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인공지능(AI) 칩 제조사 엔비디아가 테슬라를 제치고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보유한 해외 주식으로 등극했다. 

30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의 엔비디아 주식 보관금액이 110억7690만 달러(약 15조2000억 원)로, 테슬라 보관금액 106억7794만 달러(약 14조7000억 원)를 누르고 1위에 올랐다.

국내 서학개미들의 해외주식 보관금액 1위 종목 교체는 약 4년 만으로, 올해 들어 지난 5개월간 국내 투자자들은 테슬라를 11억8510만 달러(약 1조6000억 원), 엔비디아는 5억1599만 달러(약 7000억 원) 순매수했다. 순매수 결제 규모는 테슬라가 엔비디아보다 많지만, 최근 엔비디아 주가가 급등하면서 주가를 반영하는 보관액 규모가 테슬라를 앞지른 것으로 풀이된다. 

테슬라는 서학개미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2020년 7월 아마존을 누르고 3년 11개월간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보유한 해외주식 종목으로 장기 집권했다. 

특히 국내에서 미국 주식 투자 규모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2021년 이후 2위 종목이었던 애플과 보관액이 2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휴대전화의 스마트폰 전환 이후 ‘정보기술(IT) 혁명’을 이끌 차세대 산업 분야로 전기차가 주목받으며 테슬라를 추종하는 이른바 ‘테슬람’까지 생겨났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전기차 수요가 본격적인 둔화세에 접어들고, 미·중 갈등으로 중국 시장이 침체에 접어들면서 테슬라 주가가 내리막을 걷기 시작했다. 여기에 CEO인 일론 머스크의 튀는 언행 등도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하는 요인이 됐다. 연초에 250달러 선까지 근접했던 테슬라 주가는 5개월 동안 30%가량 하락했으며, 미 증시 시가총액 순위에서도 상위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반면, 엔비디아는 생성형 AI 개발에 뛰어든 빅테크 기업들의 AI 칩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AI 반도체 대장주’로 인정받아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올해 들어 주가가 약 140% 급등한 엔비디아는 22년 만에 아마존의 시총을 추월했고, 세계 2위 시총을 자랑하는 애플도 따라잡을 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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