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블릭으로 전환한 프레스티지 코스 4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소수를 위한 명품’
[퍼블릭으로 전환한 프레스티지 코스 4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소수를 위한 명품’


지난해 회원제 골프장의 영업이익률은 -4.5%로 적자였지만 퍼블릭은 27.4%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회원제 골프장을 퍼블릭으로 전환하면 중과세율이 일반세율로 적용돼 대폭 낮아지면서 상당한 세제 혜택을 볼 수 있다. 재산세 등 중과세 부담에서도 벗어나 경영수지가 개선된다. 퍼블릭은 그린피에 개별소비세(2만1000원)도 붙지 않기 때문에 그린피도 4만원 정도 인하되어 내장객이 늘어나는 효과도 있다.
이제는 퍼블릭이 한국 골프장의 주류가 될 정도로 골프장 운영 환경이 급변했다. 따라서 품격과 고급스러움을 간직한 회원제들도 퍼블릭으로 적극 전환하고 있다. 과거 회원권을 가진 골퍼의 초청에 목매야 했던 명코스들이 열린 시장으로 나오고 있다. ‘그림의 떡’이던 회원제였다가 퍼블릭으로 전환한 대표 코스 4곳을 소개한다.
휘닉스스프링스 | 동양적 품격에 도전적인 코스

코스 외에는 골프장 이름에 ‘스프링스’가 붙는 데서 연상되듯 클럽하우스 2층에 있는 노천온천이 색다른 체험거리다. 또 모던한 클럽하우스 옆으로 한옥 연회장인 ‘파지오하우스’가 돋보인다. 전통 한옥과 잔디광장이 조화로운 이곳에서는 단체행사나 VIP급 고객을 위한 격조높은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고객들이 애용한다. 파지오하우스는 전통혼례 장소로도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부킹은 인터넷이나 모바일로도 간단하게 해결된다.
최근 남이천IC가 개통됨에 따라 거리상으로 약 15km, 시간상으로는 20여분이 단축돼 근접성이 대폭 개선된 점도 호재다. 중부고속도로 호법IC에서 약 3분 밖에 걸리지 않아 강남에서 한 시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다.
동촌 | 챔피언십 개최한 명품 운영

동촌은 운영 주체는 그대로지만 지난 3월, 개장한 지 3년5개월 만에 입회금을 돌려주고 퍼블릭으로 새롭게 출발했다. 인터넷 신규 회원을 모으는 요즘엔 고급 파우치백 교환권을 주는 등 다양한 혜택을 주고 있다. 가성비를 높인 고급 뷔페를 조중식으로 마련했다. 인터넷 회원에게는 다양한 홀인원 이벤트도 제공한다. 골프백에서부터 크루즈 여행권, 주중 4인 무료 라운드권까지 푸짐하다. 특정 홀에는 버디를 잡았을 때 홍삼정을 주는 깜짝 이벤트도 진행한다.
동촌은 동서로 길게 뻗은 코스 레이아웃이지만 뒤쪽으로는 국망산(769.5m)이 바람을 막아주니 대체로 아늑하고 따뜻한 코스다. 국망산(國望山)이란 한말 임오군란을 피해 피난온 명성황후가 한양 소식이 궁금해 ‘매일 산마루에 올라 한양을 바라보며 좋은 소식이 오기를 기다렸다’고 해서 지어졌다. 황후가 지내서 그런지 근처에 온천도 있고 안온한 지세다. 탄산온천수가 나오는 앙성온천이 지척이고, 20분 이내에 유황온천·휴양림이 있다.
남촌CC 설계자인 송호골프디자인그룹의 송호 대표가 코스 디자인을 맡았고, 미국의 조형 전문사인 자니 딕슨이 셰이핑을 담당했다. 곳곳에 케이프앤베이(Cape&Bay) 스타일의 꽃잎 모양 벙커가 특징이다. 왼쪽으로 흐르는 계곡을 따라 바위 옆 일송정 한 그루가 그림 같다. 코스 뼈대는 형님 코스인 남촌보다 더 다이나믹하다. 운영은 회원제 때의 품격을 고스란히 유지한다. 5개의 티잉그라운드는 항상 열어 선택의 편의도 높였다.
센테리움 | 가장 어려운 코스로 포지셔닝

골프장은 애초 10억원에 분양했던 회원권 1800억원을 2013년 당시로는 과감하게 모두 반환하고 퍼블릭으로 전환했다. 그런 후 골프장 슬로건으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거칠고 어려운 골프장에 도전하십시오’로 정했다. 골퍼에게 도전욕을 심어주기 위한 장치였다. 종전까지 퍼블릭 코스의 관행 같았던 진행 독촉은 전혀 없다. 법면을 판판하게 해서 볼이 굴러 내려와 스코어가 잘 나오도록 하는 쉬운 세팅도 보기 힘들다. 반대로 스코어가 나오기 어렵게 세팅하고 관리했다. 그 결과는 내장객들의 재방문으로 이어졌다.
퍼블릭으로 전환하면서 시간대·요일별로 다양한 요금제를 적용하고 있다. 그린피·카트비 등을 패키지 상품으로 판매하거나 마일리지로 커피와 무료 라운드권을 주는 등의 아이디어를 활용했다. 모바일로 일찍 예약하면 그린피를 할인하거나 77타 이하로 치면 무료 라운드권을 주는 혜택도 있다. 그렇게 인터넷회원을 모집한 지 2년 만에 회원수 7만 명을 돌파했다. 회원이 늘면서 자투리 부킹 시간을 활용한 꿀데이, 올킬데이 등 날짜 마케팅까지 시도했다. 지난해 골프장 부킹 업체인 엑스골프와 스포츠동아가 공동으로 진행한 소비자 평가에서 ‘소비자만족 10대 골프장’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마에스트로 | 교향곡을 연주하듯 다채로워

전 홀이 최고급 서양 잔디인 벤트그라스로 식재된 이 코스에 설계가는 ‘자연의 소리를 가미한 설계’를 추구했다. 이를 위해 호수, 폭포, 계류, 스코티시 스타일 벙커를 다양하게 넣었고 전문 셰이퍼에게 조형을 일임했다. 계곡과 물이 끊임없는 도전을 자극한다. 널찍한 페어웨이에 시원하게 내지르는 티샷은 오케스트라의 큰 북처럼 느껴진다. 경사 큰 그린을 타고 굴러내려오는 볼은 알레그로이고, 빠른 그린에 기죽어 소심하게 스트로크한 볼은 아다지오로 구르다 서 버린다. 그때 터져 나오는 골퍼의 장탄식은 오보에의 중저음이다.
레이크 코스는 울창한 계곡과 호수로 전략성을 높였다. 예닐곱개 도그레그 홀의 좌우 굽힘에 균형이 있어 드로우, 페이드 샷을 다 시험할 수 있다. 밸리 코스는 스코티시 스타일이 특징이다. 특히 12번 홀은 자연 수림대를 페어웨이와 연결시켜 자연에서 태어난 홀 같다. 16번 홀은 비치 벙커가 페어웨이와 그린을 감싼다. 650야드의 파5 18번 홀은 초원 같은 페어웨이와 아일랜드 그린이 18악장의 끝을 화려하게(혹은 처참하게) 마무리한다. 유럽의 중세 궁정을 닮은 클럽하우스에 화장실에도 TV가 있고, 레스토랑 외에 별도의 고급 일식당이 있어 접대 라운드도 배려했다.
- 남화영 [헤럴드스포츠]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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