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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연과 모험으로 가는 길

대자연과 모험으로 가는 길

래프팅을 해도 좋고 화산에서 스키를 타며 활강해도 좋다. 칠레 비라비라 아시엔다 호텔에서 자기만의 모험을 선택해 보자.마이클 파라비치니는 50세 생일을 맞은 자신에게 아주 특별한 호텔을 선물했다. 오랜 꿈을 이루기 위해 행동에 나섰다는 게 더 정확할 수 있다. 커머즈뱅크와 취리히 보험 글로벌 IT 담당자로 전세계 곳곳을 출장 다니며 수백만 포인트의 항공 마일리지를 쌓은 스위스 출생의 파라비치니는 호텔을 짓기 위해 아름답고 잘 알려지지 않은 외딴 곳의 땅을 찾아 다니기 시작했다. 적절한 곳을 물색하던 그는 어린 시절을 보낸 칠레로 눈을 돌렸다. 산티아고에서 비행기로 1시간 걸리는 남부 호수 지역이었다. 가족과 함께 여행을 갔다가 홀딱 반해버린 휴양지 푸콘(Pucon)이다. 푸콘은 칠레와 브라질 유명인사들이 스키와 수상 스포츠를 즐기는 리조트 타운이지만, 북반구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파라비치니는 그 곳의 넓은 땅을 매입한 후 최고 건축가와 디자이너를 고용해 고급 부티크 호텔을 만들었다.

비라비라 아시엔다 호텔(Vira Vira Hacienda Hotel)이다. 비라비라는 아담하지만 화려한 고급 디자인의 리조트다. 식도락가를 흐뭇하게 해줄 음식, 뛰어난 현지 와인, 다채로운 액티비티 프로그램이 하나의 패키지로 숙박료에 모두 포함되는 ‘올 인클루시브’ 리조트다. 칠레는 올 인클루시브 모델로 세계 호화 레포츠 여행 부문에서 굳건히 자리매김했다.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한계를 넓히는 모험을 한 숙박객은 리조트에서 황홀할 정도로 편안한 휴식을 가질 수 있다. 올 인클루시브라 해서 저렴하단 뜻은 아니다. 비라비라에 사흘 머물기 위해서는 1인당 1475달러의 숙박료를 내야 한다.

그 정도의 돈을 내면 본관에 해당하는 산장의 널찍하고 아늑한 6개 객실 중 하나를 정박지로 삼을 수 있다. 힘차게 흘러가는 리우쿠라(Liucura)강 바로 앞쪽에 위치한 빌라동에는 공간 별로 바닥의 높낮이가 다른 12개 스위트룸이 있고, 파라비치니 저택 내에도 3개의 게스트룸이 있다. 안데스 산맥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렝가(lenga)와 낙엽송 목재로 만들어진 객실은 따뜻한 분위기다. 가구는 유명 건축가 크리스티안 발데스(Cristian Valdes)가 디자인했고, 곳곳을 따뜻하게 덮고 있는 다채로운 색상의 모직물은 모두 현지에서 직접 만든 것이다. 객실에 들어갔을 때 가장 눈에 띄는 건 바닥에서 천장으로 이어지는 전면 유리와 바로 그 앞에 놓여진 욕조다. (빌라 스위트룸의 경우 욕조가 유리창 바깥, 야외에 놓여 있다.)

비라비라가 점유한 56에이커(22만 6000㎡)의 땅은 품격 있는 아름다움을 뽐낸다. 저 멀리 지평선에 점 찍은 듯 놓여진 화산 꼭대기는 순백의 눈으로 덮여 있고, 그 앞 전경에는 짙은 녹림이 눈길을 빼앗는다. 언덕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보송보송한 이끼를 치렁치렁 걸친 칠레 삼나무숲이 나온다. 수령이 1000년은 넘는 원시림이다. 근방에 호수와 산세가 가파른 산이 있다 보니, 1년 내내 각종 육상·수상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비라비라 가이드들은 노련한 베테랑으로 구성되어 있고, 호텔 밖에서 진행하는 승마 프로그램의 공식 파트너 로돌프 쿰스는 스페인 올림픽 대표팀 감독이었던 유명인사다. 엄하지만 재미 있는 가르침으로 매력이 넘치니 말을 탈 기분이 아니더라도 한 번쯤 방문할 만하다.

파라비치니도 근방에 있어서 종종 함께 어울릴 수 있다. 파라비치니의 할아버지는 스위스 와인메이커였고, 삼촌은 헤스 와인(Hess Wines) 창업주 도널드 헤스다. 그래서인지 그는 숙박객에게 딱 어울리는 음료를 제공하는데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 병 종류만 100개에 달하는 그의 와인 리스트는 전부 칠레산 와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꽤 범위가 넓고 다양해서 웬만한 와인은 다 있지만, 투숙객이 다른 걸 원할 경우 파라비치니가 나서서 찾아준다.
 칠레산 와인과 신선한 음식
파라비치니는 자신의 꿈에서 음식이 빼놓을 수 없는 한 축을 담당할 것이라는데 한 치의 의심도 품지 않았다. 게다가 “건강하고 지속가능 하지 않으면 좋은 음식이 아니”라는 원칙도 가지고 있다. 메뉴는 셰프가 그 날 가장 신선한 재료를 기준으로 정하기 때문에 매일 바뀐다. 셰프가 재료를 얻을 곳은 아주 많다. 호텔 안에 작은 농장이 있고, 파라비치니의 대농장 또한 근처에 있다. 농장에서는 아티초크부터 멧돼지 고기까지 각종 육류와 채소, 과일을 조달할 수 있다. 동물의 권리를 존중하며 최대한 인간적인 방식으로 목축하고 도살하는 농장이다. 모든 음식은 직접 만들어 먹는다는 원칙도 꽤 뿌리가 깊다. 단순히 빵을 만들어 구워 먹는 차원이 아니라 밀을 직접 재배해 방앗간에서 밀가루로 만들어 빵을 만드는 수준이다.

스위스 사람이라 그런지 파라비치니는 치즈에도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엄청난 손실이 나는 사업”이라고 저녁을 먹다가 그가 털어놓았다. “그래도 상관 없다. 3년 숙성 파마산 치즈를 맛보며 사람들이 얼마나 좋아하는 지 모른다.” 치즈뿐 아니라 크림과 버터, 요거트를 위한 우유는 그가 직접 기르는 홀스타인 젖소를 통해 얻는다. 농장에서 나오는 모든 유제품은 투숙객을 위해 제공된다. “여기 있는 치즈를 다 합치면 가격이 4만 달러도 넘는다.”

비라비라가 진짜 특별해지는 지점이 여기에 있다. 사사로운 것에 얽매이지 않는 흥미로운 가치관, 자신이 즐거워서, 좋아서 대가를 바라지 않고 주는 자세다. 파라비치니는 뭐든 적당히 하는 법이 없고, 투숙객은 이를 확실히 느낀다. 비라비라를 떠날 때쯤에는 결코 잊혀지지 않을 감동적 추억이 남을 것이다.

- Ann abel 포브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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