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혁명은 시작됐다
블록체인 혁명은 시작됐다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개조하면서 우버나 페이스북의 대안도 될 수 있어 2016년의 블록체인(blockchain)은 1993년의 인터넷과 같다. 당시 우리는 인터넷이 뭔지 잘 몰랐지만 곧 인터넷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없게 됐듯이 지금은 온라인 보안기술 블록체인을 우리 대다수가 잘 모르지만 앞으로 10년 뒤면 세계가 그것 없이 어떻게 돌아갈 수 있을지 의아해할 것이다.
요즘 흥미로운 블록체인 기반 업체들이 속속 등장한다. 누구나 은행직원이 될 수 있도록 해주는 회사, 특정 다이아몬드를 소유한 적 있는 모든 사람을 추적해주는 회사(시에라리온 등 분쟁 지역에서 무기 조달에 사용된 ‘블러드 다이아몬드’가 아닌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등등. 심지어 블록체인 개념은 앞으로 차량공유 서비스 우버나 SNS 페이스북의 대안이 될 수도 있다.
블록체인은 원래 디지털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핵심 기술이다. 사용자의 개별적인 컴퓨터 수천 대 아니 수백만 대가 교차 추적할 수 있도록 전부 서로 연결된 아주 정교한 분산 거래장부라고 볼 수 있다. 여기엔 실무자나 책임자가 따로 없다. 인터넷을 장군(예를 들면 ‘아마존 장군’ ‘구글 장군’ 등)이 통솔하는 군대에 비유한다면 블록체인은 개미 군단이다. 각각이 전체를 위해 어떻게 일할 것인지 정해져 있고 주어진 역할을 정확히 수행한다. 블록체인의 원대한 약속은 비트코인을 훨씬 넘어선다. 인터넷의 활용이 최초의 온라인 정보 서비스 컴퓨서브를 훌쩍 뛰어넘은 것처럼 말이다.
1993년만해도 인터넷이란 단어를 들어본 사람은 거의 없었다. 선견지명 있는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 같은 사람은 인터넷이라고 부르지 않고 다가오는 ‘정보의 슈퍼 고속도로(information superhighway)’ 시대라는 개념을 설파했다. 그때 외진 곳(일리노이대학 어배너-섐페인 캠퍼스)에서 몇몇 학생이 최초의 웹 브라우저를 만들었다. 2년 뒤 포털 서비스 야후가 등장했다. 당시는 페이스북, 매치닷컴(온라인 데이팅 서비스), 위키리크스 또는 밈(meme, 재미난 말을 넣어 온라인에 올리는 그림이나 사진) 같은 것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는 그때 겨우 아홉 살짜리 초등학생이었다.
그러나 그 후 10년 동안 일어난 기술의 폭발과 와해를 생각해보라. 인터넷은 우리 삶의 방식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인터넷 없이는 살 수 없는 세상이 됐다. 따라서 1980년대부터 기술에 관한 책을 쓰고 기업체들에 자문한 세계적 IT 미래학자인 돈 탭스콧(탭스콧 그룹 회장)이 블록체인을 두고 제2의 인터넷이라고 말했다면 그게 무슨 뜻일지 잘 생각해보라. 그는 “과거의 1세대 인터넷은 정보 교환에 그치고 가치 교환은 실패했다”고 말했다. “차세대 인터넷은 블록체인 기술로 전 세계 수십억 명을 글로벌 경제 시스템으로 통합시키고 기업가 정신을 북돋우고, 정부와 은행 등 전통적인 기관들이 규정하는 질서를 뒤흔들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
물론 탭스콧 회장은 ‘블록체인 혁명(Blockchain Revolution)’이라는 새 책을 썼기 때문에 그렇게 말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의 아이디어에 공감하는 사람이 많다. 비트코인의 초기 사용자였던 배리 실버트(세컨드마켓 CEO)는 지난해 세계의 금융 시스템을 개조할 수 있는 회사들에 투자하기 위해 디지털 커런시그룹을 세웠다. 벤처 자본가들은 지난 1분기 블록체인 스타트업에 1억6000만 달러를 투자했다(지난해 4분기 투자금 2600만 달러와 비교해보라). 구글에서 ‘블록체인’ 검색도 32% 늘었다. 분명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비트코인은 블록체인의 흥미로운 초기 응용이었지만 지속적으로 관심을 끌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따라서 비트코인보다는 블록체인이 네트워크에서 뭔가의 디지털 진본은 단 하나뿐이라는 점을 처음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다. 그래서 이 기술이 가장 먼저 응용된 게 가상화폐였다. 밈을 만들면 최대한 많은 사람이 복사해 전파하기를 기대하지만 화폐를 만들면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그 돈을 줄 때 복사본을 갖고 있지 않도록 해야 한다.
