난한 중국에서 돈을 벌도록 해줘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 그렇게 되면 지적재산권을 수호하는 일이 부차적이 된다고 주장할 수 있지만, 뭐 어쩔 수 없다. “흑백으로 분명히 나뉘지 않는다”고 마윈은 말했다. “아무렇지 않게 ‘저기 문 닫아버려’라고 하면 판매자에게는 불공정한 처사다. 우리는 유명 브랜드뿐 아니라 소상공인도 보호해야 한다. 모든 사람과 이들의 권리를 살펴야 한다.”
‘인민 먼저 구제하자’는 태도는 미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된 알리바바의 서류에도 녹아있다. 2014년 IPO를 위해 제출한 기업 문서에서 알리바바는 “모조품 및 사기 활동을 용인하지 않는 ‘불관용’ 정책을 유지한다”고 적은 후, 바로 다음 문장에 “우리 플랫폼에서 영업을 하는 다수 판매업자의 생계가 바로 우리에게 달려있기 때문에(브랜드 업체에서) 민원을 제기했다 해서 ‘일단 처벌하고 질문은 나중에 한다’는 태도는 지양한다”고 적었다. 브랜드 기업이 아무리 머리끝까지 화가 났다고 해도 억지로 팔을 비틀어 맹세를 받아내기에 마윈은 너무 거물이다. 영향력과 돈을 가졌고, 너무 많은 사람에게 그가 필요하다. 타오바오에서 수백만 명의 고객이 속아서 물건을 살지라도, 엄밀히 따져 명품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국가에서 저렴하게 럭셔리를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혜택을 보는 사람 역시 수백만 명에 달한다. 마윈 입장에서 대내적으로 가장 쉬운 길은 현 상태 유지다. 그러나 대외적으로는 이 사안을 심각히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줘야 신중한 대응이 될 것이다. 조화로운 중용의 해결책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중국의 전통적 정치 원칙과 같다. 다른 점이 있다면 기업의 이해관계가 들어간다는 점뿐이다.
‘열려라 참깨’를 외쳤던 알리바바의 운명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야기 속 알리바바도 도둑 무리를 만나 어려움을 겪었다. 탐욕스러운 형제, 충성스러운 노예, 화가 난 도둑 등, 다양한 상대와 갈등을 조율하기도 했다. 그렇게 해서 결국 황금을 손에 넣은 자는 누군가? 바로 알리바바다.
- MICHAEL SCHUMAN 포브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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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소송에서 지겠다. 그리고 돈을 내겠다”고 마윈은 말했다. “대신 우리의 존엄성을 지키고 존중을 받겠다.”
여기서 존중을 받겠다는 건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온라인 장터 타오바오(Taobao)에서 생계를 이어가는 소상공인 수십만 명의 존중을 뜻하는 거다. 이베이 거래량의 5배나 되는 중국 온라인 쇼핑몰(지난해 거래액 3940억 달러 돌파)의 판매업자들은 마윈의 생명선과도 같다. 반대로 판매업자 입장에서 마윈은 중산층을 향한 길을 열어 준 자본주의 영웅이다. 하지만 이런 사회적 계약의 중심에는 누구도 대놓고 인정하지 못한 진실이 있다. 알리바바라는 엄청난 거함이 상당 부분 불법 ‘짝퉁’ 거래를 바탕으로 성장했다는 사실이다.
모조품 거래의 규모는 엄청나다. 타오바오에서는 핸드백, 자동차 부품, 스포츠 의류부터 보석까지 짝퉁으로 의심되는 제품 수백만 개가 판매된다. 진품 브랜드가 온라인 모조품을 퇴치하도록 돕는 넷네임즈(NetNames)는 브랜드 기업들이 타오바오 판매 제품의 최대 80%를 모조품으로 추산한다고 설명했다. 스니커즈 브랜드 뉴발란스(New Balance)의 글로벌 브랜드 이미지 총괄을 담당하는 댄 맥키논도 맞는 말이라고 주장했다. 보스턴에 기반을 둔 뉴발란스는 타오바오의 어떤 판매자도 공식 판매업체로 승인한 적이 없다. 그러므로 타오바오에서 뉴발란스라 주장하며 판매되는 제품의 80% 이상은 짝퉁이거나 짝퉁이 의심되는 제품이라고 맥키논은 믿는다. 지난해 알리바바는 뉴욕 증시에서 250억 달러를 모집하며 사상 최대 IPO를 진행했다. 알리바바 매출은 지난 회계연도 2년간 2배 이상 증가하며 123억 달러를 기록했고, 순수익은 거의 3배 증가하며 39억 달러를 기록했다. 마윈의 개인자산은 무려 218억 달러에 달한다. 가능성은 차치하더라도 만약 알리바바가 쇼핑몰에서 모조품을 모조리 없앤다면 어떻게 될까? 맥카너&잉글리쉬의 지적재산권 전문 변호사 할리 르윈은 이렇게 말했다. “파산할 거다.”
