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논 누른 소니코리아의 경쟁력은] 10년 공들인 기술·마케팅·광고
[캐논 누른 소니코리아의 경쟁력은] 10년 공들인 기술·마케팅·광고
지난 2월 3일 여의도 소니코리아 사무실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2015년 한국 카메라 시장 성적표가 나온 날이었다. 소니코리아는 렌즈교환식과 렌즈일체형 카메라 시장에서 모두 판매 1위를 차지했다. 소니코리아 관계자는 “렌즈교환식 시장에서 소니 제품의 판매 대수는 전체의 34.9%에 달한다”며 “고급 제품군이 포진한 렌즈교환식 시장에서 무명이던 소니가 시장 1위를 차지한 것은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레스터 시티가 우승한 것에 버금가는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2월 5일 캐논코리아는 보도자료를 돌렸다. 2015년 렌즈교환식 카메라 시장 1위는 점유율 43.9%(매출 기준)를 기록한 캐논이라는 내용이었다. 소니 측은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소니는 2006년 렌즈교환식 카메라 사업을 시작한 후발 주자다. 2007년 소니코리아의 판매량 기준 시장점유율은 불과 2%였다. 10년 만에 누가 1등인지를 놓고 캐논과 신경전을 벌이는 것 자체가 대단한 발전이란 입장이다.
2000년대 초반 한국 카메라 시장에선 캐논과 니콘이 선두 자리를 놓고 각축전을 벌였다. 중저가 콤팩트 카메라 시장의 강자는 올림푸스였다. 소니는 콤팩트 카메라와 캠코더, 중급용 일체형 카메라에서 나름의 경쟁력이 있었지만 두각을 나타내진 못했다.
시장에 변화가 생긴 것은 2006년이다. 소니가 렌즈교환식 시장에 진출했다. 2006년 2월 미놀타를 인수했고, 7월에 신제품 알파 100을 출시했다. 카메라 출시 반년을 앞두고 소니코리아 직원들은 렌즈교환식 카메라 시장 조사를 시작했다. 이들은 도서관에서 카메라 관련 책을 빌려 읽고, 충무로 사진 학원을 찾아 공부를 시작했다. 신제품 카탈로그가 나오자 장·단점을 분석하며 출시를 준비했다. 7월 알파 100 출시 행사가 서울에서 열렸다. 하지만 행사 후, 소니코리아 임직원은 고개를 숙였다. 진입 장벽이 너무 높았다. 당시 영업·마케팅을 담당했던 배지훈 소니코리아 부장은 “악몽이었다”고 말했다. “카메라 성능을 소개하며 ‘우리 사진기는 3연사가 가능합니다’라며 시범을 보였습니다. 갑자기 앞에서 어떤 분이 카메라를 머리 위로 들었습니다. 니콘 카메라의 5연사 시범을 보여주시더군요. 망신을 톡톡히 당했죠. 경쟁사 제품이 어느 정도 수준인 줄도 모른 채 시장에 뛰어든 탓이었습니다.”
소니 알파 100의 2006년 한국 시장점유율은 4%였다. 신제품 출시 효과 덕에 잠시 반짝했지만, 곧 밑천이 드러났다. 점유율이 급락했다. 2007년 4월 점유율은 1.5%로 추락했다. 배 부장은 “계란으로 바위치기 같은 절망감을 느꼈다”며 “이대로 가면 희망이 없기에 일본 본사에 파격적인 마케팅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소니코리아는 일본 본사에 특별 광고비 20억원을 추가로 요청했다. 당시 사업부 입장에서 매출을 고려했을 때 너무 큰 액수였다. 회사 내규상 어렵다는 답이 왔다. 소니코리아 실무진은 부족한 브랜드 파워를 뒤집을 파격적인 마케팅이 절실했다. ‘이대로 있으면 소니는 영원한 후발주자’라는 주장에 본사는 비용 지원을 결정했다. 소니코리아는 2007년 광고비 20억원을 전략적으로 사용했다. 해를 넘긴 2008년 1월용 TV 광고로 사용했다. 그리고 4월에는 2008년 예산 20억원을 사용해 새로운 공중파 광고를 내보냈다. 2007년과 2008년 광고를 2008년 상반기에 몰아서 사용했다. 배 부장은 “엄청난 투자를 한 만큼 이번 기회를 절대로 놓쳐서는 안 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매달렸다”고 말했다.