블록체인이 발전하면서 정보와 콘텐트를 온라인에 올리는 인터넷 대신 현재 우리가 회계사나 은행, 변호사, 정부에 맡기는 신뢰 인증 절차를 사실상 자동화하는 시스템을 갖게 될 것이다. 블록체인에 있는 모든 것(돈, 권리증, 사람 등)이 진품이며 세계의 모든 사람이 그 가치에 동의한다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탭스콧 회장은 “모두에게 거래 내용을 공개해 거래 당사자간 신뢰 인증이 필요치 않는 ‘디지털 블록체인’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록체인 시대가 열리면 거래 당사자간 신뢰가 시스템 자체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더 이상 전통적인 거래 당사자간 신뢰 인증은 필요없다는 설명이다.
더 좋은 점은 블록체인에 있는 모든 것이 디지털이기 때문에 프로그램이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화폐는 그것을 사용한 모든 사람을 추적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될 수 있다. 소프트웨어로 작동하는 계약서는 의뢰한 일이 완수됐는지 자동으로 파악하고 중개인 없이 대금을 지불하고 받을 수 있다. 블록체인에 있는 음악은 재생되기 전에 요금 지불을 요구할 수 있다(그럴 경우 아이튠즈나 스포티파이를 거치지 않고 아티스트에게 직접 돈을 보낼 수 있다).
곧 블록체인의 진정한 응용을 보게 될 것이다. 실버트 CEO는 다이아몬드를 블록체인으로 관리하는 ‘에버레저(Everledger)’에 관해 얘기했다. 먼저 에버레저의 소프트웨어가 가공된 다이아몬드의 40군데를 측정해 디지털 지문을 만든다. 똑같은 다이아몬드는 없다. 그때부터 블록체인은 해당 다이아몬드의 소유 이전 경로를 기록하고 인증받는다. 아무도 변경할 수 없다. 따라서 특정 다이아몬드의 합법적인 출처가 밝혀지지 않는다면 ‘블러드 다이아몬드’이거나 장물이라고 의심할 수 있다.
탭스콧 회장이 말한 ‘아브라(Abra)’는 전 세계의 개인에게 송금하는 방식을 바꿀 수 있는 시스템이다. 우버처럼 한쪽엔 가상 은행원이 있다. 다른 한쪽엔 사용자(예를 들어 필리핀에 있는 어머니에게 송금하려는 이민자)가 있다. 사용자는 지도와 비슷한 앱을 사용해 가장 가까이 있는 가상 은행원을 찾아 만나기로 약속한다. 사용자가 은행원에게 돈을 건네면 은행원은 자신의 계정을 이용해 그 돈을 아브라의 블록체인 시스템에 넣는다. 필리핀에선 사용자의 어머니가 비슷한 방식으로 은행원을 찾으면 그가 송금된 돈을 현지 화폐로 환전해 지급한다.
이런 시스템은 은행을 사용하지 않아 송금 수수료를 물지 않는다. 비용도 은행을 이용할 때보다 훨씬 싸며, 거래 과정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고 즉시 이뤄질 수 있다.
앞으로 더 많은 블록체인 응용 서비스가 쏟아질 것이다. 탭스콧 회장에 따르면 우버의 블록체인 버전은 스스로 모든 일을 할 수 있다. 차와 탑승자를 연결하고 인증하며 자동으로 요금을 받아 분배함으로써 운전자가 우버에 수수료를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그런 서비스가 등장한다면 우버 운전자들이 대거 그쪽으로 몰려갈 게 뻔하다.
