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희진 대신자산운용 대표
구희진 대신자산운용 대표
취임한 지 100일을 넘긴 구희진 대신자산운용 대표는 그동안 인력 감축과 조직 개편에 힘을 쏟았다. 지난 2월 첫 조직개편에서 기존 7개 운용본부를 2개 그룹으로 재편했다. 구 대표는 새로운 승부수로 로보어드바이저를 택했다. 구희진(51) 대신자산운용 대표는 양복 안주머니에 휴대용 머리빗을 넣고 다닌다. 머리빗은 고객이나 외부손님을 만나기 전에는 물론 회사 상사가 찾을 때 쓰인다. 혹시 머리 모양이 흐트러지지는 않았는지, 흐트러졌다면 단정하게 머리카락을 쓸어올리기 위해서다. 구 대표는 “남의 돈을 운용하는 직업은 상대방에게 정직함과 신뢰감을 느끼게 해줘야 한다”며 “빗질은 잠깐이지만 내가 만나는 사람에게 진심을 다하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사람과의 신뢰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가 지난 26년 간 지내온 사회생활만 봐도 그렇다. 대체적으로 증권업계는 이직이 잦은 편이다. 그러나 구 대표는 1989년 대신증권 입사 후 26년간 한 번의 이직이 전부였다. 이직 후 다시 친정으로 돌아왔다. 이에 대해 그는 잦는 이직을 자산 관리에 빗댔다. 구 대표는 “대체적으로 어떤 상품이던지 오래 투자해야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처럼 한 직장에서 오래 근무할수록 회사에서는 나에 대한 신뢰감이 높아진다”며 “그 신뢰감은 나에게 경쟁력이 되고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구 대표가 2000년 당시 LG투자증권(현 우리투자증권)으로 이직했던 것은 기관영업 업무를 경험해보기 위함이었다. 그곳에서 쌓았던 경험들이 7년 후 당시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 자리로 돌아와 큰 경험이 됐다.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 홀세일(기관 영업)사업단장, 부사장을 거쳐 지난해 12월 1일 대신자산운용의 대표가 됐다. 대표로 취임한 지 100일을 막 넘긴 구 대표를 3월 14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그의 집무실에서 만났다. 증권 리서치센터장 자리로 돌아와 큰 경험이 됐다.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 홀세일(기관 영업)사업단장, 부사장을 거쳐 지난해 12월 1일 대신자산운용의 대표가 됐다. 대표로 취임한 지 100일을 막 넘긴 구 대표를 3월 14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그의 집무실에서 만났다.
그간의 소회를 묻자 “증권사는 고객에게 좋은 상품을 추천하고 판매하는 일이지만 운용사는 좋은 상품을 개발하는 곳”이라며 “좋은 상품 개발을 위해 인력과 시스템 강화를 위해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구 대표는 지난 100일 동안 펀드매니저를 기존 65명에서 10% 정도 줄였다. 그동안 운용과 관리가 소홀히 됐던 펀드 설정액 50억원 미만의 자투리 펀드도 정리했다.
조직개편도 실시했다. 기존 7개 본부였던 조직을 로보어드바이저그룹과 리서치그룹 2개로 재편했다. 이번에 신설한 로보어드바이저그룹은 기존의 퀀트, 채권, 글로벌 운용본부가 합쳐진 곳이다. 리서치운용그룹은 리서치, 헤지운용, 대체투자를 담당한다. 기업 탐방과 기업설명회(IR) 등 현장 중심의 리서치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번 조직개편에 대해 구 대표는 “앞으로 사람의 경험과 분석에 의해 수익을 추구하거나 로보어드바이저 빅데이터를 활용해 수익이 원하는 자금수요로 나뉠 것”이라며 “이에 대해 준비하기 위한 작업”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직개편은 그의 승부수로 보여진다. 현재 대신 자산운용의 펀드 설정액 규모는 3조5000억원 정도다. 펀드 설정액 기준으로 41개 운용사 중에 20위권에도 들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조직개편이 여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구 대표는 “회사가 만들어진지 18년이 됐지만 안타깝게도 회사의 대표펀드가 없다”며 “앞으로 시장에서 안정적인 장기 투자 상품을 꼽을 때마다 소개되는 대표 펀드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가 대표로 취임한 후 내부에서는 물론 외부에서도 기대가 크다. 과거 구 대표의 빠른 결단력과 추진력으로 좋은 성과로 이어졌던 경험이 있어서다. 2007년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으로 돌아왔을 때였다. 7년 만에 돌아오니 대신증권의 리서치센터 기능이 예전만 못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는 센터 기능을 강화시키기 위해 3년 간 조직 역량과 인프라 개선에 힘을 쏟았다. 당시 41명 수준의 리서치센터 인력을 70명까지 늘렸다. 서비스 차별화를 위해 현업 기술자 출신을 애널리스트로 영입하는가 하면, 독자적인 밸류에이션(기업가치) 툴을 개발하기 위해 회계사 출신을 데려오기도 했다. 이후 대신증권 리서치센터는 예전의 위상을 되찾았다.
