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셰일가스 붐의 최고 승자
7년간 7개 사업권을 70억 달러에 매도한 트레버 리스존스는 유가 급락으로 산산이 부서진 석유 및 가스업체 잔해 사이에서 쓸만한 걸 주워 올릴 현금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 언론 노출을 꺼려 온 그는 모처럼 가진 인터뷰에서 “지금은 매수할 때”라고 말했다.트레버 리스존스(Trevor Rees-Jones)가 전용기 계단을 내려오자 검은 래브라도 2마리가 기다렸다는 듯 힘차게 그의 뒤에서 뛰쳐나왔다. 그 뒤를 애견 테리어를 안은 아내 잰(Jan)이 따라 나왔다. 댈러스에서 이륙한 비행기는 순식간에 애빌린(Abilene)과 포트워스(Fort Worth) 사이 2만 6000에이커(1억㎡) 면적의 쿡 캐니언 목장(Cook Canyon Ranch) 활주로로 내려섰다. 부부는 북쪽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 더 넓은 목장(5만 8000에이커 면적)을 가지고 있지만, 쿡 캐니언이 좀 더 아늑하고 편안해서 이 곳을 택했다. 방금 타고 온 터보프롭 비행기도 같은 이유로 선택했다.
“안녕하시오!” 64세의 리스존스가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외쳤다. “우리 비행기 마음에 듭니까? 벌써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는 걸 알았다면 걸프스트림 550을 타고 왔을 텐데.” 목소리나 행동거지로 봤을 때 그는 좀 수다스러운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같았다. 실제로 둘은 댈러스에서 종종 어울리는 친구 사이라고 한다.
우리는 리스존스의 포드 F-150을 타고 주변을 둘러봤다. 긴뿔소가 무리를 지어 이동하고 있었고, 거대한 오크 나무가 있었다. 절경을 자랑하는 계곡과 함께 (지저분해지니까) 말은 들여놓은 적이 없는 아름다운 마구간이 있었다. 언덕 꼭대기에는 거대한 성처럼 보이는 ‘사냥 별장’ 공사가 한창이었다. 5200에이커 대지를 따로 구획해서 나사뿔영양, 북아프리카 야생양, 얼룩말 등 아프리카에서만 볼 수 있는 동물로 야생공원을 만들었다. 경계선에는 10피트 높이의 담장을 둘러 동물이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했다. 다양한 시설을 둘러본 우리는 그 유명한 헛간 ‘파티 반(Party Barn)’으로 향했다. 재활용 목재로 건축된 파티 반에는 무대가 있었고, 영화 ‘머나먼 대서부(Lonesome Dove)’에서 튀어나온 것 같이 길쭉하고 반질거리는 바 카운터가 있었다. 페이스 힐이나 본 조비 등 유명가수가 파티 반에서 콘서트를 할 때면 리스존스는 버스를 전세 내서 댈러스에 있는 친구 수백 명을 데려오곤 했다. 리스존스의 60번째 생일 파티에는 이글스(the Eagles)가 공연을 했고, 아내는 깜짝 파티를 위해 남편의 ‘오래된 짝사랑’ 배우 헤더 로클리어(Heather Locklear)를 전용기로 모셔 왔다. “잰은 ‘최고의 아내 상’을 받아 마땅하다”고 리스존스는 말했다. “안타깝게도 헤더에게 주어진 표는 왕복이었다.”
2008년 지어진 파티 반은 첫 걸음에 불과했다. “파티 반을 만들고 나니까 파티를 할 수 있는 파티오 공간이 필요하단 걸 깨달았다. 그 뒤 일을 더 크게 벌이고 싶어져서 저 쪽에 파티용 잔디장도 만들었다.” 흥이 넘쳐 곤란해질 때도 있었다. 짐 벨루시와 댄 애크로이드가 블루스 브라더스(Blues Brothers)로 뭉쳐 공연했을 때다. “목장이 너무 마음에 들었는지 가지 않으려 해서 다음 날 쫓아내다시피 했다.”(웃음) 리스존스의 흥겨운 파티가 더 눈에 띄는 이유는 요즘 에너지 업계에 딱히 파티를 벌일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2009년부터 2014년까지 프랙킹 업체들은 미국 땅에서 수백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를 뽑아냈다. 덕분에 미국은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초과하던 시절 국내 석유 생산량을 하루 550만 배럴에서 960만 배럴로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유가가 배럴당 35달러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에너지 산업에서 극단의 침체가 시작됐다. 25만 명이 정리해고 됐고, 20여 개 기업이 파산했다. 수천 개 유정에서 시추 및 프랙킹 작업을 하다가 엄청난 빚에 눌려 질식 중인 좀비 기업도 수십 개에 달한다. 지금의 유가 수준으로는 미국에서 경제성 있는 유정을 추가로 찾기 매우 힘들다. “에너지업체는 머리를 살리기 위해 팔을 잘라내고 있지만, 이마저도 심판의 날을 연기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고 JP모건에서 대규모 에너지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투자은행가 마크 데버카는 말했다. “최악의 상황은 아직 오지 않았다.”