카메라 브랜드는 고유의 이미지가 있다. 캐논은 대중주의, 니콘은 사실주의를 표방했다. 소니코리아 마케팅팀은 ‘작가주의’를 선택했다. 소니 관계자는 “시장이 좋은 카메라에 집중하고 있을 때, 우리는 사진가, 즉 찍는 사람을 강조하며 나만의 사진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광고 메인 모델은 소지섭으로 정했다.
소지섭은 사진을 즐기는 연예인이다. 시간이 나면 홀로 카메라를 들고 출사를 다녔다. 소지섭 포토갤러리 일일 방문자는 한때 50만 명에 달했을 정도다. 세련됨과 우울함을 동시에 보여주는 외모도 중요했다. ‘자신만의 사진 세계를 즐기는 고독한 사진가’라는 모습을 보여주기에 적합한 인물이었다. 2008년 1월 시작한 공중파 광고는 커다란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판매도 다시 늘기 시작했다.
소니 고객을 위한 방어 논리도 계속 만들어 제공했다. 칼자이즈 렌즈 홍보도 그중 하나다. 소니에겐 역사와 전통이 없었다. 캐논에겐 카메라만 들고 있어도 사진가처럼 보일 수 있는 후광이 있었다. 소니를 들고 있으면 ‘카메라를 모르는 사람’ 취급을 받았다. 고객은 카메라에 만족하고 있지만, 사진 커뮤니티 회원과 출사를 다녀온 다음 무시당했다는 호소가 자주 들렸다. 이들을 위한 방어 도구가 독일산 명품 칼자이즈 렌즈다. ‘왜 소니를 들고 다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모범 답안은 ‘캐논과 니콘을 써봤는데 이젠 칼자이즈를 사용해 보고 싶어서다’였다. 소니코리아도 ‘사진기는 본체보다 렌즈가 중요하다’는 마케팅을 벌이며 약한 브랜드 입지를 방어했다. 2008년 말 소니코리아 카메라 팀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소니코리아가 시장점유율 12%를 기록하며 부활에 성공했다. 2009년 내내 소니코리아는 10%대의 시장 점유율을 지켜내며 캐논·니콘·소니의 삼강 구도를 만들어 냈다.
2010년 소니코리아는 또 한번 승부수를 던졌다. 소니 최초의 미러리스 카메라이자 히트 상품인 NEX 시리즈를 발표했다. 미러리스는 기존의 디지털 일안 반사식 카메라(DSLR)에서 미러와 광학식 뷰파인더를 전자식 시스템으로 간소화한 형태의 렌즈교환식 카메라다. 고성능이지만 크기가 작고 가벼운 장점이 있다. 마케팅 범위를 TV에서 온라인과 현장으로 넓혔다.
이를 위해 영업·마케팅 직원들의 고객 접촉을 늘렸다. 소니코리아는 신제품 출시 행사를 지방 5개 도시에서 꾸준히 진행한 유일한 업체다. 소외감을 느끼던 지방 애호가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받았다. 2010년부터는 지방 세미나를 아예 정례 행사로 정하고 1년에 두 번 지방을 찾아가 카메라 세미나를 진행했다. 소비자를 직접 만나면 이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파악할 수 있어서다. 최근 소니가 지방 세미나를 일정을 발표하면 그 지역 유저들이 먼저 연락해올 정도다.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도 소니코리아가 자리잡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소니코리아 직원들은 국내 최대 온라인 사진 커뮤니티인 SLR클럽에 가입해 유저들과 교제를 시작했다. SLR클럽 회원들은 ‘소니 카메라를 초보가 실수로 구매하는 브랜드’로 취급했다. 소니코리아 카메라 담당자들은 SLR클럽 대표와 운영자, 주요 오피니언 리더를 찾아가 이야기를 들었다. 홍보대행사를 통해 SLR클럽을 관리하던 다른 브랜드와 달리 본사 핵심 직원들이 연락하며 인간적인 교류를 시작했다. SLR클럽 운영자들이 소니 담당자에게 직접 연락을 주기 시작했다. 제품에 대한 의견, 프로모션 상품, 신상품 제안, 마케팅 제안 등 다양하다. 배지훈 부장은 “SLR은 우리에게 생명줄 같은 존재”였다며 “진솔하게 의견을 주고 받았고, 비판적으로 수용해왔다”고 말했다. 결국 소니코리아는 2010년 시장점유율 16%를 기록하며 업계 2위에 오른다.