마윈은 그런 결과를 원치 않는다. 그러나 중국의 거인에서 글로벌 쇼핑몰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 소비자들과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 “마윈은 엄청난 돈을 벌었다”고 일본 자동차업체 닛산모터의 북미지부 브랜드 총괄 매니저 윌리엄 포사이드는 말했다. “그러나 세계시장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글로벌 오픈마켓으로 성장하려면 국제 상표권 보호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결국 마윈이 풀어야 할 수수께끼는 다음과 같다. 판매 브랜드의 가치와 존엄성을 지켜주고 기업가로 존중받기 위해 짝퉁을 몰아내되, 자신의 밥그릇이 되어주는 소상공인이 굶어 죽지 않도록 강도를 조절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마윈과 인터뷰를 진행할수록 그의 마음이 어느 쪽으로 쏠리는지 분명해졌다. 중국 제2위 재벌인 그는 벨트나 액세서리를 수천 달러에 판매하는 명품 브랜드의 판매 전략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구찌든 뭐든 아무리 브랜드라도 가방 하나를 그렇게 비싸게 판다고? 말도 안 된다”고 그는 말했다. “명품 브랜드 업체의 심기가 불편하다는 걸 안다. 그러나 그들의 사업모델 또한 문제가 있다.”
중국의 경제발전과 얽혀 있는 마윈
‘짝퉁 천국’이라는 비난은 처음부터 알리바바와 타오바오를 끈덕지게 따라붙었다. 그동안 마윈은 계속해서 강경한 조처를 취해 해결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쇼핑몰 규모가 커질수록 기존 브랜드의 항의 또한 거세졌고, 결국 2008년 미 무역대표부는 타오바오를 바이두, 프라이빗베이와 나란히 ‘악명 높은 시장(Notorious Markets)’에 포함시켰다.
마윈은 짝퉁 문제를 중국 경제 성장의 어쩔 수 없는 부산물로 본다. 잠자던 거인이 깨어나면서 전국 곳곳의 논밭에 온갖 종류의 소비재를 생산하는 공장이 들어섰다. 지식재산권 보호에 대한 중국 정부의 무관심과 빨리 부자가 되려는 중국 대중의 열망이 더해지면서 중국은 짝퉁 스니커즈부터 가짜 처방 약, 할리우드 영화 해적판까지 온갖 모조품의 피난처가 됐다. 미 국토안보부에 따르면, 2014년 회계연도에 미국이 통관 절차에서 압수한 모조품의 88%는 중국 및 홍콩에서 들어온 제품이었다. 금액만 해도 11억 달러에 달한다.
알리바바는 2011년 초 거대한 스캔들에 휘말린 적이 있다. 알리바바의 영업직원 100명이 알면서도 사기 판매 업자를 내세웠고, 업자들은 노트북이나 평면 모니터 등 인기가 높은 소비자 가전의 주문과 결제를 진행한 후 물건을 배달하지 않았다. 사기꾼들이 챙겨간 돈은 200만 달러 정도였지만 스캔들에 가담한 업체는 무려 2300여 개였다. “눈앞의 이익을 위해 어떤 대가도 마다치 않는 문화가 생겨날 수 있었다”고 당시 사건 조사를 진행했던 사비오 콴은 말했다. 당시 데이비드 웨이 알리바바닷컴 CEO와 엘비스 리 COO는 어떤 혐의도 받지 않았지만 스캔들의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같은 해 알리바바는 모조품 판매업자 상당수를 퇴출했다.
“ 타오바오는 최대의 짝퉁 플랫폼”
이쯤 되자 모조품 유통을 못 본 체하던 중국 정부도 마윈에게 문제 해결을 하라고 압박을 가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 1월 시장 규제를 담당하는 중국 국무원 국가공상행정관리총국(공상총국)은 타오바오에서 이들이 직접 조사한 제품 중 진품은 37%밖에 없었다는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그리고 알리바바 경영진과 함께한 2014년 회의에서 알리바바의 짝퉁 퇴치 노력 부족과 사업 방식을 비난하는 기록을 웹사이트에 게재했다. 알리바바는 해당 조사 결과에 이의를 제기했다. 투자자와의 수익 결산 회의에서 조 차이(Jae Tsai) 부회장은 제품 조사에 “결함이 있으며 객관적이지 않은 기준을 차용했다”라며 맹비난했다. 결국 정부는 보고서를 웹사이트에서 내렸다. 일단은 알리바바의 승리라고 할 수 있지만, 결국 알리바바도 모조품 퇴치를 위해 공상총국과 협조하는 데 동의했다.