그렇다면 석유산업에 직접적으로 의존하는 재산만 53억 달러에 달하는 리스존스는 왜 파티를 벌이는 걸까? 아니, 인터뷰는 대체 왜 하는 걸까? (리스존스는 2006년부터 포브스 400대 부호 순위에 포함됐지만, 아직까지 포브스와 인터뷰를 한 적이 없다.) 그가 보유한 비상장기업 치프 오일앤가스(Chief Oil & Gas)가 펜실베이니아 북동부 20만 에이커 땅에서 끊임없이 에너지를 시추하고 프랙킹하며 하루 8억 3000만 입방피트의 가스를 뽑아낸 덕분(비상장 에너지 기업 중 최대 생산량)에 리스존스는 고유가 호황기에 자신의 석유자산을 매각할 수 있었다. 유정 및 가스정, 송유관, 포트워스 근처 바넷(Barnett) 셰일 가스전부터 펜실베이니아 마르셀러스(Marcellus) 셰일가스전까지, 에너지 시추가 가능한 수십만 에이커의 땅을 7번에 걸쳐 매도한 그는 총 70억 달러의 돈을 벌어들였다. 금액 만으로도 그는 셰일가스 붐의 최고 승자가 됐다. “그는 조지 패튼 장군 같다. 성질 급하고 자기 주장이 확실하지만, 먼저 모범을 보이며 넓은 마음을 가졌다”고 데버카는 말했다.
전직 파산변호사였던 리스존스는 70억 달러로 미국에서 가장 힘 있고 또 위험한 에너지 사업가가 됐다.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은 그의 이야기도 보도할 가치가 생겼다. 시장상황을 면밀히 지켜보는 리스존스는 현재 상황을 이렇게 표현했다. “입맛을 다시는 중이다.” 댈러스 유니버시티 파크 구역에서 자라난 리스존스(웨일스식 이름이다.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자동차 사고로 목숨을 잃던 날 함께 있던 보디가드 이름과 같다)의 첫 사업은 올챙이와 새를 잡아 동네 친구들에게 파는 일이었다. “올챙이에 꼬리만 있으면 한 마리당 1페니를 받았다. 뒷다리가 있으면 3센트, 앞다리까지 다 나와 있으면 5센트였다.” 그러나 25센트를 받고 판 홍관조가 날아가 버리고 새를 산 아이가 환불을 요청하자 어머니의 중재로 리스존스의 첫 사업은 안타깝게 끝이 났다. 1973년 다트머스 대학을 졸업한 그는 서던 메소디스트 대학교 로스쿨로 진학했고, 이후 파산법 전문 변호사가 됐다. “변호사 일을 참기 힘들었다”고 그는 말했다. “법무 일을 하다 보니 지겨워 죽을 것만 같았다. 계약을 처리하고 업계 전망을 보다가 석유가스 사업에 매료됐다.”
1984년 그는 리퍼블릭 내셔널 뱅크의 신용한도 4만 8000달러에 4000달러를 추가 대출해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10년간 롤러코스터를 탄 것 같은 나날이 이어졌다. 리스존스는 텍사스 전역에 있는 수백 개 유정을 조금씩 인수해 시추 작업을 하며 근근이 살아갔다. 17번 연속 유정에서 기름 한 방울 나오지 않은 날도 있었다. “기껏 파고 들어갔는데 기름은 또 나오지 않았다. 멍하니 사무실에 앉아 있는데 전화가 왔다. 안 좋은 결과가 나오면 내가 직접 투자자에게 전했는데 그 날만은 유독 견딜 수 없었다. 너무 우울하고 의기소침해져서 길 건너 영화관에서 영화 ‘E.T.’를 봤다. 투자자들에겐 다음 날 전화를 했다.” 지금이야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지만, 당시에는 조금도 재미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색연필을 가져온 잰이 투자자에게 보여줄 지도에 색을 칠했다. 석유는 녹색, 천연가스가 있으면 붉은 색이었다.” 잰 리스존스는 사업이 너무 안 좋아져서 케이블 TV와 통화 대기 서비스까지 취소했던 때가 있었다고 말했다. “트레버는 부동산에 매물로 나온 목장 광고를 뚫어져라 바라보며 꿈을 꾸곤 했다.”아들 둘이 사업에 합류하면서 리스존스는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노력했고, 1994년에는 파트너 4명과 함께 치프 오일앤가스를 설립했다. 그리고 선구적 채굴업자이자 억만장자인 조지 미첼(George Mitchell)의 개발지로 갔다. 포트워스 북쪽에 있는 전통적 가스전이었다. “뼈다귀에 붙은 고기 조각이라도 뜯자”는 심산이었다. 리스존스는 오래 전부터 미첼을 주시하고 있었다. 미첼은 에너지부의 자금 지원을 받으며 미첼 에너지개발(Mitchell Energy & Development)을 통해 다양한 시추 기술을 실험하고 있었다. 수평시추 기법을 이보다 오래 된 수압 파쇄법(물과 모래, 화학물질을 섞은 물질을 유정으로 흘려 보내고 압력을 가해 암석을 분쇄하고 그 안의 석유와 가스를 추출)과 결합하는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돌파구를 모색하는 중이었다. 프랙킹의 역사는 의외로 오래되어, 195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나 두 방법을 조합해 함께 사용한 사람은 미첼이 처음이다. 미첼은 새롭게 조합된 프랙킹을 1.5마일 깊이에 ‘근원암(source rock)’이 있는 바넷 가스전에서 처음 사용했다. 포트워스 근처 얕은 저장공간을 가득 메운 석유와 가스는 모두 수백만 년에 걸쳐 이 근원암에서 나온 것이다.
리스존스는 미첼의 기법을 모방해 2000년부터 본격적으로 바넷에서 프랙킹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결과가 모두 성공적으로 바뀌었다. “타율이 .150도 안 되던 사람이 방망이를 대는 족족 안타를 날리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고 그에게 투자를 했던 텍사스 캐피탈 뱅크의 크리스 코완은 말했다. “신께서 ‘그래, 이제 너다’라고 점지해준 것 같았다.”