2011년 한국 미러리스 시장에선 올림푸스의 펜과 삼성의 NX 시리즈가 인기였다. 소니는 경쟁 제품보다 한 단계 높은 성능의 제품을 계속 선보였다. 그리고 시장 확대를 위해 여성 마케팅을 대폭 강화했다. 여자도 사진을 잘 이해하고, 고급 카메라를 다룰 줄 안다는 콘셉트다. 렌즈교환식 카메라는 남성의 전유물이라는 상식을 과감히 파괴했다. 렌즈교환식 시장에 여성의 유입을 이끌어 내기 위해 2012년 손예진, 2014년 송혜교, 2015년엔 이하늬를 광고 모델로 섭외했다. 광고에선 ‘소니 미러리스=최고의 인물사진=뷰티 카메라’라는 등식을 집중적으로 홍보했다. 동시에 소셜 네트워크로 전선을 확대했다. 다른 사람보다 한 차원 높은 수준의 사진을 블로그나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인스타그램에 올릴 수 있다고 대대적으로 알렸다. 이런 노력의 결과 소니코리아는 2013년 시장점유율 30% 돌파에 성공했다.
소니코리아의 독주 배경엔 경쟁사의 부진도 있다. 콤팩트 카메라시장의 강자였던 올림푸스는 고급화에 실패하며 경쟁에서 밀렸다. 삼성은 기술력과 영업망, 탄탄한 AS를 제공했음에도 시장에서 외면 받았다. 카메라 전문 기업 이미지를 만드는 데 실패해서다. 삼성도 2006년 렌즈교환식 카메라를 출시했다. 하지만 2016년인 지금도 SLR클럽에선 삼성을 ‘가전회사’라고 부른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 대리점을 찾아가 카메라 매장 직원과 1분만 이야기를 해보면 이 사람이 얼마나 카메라를 모르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캐논과 니콘은 DSLR에 집중한 나머지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 진입 시기를 놓쳤다. 이들이 주춤한 사이 미러리스 시장은 빠르게 성장했다. 2013년 렌즈교환식 카메라 시장에서 미러리스의 점유율이 처음으로 51%를 넘어섰다. 2014년엔 58%로 성장했다. 미러리스 성장의 과실은 고스란히 소니코리아가 챙겼다.
최근 소니코리아는 제품의 성능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캐논과 니콘의 최고급 DSLR 모델에 성능으로 충분히 경쟁할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한 자신감이다. 하이 아마추어나 전문가 사이의 호응도 높다. 초보용 카메라라는 악평도 사라진 지 오래다. 모리모토 오사무 소니코리아 대표는 “2016년도에는 A7 시리즈, A6300, RX 시리즈 등 프리미엄 카메라를 중심으로, 질적 성장을 도모하며 전문 카메라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2월 5일 캐논코리아는 보도자료를 돌렸다. 2015년 렌즈교환식 카메라 시장 1위는 점유율 43.9%(매출 기준)를 기록한 캐논이라는 내용이었다. 소니 측은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소니는 2006년 렌즈교환식 카메라 사업을 시작한 후발 주자다. 2007년 소니코리아의 판매량 기준 시장점유율은 불과 2%였다. 10년 만에 누가 1등인지를 놓고 캐논과 신경전을 벌이는 것 자체가 대단한 발전이란 입장이다.
2000년대 초반 한국 카메라 시장에선 캐논과 니콘이 선두 자리를 놓고 각축전을 벌였다. 중저가 콤팩트 카메라 시장의 강자는 올림푸스였다. 소니는 콤팩트 카메라와 캠코더, 중급용 일체형 카메라에서 나름의 경쟁력이 있었지만 두각을 나타내진 못했다.