이처럼 대신자산운용도 집중과 선택으로 성장시켜 나가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지난해 출시된 ‘대신 아시아컨슈머펀드’와 같은 상품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 펀드는 아시아 여성과 유커(중국 관광객)의 소비 트렌드를 분석해 국내외 소비재 종목에 투자한 펀드다. 구 대표는 “과거에는 산업재 중심이 투자 트렌드였다면 지금은 소비재시장으로 바뀌어가고 있다”며 “특히 고소득층이나 맞벌이 문화가 정착되면서 여성의 소비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착안해 만든 펀드로 우리만 할 수 있는 특화된 상품”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사모펀드나 해외투자, 대체투자(AI) 등과 같은 유형의 상품이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시황에 따라 자산을 배분하는 액티브형이 펀드 시장을 주도했지만 지금은 시황에 따르지 않고 자산배분 하는 패시브형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고 있어서다. 특히 패시브형 상품 중에 해외 시장에서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퀀트펀드도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퀀트는 펀드매니저의 주관적인 판단을 배제하고 수학적인 계량모델을 활용해 미리 시스템화된 원칙에 따라 투자하는 상품이다. 구 대표는 “퀀트나 대체투자는 지금처럼 박스권에서 안전하게 내 자산 굴릴 수 있는 상품”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코스피 지수는 1800~2000선의 박스권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단, 기업들의 실적 감소세가 점차 둔화되고 유가와 환율 등 대외변수들이 개선되면 2000선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전자(IT) 관련 주에 관심 가질만하다고 말한다. 그는 LG투자증권에서 IT부문에서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활약한 바 있다. 구 대표는 “미국 IT기업인 애플과 달리 삼성이나 LG전자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산업이 뒷받침 된다”며 “삼성전자의 경우 전장부품사업의 수직계열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구글이나 페이스북과 손을 잡는다면 한국 IT업체들의 성장가능성은 크다”고 말했다.
- 글 김성희 기자·사진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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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사람과의 신뢰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가 지난 26년 간 지내온 사회생활만 봐도 그렇다. 대체적으로 증권업계는 이직이 잦은 편이다. 그러나 구 대표는 1989년 대신증권 입사 후 26년간 한 번의 이직이 전부였다. 이직 후 다시 친정으로 돌아왔다. 이에 대해 그는 잦는 이직을 자산 관리에 빗댔다. 구 대표는 “대체적으로 어떤 상품이던지 오래 투자해야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처럼 한 직장에서 오래 근무할수록 회사에서는 나에 대한 신뢰감이 높아진다”며 “그 신뢰감은 나에게 경쟁력이 되고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구 대표가 2000년 당시 LG투자증권(현 우리투자증권)으로 이직했던 것은 기관영업 업무를 경험해보기 위함이었다. 그곳에서 쌓았던 경험들이 7년 후 당시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 자리로 돌아와 큰 경험이 됐다.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 홀세일(기관 영업)사업단장, 부사장을 거쳐 지난해 12월 1일 대신자산운용의 대표가 됐다. 대표로 취임한 지 100일을 막 넘긴 구 대표를 3월 14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그의 집무실에서 만났다. 증권 리서치센터장 자리로 돌아와 큰 경험이 됐다.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 홀세일(기관 영업)사업단장, 부사장을 거쳐 지난해 12월 1일 대신자산운용의 대표가 됐다. 대표로 취임한 지 100일을 막 넘긴 구 대표를 3월 14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그의 집무실에서 만났다.