페이스북 제국도 위협받을 수 있다고 탭스콧 회장은 말했다. 페이스북의 진정한 가치는 우리가 페이스북에 공짜로 넘기는 개인 정보에서 나온다.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하면 우리 각자가 소셜 네트워크에 참여해 모든 활동을 하지만 개인 정보는 전부 개인 디지털 금고에 보관된다. 페이스북이 우리의 개인 정보를 원한다면 돈을 주고 사야 한다. 페이스북으로선 존립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다. 농부가 갑자기 햇빛을 돈 주고 사야 한다면 어떻게 작물을 재배해 판매할 수 있을지 상상해 보라.
아직은 블록체인이 몰고올 충격을 완전히 이해하기 힘들다. 그러나 머지않아 우리 대다수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해하려고 애쓸 필요조차 없어질 것이다. 과거 인터넷이 보편화된 뒤 TCP/IP나 HTML에 관해 몰라도 상관없었듯이 말이다. 블록체인 응용이 등장하기 시작하면 모든 게 저절로 이해될 것이다.
지금쯤 어디엔가 블록체인이 가져다 줄 절호의 기회를 잡아 제2의 저커버그가 될 아홉 살짜리가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을 것이다.
- 케빈 메이니 뉴스위크 기자 온라인 금융거래에서 해킹을 막는 기술을 말한다. 디지털 가상화폐 비트코인 창시자 나카모토 사토시(가명)가 2008년 비트코인 거래의 조작 불가능한 기록을 제공하기 위해 개발한 분산 온라인 거래 장부다. 금융업계 다수는 블록체인 장부가 비트코인의 가장 매력적인 측면이라고 믿는다. 거래를 인증하는 은행이나 교환센터 같은 중개인이 필요 없기 때문이다. 기존 금융회사들은 중앙집중형 서버에 거래 기록을 보관하지만 블록체인은 누적된 거래 내역 정보가 특정 금융회사의 서버에 집중되지 않고 온라인 네트워크 참여자의 컴퓨터에 똑같이 저장된다. 실제 거래가 일어나면 거래 정보가 기록된 블록(block)을 생성해 모든 사용자들에게 전송하고, 이 블록의 유효성을 대조해 인증되면 기존의 블록에 연결한다. 이렇게 계속 생겨난 블록을 연결한 집합이 블록체인(blockchain)이다. 확정된 모든 거래 정보를 담은 거대한 금융 장부인 셈이다. 추가적인 거래가 일어나면 거래에 참여하는 모든 사용자에게 거래 내역을 보내주며 거래 때마다 이를 대조한다. 장부 자체가 인터넷에 개방돼 있고 수시로 검증이 이뤄지기 때문에 위조나 해킹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특히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고객 데이터베이스 유지 보수와 보안에 따른 막대한 비용을 줄일 수 있어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이 기술에 비상한 관심을 갖는다. 그 외에도 부동산 권리증 교환부터 온라인 투표까지 블록체인 기술은 다양한 분야에 응용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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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흥미로운 블록체인 기반 업체들이 속속 등장한다. 누구나 은행직원이 될 수 있도록 해주는 회사, 특정 다이아몬드를 소유한 적 있는 모든 사람을 추적해주는 회사(시에라리온 등 분쟁 지역에서 무기 조달에 사용된 ‘블러드 다이아몬드’가 아닌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등등. 심지어 블록체인 개념은 앞으로 차량공유 서비스 우버나 SNS 페이스북의 대안이 될 수도 있다.