시장에 변화가 생긴 것은 2006년이다. 소니가 렌즈교환식 시장에 진출했다. 2006년 2월 미놀타를 인수했고, 7월에 신제품 알파 100을 출시했다. 카메라 출시 반년을 앞두고 소니코리아 직원들은 렌즈교환식 카메라 시장 조사를 시작했다. 이들은 도서관에서 카메라 관련 책을 빌려 읽고, 충무로 사진 학원을 찾아 공부를 시작했다. 신제품 카탈로그가 나오자 장·단점을 분석하며 출시를 준비했다. 7월 알파 100 출시 행사가 서울에서 열렸다. 하지만 행사 후, 소니코리아 임직원은 고개를 숙였다. 진입 장벽이 너무 높았다. 당시 영업·마케팅을 담당했던 배지훈 소니코리아 부장은 “악몽이었다”고 말했다. “카메라 성능을 소개하며 ‘우리 사진기는 3연사가 가능합니다’라며 시범을 보였습니다. 갑자기 앞에서 어떤 분이 카메라를 머리 위로 들었습니다. 니콘 카메라의 5연사 시범을 보여주시더군요. 망신을 톡톡히 당했죠. 경쟁사 제품이 어느 정도 수준인 줄도 모른 채 시장에 뛰어든 탓이었습니다.”
소니 알파 100의 2006년 한국 시장점유율은 4%였다. 신제품 출시 효과 덕에 잠시 반짝했지만, 곧 밑천이 드러났다. 점유율이 급락했다. 2007년 4월 점유율은 1.5%로 추락했다. 배 부장은 “계란으로 바위치기 같은 절망감을 느꼈다”며 “이대로 가면 희망이 없기에 일본 본사에 파격적인 마케팅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특별 광고 집행하며 승부수
카메라 브랜드는 고유의 이미지가 있다. 캐논은 대중주의, 니콘은 사실주의를 표방했다. 소니코리아 마케팅팀은 ‘작가주의’를 선택했다. 소니 관계자는 “시장이 좋은 카메라에 집중하고 있을 때, 우리는 사진가, 즉 찍는 사람을 강조하며 나만의 사진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광고 메인 모델은 소지섭으로 정했다.
소지섭은 사진을 즐기는 연예인이다. 시간이 나면 홀로 카메라를 들고 출사를 다녔다. 소지섭 포토갤러리 일일 방문자는 한때 50만 명에 달했을 정도다. 세련됨과 우울함을 동시에 보여주는 외모도 중요했다. ‘자신만의 사진 세계를 즐기는 고독한 사진가’라는 모습을 보여주기에 적합한 인물이었다. 2008년 1월 시작한 공중파 광고는 커다란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판매도 다시 늘기 시작했다.
소니 고객을 위한 방어 논리도 계속 만들어 제공했다. 칼자이즈 렌즈 홍보도 그중 하나다. 소니에겐 역사와 전통이 없었다. 캐논에겐 카메라만 들고 있어도 사진가처럼 보일 수 있는 후광이 있었다. 소니를 들고 있으면 ‘카메라를 모르는 사람’ 취급을 받았다. 고객은 카메라에 만족하고 있지만, 사진 커뮤니티 회원과 출사를 다녀온 다음 무시당했다는 호소가 자주 들렸다. 이들을 위한 방어 도구가 독일산 명품 칼자이즈 렌즈다. ‘왜 소니를 들고 다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모범 답안은 ‘캐논과 니콘을 써봤는데 이젠 칼자이즈를 사용해 보고 싶어서다’였다. 소니코리아도 ‘사진기는 본체보다 렌즈가 중요하다’는 마케팅을 벌이며 약한 브랜드 입지를 방어했다.
성공 거둔 ‘작가주의 캠페인’
2010년 소니코리아는 또 한번 승부수를 던졌다. 소니 최초의 미러리스 카메라이자 히트 상품인 NEX 시리즈를 발표했다. 미러리스는 기존의 디지털 일안 반사식 카메라(DSLR)에서 미러와 광학식 뷰파인더를 전자식 시스템으로 간소화한 형태의 렌즈교환식 카메라다. 고성능이지만 크기가 작고 가벼운 장점이 있다. 마케팅 범위를 TV에서 온라인과 현장으로 넓혔다.
