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산수 열풍] 갈증 해소하고 건강도 챙기고
[탄산수 열풍] 갈증 해소하고 건강도 챙기고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대형마트에서 판매된 생수 5병 중 1병은 탄산수(19.1%)였다. 롯데마트는 탄산수의 인기 비결로 ‘건강에 대한 관심’을 꼽았다. 오픈마켓 11번가도 지난 3년 간 탄산수 매출이 평균 73% 늘었으며 20~30대 여성(38%)이 구매를 주도했다고 밝혔다. 11번가 관계자는 “건강과 외모를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며 갈증을 해소하면서도 당, 카페인, 칼로리가 낮은 음료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졌다”고 설명했다.
탄산수의 인기가 매섭다. 지난해 업계 추정치로 전체 매출 1000억원을 넘었지만 올해도 업계는 50% 이상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닐슨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탄산음료 시장은 롯데칠성음료의 트레비가 절반(51%)을 차지했다. 이어 코카콜라의 씨그램(15.1%), 우리나라 최초의 탄산수인 일화 초정탄산수(12.6%), 세계 1위 탄산수 브랜드 페리에(8.8%)가 경쟁하고 있다. 생수 1위 제품 삼다수도 탄산수 브랜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 10월 삼다수를 생산하는 제주개발공사와 CJ제일제당이 각각 생산과 유통을 담당하기로 하고 ‘탄산수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당초 올해 3월 론칭을 목표로 협의했지만 브랜드 콘셉트, 유통 마진과 같은 세부 조율이 미뤄지면서 올해 하반기 출시를 예상하고 있다.
국내에 탄산수가 소개된 건 1992년 페리에가 국내에 진출하면서부터다. 당시는 탄산수라는 말 자체가 생소했던 시기다. 우리나라에선 생수 판매가 1994년에야 시작됐으니 말이다. 이후 생수 시장은 매년 20~30%씩 성장했지만 ‘사먹는 물’이 익숙해 질 때쯤인 2010년까지 탄산수는 특정층만 소비했다. 2011년, 페리에가 다져온 탄산수 시장이 꿈틀댔다. 물을 사 마시는 인구가 늘면서 독특한 물맛에 대한 수요도 자연스레 생겼다. 탄산수는 이들을 흡수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제로칼로리의 탄산수는 당시 웰빙 트렌드도 등에 업었다.
페리에는 2007년에 나온 트레비, 국내 최초의 탄산수 일화 초정탄산수와 함께 국내 탄산수 시장을 이끌었다. 탄산수 시장이 주목 받은 2014년, 페리에는 시장 1위 자리를 트레비에 내줬다. 트레비는 드라마 PPL을 포함 막대한 광고로 인지도를 쌓았다. 트레비는 플라스틱 용기에 기존 제품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에 친숙하게 다가섰다. 이와 달리 프리미엄 이미지를 가진 페리에는 유리병과 고가 전략에서 탈피하지 못했다. 탄산수 시장은 2013년 142억원 규모에서 2014년 373억원, 2015년 782억원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이 수치는 닐슨코리아 포스데이터만 집계한 결과치다. 업계에선 ‘지난해 탄산수 시장 규모는 1000억원’이라고 주장한다. 어찌됐든 탄산수 시장이 매년 두 배 이상 성장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페리에 관계자는 “젊은 여성이 탄산수 시장을 이끌었지만 최근 트렌드를 보면 청장년 남성의 소비가 빠르게 늘고 있어 성장은 계속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탄산수 열풍은 주류와 차 음료, 화장품 업계로도 번지고 있다. 보해양조의 ‘부라더 소다’가 지난해 9월 포문을 열었다. 화이트와인에 탄산과 소다맛을 첨가했다. “출시 후 홍대를 비롯한 대학가 일대 20~30대 젊은 여성들의 반응이 좋았습니다. 후속 제품을 고민하다 딸기가 주 소비층의 기호와도 맞고 계절과일이란 점에서 부라더 소다 딸기라알딸딸을 출시했습니다.” 보해양조 관계자의 말이다. 두 제품의 총 판매량이 1200만병이라고 밝힌 보해양조측은 후속 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과일 맛 소주 ‘좋은 데이’로 저도주 인기를 이끌었던 무학 역시 탄산수 인기에 민첩하게 반응했다. 무학은 지난 3월 7일, 열대과일향에 탄산을 첨가한 ‘트로피칼 톡소다’를 출시했다. 하이트진로 역시 3월 15일, 화이트와인에 탄산과 복숭아향을 첨가한 ‘이슬톡톡’을 선보였다. “제품 타깃층인 젊은 여성들은 복숭아 과실 향을 가장 좋아했다”는 게 하이트진로의 설명이다. 기존 제품에 탄산을 첨가한 주류도 나왔다. 롯데 주류는 지난 2월, 매실주에 탄산이 첨가된 ‘설중매 매실 소다’를 내놓았다. 주류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맛에 신선함을 느낀 소비자가 머지않아 다시 익숙한 맛을 찾겠지만 당장은 탄산주가 주류 업계 키워드”라고 말했다. 그는 “탄산주도 지난해처럼 반짝 인기를 끌다 시들해질까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상반기 과일소주가 돌풍을 일으키며 한때 일반 소주 판매를 추월하기도 했지만 하반기 들어 인기가 시들해진 사례를 지적한 것이다.