블록체인은 원래 디지털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핵심 기술이다. 사용자의 개별적인 컴퓨터 수천 대 아니 수백만 대가 교차 추적할 수 있도록 전부 서로 연결된 아주 정교한 분산 거래장부라고 볼 수 있다. 여기엔 실무자나 책임자가 따로 없다. 인터넷을 장군(예를 들면 ‘아마존 장군’ ‘구글 장군’ 등)이 통솔하는 군대에 비유한다면 블록체인은 개미 군단이다. 각각이 전체를 위해 어떻게 일할 것인지 정해져 있고 주어진 역할을 정확히 수행한다. 블록체인의 원대한 약속은 비트코인을 훨씬 넘어선다. 인터넷의 활용이 최초의 온라인 정보 서비스 컴퓨서브를 훌쩍 뛰어넘은 것처럼 말이다.
1993년만해도 인터넷이란 단어를 들어본 사람은 거의 없었다. 선견지명 있는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 같은 사람은 인터넷이라고 부르지 않고 다가오는 ‘정보의 슈퍼 고속도로(information superhighway)’ 시대라는 개념을 설파했다. 그때 외진 곳(일리노이대학 어배너-섐페인 캠퍼스)에서 몇몇 학생이 최초의 웹 브라우저를 만들었다. 2년 뒤 포털 서비스 야후가 등장했다. 당시는 페이스북, 매치닷컴(온라인 데이팅 서비스), 위키리크스 또는 밈(meme, 재미난 말을 넣어 온라인에 올리는 그림이나 사진) 같은 것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는 그때 겨우 아홉 살짜리 초등학생이었다.
그러나 그 후 10년 동안 일어난 기술의 폭발과 와해를 생각해보라. 인터넷은 우리 삶의 방식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인터넷 없이는 살 수 없는 세상이 됐다. 따라서 1980년대부터 기술에 관한 책을 쓰고 기업체들에 자문한 세계적 IT 미래학자인 돈 탭스콧(탭스콧 그룹 회장)이 블록체인을 두고 제2의 인터넷이라고 말했다면 그게 무슨 뜻일지 잘 생각해보라. 그는 “과거의 1세대 인터넷은 정보 교환에 그치고 가치 교환은 실패했다”고 말했다. “차세대 인터넷은 블록체인 기술로 전 세계 수십억 명을 글로벌 경제 시스템으로 통합시키고 기업가 정신을 북돋우고, 정부와 은행 등 전통적인 기관들이 규정하는 질서를 뒤흔들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
물론 탭스콧 회장은 ‘블록체인 혁명(Blockchain Revolution)’이라는 새 책을 썼기 때문에 그렇게 말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의 아이디어에 공감하는 사람이 많다. 비트코인의 초기 사용자였던 배리 실버트(세컨드마켓 CEO)는 지난해 세계의 금융 시스템을 개조할 수 있는 회사들에 투자하기 위해 디지털 커런시그룹을 세웠다. 벤처 자본가들은 지난 1분기 블록체인 스타트업에 1억6000만 달러를 투자했다(지난해 4분기 투자금 2600만 달러와 비교해보라). 구글에서 ‘블록체인’ 검색도 32% 늘었다. 분명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비트코인은 블록체인의 흥미로운 초기 응용이었지만 지속적으로 관심을 끌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따라서 비트코인보다는 블록체인이 네트워크에서 뭔가의 디지털 진본은 단 하나뿐이라는 점을 처음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다. 그래서 이 기술이 가장 먼저 응용된 게 가상화폐였다. 밈을 만들면 최대한 많은 사람이 복사해 전파하기를 기대하지만 화폐를 만들면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그 돈을 줄 때 복사본을 갖고 있지 않도록 해야 한다.
블록체인이 발전하면서 정보와 콘텐트를 온라인에 올리는 인터넷 대신 현재 우리가 회계사나 은행, 변호사, 정부에 맡기는 신뢰 인증 절차를 사실상 자동화하는 시스템을 갖게 될 것이다. 블록체인에 있는 모든 것(돈, 권리증, 사람 등)이 진품이며 세계의 모든 사람이 그 가치에 동의한다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탭스콧 회장은 “모두에게 거래 내용을 공개해 거래 당사자간 신뢰 인증이 필요치 않는 ‘디지털 블록체인’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록체인 시대가 열리면 거래 당사자간 신뢰가 시스템 자체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더 이상 전통적인 거래 당사자간 신뢰 인증은 필요없다는 설명이다.