당시 리스존스는 성공이 요행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미래를 보여주는 수정공이 있다면 알았겠지만, 아니었다”고 그는 말했다. 오랜 시간 그에게 자문을 해준 지질학자 토니 카르발호는 “저기가 끝이라 생각했는데 그 곳을 넘어가도 석유는 계속 나왔다. 이런 놀라운 변화가 시장에 어떤 여파를 줄 지 너무 늦게 눈치챘다.” 이제 그 여파는 분명하다. 미국에서 확인된 석유·가스 보유고가 2배로 증가했고, 동시에 가격은 하락해서 미국은 연간 1500억 달러 이상 절약할 수 있게 됐다.
2002년 데본 에너지(Devon Energy)는 미첼의 회사를 35억 달러에 인수했다. 2004년이 되자 치프는 바넷에서 생산량이 두 번째로 많은 에너지 업체로 성장했다. 사업이 너무 잘 되어 리스존스는 4개 파트너사 중 3개를 2000만 달러에 인수했다. 1994년 17만 달러를 내고 회사 지분 3분의 1을 가져간 파트너들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로스 페롯 주니어와도 계약을 체결해 페롯 소유지에서 시추를 하게 됐다. 2006년까지 거품 수준으로 자산가치가 급등하자 리스존스는 치프가 보유하던 바넷 임차권을 22억 달러를 받고 데본 에너지에 매각하고, 송유관 자산은 4억 8000만 달러를 받고 크로스텍스 에너지(Crosstex Energy)에 매각했다. 리스존스의 경우 2006년 당시 바넷에 있는 모든 자산을 팔아도 괘념치 않았겠지만, 페롯이 일단 시추를 더 하자고 주장해서 그렇게 했다. 이제 와서 보면 대단히 훌륭한 결정이었다.
2008년 미국에서 석유가스 대호황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도화선에 불을 붙인 건 배럴당 140달러에 달한 유가와 입방피트당 14달러까지 오른 천연가스 가격이었다. 비관론자들은 전 세계 유가가 최고치를 기록하고 주유소 가격은 갤런당 20달러까지 올라가며, 결국 카타르 같은 국가에서 유조선으로 액화 천연가스 수입을 하게 될 거라고 아우성 쳤다. 가격이 워낙 높으니 모험할 가치는 충분했다. 리스존스가 에이커당 50달러에 임대했던 땅은 이제 에이커당 1만 달러로 가격이 치솟았다. “질주하는 기차에 올라탄 것 같았다”고 그는 말했다. “열차에 뛰어올라 소리를 지르며 같이 질주했다. 통제할 수 없이 달려나가는 호황이었다.” 2008년 그와 페롯은 퀵실버 리소스(Quicksilver Resources)에서 13억 달러를 받고 나머지 운영권을 매각했고, 이 계약으로 치프는 3억 3000만 달러의 순이익을 올렸다.
리스존스는 직원에게 축하 상여금을 분배했다. 수백만 달러의 상여금을 받은 직원도 있다. 4억 달러의 예산을 배정해 리스존스재단도 만들었다. 리스존스의 황금기는 계속됐다. 그는 바넷의 기적을 신속히 되풀이하기 시작했다. 2007년 치프는 20% 지분을 가진 협력사 터그 힐(Tug Hill Inc., 마이클 래들러 소유)과 함께 펜실베이니아 땅을 임차해서 마르셀러스 셰일을 시추하기 시작했다. 수백 개 유정을 직접 탐사하기 전기까지는 ‘노른자’를 짚어낼 수 없다는 걸 알았던 리스존스는 레인지리소스, 캐봇 오일앤가스, 체사피크 에너지 등 거대 상장 에너지기업과 경쟁하기 위해 계속해서 후보지를 임차했고, 결국 펜실베이니아 전역에 걸쳐 60만 에이커의 땅을 탐사하게 됐다.
마르셀러스가 미국 최대의 가스전이라는 사실은 머지않아 밝혀졌다. 여기저기서 관심이 폭발했고, 리스존스는 이번에도 현명하게 “테이블 위의 칩을 좀 정리하기”로 결심했다. 2009년 치프와 터그 힐은 에너플러스 리소스(Enerplus Resources)를 새로운 파트너로 받아들였다. 에너플러스는 4억 달러를 내고 전체 면적의 30%를 가져갔다. 2010년 말, 이들은 4억 6000만 달러를 받고 10만 에이커를 엑스코 리소스(Exco Resources)에 매각했다. 북동부 지역의 절반에 해당하는 면적이었다. 2011년 5월에는 셰브론이 18억 달러를 주고 치프가 가진 남서부 지분을 가져갔고, 2012년 4월 펜 버지니아 리소스 파트너가 10억 달러를 지불하고 마르셀러스 수송관 네트워크를 매입했다. 7년간, 7번의 매도 계약을, 70억 달러에 해치운 것이다.
바넷과 마찬가지로, 마르셀러스 매각 타이밍은 기가 막히게 절묘했다. 셰브론과 매도 계약을 마쳤을 무렵만 해도 1000입방피트당 4.3달러였던 천연가스의 거래가격은 1년 후 2달러로 떨어졌다. 그러나 리스존스는 가격 급락에도 당황하지 않았다. 어찌 됐든 그는 마르셀러스 암반에서 엄청난 양의 가스가 뿜어져 나오는 걸 직접 봤다. 가스업체는 석유 시추산업의 침체를 2012년 미리 겪은 것이나 다름 없다. “나한테는 새롭지 않았다”고 그는 말했다. “가격 하락에 대처하는 방법은 2012년에 벌써 배웠다.”