음료 업계도 탄산 전쟁에 뛰어들었다. 지난 2월 웅진식품이 자사의 히트 브랜드 ‘하늘보리’에 탄산을 넣은 ‘하늘보리 스파클링’을 출시했다. 웅진은 이미 2011년 탄산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웰빙 보리사이다’란 콘셉트로 ‘하늘보리 톡’을 출시한 바 있다. 지난해엔 탄산수 브랜드 ‘빅토리아’를 출시해 탄산수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웅진식품 관계자는 “탄산수 성장의 배경엔 웰빙이 있다”며 “그런 점에서 웰빙의 상징인 차 음료와 괜찮은 조합”이라고 출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고소함에 청량감이 더해져 긍정적이란 반응이 많다”며 “계속 성장 중인 차(TEA)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웅진과 함께 2011년 탄산수 브랜드 ‘디톡’을 론칭한 회사는 동원 F&B다. 동원 F&B는 지난해 6월, 자사 주력 차 음료 브랜드 보성녹차에 탄산을 더한 ‘보성녹차 스파클링’을 내놓았다. LG생활건강 자회사 해태음료도 올해 1월 홍삼탄산 드링크 ‘홍삼연탄’으로 탄산음료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한 음료업계 관계자는 “이제 탄산수는 계절에 국한하지 않고 사계절 찾는 기호식품이 됐다”며 “날씨가 더워지면 탄산수 소비가 더 늘 것이기 때문에 탄산 차(TEA) 출시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비 트렌드에 민감한 화장품 업계도 탄산수 시장에 발을 담궜다. 아모레의 로드숍 브랜드 이니스프리는 ‘제주 탄산 미네랄 스킨’을 선보였고 메디힐은 ‘탄산버블 마스크 팩’을 내놨다.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라네즈와 헤라는 이미 2014년 탄산수가 들어간 미스트와 CC크림을 선보였다. 그러나 아모레 관계자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제품을 출시했지만 적극적으로 상품 카테고리를 만들 계획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그는 “탄산수는 톡 쏘는 청량감 때문에 사람들이 좋아하는데 화장품에 그런 특성을 접목하기란 쉽지 않고 천연 탄산수가 아닌 일반 탄산수는 효능도 입증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처럼 화산암반 사이를 통과하며 각종 미네랄 성분이 어우러진 천연탄산수와 달리 시중의 탄산수는 대부분 정제수에 탄산을 주입해 만든 일반 탄산수다. 한국탄산수협회 역시 “효능은 입증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 유부혁 기자 yoo.boohy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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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산수의 인기가 매섭다. 지난해 업계 추정치로 전체 매출 1000억원을 넘었지만 올해도 업계는 50% 이상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닐슨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탄산음료 시장은 롯데칠성음료의 트레비가 절반(51%)을 차지했다. 이어 코카콜라의 씨그램(15.1%), 우리나라 최초의 탄산수인 일화 초정탄산수(12.6%), 세계 1위 탄산수 브랜드 페리에(8.8%)가 경쟁하고 있다.
롯데칠성 트레비가 점유율 1위
국내에 탄산수가 소개된 건 1992년 페리에가 국내에 진출하면서부터다. 당시는 탄산수라는 말 자체가 생소했던 시기다. 우리나라에선 생수 판매가 1994년에야 시작됐으니 말이다. 이후 생수 시장은 매년 20~30%씩 성장했지만 ‘사먹는 물’이 익숙해 질 때쯤인 2010년까지 탄산수는 특정층만 소비했다. 2011년, 페리에가 다져온 탄산수 시장이 꿈틀댔다. 물을 사 마시는 인구가 늘면서 독특한 물맛에 대한 수요도 자연스레 생겼다. 탄산수는 이들을 흡수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제로칼로리의 탄산수는 당시 웰빙 트렌드도 등에 업었다.