짝퉁 잡기 위한 세계 최대의 작전팀 꾸려
마윈의 ‘국방부 장관’은 바로 20년간 중국 공안에서 근무한 베테랑 수사관 폴로 샤오다. 그는 알리바바가 짝퉁 판매 감별에 사용하는 컴퓨터 스크린의 빅데이터를 자랑하듯 보여줬다. 저렴한 가격과 저질 사진, 제품 설명 등의 특징에 따라 의심이 가는 거래가 있으면 지도에서 불빛이 깜박인다. 그러면 거래 중지 결정을 내리기 전 면밀한 조사를 하게 된다. 컴퓨터는 타오바오에서 거래가 정지된 모조품의 수를 집계해서 보여줬다. 그날 하루만 수만 개가 넘었다. 판매업자가 사이트에 올린 사진과 진짜 브랜드의 공식 사진을 비교하는 소프트웨어도 있다. 샤오는 알리바바가 지난 한 해에만 타오바오에서 1억 개의 위반 제품을 거래 중지시켰다고 주장했다. 2010년의 1400만 개보다 많이 늘어난 수치다. 이 중 90%는 명품 브랜드가 아닌 알리바바 작전팀이 발견한 것이다. 물론, 이는 2014년 기준 민원의 92%를 접수 12시간 이내 처리했던 이베이에 비하면 발끝에도 못 미친다. “우리는 파트너들을 향해 열려 있다”고 마윈은 말했다. “우리는 모조품 테러리스트와의 전쟁에 나선 군대다. (브랜드들은) 군인을 죽여 없애는 대신 우리와 손을 잡아야 한다.”
뉴발란스 역시 ‘선의’ 프로그램에 가입한 이후 훨씬 효율적으로 의심 제품의 거래를 중지시킬 수 있게 됐다고 댄 맥키논은 말했다. 그 결과 판매업체 수천 개가 영업 정지됐다. 그러나 그는 이를 두고 “새 발의 피”라고 했다. 타오바오에서는 어느 때고 모조품, 혹은 모조품으로 강력히 의심되는 판매 글이 평균 13만 건이나 게시된다고 맥키논은 주장했다. 닛산의 윌리엄 포사이드는 그리 감명을 받지 않은 눈치다. 그는 안전 문제를 내세워 모조품 척결에 나섰다. 알리바바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자동차 모조부품이 소비자 안전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오른손으로 눈을 가리고 왼손으로 돈을 센다”고 포사이드는 말했다.
알리바바가 다루어야 할 유권자는 브랜드 기업, 판매업자, 그리고 최종소비자다. “모조품 1개가 판매되면 고객 5명이 떨어져 나간다”고 마윈은 말했다. “이를 통제하지 못할수록 많은 고객을 잃게 된다.”
모조품 판매상들에겐 너무 허술한 시스템
알리바바는 수년 전부터 유명 브랜드들이 판매 사이트 폐쇄를 신청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놨다. 7월에는 해외 브랜드를 위한 영어 웹사이트를 개설했다. 이전에는 영어로 되지 않은 부분이 있어 브랜드들이 어려움을 호소했기 때문이다. 4월부터는 짝퉁 판매를 정확하게 잡아낸 브랜드들을 ‘선의’ 프로그램에 포함해 판매 중단 요청을 훨씬 빠르고 간단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알리바바는 ‘선의 프로그램’ 도입으로 판매 중단까지 걸리는 시간을 3~5일에서 1~3일로 단축했다고 말했다.
판매업자가 규범을 위반할 경우 스트라이크와 벌점을 준다. 3~4번의 스트라이크가 선포되면 알리바바는 해당 판매자를 퇴출한다. 그러나 시스템이 혼란스럽다 보니 제대로 집행되지 않아 스트라이크를 받은 판매자가 사업을 계속할 수 있는 기회는 아주 많다. 예를 들어, 1년에 너무 많은 벌점을 받지만 않으면 특정 시간이 지난 후 판매자의 벌점 기록은 말끔히 사라진다. 영업 금지를 당한 판매자라도 다른 이름으로 재등록하면 언제든 판매를 재개할 수 있다.