치프는 매각하지 않은 ‘최고의 땅’에 집중했다. 마르셀러스 북동부 일대에서 가장 생산성이 좋은 20만 에이커의 땅이었다. 하락을 거듭하는 가격이 다른 생산업자의 숨을 옥죄기 시작할 무렵, 그는 매도에서 매수로 갈아탈 기회를 포착했다. 2013년 치프는 5억 달러를 주고 자사 보유 가스전과 겹치는 마르셀러스 가스전을 체서피크 에너지로부터 매입했다. 이 곳에서 가스를 생산하고 운송하는 비용은 1000입방피트당 1.5달러로, 미국 최저 수준이다. 뉴욕과 보스턴으로 연결되는 수송관 장기 사용계약을 체결한 덕분에 그는 2달러에 불과한 최저 가격에도 꽤 괜찮은 이익을 남길 수 있다. 수송관 사용계약이 없었다면 (다시 말해 현물 시장에서 남은 가스를 판매해야 하는 입장인 경우) 본전도 찾지 못했을 거다. 2년 뒤면 이 상황 또한 변하게 된다. 새로운 수송관이 완성되기 때문이다. 지난 수개월 간 리스존스는 아나다르코 페트롤륨(Anadarko Petroleum)에 3000만 달러를 주고 추가 땅을 매입했다. “지금 좋은 수익을 내고 있으니 2년 후에는 훨씬 더 좋아질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 때까지 치프는 굴착기 1~2대 정도만 돌리고 있을 예정이다.
그럼 다음 행보는 무엇일까? 천연가스를 충분히 확보한 리스존스는 마르셀러스 만큼 시추 비용이 낮아서 수익성이 높은 유전을 물색하는 중이다. 그런 유전이 어디 있냐고? “나도 모른다. 하지만 찾아낼 것이다.” 그의 속내는 이렇다. 고통스러운 저유가가 계속된다면 결국 어디가 효율성이 좋은 지 알 수 있다. 가격이 떨어져 운영이 힘들어져도 끝까지 설비가 가동되는 곳이 바로 효율성 좋은 유전이다. 리스존스는 그런 유전의 주변 땅을 매입할 계획이다.
저렴하다고 반드시 가치가 좋은 건 아니다. “땅을 무료로 얻어도 경제성이 전혀 맞지 않는 곳”이 꽤 많다는 교훈을 에너지 업체는 힘든 방식으로 깨우쳤다고 휴스턴 대학 에너지 경제학자 에드 히르스는 말했다. “무엇보다 저비용의 암반이 필요하다.” 일례로, 리스존스는 바넷 가스전을 되살 의향이 전혀 없다. 아직 뽑아낼 가스가 충분하긴 하지만, 이제는 가스의 가치보다 시추 비용이 더 많이 든다. 치프의 가스전 상당 부분을 인수했던 퀵실버리소스는 지난 해 결국 파산했다. 루이지애나와 미시시피 일대 투스칼루사 마린 셰일(경제성을 가지려면 유가가 90달러 이상이 되어야 한다)과 캔자스 일대 미시시피 라임 등에서는 지난 1년간 시추가 중단됐다. 미시시피 라임 가스전의 경우 리스존스 또한 2012년 경제성 낮은 가스정 개발로 1억 5000만 달러의 손해를 봤다. “바넷에서 개발을 하던 초창기 200만 달러를 투자했다가 실패를 했던 때보다 훨씬 수월하게 손실을 감당할 수 있었다.”
흥미로워 보이는 곳은? 노스 다코타와 콜로라도, 텍사스 이글포드 가스전에 ‘노른자’가 많아 보인다. 리스존스탐사팀은 오클라호마의 다층 셰일 암반을 눈 여겨보는 한편, 플로리다 가스전 처럼 최근 수년 간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한 전통적 (다시 말해 비셰일) 가스전을 개발하고 있다. 그러나 결국에는 “페르미안 분지가 최고 후보지다. 그 곳에는 석유가 아주 많다.” 텍사스 서쪽과 뉴멕시코 동쪽에 자리한 거대 페르미안 분지(Pe.rmian Basin)는 영화 ‘프라이데이 나잇 라이트’나 ‘자이언트’에 나올 법한 땅이다. 100년 전부터 시추를 시작한 곳이지만, 프랙킹이 가능한 셰일 암반이 켜켜이 쌓인 곳인지라 이제서야 제대로 된 방법을 적용하는 중이다. 추출 비용이 낮은 덕분에 페르미안 분지는 침체기에도 하루 200만 배럴 이상으로 증산 중인 유일한 유전이 됐다. 그 결과 파이오니어 내추럴 리소스 등 페르미안 지층에 집중한 기업의 주가는 다른 에너지 업체보다 잘 버티는 중이다. 사업 전망이 워낙 확실하다는 평가를 받은 덕분에 지난 1월 초 파이오니어가 단행한 14억 달러어치의 신주발행에는 투자자들이 몰려들었다.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는 고사하고 75달러 선으로도 반등한다는 기대는 하지 않는 게 좋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지금까지 버틴 게 아까워서라도 유가가 그 정도로 올라가도록 돕지 않을 것”이라고 리스존스는 말했다. “그럼 생산을 너무 자극하게 된다.”
외환보유고가 6000억 달러에 달하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아직 버틸 힘이 있다. 사우디 아람코(Saudi Aramco)의 석유 1배럴 생산 한계비용은 20달러다. 평균 비용은? 6달러도 되지 않는다. 유가가 100달러가 되면 사우디아라비아야 당연히 두 손 들고 환영하겠지만, 캐나다 타르 모래층이나 미국 셰일 암반의 수익성을 담보하는 정도로 인상되기는 원치 않는다.