이를 위해 영업·마케팅 직원들의 고객 접촉을 늘렸다. 소니코리아는 신제품 출시 행사를 지방 5개 도시에서 꾸준히 진행한 유일한 업체다. 소외감을 느끼던 지방 애호가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받았다. 2010년부터는 지방 세미나를 아예 정례 행사로 정하고 1년에 두 번 지방을 찾아가 카메라 세미나를 진행했다. 소비자를 직접 만나면 이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파악할 수 있어서다. 최근 소니가 지방 세미나를 일정을 발표하면 그 지역 유저들이 먼저 연락해올 정도다.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도 소니코리아가 자리잡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소니코리아 직원들은 국내 최대 온라인 사진 커뮤니티인 SLR클럽에 가입해 유저들과 교제를 시작했다. SLR클럽 회원들은 ‘소니 카메라를 초보가 실수로 구매하는 브랜드’로 취급했다. 소니코리아 카메라 담당자들은 SLR클럽 대표와 운영자, 주요 오피니언 리더를 찾아가 이야기를 들었다. 홍보대행사를 통해 SLR클럽을 관리하던 다른 브랜드와 달리 본사 핵심 직원들이 연락하며 인간적인 교류를 시작했다. SLR클럽 운영자들이 소니 담당자에게 직접 연락을 주기 시작했다. 제품에 대한 의견, 프로모션 상품, 신상품 제안, 마케팅 제안 등 다양하다. 배지훈 부장은 “SLR은 우리에게 생명줄 같은 존재”였다며 “진솔하게 의견을 주고 받았고, 비판적으로 수용해왔다”고 말했다. 결국 소니코리아는 2010년 시장점유율 16%를 기록하며 업계 2위에 오른다.
2011년 한국 미러리스 시장에선 올림푸스의 펜과 삼성의 NX 시리즈가 인기였다. 소니는 경쟁 제품보다 한 단계 높은 성능의 제품을 계속 선보였다. 그리고 시장 확대를 위해 여성 마케팅을 대폭 강화했다. 여자도 사진을 잘 이해하고, 고급 카메라를 다룰 줄 안다는 콘셉트다. 렌즈교환식 카메라는 남성의 전유물이라는 상식을 과감히 파괴했다. 렌즈교환식 시장에 여성의 유입을 이끌어 내기 위해 2012년 손예진, 2014년 송혜교, 2015년엔 이하늬를 광고 모델로 섭외했다. 광고에선 ‘소니 미러리스=최고의 인물사진=뷰티 카메라’라는 등식을 집중적으로 홍보했다. 동시에 소셜 네트워크로 전선을 확대했다. 다른 사람보다 한 차원 높은 수준의 사진을 블로그나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인스타그램에 올릴 수 있다고 대대적으로 알렸다. 이런 노력의 결과 소니코리아는 2013년 시장점유율 30% 돌파에 성공했다.
‘예뻐지는 카메라’로 여심 적극 공략
최근 소니코리아는 제품의 성능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캐논과 니콘의 최고급 DSLR 모델에 성능으로 충분히 경쟁할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한 자신감이다. 하이 아마추어나 전문가 사이의 호응도 높다. 초보용 카메라라는 악평도 사라진 지 오래다. 모리모토 오사무 소니코리아 대표는 “2016년도에는 A7 시리즈, A6300, RX 시리즈 등 프리미엄 카메라를 중심으로, 질적 성장을 도모하며 전문 카메라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사상 첫 '11월 태풍'도, 7년만에 한반도 태풍도 없었다" 태풍 콩레이, 대만서 힘 잃을 듯
2투다리, 베트남 다낭서 우수 점주들과 해외연수 진행
3속이 훤히 보이는 TV...美 타임이 선정한 올해 최고 발명품은?
4입지 좁아진 대형마트...11월 ‘폭탄 할인’으로 고객 발길 돌린다
5중국 선저우 19호 유인 우주선 발사 성공…우주정거장 도킹 완료
6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라이드플럭스, 260억원 투자유치 성공
7NH투자증권 모바일앱 퇴직연금 서비스 누적 이용수 400만회 돌파
8상상인증권 신임 대표이사에 주원 사장 선임
9검찰, 샤넬 본사서 '김정숙 재킷' 확보…동일성 여부 확인 예정