알리바바 플랫폼에서 모조품을 판매하는 중국 판매상들은 알리바바가 좀 더 강경해졌다고 인정한다. 그러나 영업을 아예 하지 못할 정도로 무서워지지는 않았다는 입장이다. 그들은 여전히 면책권에 가까울 정도로 자유를 누리면서 불법 제품을 판매한다. 판매자 중 하나인 S.자이(Zhai, 30)는 타오바오에서 프라다나 펜디, 발렌시아가의 짝퉁 가방과 의류를 판매하는 쇼핑몰을 2개나 운영한다. 믿기 힘들겠지만, 그녀가 판매하는 제품은 명품 브랜드의 중국 생산공장에서 빼 온 것이다. 브랜드 생산공장의 품질 관리 담당자가 평가기준 미달 제품과 핸드백을 탈락시키면 이들 제품은 뒷문을 통해 자이에게 전달된다. 다른 경우, 명품 생산공장에서 쓰다 남은 섬유나 가죽 등의 재료를 골라서 공식 생산공장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을 고용해 진품과 다름없는 모조품을 만들어낸다. 자이는 이런 제품을 타오바오에서 판매 중이라고 밝혔다. 매출은 아주 좋았다. 반응이 좋은 날은 하루에 1만1000달러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자이가 판매하는 모조품은 쉽게 눈에 띈다. 브랜드 로고나 모양이 진품과 완전 똑같은데 진품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판매된다. 게다가 자이는 타오바오 쇼핑몰 페이지에 정품이 아니라는 사실도 함께 명기한다. 하지만, 알리바바는 자이의 영업을 제대로 막지 못했다. 2010년 자이가 판매를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자이의 협력업체 중 한 곳이 규제당국에 발각됐고 알리바바는 자이의 첫 매장을 퇴출시켰다. 그러나 수개월 후, 자이는 같은 등록자명 및 가게 이름을 내걸고 영업을 재개했다. 알리바바 직원들에게 비싼 저녁과 선물을 사주자 알리바바는 영업 금지를 풀어줬고, 자이는 이전과 똑같은 모조품을 바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알리바바 대변인은 회사가 “알리바바 직원의 사기 가담 행위를 절대 용서하지 않는” 정책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판매 금지를 당한 기록이 있었지만, 쇼핑몰 홍보를 해주겠다는 알리바바 영업직원의 제의를 받기도 했다고 자이는 말했다.
구찌와 닛산, 그리고 수백만 명의 고객 관점에서 자이는 모조품을 판매하는 사기범이다. 그러나 마윈은 수백만 명의 중국 빈곤계층이 자기 사업을 통해 생활을 개선하도록 기회를 주었다는 점에서 큰 자부심을 느낀다. 그는 타오바오에서 판매자로 나선 서민 소상공업자들이 아직 가난한 중국에서 돈을 벌도록 해줘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 그렇게 되면 지적재산권을 수호하는 일이 부차적이 된다고 주장할 수 있지만, 뭐 어쩔 수 없다. “흑백으로 분명히 나뉘지 않는다”고 마윈은 말했다. “아무렇지 않게 ‘저기 문 닫아버려’라고 하면 판매자에게는 불공정한 처사다. 우리는 유명 브랜드뿐 아니라 소상공인도 보호해야 한다. 모든 사람과 이들의 권리를 살펴야 한다.”
‘인민 먼저 구제하자’는 태도는 미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된 알리바바의 서류에도 녹아있다. 2014년 IPO를 위해 제출한 기업 문서에서 알리바바는 “모조품 및 사기 활동을 용인하지 않는 ‘불관용’ 정책을 유지한다”고 적은 후, 바로 다음 문장에 “우리 플랫폼에서 영업을 하는 다수 판매업자의 생계가 바로 우리에게 달려있기 때문에(브랜드 업체에서) 민원을 제기했다 해서 ‘일단 처벌하고 질문은 나중에 한다’는 태도는 지양한다”고 적었다.
“유명 브랜드도 소상공인도 보호해야” 딜레마
‘열려라 참깨’를 외쳤던 알리바바의 운명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야기 속 알리바바도 도둑 무리를 만나 어려움을 겪었다. 탐욕스러운 형제, 충성스러운 노예, 화가 난 도둑 등, 다양한 상대와 갈등을 조율하기도 했다. 그렇게 해서 결국 황금을 손에 넣은 자는 누군가? 바로 알리바바다.
- MICHAEL SCHUMAN 포브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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