이제 리스존스는 더 이상 매매계약을 체결할 필요가 없다. 산악용 자전거를 타거나 사냥 별장 건축을 감독하고 미술 컬렉션(레밍턴이나 러셀을 좋아한다)을 확장하거나 파티 반에서 다음 파티를 기획하며 살아도 된다. 그러나 프랙킹의 제왕에게 이런 삶은 성에 차지 않는다. “포커 게임을 언제나 좋아했다”고 그는 말했다. “석유 시추를 하면서부터 포커에 대한 흥미를 잃었다. 위험을 감수하고 베팅을 하고자 하는 욕구가 석유 개발로 채워졌다.”
우리는 함께 시가를 피우고 최고급 보르도 와인을 마시며 그의 성공을 음미했다. 그리고 목장 너머 아름다운 석양을 감상했다. 저 멀리 코요테가 울부짖고 있었다. 리스존스는 자신이 아직 업계를 떠나지 않았다고 확인시켜 줬다. “멀리까지 걸어가서 뒤를 돌아보면 성공의 90%는 인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계속 게임에 남아 있어야 하는 점이 핵심이다.”
- CHRISTOPHER HELMAN 포브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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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점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서 30달러로 급락하면서 휘발유 가격 또한 저렴해졌다. 그러나 저유가는 영원할 수 없다. 탄소 반대론자의 격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오일 시대는 꽤 오래 지속될 것이다. 2년 내 수요가 공급을 따라잡으면 유가는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회복되고 갤런당 2달러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이다. 지금 석유를 사면 연료를 저렴하게 확보할 수 있다. 트레버 리스존스처럼 지금 당장 유전을 살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석유 및 가스업체의 주가를 아주 낮은 가격에 매입할 수 있다.
모닝스타(Morningstar) 애널리스트 데이빗 미츠가 우선순위로 꼽은 주식 중에는 캐봇 오일앤가스가 있다. 캐봇은 리스존스의 치프 오일앤가스처럼 마르셀러스 가스전 중에서도 가장 수익성이 높은 부분을 보유하고 있다. 바켄에 집중하는 컨티넨탈 리스소 또한 유망 주식으로 꼽혔다. 샌포드 C.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 밥 브래킷은 이글포드 가스전 중에서도 노른자위를 가진 EOG 리소스를 좋아했다. 아나다르코 페트롤륨 또한 최고로 손꼽히는 가스전에서 작업 중이다. 좀 더 다변화를 하고 싶다면 뱅가드 에너지 펀드를 보면 된다. 펀드를 구성하는 최대 종목으로는 엑손 모빌, 셰브론, 파이오니어 내추럴 리소스, EOG, 로열 더치 쉘 등이 있다. 노-로드(no-load) 펀드인 뱅가드 에너지의 운영비는 37bps 밖에 되지 않는다. 앞으로 수 개월은 더 힘들 수 있다. 수개월간 투자 포트폴리오에 매주 이들 주식을 편입 시키기만 해도 바닥에서 구매할 수 있다. 석유와 휘발유 가격이 상승하면서 에너지기업 수익이 급증하면, 투자자가 가져가는 수익은 앞으로 수 년간 연료통을 든든히 채우고도 남을 것이다.
“안녕하시오!” 64세의 리스존스가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외쳤다. “우리 비행기 마음에 듭니까? 벌써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는 걸 알았다면 걸프스트림 550을 타고 왔을 텐데.” 목소리나 행동거지로 봤을 때 그는 좀 수다스러운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같았다. 실제로 둘은 댈러스에서 종종 어울리는 친구 사이라고 한다.
우리는 리스존스의 포드 F-150을 타고 주변을 둘러봤다. 긴뿔소가 무리를 지어 이동하고 있었고, 거대한 오크 나무가 있었다. 절경을 자랑하는 계곡과 함께 (지저분해지니까) 말은 들여놓은 적이 없는 아름다운 마구간이 있었다. 언덕 꼭대기에는 거대한 성처럼 보이는 ‘사냥 별장’ 공사가 한창이었다. 5200에이커 대지를 따로 구획해서 나사뿔영양, 북아프리카 야생양, 얼룩말 등 아프리카에서만 볼 수 있는 동물로 야생공원을 만들었다. 경계선에는 10피트 높이의 담장을 둘러 동물이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했다. 다양한 시설을 둘러본 우리는 그 유명한 헛간 ‘파티 반(Party Barn)’으로 향했다. 재활용 목재로 건축된 파티 반에는 무대가 있었고, 영화 ‘머나먼 대서부(Lonesome Dove)’에서 튀어나온 것 같이 길쭉하고 반질거리는 바 카운터가 있었다. 페이스 힐이나 본 조비 등 유명가수가 파티 반에서 콘서트를 할 때면 리스존스는 버스를 전세 내서 댈러스에 있는 친구 수백 명을 데려오곤 했다. 리스존스의 60번째 생일 파티에는 이글스(the Eagles)가 공연을 했고, 아내는 깜짝 파티를 위해 남편의 ‘오래된 짝사랑’ 배우 헤더 로클리어(Heather Locklear)를 전용기로 모셔 왔다. “잰은 ‘최고의 아내 상’을 받아 마땅하다”고 리스존스는 말했다. “안타깝게도 헤더에게 주어진 표는 왕복이었다.”