페리에는 2007년에 나온 트레비, 국내 최초의 탄산수 일화 초정탄산수와 함께 국내 탄산수 시장을 이끌었다. 탄산수 시장이 주목 받은 2014년, 페리에는 시장 1위 자리를 트레비에 내줬다. 트레비는 드라마 PPL을 포함 막대한 광고로 인지도를 쌓았다. 트레비는 플라스틱 용기에 기존 제품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에 친숙하게 다가섰다. 이와 달리 프리미엄 이미지를 가진 페리에는 유리병과 고가 전략에서 탈피하지 못했다. 탄산수 시장은 2013년 142억원 규모에서 2014년 373억원, 2015년 782억원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이 수치는 닐슨코리아 포스데이터만 집계한 결과치다. 업계에선 ‘지난해 탄산수 시장 규모는 1000억원’이라고 주장한다. 어찌됐든 탄산수 시장이 매년 두 배 이상 성장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페리에 관계자는 “젊은 여성이 탄산수 시장을 이끌었지만 최근 트렌드를 보면 청장년 남성의 소비가 빠르게 늘고 있어 성장은 계속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탄산수 열풍은 주류와 차 음료, 화장품 업계로도 번지고 있다. 보해양조의 ‘부라더 소다’가 지난해 9월 포문을 열었다. 화이트와인에 탄산과 소다맛을 첨가했다. “출시 후 홍대를 비롯한 대학가 일대 20~30대 젊은 여성들의 반응이 좋았습니다. 후속 제품을 고민하다 딸기가 주 소비층의 기호와도 맞고 계절과일이란 점에서 부라더 소다 딸기라알딸딸을 출시했습니다.” 보해양조 관계자의 말이다. 두 제품의 총 판매량이 1200만병이라고 밝힌 보해양조측은 후속 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과일 맛 소주 ‘좋은 데이’로 저도주 인기를 이끌었던 무학 역시 탄산수 인기에 민첩하게 반응했다. 무학은 지난 3월 7일, 열대과일향에 탄산을 첨가한 ‘트로피칼 톡소다’를 출시했다. 하이트진로 역시 3월 15일, 화이트와인에 탄산과 복숭아향을 첨가한 ‘이슬톡톡’을 선보였다. “제품 타깃층인 젊은 여성들은 복숭아 과실 향을 가장 좋아했다”는 게 하이트진로의 설명이다. 기존 제품에 탄산을 첨가한 주류도 나왔다. 롯데 주류는 지난 2월, 매실주에 탄산이 첨가된 ‘설중매 매실 소다’를 내놓았다. 주류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맛에 신선함을 느낀 소비자가 머지않아 다시 익숙한 맛을 찾겠지만 당장은 탄산주가 주류 업계 키워드”라고 말했다. 그는 “탄산주도 지난해처럼 반짝 인기를 끌다 시들해질까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상반기 과일소주가 돌풍을 일으키며 한때 일반 소주 판매를 추월하기도 했지만 하반기 들어 인기가 시들해진 사례를 지적한 것이다.
음료 업계도 탄산 전쟁에 뛰어들었다. 지난 2월 웅진식품이 자사의 히트 브랜드 ‘하늘보리’에 탄산을 넣은 ‘하늘보리 스파클링’을 출시했다. 웅진은 이미 2011년 탄산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웰빙 보리사이다’란 콘셉트로 ‘하늘보리 톡’을 출시한 바 있다. 지난해엔 탄산수 브랜드 ‘빅토리아’를 출시해 탄산수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웅진식품 관계자는 “탄산수 성장의 배경엔 웰빙이 있다”며 “그런 점에서 웰빙의 상징인 차 음료와 괜찮은 조합”이라고 출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고소함에 청량감이 더해져 긍정적이란 반응이 많다”며 “계속 성장 중인 차(TEA)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웅진과 함께 2011년 탄산수 브랜드 ‘디톡’을 론칭한 회사는 동원 F&B다. 동원 F&B는 지난해 6월, 자사 주력 차 음료 브랜드 보성녹차에 탄산을 더한 ‘보성녹차 스파클링’을 내놓았다. LG생활건강 자회사 해태음료도 올해 1월 홍삼탄산 드링크 ‘홍삼연탄’으로 탄산음료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한 음료업계 관계자는 “이제 탄산수는 계절에 국한하지 않고 사계절 찾는 기호식품이 됐다”며 “날씨가 더워지면 탄산수 소비가 더 늘 것이기 때문에 탄산 차(TEA) 출시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반 탄산수 효능은 입증되지 않아
- 유부혁 기자 yoo.boohy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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