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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수련의 “나도 살아야겠다”

영국 수련의 “나도 살아야겠다”

영국 수련의의 초봉 기본급은 약 2만3000파운드(약 3800만원)다. 이들이 13.5%의 급여인상에 반색하리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속단은 금물이다. 대신 영국 정부는 초과근무 수당 산정 방식을 바꾸려 한다. 토요일 근무시간 대부분을 초과근무가 아니라 정상근무에 포함시킬 생각이다. 그렇게 되면 수련의 중 상당수가 손해를 보게 된다. 지난해 새로운 임금계약안에 관한 표결에서 98%가 파업에 찬성했다. 올해 들어 24시간 파업을 2차례 했다. 영국 의사들이 40년 만에 처음 벌이는 파업행위다. 지난 2월 10~11일의 파업으로 3000건의 수술이 취소됐다. 이 분쟁은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소속 의료진의 처우에 이목을 집중시켰다(NHS는 전 국민 대상의 무료 건강보험을 제공하기 때문에 종종 영국의 자랑거리로 거론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정부의 잘못이라는 답변은 64%였던 반면, 의사 잘못이라는 지적은 13%에 그쳤다.

영국에는 약 4만5000명의 수련의(NHS에 근무하는 의대 졸업 후 5~15년차의 의사)가 있다. 현 계약에서는 7일 기준 최대 근무시간이 91시간이다(새 계약에선 72시간으로 감소). 그리고 한 주 평균 근무시간은 56시간을 넘지 않게 돼 있다(48시간으로 축소). 2만3000파운드에 가까운 초봉은 2년 차에 2만8000파운드(약 4600만원)로 인상된다. 영국 수련의의 평균 연봉은 3만7000파운드(약 6080만원)다. 병원에 소속된 일부는 14년차에도 여전히 수련의 딱지를 떼지 못한다.

제레미 헌트 보건장관은 의사들의 동의 없이 계약 실행을 공표했고, 의사들은 추가 파업 위협으로 맞불을 놓았다. 영국 출신 의사들에게 좋은 기회를 제공하는 호주 같은 나라들로의 ‘두뇌 유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헌트 장관이 새 계약을 실행하겠다고 약속한 날, 약 300명의 의사가 해외 이주를 허용하는 증명서를 신청했다. 지난 2월 초의 하루 평균 26명에서 10배 이상 증가한 숫자다.

사직을 고려하는 이들도 있다. 로빈 제이컵스는 “전에는 한번도 NHS를 떠날 생각을 해본 적이 없지만 내 인생의 10~15년 동안 녹초가 되도록 일하면서 저평가받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 조시 로 NEWSWEEK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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