2008년 지어진 파티 반은 첫 걸음에 불과했다. “파티 반을 만들고 나니까 파티를 할 수 있는 파티오 공간이 필요하단 걸 깨달았다. 그 뒤 일을 더 크게 벌이고 싶어져서 저 쪽에 파티용 잔디장도 만들었다.” 흥이 넘쳐 곤란해질 때도 있었다. 짐 벨루시와 댄 애크로이드가 블루스 브라더스(Blues Brothers)로 뭉쳐 공연했을 때다. “목장이 너무 마음에 들었는지 가지 않으려 해서 다음 날 쫓아내다시피 했다.”(웃음)
‘기회의 땅’ 매도해 70억 달러 벌어들여
그렇다면 석유산업에 직접적으로 의존하는 재산만 53억 달러에 달하는 리스존스는 왜 파티를 벌이는 걸까? 아니, 인터뷰는 대체 왜 하는 걸까? (리스존스는 2006년부터 포브스 400대 부호 순위에 포함됐지만, 아직까지 포브스와 인터뷰를 한 적이 없다.) 그가 보유한 비상장기업 치프 오일앤가스(Chief Oil & Gas)가 펜실베이니아 북동부 20만 에이커 땅에서 끊임없이 에너지를 시추하고 프랙킹하며 하루 8억 3000만 입방피트의 가스를 뽑아낸 덕분(비상장 에너지 기업 중 최대 생산량)에 리스존스는 고유가 호황기에 자신의 석유자산을 매각할 수 있었다. 유정 및 가스정, 송유관, 포트워스 근처 바넷(Barnett) 셰일 가스전부터 펜실베이니아 마르셀러스(Marcellus) 셰일가스전까지, 에너지 시추가 가능한 수십만 에이커의 땅을 7번에 걸쳐 매도한 그는 총 70억 달러의 돈을 벌어들였다. 금액 만으로도 그는 셰일가스 붐의 최고 승자가 됐다. “그는 조지 패튼 장군 같다. 성질 급하고 자기 주장이 확실하지만, 먼저 모범을 보이며 넓은 마음을 가졌다”고 데버카는 말했다.
전직 파산변호사였던 리스존스는 70억 달러로 미국에서 가장 힘 있고 또 위험한 에너지 사업가가 됐다.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은 그의 이야기도 보도할 가치가 생겼다. 시장상황을 면밀히 지켜보는 리스존스는 현재 상황을 이렇게 표현했다. “입맛을 다시는 중이다.”
올챙이와 새를 친구들에게 팔던 소년
1984년 그는 리퍼블릭 내셔널 뱅크의 신용한도 4만 8000달러에 4000달러를 추가 대출해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10년간 롤러코스터를 탄 것 같은 나날이 이어졌다. 리스존스는 텍사스 전역에 있는 수백 개 유정을 조금씩 인수해 시추 작업을 하며 근근이 살아갔다. 17번 연속 유정에서 기름 한 방울 나오지 않은 날도 있었다. “기껏 파고 들어갔는데 기름은 또 나오지 않았다. 멍하니 사무실에 앉아 있는데 전화가 왔다. 안 좋은 결과가 나오면 내가 직접 투자자에게 전했는데 그 날만은 유독 견딜 수 없었다. 너무 우울하고 의기소침해져서 길 건너 영화관에서 영화 ‘E.T.’를 봤다. 투자자들에겐 다음 날 전화를 했다.” 지금이야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지만, 당시에는 조금도 재미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색연필을 가져온 잰이 투자자에게 보여줄 지도에 색을 칠했다. 석유는 녹색, 천연가스가 있으면 붉은 색이었다.” 잰 리스존스는 사업이 너무 안 좋아져서 케이블 TV와 통화 대기 서비스까지 취소했던 때가 있었다고 말했다. “트레버는 부동산에 매물로 나온 목장 광고를 뚫어져라 바라보며 꿈을 꾸곤 했다.”아들 둘이 사업에 합류하면서 리스존스는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노력했고, 1994년에는 파트너 4명과 함께 치프 오일앤가스를 설립했다. 그리고 선구적 채굴업자이자 억만장자인 조지 미첼(George Mitchell)의 개발지로 갔다. 포트워스 북쪽에 있는 전통적 가스전이었다. “뼈다귀에 붙은 고기 조각이라도 뜯자”는 심산이었다. 리스존스는 오래 전부터 미첼을 주시하고 있었다. 미첼은 에너지부의 자금 지원을 받으며 미첼 에너지개발(Mitchell Energy & Development)을 통해 다양한 시추 기술을 실험하고 있었다. 수평시추 기법을 이보다 오래 된 수압 파쇄법(물과 모래, 화학물질을 섞은 물질을 유정으로 흘려 보내고 압력을 가해 암석을 분쇄하고 그 안의 석유와 가스를 추출)과 결합하는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돌파구를 모색하는 중이었다. 프랙킹의 역사는 의외로 오래되어, 195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나 두 방법을 조합해 함께 사용한 사람은 미첼이 처음이다. 미첼은 새롭게 조합된 프랙킹을 1.5마일 깊이에 ‘근원암(source rock)’이 있는 바넷 가스전에서 처음 사용했다. 포트워스 근처 얕은 저장공간을 가득 메운 석유와 가스는 모두 수백만 년에 걸쳐 이 근원암에서 나온 것이다.
미국 최대의 가스전 개발 후 매각에 성공
당시 리스존스는 성공이 요행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미래를 보여주는 수정공이 있다면 알았겠지만, 아니었다”고 그는 말했다. 오랜 시간 그에게 자문을 해준 지질학자 토니 카르발호는 “저기가 끝이라 생각했는데 그 곳을 넘어가도 석유는 계속 나왔다. 이런 놀라운 변화가 시장에 어떤 여파를 줄 지 너무 늦게 눈치챘다.” 이제 그 여파는 분명하다. 미국에서 확인된 석유·가스 보유고가 2배로 증가했고, 동시에 가격은 하락해서 미국은 연간 1500억 달러 이상 절약할 수 있게 됐다.