새로운 승부수는 로보어드바이저
조직개편도 실시했다. 기존 7개 본부였던 조직을 로보어드바이저그룹과 리서치그룹 2개로 재편했다. 이번에 신설한 로보어드바이저그룹은 기존의 퀀트, 채권, 글로벌 운용본부가 합쳐진 곳이다. 리서치운용그룹은 리서치, 헤지운용, 대체투자를 담당한다. 기업 탐방과 기업설명회(IR) 등 현장 중심의 리서치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번 조직개편에 대해 구 대표는 “앞으로 사람의 경험과 분석에 의해 수익을 추구하거나 로보어드바이저 빅데이터를 활용해 수익이 원하는 자금수요로 나뉠 것”이라며 “이에 대해 준비하기 위한 작업”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직개편은 그의 승부수로 보여진다. 현재 대신 자산운용의 펀드 설정액 규모는 3조5000억원 정도다. 펀드 설정액 기준으로 41개 운용사 중에 20위권에도 들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조직개편이 여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구 대표는 “회사가 만들어진지 18년이 됐지만 안타깝게도 회사의 대표펀드가 없다”며 “앞으로 시장에서 안정적인 장기 투자 상품을 꼽을 때마다 소개되는 대표 펀드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가 대표로 취임한 후 내부에서는 물론 외부에서도 기대가 크다. 과거 구 대표의 빠른 결단력과 추진력으로 좋은 성과로 이어졌던 경험이 있어서다. 2007년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으로 돌아왔을 때였다. 7년 만에 돌아오니 대신증권의 리서치센터 기능이 예전만 못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는 센터 기능을 강화시키기 위해 3년 간 조직 역량과 인프라 개선에 힘을 쏟았다. 당시 41명 수준의 리서치센터 인력을 70명까지 늘렸다. 서비스 차별화를 위해 현업 기술자 출신을 애널리스트로 영입하는가 하면, 독자적인 밸류에이션(기업가치) 툴을 개발하기 위해 회계사 출신을 데려오기도 했다. 이후 대신증권 리서치센터는 예전의 위상을 되찾았다.
이처럼 대신자산운용도 집중과 선택으로 성장시켜 나가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지난해 출시된 ‘대신 아시아컨슈머펀드’와 같은 상품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 펀드는 아시아 여성과 유커(중국 관광객)의 소비 트렌드를 분석해 국내외 소비재 종목에 투자한 펀드다. 구 대표는 “과거에는 산업재 중심이 투자 트렌드였다면 지금은 소비재시장으로 바뀌어가고 있다”며 “특히 고소득층이나 맞벌이 문화가 정착되면서 여성의 소비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착안해 만든 펀드로 우리만 할 수 있는 특화된 상품”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사모펀드나 해외투자, 대체투자(AI) 등과 같은 유형의 상품이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시황에 따라 자산을 배분하는 액티브형이 펀드 시장을 주도했지만 지금은 시황에 따르지 않고 자산배분 하는 패시브형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고 있어서다. 특히 패시브형 상품 중에 해외 시장에서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퀀트펀드도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퀀트는 펀드매니저의 주관적인 판단을 배제하고 수학적인 계량모델을 활용해 미리 시스템화된 원칙에 따라 투자하는 상품이다. 구 대표는 “퀀트나 대체투자는 지금처럼 박스권에서 안전하게 내 자산 굴릴 수 있는 상품”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코스피 지수는 1800~2000선의 박스권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단, 기업들의 실적 감소세가 점차 둔화되고 유가와 환율 등 대외변수들이 개선되면 2000선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전자(IT) 관련 주에 관심 가질만하다고 말한다. 그는 LG투자증권에서 IT부문에서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활약한 바 있다. 구 대표는 “미국 IT기업인 애플과 달리 삼성이나 LG전자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산업이 뒷받침 된다”며 “삼성전자의 경우 전장부품사업의 수직계열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구글이나 페이스북과 손을 잡는다면 한국 IT업체들의 성장가능성은 크다”고 말했다.
- 글 김성희 기자·사진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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