더 좋은 점은 블록체인에 있는 모든 것이 디지털이기 때문에 프로그램이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화폐는 그것을 사용한 모든 사람을 추적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될 수 있다. 소프트웨어로 작동하는 계약서는 의뢰한 일이 완수됐는지 자동으로 파악하고 중개인 없이 대금을 지불하고 받을 수 있다. 블록체인에 있는 음악은 재생되기 전에 요금 지불을 요구할 수 있다(그럴 경우 아이튠즈나 스포티파이를 거치지 않고 아티스트에게 직접 돈을 보낼 수 있다).
곧 블록체인의 진정한 응용을 보게 될 것이다. 실버트 CEO는 다이아몬드를 블록체인으로 관리하는 ‘에버레저(Everledger)’에 관해 얘기했다. 먼저 에버레저의 소프트웨어가 가공된 다이아몬드의 40군데를 측정해 디지털 지문을 만든다. 똑같은 다이아몬드는 없다. 그때부터 블록체인은 해당 다이아몬드의 소유 이전 경로를 기록하고 인증받는다. 아무도 변경할 수 없다. 따라서 특정 다이아몬드의 합법적인 출처가 밝혀지지 않는다면 ‘블러드 다이아몬드’이거나 장물이라고 의심할 수 있다.
탭스콧 회장이 말한 ‘아브라(Abra)’는 전 세계의 개인에게 송금하는 방식을 바꿀 수 있는 시스템이다. 우버처럼 한쪽엔 가상 은행원이 있다. 다른 한쪽엔 사용자(예를 들어 필리핀에 있는 어머니에게 송금하려는 이민자)가 있다. 사용자는 지도와 비슷한 앱을 사용해 가장 가까이 있는 가상 은행원을 찾아 만나기로 약속한다. 사용자가 은행원에게 돈을 건네면 은행원은 자신의 계정을 이용해 그 돈을 아브라의 블록체인 시스템에 넣는다. 필리핀에선 사용자의 어머니가 비슷한 방식으로 은행원을 찾으면 그가 송금된 돈을 현지 화폐로 환전해 지급한다.
이런 시스템은 은행을 사용하지 않아 송금 수수료를 물지 않는다. 비용도 은행을 이용할 때보다 훨씬 싸며, 거래 과정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고 즉시 이뤄질 수 있다.
앞으로 더 많은 블록체인 응용 서비스가 쏟아질 것이다. 탭스콧 회장에 따르면 우버의 블록체인 버전은 스스로 모든 일을 할 수 있다. 차와 탑승자를 연결하고 인증하며 자동으로 요금을 받아 분배함으로써 운전자가 우버에 수수료를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그런 서비스가 등장한다면 우버 운전자들이 대거 그쪽으로 몰려갈 게 뻔하다.
페이스북 제국도 위협받을 수 있다고 탭스콧 회장은 말했다. 페이스북의 진정한 가치는 우리가 페이스북에 공짜로 넘기는 개인 정보에서 나온다.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하면 우리 각자가 소셜 네트워크에 참여해 모든 활동을 하지만 개인 정보는 전부 개인 디지털 금고에 보관된다. 페이스북이 우리의 개인 정보를 원한다면 돈을 주고 사야 한다. 페이스북으로선 존립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다. 농부가 갑자기 햇빛을 돈 주고 사야 한다면 어떻게 작물을 재배해 판매할 수 있을지 상상해 보라.
아직은 블록체인이 몰고올 충격을 완전히 이해하기 힘들다. 그러나 머지않아 우리 대다수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해하려고 애쓸 필요조차 없어질 것이다. 과거 인터넷이 보편화된 뒤 TCP/IP나 HTML에 관해 몰라도 상관없었듯이 말이다. 블록체인 응용이 등장하기 시작하면 모든 게 저절로 이해될 것이다.
지금쯤 어디엔가 블록체인이 가져다 줄 절호의 기회를 잡아 제2의 저커버그가 될 아홉 살짜리가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을 것이다.
- 케빈 메이니 뉴스위크 기자
[박스기사] 블록체인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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