2002년 데본 에너지(Devon Energy)는 미첼의 회사를 35억 달러에 인수했다. 2004년이 되자 치프는 바넷에서 생산량이 두 번째로 많은 에너지 업체로 성장했다. 사업이 너무 잘 되어 리스존스는 4개 파트너사 중 3개를 2000만 달러에 인수했다. 1994년 17만 달러를 내고 회사 지분 3분의 1을 가져간 파트너들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로스 페롯 주니어와도 계약을 체결해 페롯 소유지에서 시추를 하게 됐다. 2006년까지 거품 수준으로 자산가치가 급등하자 리스존스는 치프가 보유하던 바넷 임차권을 22억 달러를 받고 데본 에너지에 매각하고, 송유관 자산은 4억 8000만 달러를 받고 크로스텍스 에너지(Crosstex Energy)에 매각했다. 리스존스의 경우 2006년 당시 바넷에 있는 모든 자산을 팔아도 괘념치 않았겠지만, 페롯이 일단 시추를 더 하자고 주장해서 그렇게 했다. 이제 와서 보면 대단히 훌륭한 결정이었다.
2008년 미국에서 석유가스 대호황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도화선에 불을 붙인 건 배럴당 140달러에 달한 유가와 입방피트당 14달러까지 오른 천연가스 가격이었다. 비관론자들은 전 세계 유가가 최고치를 기록하고 주유소 가격은 갤런당 20달러까지 올라가며, 결국 카타르 같은 국가에서 유조선으로 액화 천연가스 수입을 하게 될 거라고 아우성 쳤다. 가격이 워낙 높으니 모험할 가치는 충분했다. 리스존스가 에이커당 50달러에 임대했던 땅은 이제 에이커당 1만 달러로 가격이 치솟았다. “질주하는 기차에 올라탄 것 같았다”고 그는 말했다. “열차에 뛰어올라 소리를 지르며 같이 질주했다. 통제할 수 없이 달려나가는 호황이었다.” 2008년 그와 페롯은 퀵실버 리소스(Quicksilver Resources)에서 13억 달러를 받고 나머지 운영권을 매각했고, 이 계약으로 치프는 3억 3000만 달러의 순이익을 올렸다.
리스존스는 직원에게 축하 상여금을 분배했다. 수백만 달러의 상여금을 받은 직원도 있다. 4억 달러의 예산을 배정해 리스존스재단도 만들었다. 리스존스의 황금기는 계속됐다. 그는 바넷의 기적을 신속히 되풀이하기 시작했다. 2007년 치프는 20% 지분을 가진 협력사 터그 힐(Tug Hill Inc., 마이클 래들러 소유)과 함께 펜실베이니아 땅을 임차해서 마르셀러스 셰일을 시추하기 시작했다. 수백 개 유정을 직접 탐사하기 전기까지는 ‘노른자’를 짚어낼 수 없다는 걸 알았던 리스존스는 레인지리소스, 캐봇 오일앤가스, 체사피크 에너지 등 거대 상장 에너지기업과 경쟁하기 위해 계속해서 후보지를 임차했고, 결국 펜실베이니아 전역에 걸쳐 60만 에이커의 땅을 탐사하게 됐다.
불황기에 오히려 수익성 높은 유전 사들여
바넷과 마찬가지로, 마르셀러스 매각 타이밍은 기가 막히게 절묘했다. 셰브론과 매도 계약을 마쳤을 무렵만 해도 1000입방피트당 4.3달러였던 천연가스의 거래가격은 1년 후 2달러로 떨어졌다. 그러나 리스존스는 가격 급락에도 당황하지 않았다. 어찌 됐든 그는 마르셀러스 암반에서 엄청난 양의 가스가 뿜어져 나오는 걸 직접 봤다. 가스업체는 석유 시추산업의 침체를 2012년 미리 겪은 것이나 다름 없다. “나한테는 새롭지 않았다”고 그는 말했다. “가격 하락에 대처하는 방법은 2012년에 벌써 배웠다.”
치프는 매각하지 않은 ‘최고의 땅’에 집중했다. 마르셀러스 북동부 일대에서 가장 생산성이 좋은 20만 에이커의 땅이었다. 하락을 거듭하는 가격이 다른 생산업자의 숨을 옥죄기 시작할 무렵, 그는 매도에서 매수로 갈아탈 기회를 포착했다. 2013년 치프는 5억 달러를 주고 자사 보유 가스전과 겹치는 마르셀러스 가스전을 체서피크 에너지로부터 매입했다. 이 곳에서 가스를 생산하고 운송하는 비용은 1000입방피트당 1.5달러로, 미국 최저 수준이다. 뉴욕과 보스턴으로 연결되는 수송관 장기 사용계약을 체결한 덕분에 그는 2달러에 불과한 최저 가격에도 꽤 괜찮은 이익을 남길 수 있다. 수송관 사용계약이 없었다면 (다시 말해 현물 시장에서 남은 가스를 판매해야 하는 입장인 경우) 본전도 찾지 못했을 거다. 2년 뒤면 이 상황 또한 변하게 된다. 새로운 수송관이 완성되기 때문이다. 지난 수개월 간 리스존스는 아나다르코 페트롤륨(Anadarko Petroleum)에 3000만 달러를 주고 추가 땅을 매입했다. “지금 좋은 수익을 내고 있으니 2년 후에는 훨씬 더 좋아질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 때까지 치프는 굴착기 1~2대 정도만 돌리고 있을 예정이다.
그럼 다음 행보는 무엇일까? 천연가스를 충분히 확보한 리스존스는 마르셀러스 만큼 시추 비용이 낮아서 수익성이 높은 유전을 물색하는 중이다. 그런 유전이 어디 있냐고? “나도 모른다. 하지만 찾아낼 것이다.” 그의 속내는 이렇다. 고통스러운 저유가가 계속된다면 결국 어디가 효율성이 좋은 지 알 수 있다. 가격이 떨어져 운영이 힘들어져도 끝까지 설비가 가동되는 곳이 바로 효율성 좋은 유전이다. 리스존스는 그런 유전의 주변 땅을 매입할 계획이다.
저렴하다고 반드시 가치가 좋은 건 아니다. “땅을 무료로 얻어도 경제성이 전혀 맞지 않는 곳”이 꽤 많다는 교훈을 에너지 업체는 힘든 방식으로 깨우쳤다고 휴스턴 대학 에너지 경제학자 에드 히르스는 말했다. “무엇보다 저비용의 암반이 필요하다.” 일례로, 리스존스는 바넷 가스전을 되살 의향이 전혀 없다. 아직 뽑아낼 가스가 충분하긴 하지만, 이제는 가스의 가치보다 시추 비용이 더 많이 든다. 치프의 가스전 상당 부분을 인수했던 퀵실버리소스는 지난 해 결국 파산했다. 루이지애나와 미시시피 일대 투스칼루사 마린 셰일(경제성을 가지려면 유가가 90달러 이상이 되어야 한다)과 캔자스 일대 미시시피 라임 등에서는 지난 1년간 시추가 중단됐다. 미시시피 라임 가스전의 경우 리스존스 또한 2012년 경제성 낮은 가스정 개발로 1억 5000만 달러의 손해를 봤다. “바넷에서 개발을 하던 초창기 200만 달러를 투자했다가 실패를 했던 때보다 훨씬 수월하게 손실을 감당할 수 있었다.”
흥미로워 보이는 곳은? 노스 다코타와 콜로라도, 텍사스 이글포드 가스전에 ‘노른자’가 많아 보인다. 리스존스탐사팀은 오클라호마의 다층 셰일 암반을 눈 여겨보는 한편, 플로리다 가스전 처럼 최근 수년 간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한 전통적 (다시 말해 비셰일) 가스전을 개발하고 있다. 그러나 결국에는 “페르미안 분지가 최고 후보지다. 그 곳에는 석유가 아주 많다.”
고위험 베팅 즐기는 ‘프랙킹의 제왕’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는 고사하고 75달러 선으로도 반등한다는 기대는 하지 않는 게 좋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지금까지 버틴 게 아까워서라도 유가가 그 정도로 올라가도록 돕지 않을 것”이라고 리스존스는 말했다. “그럼 생산을 너무 자극하게 된다.”
외환보유고가 6000억 달러에 달하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아직 버틸 힘이 있다. 사우디 아람코(Saudi Aramco)의 석유 1배럴 생산 한계비용은 20달러다. 평균 비용은? 6달러도 되지 않는다. 유가가 100달러가 되면 사우디아라비아야 당연히 두 손 들고 환영하겠지만, 캐나다 타르 모래층이나 미국 셰일 암반의 수익성을 담보하는 정도로 인상되기는 원치 않는다.
이제 리스존스는 더 이상 매매계약을 체결할 필요가 없다. 산악용 자전거를 타거나 사냥 별장 건축을 감독하고 미술 컬렉션(레밍턴이나 러셀을 좋아한다)을 확장하거나 파티 반에서 다음 파티를 기획하며 살아도 된다. 그러나 프랙킹의 제왕에게 이런 삶은 성에 차지 않는다. “포커 게임을 언제나 좋아했다”고 그는 말했다. “석유 시추를 하면서부터 포커에 대한 흥미를 잃었다. 위험을 감수하고 베팅을 하고자 하는 욕구가 석유 개발로 채워졌다.”
우리는 함께 시가를 피우고 최고급 보르도 와인을 마시며 그의 성공을 음미했다. 그리고 목장 너머 아름다운 석양을 감상했다. 저 멀리 코요테가 울부짖고 있었다. 리스존스는 자신이 아직 업계를 떠나지 않았다고 확인시켜 줬다. “멀리까지 걸어가서 뒤를 돌아보면 성공의 90%는 인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계속 게임에 남아 있어야 하는 점이 핵심이다.”
- CHRISTOPHER HELMAN 포브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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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점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박스기사] 석유, 지금 사라 - 휘발유 가격 2달러가 마음에 든다면, 지금을 놓치지 마라.
모닝스타(Morningstar) 애널리스트 데이빗 미츠가 우선순위로 꼽은 주식 중에는 캐봇 오일앤가스가 있다. 캐봇은 리스존스의 치프 오일앤가스처럼 마르셀러스 가스전 중에서도 가장 수익성이 높은 부분을 보유하고 있다. 바켄에 집중하는 컨티넨탈 리스소 또한 유망 주식으로 꼽혔다. 샌포드 C.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 밥 브래킷은 이글포드 가스전 중에서도 노른자위를 가진 EOG 리소스를 좋아했다. 아나다르코 페트롤륨 또한 최고로 손꼽히는 가스전에서 작업 중이다. 좀 더 다변화를 하고 싶다면 뱅가드 에너지 펀드를 보면 된다. 펀드를 구성하는 최대 종목으로는 엑손 모빌, 셰브론, 파이오니어 내추럴 리소스, EOG, 로열 더치 쉘 등이 있다. 노-로드(no-load) 펀드인 뱅가드 에너지의 운영비는 37bps 밖에 되지 않는다. 앞으로 수 개월은 더 힘들 수 있다. 수개월간 투자 포트폴리오에 매주 이들 주식을 편입 시키기만 해도 바닥에서 구매할 수 있다. 석유와 휘발유 가격이 상승하면서 에너지기업 수익이 급증하면, 투자자가 가져가는 수익은 앞으로 수 년간 연료통을 든든히 채우고도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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